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大選 포커스] 風水地理로 본 2012 大選 주자들의 운명 ② 金斗官 : 월간조선

지난 7월 2일 오전 6시. 우리 일행은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경남 남해로 향했다. 2012년 대선(大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두관(金斗官) 당시 경남지사의 선영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우리의 여정은 다소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지만 일행 중 공직을 은퇴한 분의 선영(先塋)이 있는 경남 함양을 먼저 둘러보는 것으로 짜여 있었다. 그분의 조상과 후손을 생각하는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벗으나 영혼은 불멸한다. 이때 영혼은 혼(魂)과 백(魄)으로 나뉜다. 혼은 정신, 백은 육체를 지배하는 신령이다. 인간의 사후 혼은 하늘에 귀속되나 백은 시신과 함께 땅으로 돌아가 사후 4대까지 존속한다. 사후의 유체가 자손의 운명에 영향을 주는 이유다. 고조(高祖), 증조(曾祖) 할아버지의 무덤을 우선해 살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고려 개국공신인 신숭겸(申崇謙) 장군 같은 명장(名將)이나 대왕(大王)처럼 생전 특수한 인물은 그 영향력이 장구하게 이어진다. 북한강변에 위치한 신숭겸 장군의 묘소는 오늘날까지 신씨 후손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필자와 동행한 함양에 선영이 있는 그분은 이런 사실을 잘 믿는 분이다. 그분은 선영을 잘 가꾸어 놓고 있었다. 조상을 위하는 그의 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미 사용한 묘 가운데는 이른바 명당(明堂)이 없었다. 다행히 두 개의 명당이 그 선영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분에게 그 자리를 일러주었다. 명당을 일러주었을 때 어린아이마냥 좋아하던 그분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바로 그분의 그런 마음이 필자를 만나게 했고 후손들을 위한 명당을 발견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공동묘지에 묻힌 김 지사 조부모

김 지사 조부모와 부친의 묘가 있는 공동묘지에서 보이는 다도해 풍경.

우리 일행은 함양을 출발해 진주를 거쳐 남해로 향했다. 진주에서 남해까지는 승용차로 한 시간 거리였다. 필자는 남해로 가는 차 안에서 일행에게 자신 있게 말했다.

“김두관 지사가 이번에 안된다면 차기에는 반드시 된다.”

대통령이 된다는 말이었다. 일행 중 한 명이 “어디에서 나온 자신감이냐”고 물었다.

필자는 빙그레 웃었다. 지난해 필자는 김 지사의 조상묘를 찾아간 일이 있다. 김 지사가 남해 군수에 당선되기 전에 이장을 지낸 고현면 이어리 망운산 공동묘지에 김 지사 조부모의 묘소가 있다. 김 지사의 부친 묘소도 그곳에 있다고 했다. 일제시대 때 조성된 공동묘지였다. 한눈에 선영도 없고 땅도 없던 가난한 이들이 죽어서 쉬고 있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가난했던 망자(亡者)들의 유택(幽宅)은 무질서하게 빈자리만 있으면 그곳에 무작정 몸을 누인 형태로 산재해 있었다. 그들에게 위로가 되는 것이 있었다면 죽어서 편하게 볼 수 있었을 남해 앞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들이었을 것이다.

반(半)백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어도 공동묘지의 망자들을 위로하는 것은 역시 다도해의 풍광뿐이었다. 작은 묘비(墓碑) 하나 제대로 설치된 곳이 없었다.

필자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대략 김 지사 조부모의 묘소 위치를 전해 들었다. 묘소는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눈에 명당임을 직감케 하는 묘소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김두관이라는 인물을 배출할 만한 명당은 그곳밖에 없었다. 필자는 단언했다. 이곳이 김두관 지사 조부모의 묘라고. 김두관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내기에는 다른 묘소들의 위치가 대부분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가까이 가서 무덤이 있는 망운산의 지세와 주변의 산세, 멀리 보이는 다도해의 풍광을 훑어보았다. 안산은 ‘나무꾼도 벼슬한다’는 전형적인 일자문성(一字文星)이었다. 주변 산세는 마상귀인(馬上貴人)과 선귀후부(先貴後富) 형세였다. 마상귀인은 마치 귀인이 말을 타고 있는 형세로 속발부귀(速發富貴)하며 문무(文武)에 걸쳐 공훈(功勳)이 큰 인물을 배출한다. 선귀후부는 글자 그대로 먼저 귀함을 얻고 나중에 부를 얻는 형세다. 명예와 부를 함께 거머쥘 수 있는 형세인 것이다.

