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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년 4월호

02 서울·경기 ‘북한산 둘레길’ 도봉산 구간

금강산 부럽지 않은 도봉산 한 바퀴

글 : 尹文基 (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총장ㆍ도보여행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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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는 거리 : 26.1km
⊙ 걷는 시간 : 11시간
⊙ 코스 : 우이동~방학동~호원동~교현리
⊙ 난이도 : 조금 힘들어요
⊙ 좋은 계절 : 사계절












북한산과 도봉산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쌍둥이전망대는 북한산 둘레길 중 최고의 전망대다.
  서울을 대표하는 중장거리 걷기 코스다. 크게 북한산과 도봉산 구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도봉산 구간이 순해 빠진 북한산 구간보다 좀 터프하다. 하지만 문화유적이 많고 수려한 계곡과 아기자기한 능선을 아우르기에 걷는 맛이 좋다. 북한산국립공원은 ‘북한산・도봉산국립공원’이라 부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도봉산이 북한산과 비교해 어느 하나 꿀릴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연산군묘 지켜본 서울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
 
다락능선 끝자락에서 바라본 선인봉.

  도봉산 둘레길은 우이동 우이령 입구에서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다. 북한산국립공원 홈페이지에는 교현리 우이령 입구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도봉산 구간은 우이동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우이치안센터 앞 우이령 입구를 출발해 네파 매장 앞에서 길을 건넌다. 공영주차장을 지나면 둘레길 이정표가 보인다. 방학동 가는 도로를 따르다 산길로 접어들면서 왕실묘역길이 시작된다. 아담한 능선을 좀 타고 내려오면 거대한 은행나무와 연산군묘가 보인다. 은행나무의 나이는 무려 872세. 높이 25m, 둘레 10.7m로 서울에서 가장 큰 나무다. 은행나무가 거대한 나뭇가지를 흔들며 바라보는 곳이 연산군묘다.
 
  묘가 있는 땅은 본래 세종대왕의 넷째 아들 임영대군의 사패지(賜牌地·하사받은 땅)였다. 그런데 태종이 만년에 홀로 외롭게 지내자 아들 세종이 아버지의 후궁으로 의정궁 조씨를 들였다. 그러나 입궁한 지 오래지 않아 태종이 승하했고 조씨는 어린 나이에 과부가 되었다. 단종 2년에 그녀가 죽자 이곳에 장사를 지냈다. 그래서 이 묘역의 본래 주인은 의정궁주 조씨다.
 
  연산군은 성종의 큰아들로 성종 7년(1476)에 태어나 1494년에 왕위에 올랐다. 두 번씩이나 사화를 일으키는 등 광폭한 성품이 드러나자 진성대군을 왕으로 추대하는 중종반정이 일어났다. 1506년 연산군은 왕위를 박탈당하고 대군으로 강봉되어 강화 교동으로 추방되었다가, 같은 해 31세의 나이로 죽었다. 부인 신씨가 강화에 있던 무덤을 옮겨 달라 애타게 청해 지금의 자리로 옮기게 되었다. 무덤 입구에서 봤을 때, 가장 앞이 연산군의 딸 휘순공주와 사위 구문경, 가운데는 의정궁주 조씨, 맨 뒤가 연산군과 부인 거창 신씨 묘다. 가만히 무덤들을 보고 있으면, 묘역의 원주인인 의정궁주 조씨의 살아서든 죽어서든 기구한 사연이 마음을 짠하게 한다.
 
  연산군묘에서 골목길을 지나면 정의공주묘가 나오고, 방학동길로 이어진다. 여기서 주의 깊게 볼 것은 정의공주 남편인 안맹담 묘의 신도비(神道碑)다. 신도비는 왕이나 고관의 무덤으로 가는 길목이나 무덤 앞에 세워 죽은 이의 업적을 기리는 비석이다. 안맹담 신도비는 거북받침돌 위로 비몸을 세우고 머릿돌을 얹은 모습이다.
 
  받침돌의 거북조각과 머릿돌에 새겨진 두 마리의 용 조각이 매우 정교하다. 비문은 정인지가 지었고 글씨는 안맹담의 넷째 아들 빈세가 썼다고 한다.
 
