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 해서 錢魚
⊙ 전어회의 비린내가 꺼려지면 전어회 무침 좋아
⊙ 전어 내장 중 완두콩만 한 ‘밤’만으로 담는 전어밤젓은 임금님 밥상에 진상 된 별미
김연수
⊙ 《세계일보》·《문화일보》 기자, 동방대학교대학원 겸임교수,
문화관광부 사찰음식세계화 전문위원 역임. 現 푸드테라피협회(IFTA) 회장&대표.
⊙ 저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5kg 가볍게 5살 젊게 5시간 활기차게》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 전어회의 비린내가 꺼려지면 전어회 무침 좋아
⊙ 전어 내장 중 완두콩만 한 ‘밤’만으로 담는 전어밤젓은 임금님 밥상에 진상 된 별미
김연수
⊙ 《세계일보》·《문화일보》 기자, 동방대학교대학원 겸임교수,
문화관광부 사찰음식세계화 전문위원 역임. 現 푸드테라피협회(IFTA) 회장&대표.
⊙ 저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5kg 가볍게 5살 젊게 5시간 활기차게》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9월이라도 한낮은 더운 여름을 방불케 한다. 이때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전령이 있으니 바로 전어(錢魚)다. 모든 먹거리는 제철이 있기 마련인데 전어는 가을에 먹어야 비로소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생선이다. 손바닥만 한 생선 한 마리에 깃들어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전어와 관련된 속담들만 나열해 보아도 전어는 가을의 전설 그 자체이다.
옛날 한 며느리가 시집살이가 하도 힘들어서 집을 나갔는데, 시어머니의 전어 굽는 냄새에 못 이겨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며느리가 친정에 간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전어를 구워먹었다는 시어머니 이야기. 또 전어 머리엔 그 귀한 참깨가 서 말이라든가,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 등등. 이 가을 전어를 기필코 챙겨 먹어야 되는 이유들이다.
전어는 벼가 익을 무렵 가장 살이 통통해지고 맛도 최고에 오르며 그 황금기를 11월까지는 유지한다. 여름 산란기를 지나 뼈가 부드러워진다는 사실도 가을철에 전어를 찾게 되는 한 이유이다. 실제로 전어는 가을이면 지방 성분이 최고 3배로 풍부해진다. 봄철에 잡히는 전어는 100g당 지방이 2g인 반면 가을에 잡히는 전어는 지방이 6g으로 특히 가을 전어가 유독 고소하고 맛있는 영양학적인 이유이다.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이다. 몸은 아주 납작하고 등면은 푸른 청색이고 배면은 은빛이다. 웰빙 먹거리 바람을 타고 가을 전어에 두뇌 발달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미 급해 양식 어려워
흥미롭게도 실제 그 이름의 유래가 돈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조 때 실학자 서유구가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생선의 종류와 특징을 기록한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그 이름의 유래가 나온다.
“전어는 고기에 가시가 많지만 육질이 부드러워 씹어 먹기가 좋으며 기름이 많고 맛이 좋다. 그래서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서 서울로 가져와 파는데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모두 좋아하므로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다.”
흑산도 유배 시절 정약전 선생이 우리나라 어류, 패류 등을 분류해 기록한 책 《자산어보》를 보면 전어잡이에 대해 잘 묘사되어 있다. 전어는 경상남도 사천시 마도동 사람들에 의해 잡는 법이 개발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네 주민들이 한데 모여 그물에 갈물을 들이면서 잡았다고 해 지금도 이 지방 전통 민요로 ‘갈방아어요’가 전래되기도 한다. 사천의 옛 지명은 삼천포로 요즘도 가을이면 그 앞바다는 전어잡이 배로 진풍경을 이룬다. 해안가로 몰려드는 전어떼를 양동이로 퍼올릴 정도로 전어철을 맞고 있다.
씹을수록 뒷맛이 고소하고 은은하다는 전어는 성질이 급해 횟집 수족관에서 하루 이상을 버티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가을에는 싱싱한 전어회를 맛보려는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남해안, 서해안으로 이어진다. 전어란 생선은 원래 자연산만을 고집하여 왔는데 수급의 균형이 깨지며 가격이 치솟자 최근에는 양식이 늘어나고 있다. 대량 생산되면서 어디서든 손쉽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맛으로 치자면 자연산을 못 따라간다. 자연산은 꼬들하고 탄력이 있는 반면 양식은 푸석하고 고소한 맛도 떨어진다.