좋은 점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안산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풍수지리상으로 볼 때 2012년 대선, 아니면 차기 대선에는 김 지사가 반드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필자의 자신감은 그런 연유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김 지사의 生家를 들르지 않은 이유

승용차로 진주에서 한 시간 남짓 달리고 나니 남해대교가 보였다. 한 번 답사를 했고 답사 결과에 확신을 갖고 있던 필자로서는 마음껏 여유를 부렸다. 다만 이번에는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시 지난번에 필자가 본 김 지사의 조상묘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김 지사 조상들의 묘 위치를 잘 아는 현지인의 안내를 받기로 했다. 우리는 길 곳곳 가장자리에 좌판을 벌이고 있는 마늘 판매대를 천천히 구경하며 남해대교로 향했다. 황토에서 재배되는 남해 마늘은 남해의 특산물 중 하나다.

길이 660m에 달하는 내륙과 섬을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懸垂橋·도로를 지지하는 케이블이 설치된 다리)인 남해대교에 막 도착했을 때 현지 안내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김 지사 생가(生家)에 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안내인에게 망운산 공동묘지 가는 길로 나와 있으라고 했다. 김 지사의 생가를 방문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미 지난해 고현면 이어리에 있는 김 지사의 생가를 방문해 그곳이 명당인가를 살핀 적이 있다. 혹자는 그 생가에 대해 풍수지리학상으로 이런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망운산 용맥이 흘러내려 마을 뒤로 흐르다가 뒤 마을길을 따라 생가로 흘러들고 좌측 청룡 언덕 동네 능선을 타고 점솔숲서 멈추고 우측 백호 산능선을 타고 감으며 안산 끝 높았다가 빠지니 아담한 중심 혈(穴) 자리에 생가가 앉았다. 정남향 집으로 좋은 자리다.”

보는 눈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에 단층 건물로 새로 지은 김 지사의 생가는 김 지사의 현재 그리고 미래와는 관련이 없다.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생가터인 것이다.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및 사회 저명 지도자들의 선영과 생가에 대해 간략히 짚어 본다.

우남(雩南) 이승만(李承晩)과 백범(白凡) 김구(金九)는 다같이 황해도 출신이다. 유감스럽게도 선영과 생가를 살펴볼 수 없다. 다만 두 걸출한 현대사의 주역들이 묻혀 있는 곳은 약속이나 한 듯이 명당과는 거리가 멀다. 동작동 현충원에 있는 우남의 묘소는 수맥이라 묘소 앞에 균열이 생겨 있고,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의 묘소 역시 수맥 위에 있다. 좋은 자리, 이른바 명당은 후손의 번성이 그 첫 번째이기에 이들 묘소의 위치에서 후손의 번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묘소는 부인 육영수(陸英修) 여사의 묘소가 수맥인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그 자리를 택한 셈이어서 옳고 그름을 단정 짓기 어렵지만 지난 호에서 살펴본 대로 경북 구미시의 생가는 강한 생기가 넘치는 명당이다.

전두환(全斗煥)·노태우(盧泰愚) 전 대통령의 생가와 선영에도 비범한 기운이 있었고, 김영삼(金泳三) 전 대통령의 거제도 장목의 생가와 선영 중에서는 먼 조상의 묘역에서 유일하게 생기가 감지됐다. 김대중(金大中) 전 대통령의 부모 묘소는 대선을 앞두고 이장(移葬)하는 바람에 온갖 추측을 자아냈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평범한 묘소들이었다. 나머지 김 전 대통령 조상의 묘소를 추적하는 데는 여러 문제와 장애가 있어 끝까지 확인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지금도 있다.

노무현(盧武鉉) 전 대통령의 생가에는 생기가 있었지만 퇴임 후 새로 지은 자리는 좋은 자리가 아니었다. 이명박(李明博) 대통령의 생가는 일본 오사카이기 때문에 확인 불가능했으나 그의 조상 중 한 묘소에 강한 생기가 있었고 산이 병풍처럼 둘러친 어병(御屛) 형세가 있어 대선 승리를 예측했다. 다만 그 어병이 다소 부실해 ‘강한 지도자’는 아닐 것이라는 예상을 낳았다.

대통령이 나올 자리라고 확신했지만…

김 지사의 고조부모 묘. 명당은 바로 뒤편에 있었다.

