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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2008 軍 진급ㆍ보직인사 파문

실체없는 ‘盧武鉉 軍脈’ 청산 내세워 우수 인재들 진급에서 대거 탈락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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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鍾大 D&D Focus 편집장
지난11월 5일 청와대에서 중장 진급·보직신고를 받고 진급 장성들의 三精刀(삼정도)에 수치를 달아주는 李明博 대통령.
  대한민국 장교단의 가슴을 무던히도 태우던 軍(군) 정기 진급人事(인사) 결과가 발표된 지 나흘 뒤인 지난 11월 4일. 육군의 인사참모부장인 이승우 소장은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핸드폰을 사무실에 놔둔 채 어디론가 불려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任忠彬(임충빈) 참모총장을 비롯한 육군 수뇌부가 발칵 뒤집혔다. 이 소장이 軍(군) 인사에 반발하여 전역지원서를 낸 사실이 알려진 것.
 
  육군 인사의 主務(주무) 참모인 인사참모부장의 이 돌출행동은 군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더구나 다음날인 5일은 사단장, 군단장을 비롯한 군의 주요 직위에 대한 보직인사가 발표되는 날이다. 이 장군은 전역지원서를 제출하면서 “내가 뭘 잘못했단 말이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우직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 이 장군을 화나게 한 것은 11월 3일경 李相憙(이상희) 국방장관이 자신을 인사참모부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뒤 인사 직능과는 무관한 야전 작전 출신인 서길원 31사단장을 기용하려 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육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이다.
 
  “이제까지 야전부대 지휘관들은 육군의 인사 직능 출신들에 대한 불만이 컸다. 육군본부 내에 인사운영위원회라는 임의조직을 만들어서 인사 출신들끼리 전횡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거의 惡習(악습)을 장관이 개혁하겠다고 하면 백번 찬성이다. 그러나 이런 수준을 넘어 인사 직능 출신의 우수 인재까지 덩달아 내쫓는 것은 감정적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육군 인사참모부장에 군 인사에 전문성이 없는 장관 측 사람을 앉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10월 31일 단행된 군 정기 진급인사에서는 그간 출신과 직능을 고려하여 배분하던 관행을 깨고 야전 작전 출신이 약진했다. 통상 육군 인사참모부장은 육군의 요직으로서 대부분이 군단장으로 진출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이 장군은 육군 수뇌부의 설득으로 전역지원서를 철회한 뒤 閑職(한직)인 학생중앙군사학교장으로 밀려났다. 또 진급이 유력시됐던 인사참모부 통제과장도 준장 진급에서 탈락했다. 논산훈련소장으로 가 있는 인사 출신 J 장군도 중장 진급에서 고배를 마셨다.
 
 
  국회 연락단장 인사 탈락으로 국회 국방위와 정면충돌
 
  통상 준장 진급에서 3~5석 정도 나오던 정책형도 이번에는 2명밖에 진급을 못했다. 국방부와 합참, 육군의 정책·전략·戰力(전력)부서의 진급자가 눈에 띄게 적다는 것은 이번 인사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때문에 앞으로 한미동맹과 국방개혁 같은 중요 국방정책을 다룰 인력의 풀이 약화됐다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알아야 면장이라도 할 것인데 누구에게 정책을 맡기냐는 걱정이다.
 
  인사, 군수, 정책이 줄줄이 초상집이 되는 동안 약진한 계층은 군단의 작전참모들이다. 통상 1~2명 정도 진급하던 관행을 깨고 6명이나 진급했다.
 
  한편 육군 수뇌부는 같은 시기 여의도에서 핵폭탄의 뇌관에 불이 붙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국회 국방위원회와 국방부가 정면충돌한 사건은 11월 4일에 시작됐다.
 
  국방부에서 국회로 파견 나온 연락장교들이 근무하는 국회본청 108호실은 ‘국방부 국회연락단’이라 불린다. 연락단은 1963년 창설되어 올해 45년이 된 조직으로, 8명의 육·해·공군 장교들이 근무한다. 주된 임무는 국회와 국방부 간의 각종 협조사항, 예컨대 자료제출, 민원처리, 각종 국회 관련 의사일정과 행사를 실무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표면적 업무 외에도 연락장교들과 국회의원·보좌관 간의 인간관계는 국회와 국방부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교량이다.
 
  연락단장인 J 대령(육사 38기)은 국회 내에 ‘敵(적)이 없다’는 평을 듣고 있었다.
 
  연락단이 국회 국방위원회의 신뢰를 받으면서 J 대령을 진급시키라는 국방위 여론이 표출되자 이상희 국방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수뇌부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국회에서는 아름다운 관행으로 통하는 ‘연락단장 응원하기’가 국방장관에게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外壓(외압)’으로 변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미 이런 낌새가 나타난 9월말부터 J대령을 ‘정치권에 줄 선 장교’로 판단, 一罰百戒(일벌백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상희 장관이 일선에 내려보낸 지휘서신에서 “정치권에 줄을 댄 장교가 있다”는 표현이 들어있는데, 이는 J 대령을 지칭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신망 높던 장교를 ‘정치장교’로 낙인
 
金鶴松 국회 국방위원장.
  국회에서 합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장교를 ‘정치장교’로 비판한 것은 국방부가 자기 발등을 찍는 행위였다. 당장 국방위원회 전체가 반발했다. 급기야 11월 3일, 국방부는 진급에서 탈락한 J대령을 다른 곳으로 전출시키기로 하고 J 준장 진급 예정자를 후임으로 내정했다. 金鶴松(김학송) 국방위원장(한나라당)은 국방부가 자신을 조롱한다고 받아들였다.
 