  정의공주묘 오른쪽 산길을 따라 방학동길에 오른다. 포도밭과 바가지약수터를 지나면 쌍둥이전망대가 나온다. 두 개의 전망대가 붙어 있는 형태로 되어 있어 쌍둥이전망대다. 한쪽에서는 북한산, 다른 한쪽에서는 도봉산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북한산 인수봉에서 오른쪽으로 마루금을 따라가면 왕관바위와 우이암을 거쳐 선인봉으로 이어지는데, 그 흐름이 기운차고 호방하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작은 계곡을 타고 내려가면 무수골이다. 여름철에는 아이들 물놀이 장소로 인기가 좋다. 잠시 등산화를 벗고 발을 담그니 ‘무수(無愁)’란 이름처럼 근심이 사라진다. 세일교를 건너 능혜사 앞을 지나면 인적 뜸한 옛 고개다. 고갯마루를 넘으면 도봉사다. 호젓한 도봉사 경내를 구경하고 내려오면 도봉산의 정문 격인 도봉탐방지원센터 앞이다. 도봉계곡 앞에서 우암 송시열의 글씨 ‘도봉동문’이 새겨져 있는 바위를 구경하고 광륜사를 지난다. 여기서 둘레길은 다락원길로 넘어가게 되는데, 잠시 도봉계곡을 따라올라 도봉서원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
 
 
  ‘도봉계곡에 몸을 담고 옛사람 글 읽는다’
 
도봉서원 앞의 계곡에 새겨진 고산앙지(高山仰止). ‘높은 산처럼 우러러 사모한다’는 뜻이다. 글씨와 어울린 도봉계곡 풍경이 일품이다.

  조선시대 도봉서원은 학문을 정진하는 장소뿐 아니라 풍류를 즐기던 장소이기도 했다. 도봉계곡 일대는 소금강이라 부를 정도로 경관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를 먼저 알아본 사람이 정암 조광조다. 조광조는 그곳의 경치를 몹시도 좋아해 자주 찾았고, 조정에 나가서도 공무를 마치고 나면 수레를 몰아 찾았다고 한다. 그다음으로 이곳을 좋아한 이가 바로 송시열이다. 그래서 도봉서원은 조광조와 송시열을 함께 모시고 있다. 훗날 송시열의 제자 이식은 ‘도봉서원은 본래 사찰이 자리 잡고 있던 곳인데 경치가 아름답기로 경기 안에서 으뜸으로 꼽히고 있으니 이곳에 몸을 담고서 옛사람의 글을 읽는다면 그 즐거움이 어떠할지 알 수 있다’라는 멋진 글을 남겼다.
 
  도봉계곡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가 바로 계곡에 흩어진 각석군(글자나 시문을 새긴 바위 무리)이다. 총 14개의 글씨가 바위에 새겨졌는데, 앞에서 본 ‘도봉동문’을 제외하고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서원 앞 계곡에 있는 돌에 문곡 김수항(1629~1689)이 새긴 고산앙지(高山仰止·높은 산처럼 우러러 사모한다)는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다시 둘레길로 돌아와 다락원능선 끝자락을 타고 내려가면 YMCA다락원캠프장을 만난다. 이제부터 서울시계를 벗어나 의정부다. 다락원은 안골마을을 부르는 이름으로 한자로는 누원(樓院)이다. 조선시대 공용으로 여행하는 관원을 위한 원이 있었는데 원집이 다락으로 되어 있던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18세기 후반 다락원에는 사상도고(私商都賈・대규모 민간 도매상)들이 커다란 장시를 이루어 도성에서 필요한 물자를 공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예전의 번성했던 자취는 찾아볼 수 없고, 앞쪽으로 외곽순환고속도로가 뚫려 자동차 소음만 씽씽 들린다.
 