우리 일행은 안내인을 따라 김 지사 조부모 묘와 부친 묘가 있는 공동묘지로 향했다. 차가 공동묘지 가까이까지 갈 수 있었지만 공동묘지는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상여꾼이나 지게에 시신을 메고 와야 했을 후손들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다.

멀리 지난해 필자가 김 지사 조부모의 묘소라고 생각하고 보았던 묘소가 보였다. 안내인은 그 공동묘지에는 김 지사의 친척들이 많이 묻혀 있다고 했다. 이장이나 화장(火葬)을 한 듯 군데군데 파헤쳐진 묘지들도 간혹 보였다.

필자가 김 지사 조부모의 묘소로 짐작했던 묘지를 향해 몸을 틀자 안내인은 그쪽이 아니라고 했다. 순간적으로 당혹스러웠다. “사용된 묘지 중 명당자리는 그곳밖에 없는데…” 하고 중얼거리며 안내인을 따라갔다. 수없이 산을 오르며 경험한, “산을 오르는 길은 한 곳만이 아니다”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안내인을 따랐다.

안내인이 산 중턱 위 경사진 곳에 자리한 쌍분(雙墳) 앞에 멈춰 섰다. 그곳이 김 지사의 조부묘 묘소라는 것이었다. 필자가 지난해에 와서 본 곳은 분명 아니었다. 거듭 확인했다. “이곳이 조부모 묘소가 맞냐”고. 안내인은 “맞다”고 했다. 보통 명당 자리는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도 직감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필자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묘소 주위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어떤 이가 김 지사 조부모 묘소의 풍수에 대해 이렇게 적어 놓은 것을 본 일이 있다.

“용맥 입수 바위로 내려와 조모 산소 흐르고 삼각형 전순에 바윗돌 갈고리 걸려 있고, 좌청룡 감고 우백호 더 길게 감도니 제법 좋은 자리.”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지금의 김 지사에게는 영향을 줄 수 없는 평범한 묫자리였다.

실망을 억누르며 같은 공동묘지에 있는 김 지사 부친의 묘로 안내를 부탁했다. 한참을 풀숲을 헤치며 걸었다. 역시 그곳도 아니었다. 함께 온 일행들에게 말했다.

“아무리 봐도 차기 대통령은커녕 오늘의 김 지사를 만든 묫자리가 여기에는 없다.”

남해로 향하는 차 안에서 큰소리를 쳤던 필자는 물론 일행들의 표정도 실망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안내인도 마찬가지였다. 필자가 명당이라고 생각했던 묘소를 응시했다. “저 묘소를 쓴 사람이 남해 사람이라면 남해 출신의 큰인물이 머지않아 또 나오게 될 것이다”고 혼잣말을 했다. 필자는 그 혼잣말을 지금도 확신하고 있다. 분명 그 묘지의 덕을 보고 있는 후손이 어디에선가 비상(飛上)을 꿈꾸며 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안내인에게 물었다.

“김 지사의 진짜 할아버지 묘소를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필자가 그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간혹 사회 저명인사 가운데는 조상의 묘를 감추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조상의 묘소 위치가 알려지고 난 후 쇠꼬챙이로 묘를 훼손하는 등의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안내인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렇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김 지사님은 조상 묫자리가 나쁘다고 해서 이장을 할 분도 아니니까요.”

어쨌든 현재까지의 김 지사가 군수, 장관, 도지사 등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오른 위치만 생각해도 이곳 망운산 공동묘지에 있는 조상묘소의 풍수지리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 대권을 노린다는 것은 더욱 어림없는 일이었다. 다른 조상의 묘소를 찾아가기로 했다. 안내인에 따르면 남해에는 김 지사의 고조부모 묘와 증조부모 묘가 다 있다고 했다.

“이명박 조상 묘소보다 낫다”

김 지사 증조부모 묘 옆에서 지세를 설명하고 있는 김성수 소장.