몸이 큰 전어가 맛이 있다고도 하는데 크기보다 무게가 나가는 것이 차지고 더 맛있는 것 같다. 전어의 비린내는 그 자체가 매력인데 전어의 비린내 때문에 선뜻 먹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요리 전에 소금물에 5분 정도 담가두면 비린내가 많이 제거된다.
참나무 장작에 구운 것이 가장 맛있어
전어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을 전어는 뼈가 부드러워 비늘만 쳐내고 칼집을 내어 소금을 솔솔 뿌려 통째로 숯불에 구워낸 전어구이가 인기 만점이다. 특히 지방 함량이 많아 굽는 내내 기름이 좔좔 흘러 풍미도 좋고 소화도 잘 된다.
전어를 구울 때는 어디에다가 굽느냐가 관건이다. 가스레인지나 오븐에 구우면 확실히 그 맛이 떨어지는 듯하다. 전어구이는 옛날에도 연탄불보다는 참나무 장작불에 구워낸 것이 가장 맛있었다. 전어에 뿌리는 소금도 중요하다. 장작불이 한소끔 잦아들면 서해 염전의 천일염을 솔솔 뿌리면서 여러 번 뒤집지 말고 구워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다 구워낸 전어를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하다. 바짝 구워진 전어를 양손으로 잡고 대가리까지 먹어야, 전어구이를 제대로 먹는다는 소리를 듣는다. 가시투성이라 먹을 것이 없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은 전어구이를 먹을 줄 몰라 하는 말이다. 이는 전어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전어의 참맛을 느끼고 영양분을 온전히 섭취하는 데는 회가 최고다. 횟집에서 먹어도 좋지만, 싱싱한 전어를 보다 싼값에 푸짐하게 먹고 싶다면 시장에서 사다가 곧바로 집에서 회를 쳐 먹어보자. 간단하다. 우선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비늘을 친다. 깨끗하게 물로 헹군 다음 머리를 잘라내고 등지느러미를 자른다. 배 쪽을 좀 잘라낸 다음 내장을 꺼내고 물에 깨끗하게 씻어 세꼬시로 썰면 된다. 물론 꼬리는 버린다.
활동량이 많은 전어는 살에 탄력이 있는 까닭에 회로 먹으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함이 그 어느 생선도 따르지 못할 것이다. 뼈째 먹으니 당연히 칼슘 섭취량도 뛰어나다. 전어는 흡수가 잘되는 인과 칼슘이 풍부하여 갱년기 남성과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전어에는 단백질 24.4g, 지질 2.4g, 칼슘 210mg, 인 317mg, 철 1.4mg이 들어 있다.
부드러운 듯 고소한 전어회는 막장에 싸먹으면 그 고소함이 더해진다. 집 된장으로 만든 막장에 전어살 두어 점과 풋고추, 마늘, 양파 등을 얹어 상추나 깻잎에 싸 먹는다. 개인적으로는 상추보다는 깻잎에 양파를 채 썰어 함께 싸 먹는 것이 더 고소하고 맛있다. 막장은 초장 등 자극적인 양념이 아니어서 전어 특유의 깊은맛을 더욱 느낄 수 있다. 비릿함이 꺼려진다면 레몬즙, 다진 마늘, 사과즙, 식초, 설탕, 고추장 등을 함께 섞어 만든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평소 광어회 등에 입맛이 길들어 있다면 전어회가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전어회 무침을 권하고 싶다. 전어를 회보다 더 잘게 썰어 깻잎, 미나리, 오이, 무, 당근, 양파, 마늘 등의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려 무쳐내는 것이 전어회 무침이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나는 회무침은 회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톡 쏘는 새콤함이 입맛을 자극한다. 아삭아삭 씹히는 야채들과 미나리와 깻잎의 싱그러운 향이 전어회의 고소함과 잘 어우러진다. 애주가들은 소주 한 잔과 더불어 기분 좋은 “캬~!” 소리가 절로 나올 것이다. 전어에 부족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야채로 함께 섭취하기 때문에 일석이조이다.
젓갈 재료, 약재로도 쓰여
전어는 젓갈의 재료로도 아주 유용하다. 전어 내장 중에서도 완두콩만 한 ‘밤’만으로 담는 전어밤젓은 임금님 밥상에 진상 될 정도로 아주 귀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전어의 내장만을 모아 담근 것은 ‘전어 속젓’이고,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은 ‘엽삭젓’ 혹은 ‘뒈미젓’이라고 하는데, 별미 중의 별미다.