  미군부대 담벼락을 따라 내려와 외곽순환고속도로 아래를 지난다. 차량이 뜸한 도로를 따라 가다 호원고등학교를 지나 원도봉 지역으로 들어선다. 망월사 가는 길을 따르다가 원각사 앞에서 오른쪽으로 보루길이 시작된다. 보루길은 굴곡이 심한 3개의 능선을 오르내리기에 북한산 둘레길을 통틀어 가장 힘든 구간이다. 마지막 고갯마루에서 고구려의 성곽 유적인 제3보루를 만난다. 여기에서 건너편 수락산과 인사하고 내려오면 회룡탐방지원센터 앞이다. 이어 범골 입구와 국도 3호선 우회도로 옆길을 차례로 지나면 의정부시가 자랑하는 직동공원으로 들어선다. 각종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을 구석구석 둘러 본 다음 범골능선 끝자락을 타고 오른다. 이곳에는 예전 군인들이 사용하던 벙커들이 유난히 많다. 불로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를 들이켜고 내려가면 안골계곡을 만나면서 산너머길이 시작된다.
 
  한동안 수려한 안골계곡을 따르다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등에 땀이 송송 맺힐 무렵이면 거대한 바위 위의 안골전망대에 올라선다. 지나온 안골계곡이 넓게 펼쳐지고, 의정부 시가지와 수락산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내려서면 소박한 계곡미가 살아 있는 왯골을 만난다. 여기서 잠시 탁족(濯足)을 즐기면 피로가 풀린다. 왯골이 끝나는 지점이 원각사 입구다.
 
  원각사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39번 국도를 만난다. 잠시 도로를 따르던 둘레길은 유명한 송추계곡으로 들어간다. 오봉탐방지원센터 오른쪽으로 이어진 둘레길을 따르면 울창한 숲터널을 지나 외곽순환고속도로 송추 나들목과 마주친다. 여기서 도로를 900m쯤 따라 가면 교현리 우이령 입구다. 이렇게 도봉산을 크게 한 바퀴 돌아 둘레길은 대망의 마침표를 찍는다.
 
● 북한산둘레길 도봉산 구간 가이드
 
  도봉산 구간은 도봉지구 20~18구간(왕실묘역길~방학동길~도봉옛길 7.9km), 원도봉지구 17~15구간(다락원길~보루길~안골길 9.3km), 송추지구 14~13구간(산너머길~송추마을길 8.8km)으로 나눌 수 있다. 도봉지구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길로 연산군묘와 은행나무, 정의공주묘, 도봉계곡 등을 두루 거친다. 원도봉지구는 의정부를 따르는 길로 YMCA다락원캠프, 고구려 유적인 보루 등을 만난다.
 
  송추지구는 의정부에서 장흥으로 넘어가 수려한 안골계곡, 송추계곡 등을 걸으며 탁족을 즐길 수 있다. 도봉산둘레길은 하루에 완주하는 것은 힘들고, 왕실묘역길~방학동길~도봉옛길~다락원길~보루길(20~16구간), 안골길~산너머길~송추마을길(15~13구간)로 나누어 이틀에 걸쳐 둘러보는 것이 좋다.
 
 
  ● 교통
 
  자가용은 우이동 우이령길 입구에 강북 공영주차장, 송추계곡 입구 외곽순환도로 밑 공단에서 운영하는 대형 공영주차장을 이용한다. 도봉산 둘레길의 모든 코스는 대중교통 접근도가 높다. 우이동 우이령길 입구로 가려면 수유역(3번 출구)에서 내려 120·153번 버스를 타고 도선사 입구에서 내린다. 도봉탐방지원센터는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에서 내려 약 15분쯤 걷는다. 회룡탐방지원센터는 1호선 회룡역에서 내려 15분쯤 걷는다. 교현리 우이령 입구는 3호선 구파발역(1번 출구)에서 34·704번 버스를 탄다.
 
 
  ● 맛집
 
  할매동태찜은 회룡탐방지원센터에서 마을길을 따라 200m쯤 내려오면 만나는 아담한 집이다. 40년 전통으로 하산주와 더불어 속을 든든하게 채우기 좋다. 저렴한 가격, 푸짐한 인심, 맛깔스러운 반찬과 술안주 등으로 산꾼 단골과 주민 단골이 두루 많다. 동태찜 2만5천원, 동태탕 6천원. 031-873-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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