우리는 먼저 고현면 도마리에 있는 증조부모 묘로 향했다. 증조부모 묘로 향하며 필자는 그동안 명당자리를 찾아 얼마나 많은 발품을 팔았나를 생각했다. 풍수지리도 직접 가서 보고 느껴야 하는 과학이기 때문에 필자는 틈나는 대로 명당을 찾아 전국 산하를 헤맸다. 현존하면서 가 볼 수 있는 명사들의 선영이나 생가터는 모두 가 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혹자는 풍수지리를 미신이라고 한다. 풍수지리의 대부분을 ‘미래를 팔아먹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래를 현세에서 책임질 일 없으니 얼마나 혹세무민(惑世誣民)하기 좋겠는가. 하지만 현대 과학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하는 학문이라면 풍수는 발품을 통해서 명제를 입증하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도선국사는 짚신과 지팡이에 기대어 전국을 세 번이나 답사했다. 그 후예들도 막연하게 선인의 주장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좌향(坐向)이 어떤 자손을 낳고 어떤 형국에서 명당, 즉 생기처가 있다는 등의 사실을 찾아내고 입증해 왔다. 그러다가 장구한 세월에 걸쳐 풍수가들이 오류가 있으면 첨삭하고 교정을 함으로써 하나하나 다져 온 것이 오늘날의 풍수지리학이다. 풍수지리가 미신이 아니라 경험과 탐사를 통해 답을 이끌어 내는 과학인 이유이다. 근래에는 사회과학의 통계학적 방법을 풍수에 활용해 옛 지혜를 입증하려는 젊은 학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그래서 반갑다.

그렇다면 명당은 어디에 있는가. 명당을 찾을 때 풍수전문가들도 함정에 빠지기 쉬운 게 좌우대칭 형국에서 중앙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필자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능선이나 골짜기의 중앙에는 예외 없이 수맥이 흐른다는 것이다. 육영수 여사의 묘지와 백범의 묘소가 그렇다. 수맥과 생기처(명당)는 아주 작은 차이로 근접해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오랜 경험을 가진 풍수들도 자칫하면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다.

도마리에 있는 증조부모 묘 부근에는 납골당과 가족묘원이 펼쳐져 있었다. 증조부모를 화장한 후 납골당에 안치시킨 것은 아니가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국가에서는 묘지 문제 때문에 정책적으로 화장을 권하고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조상은 씨앗에 비유할 수 있다. 조상을 화장하는 것은 씨앗을 태워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해(無害)하지만 무익(無益)하기도 한 것이다. 조상의 묘지를 잘 씀으로써 후손들이 번창할 수 있다고 믿는 필자가 화장장에 대해 고운 시선을 가질 수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행히 안내인은 가족묘원 옆에 난 길로 들어섰다. 험한 풀숲을 한참 헤치고 삼봉산 중턱으로 갔다. 허름한 쌍분이 눈에 들어왔을 때 안내인이 그곳에 멈춰 섰다. 직감이 맞았다. 쌍분 중 왼쪽에 있는 묫자리가 오늘날의 김 지사를 설명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김 지사의 증조부 김석성(金錫聖) 부부의 쌍분이었고, 정면에서 왼쪽에 있는 묘가 증조부 묘였다. 조부모 묘가 있는 공동묘지에서 풀리지 않았던 의문을 풀 수 있게 해주는 묘였다. 김 지사의 조부모 대에는 가난해서 공동묘지에 묻혔지만 증조부 때에는 그런대로 살 만한 집이었던 것 같다. 증조부모 묘는 공동묘지에 있지도 않았지만 망자의 이름을 적은 작은 비석이 설치돼 있었다.

명당의 기운이 있었다. 보통의 6자보다 약간 더 큰 명당이었다. 속발(速發)의 지세로 빨리 이루어지는 자리였다. 다만 부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동행했던 다른 풍수지리가가 “이명박 대통령 조상 묫자리보다 낫네”라고 소리쳤다.

고조부모 묘는 김 지사에 영향 없어

김 지사 증조부 묘소에서 보기에는 안산이 좋았다. 보통 묫자리가 있는 주산은 스스로의 노력을 상징하고 안산은 주변의 도움을 상징한다. 김 지사 증조부 묘소의 안산은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군왕의 도움을 상징하는 형세이기도 하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 행정안전부 장관을 하게 된 것도 그 덕이 아닌가 싶다.

고조부모 묘가 있는 설천면으로 갔지만 고조부모의 묘 역시 김 지사의 미래와는 큰 관련이 없어 보였다. 안타까운 것은 명당자리가 그 고조부모 묘 바로 뒤편에 있었다는 점이다. 다만 김 지사의 조상들이 후손들을 위해 명당자리를 찾으려고 애썼던 흔적만은 찾을 수 있었다. 덕분에 김 지사는 지금 조상의 음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필자가 남해를 방문했을 때는 김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기 전이었다. 정치에 문외한인 필자로서는 김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가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세상일은 아무도 모르고 대선 주자를 놓고 보는 풍수지리도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난 7월 9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사직에서 사퇴했다. 백성도 잘 섬기고 조상도 잘 섬기는 김 지사가 되기를 바란다.⊙

<구술 정리·金成東月刊朝鮮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