전어를 삭혀 만든 전어 젓갈류에는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긴 글루타민산, 핵산,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라이신과 트레오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핵산은 간기능이 떨어지는 40대 이상에서는 반드시 보충해 줘야 할 성분이다.
전어살은 말려 한약재로 쓰기도 하는데 기를 북돋우며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 식은땀에 열이 잘 나는 증상을 가라앉히고 부스럼 등을 낫게 하는 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여름은 폭염으로 많은 사람을 지치게 하였다. 저하된 체력을 보강하는 데 있어 최고의 보약은 뭐니뭐니 해도 음식이다. 이 가을 전어의 맛을 찾아 식도락 여행을 한번 떠나보자.⊙
옛날 한 며느리가 시집살이가 하도 힘들어서 집을 나갔는데, 시어머니의 전어 굽는 냄새에 못 이겨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며느리가 친정에 간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전어를 구워먹었다는 시어머니 이야기. 또 전어 머리엔 그 귀한 참깨가 서 말이라든가,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 등등. 이 가을 전어를 기필코 챙겨 먹어야 되는 이유들이다.
전어는 벼가 익을 무렵 가장 살이 통통해지고 맛도 최고에 오르며 그 황금기를 11월까지는 유지한다. 여름 산란기를 지나 뼈가 부드러워진다는 사실도 가을철에 전어를 찾게 되는 한 이유이다. 실제로 전어는 가을이면 지방 성분이 최고 3배로 풍부해진다. 봄철에 잡히는 전어는 100g당 지방이 2g인 반면 가을에 잡히는 전어는 지방이 6g으로 특히 가을 전어가 유독 고소하고 맛있는 영양학적인 이유이다.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이다. 몸은 아주 납작하고 등면은 푸른 청색이고 배면은 은빛이다. 웰빙 먹거리 바람을 타고 가을 전어에 두뇌 발달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미 급해 양식 어려워
흥미롭게도 실제 그 이름의 유래가 돈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조 때 실학자 서유구가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생선의 종류와 특징을 기록한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그 이름의 유래가 나온다.
“전어는 고기에 가시가 많지만 육질이 부드러워 씹어 먹기가 좋으며 기름이 많고 맛이 좋다. 그래서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서 서울로 가져와 파는데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모두 좋아하므로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다.”
흑산도 유배 시절 정약전 선생이 우리나라 어류, 패류 등을 분류해 기록한 책 《자산어보》를 보면 전어잡이에 대해 잘 묘사되어 있다. 전어는 경상남도 사천시 마도동 사람들에 의해 잡는 법이 개발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네 주민들이 한데 모여 그물에 갈물을 들이면서 잡았다고 해 지금도 이 지방 전통 민요로 ‘갈방아어요’가 전래되기도 한다. 사천의 옛 지명은 삼천포로 요즘도 가을이면 그 앞바다는 전어잡이 배로 진풍경을 이룬다. 해안가로 몰려드는 전어떼를 양동이로 퍼올릴 정도로 전어철을 맞고 있다.
씹을수록 뒷맛이 고소하고 은은하다는 전어는 성질이 급해 횟집 수족관에서 하루 이상을 버티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가을에는 싱싱한 전어회를 맛보려는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남해안, 서해안으로 이어진다. 전어란 생선은 원래 자연산만을 고집하여 왔는데 수급의 균형이 깨지며 가격이 치솟자 최근에는 양식이 늘어나고 있다. 대량 생산되면서 어디서든 손쉽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맛으로 치자면 자연산을 못 따라간다. 자연산은 꼬들하고 탄력이 있는 반면 양식은 푸석하고 고소한 맛도 떨어진다.
몸이 큰 전어가 맛이 있다고도 하는데 크기보다 무게가 나가는 것이 차지고 더 맛있는 것 같다. 전어의 비린내는 그 자체가 매력인데 전어의 비린내 때문에 선뜻 먹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요리 전에 소금물에 5분 정도 담가두면 비린내가 많이 제거된다.
참나무 장작에 구운 것이 가장 맛있어
전어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을 전어는 뼈가 부드러워 비늘만 쳐내고 칼집을 내어 소금을 솔솔 뿌려 통째로 숯불에 구워낸 전어구이가 인기 만점이다. 특히 지방 함량이 많아 굽는 내내 기름이 좔좔 흘러 풍미도 좋고 소화도 잘 된다.
전어를 구울 때는 어디에다가 굽느냐가 관건이다. 가스레인지나 오븐에 구우면 확실히 그 맛이 떨어지는 듯하다. 전어구이는 옛날에도 연탄불보다는 참나무 장작불에 구워낸 것이 가장 맛있었다. 전어에 뿌리는 소금도 중요하다. 장작불이 한소끔 잦아들면 서해 염전의 천일염을 솔솔 뿌리면서 여러 번 뒤집지 말고 구워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다 구워낸 전어를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하다. 바짝 구워진 전어를 양손으로 잡고 대가리까지 먹어야, 전어구이를 제대로 먹는다는 소리를 듣는다. 가시투성이라 먹을 것이 없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은 전어구이를 먹을 줄 몰라 하는 말이다. 이는 전어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전어의 참맛을 느끼고 영양분을 온전히 섭취하는 데는 회가 최고다. 횟집에서 먹어도 좋지만, 싱싱한 전어를 보다 싼값에 푸짐하게 먹고 싶다면 시장에서 사다가 곧바로 집에서 회를 쳐 먹어보자. 간단하다. 우선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비늘을 친다. 깨끗하게 물로 헹군 다음 머리를 잘라내고 등지느러미를 자른다. 배 쪽을 좀 잘라낸 다음 내장을 꺼내고 물에 깨끗하게 씻어 세꼬시로 썰면 된다. 물론 꼬리는 버린다.
활동량이 많은 전어는 살에 탄력이 있는 까닭에 회로 먹으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함이 그 어느 생선도 따르지 못할 것이다. 뼈째 먹으니 당연히 칼슘 섭취량도 뛰어나다. 전어는 흡수가 잘되는 인과 칼슘이 풍부하여 갱년기 남성과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전어에는 단백질 24.4g, 지질 2.4g, 칼슘 210mg, 인 317mg, 철 1.4mg이 들어 있다.
부드러운 듯 고소한 전어회는 막장에 싸먹으면 그 고소함이 더해진다. 집 된장으로 만든 막장에 전어살 두어 점과 풋고추, 마늘, 양파 등을 얹어 상추나 깻잎에 싸 먹는다. 개인적으로는 상추보다는 깻잎에 양파를 채 썰어 함께 싸 먹는 것이 더 고소하고 맛있다. 막장은 초장 등 자극적인 양념이 아니어서 전어 특유의 깊은맛을 더욱 느낄 수 있다. 비릿함이 꺼려진다면 레몬즙, 다진 마늘, 사과즙, 식초, 설탕, 고추장 등을 함께 섞어 만든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평소 광어회 등에 입맛이 길들어 있다면 전어회가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전어회 무침을 권하고 싶다. 전어를 회보다 더 잘게 썰어 깻잎, 미나리, 오이, 무, 당근, 양파, 마늘 등의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려 무쳐내는 것이 전어회 무침이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나는 회무침은 회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톡 쏘는 새콤함이 입맛을 자극한다. 아삭아삭 씹히는 야채들과 미나리와 깻잎의 싱그러운 향이 전어회의 고소함과 잘 어우러진다. 애주가들은 소주 한 잔과 더불어 기분 좋은 “캬~!” 소리가 절로 나올 것이다. 전어에 부족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야채로 함께 섭취하기 때문에 일석이조이다.
젓갈 재료, 약재로도 쓰여
전어는 젓갈의 재료로도 아주 유용하다. 전어 내장 중에서도 완두콩만 한 ‘밤’만으로 담는 전어밤젓은 임금님 밥상에 진상 될 정도로 아주 귀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전어의 내장만을 모아 담근 것은 ‘전어 속젓’이고,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은 ‘엽삭젓’ 혹은 ‘뒈미젓’이라고 하는데, 별미 중의 별미다.
전어를 삭혀 만든 전어 젓갈류에는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긴 글루타민산, 핵산,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라이신과 트레오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핵산은 간기능이 떨어지는 40대 이상에서는 반드시 보충해 줘야 할 성분이다.
전어살은 말려 한약재로 쓰기도 하는데 기를 북돋우며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 식은땀에 열이 잘 나는 증상을 가라앉히고 부스럼 등을 낫게 하는 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여름은 폭염으로 많은 사람을 지치게 하였다. 저하된 체력을 보강하는 데 있어 최고의 보약은 뭐니뭐니 해도 음식이다. 이 가을 전어의 맛을 찾아 식도락 여행을 한번 떠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