  이에 국방부는 11월 6일 김종천 차관을 급히 김 위원장에게 보내 해명하려 했으나 김 위원장은 만나지 않고 돌려보냈다. 같은 날 김 위원장은 이 사실을 金炯旿(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보고했다. 다음날인 7일, 朴啓東(박계동) 국회사무총장은 “14일까지 국회연락단은 방을 비우고 나가라”고 이상희 장관에게 문서로 통보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의문이 있다. 겨우 한 장교의 진급문제로 국회와 국방부가 정면충돌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김학송 위원장 측 인사의 말이다.
 
  “설령 우리가 아끼는 장교가 진급이 안 되었다 하더라도 그게 국방부장관의 결정이라면 우리도 이해한다. 문제는 국회에서 존중 받은 장교를 탈락시키는 것도 모자라 정치장교로 낙인 찍어 짓밟아버리는 데서 느껴지는 섬뜩함이다.
 
  이에 우리가 항의했더니 국방부 차관과 인사실장은 ‘정 그렇게 J 대령을 싸고돈다면 우리가 버린 J 대령을 주워다 쓰라’는 태도였다. 그리고 아무런 양해도 없이 연락단장을 교체했다. 그 순간 우리의 인내심은 바닥났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 한나라당 보좌진은 이 소식을 듣고 격분했다. 국방위원장실 외에도 한나라당 보좌진 상당수가 이번 군 인사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헤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위기감을 느낀 국방장관을 지낸 金章洙(김장수) 의원은 연락단 폐지를 만류하려고 7일경부터 국회의장, 사무총장, 국방위원장을 연이어 접촉했으나 번번이 문전박대당했다.
 
  이번 군 진급과 보직인사에서 논란의 초점은 ‘盧武鉉(노무현) 軍脈(군맥) 청산’이라는 정치논리가 어느 정도 작용했느냐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육·해·공군 전체를 통틀어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거나 장관실, 또는 총장실의 요직을 거친 자 중에서 진급자는 全無(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다리 걷어차기
 
지난 3월21일 육군참모총장 취임식에서 任忠彬 신임 총장에게 군기를 이양하는 李相憙 국방부 장관.
  청와대 출신이면서 현재 정책의 요직에 근무하고 있는 우수 자원으로 진급이 유력시되었던 인물은 국정상황실 출신이 2명, 국방보좌관실 출신이 1명, NSC 출신이 1명, 경호실 출신이 1명 등 5명 정도다. 이들 전원이 진급에서 탈락했다. 또 지난 정부에서 국방장관실에서 근무한 바 있는 진급 유력자 2명도 이번에 고배를 마셨다.
 
  아무리 인적 청산을 한다 하더라도 이 7명 중에서 최소한 1~2명 정도의 진급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던 터에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은 노무현 정부 인적 청산이라는 정치논리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들이 중령, 대령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것은 각 군이 최고의 인재를 선발해서 보낸 결과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1992년부터 1994년까지 청와대 국방정책비서관으로 근무하고 金大中(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군단장, 군사령관으로 승승장구했다. 任忠彬 육군총장도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지내고 이후 정권에서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랬던 그들이 자신들이 올라왔던 사다리로 뒤이어 올라오는 후배들에 대해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인적 청산에 대한 논란은 이것만이 아니다. 이번에 소장으로 진급 대상이 되는 육사 36기의 경우 지난 정부에서 준장으로 1차 진급한 선두그룹 11명 중 2명만이 소장으로 진급했다. 이 11명이 청와대나 총장실에 근무한 것은 아니지만 이전 정부에서 ‘잘나갔다’는 축에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역시 군 내부에 팽배한 정치논리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1차 진급자가 다음 인사에서 도태된다면 애초 준장 진급인사가 잘못됐다는 말밖에 안 된다. 즉 육군이 인사관리를 하면서 유지해 왔던 일관성이 파괴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이미 진급 適期(적기)가 경과하여 진급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육사 35기가 준장으로 진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미 동기생들은 사단장으로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단지 청와대 경호처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별을 달았다. 3차 진급도 드문 군 인사에서 4차 진급인 셈이다.
 
  이미 진급심사 이전에 “참여정부 시절 불이익을 받았던 인사를 구제하라”는 지시가 청와대와 장관실로부터 육군에 내려졌던 것은 이와 같은 특정 인사를 진급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흥미로운 것은 진급에서 탈락한 상당수 장교들이 이번에 육군에서는 진급자로 추천되었는데 국방부에서 뒤집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진급이 유력시되었던 탈락자일수록 이런 말이 많이 나온다. 그 배경이 뭘까?
 
 
  기무사가 各軍 진급자 명단 뒤집어
 
  통상 진급 대상자를 심사하고 추천하는 것은 각 군의 고유 기능이다. 군이 올린 추천자 명단에 대해 국방부는 다시 제청위원회를 열어 심사한다. 그중 부적격자가 있으면 이를 군에 통보하여 재심의하도록 한 후 다시 추천자를 받는다. 그런데 이번 인사의 경우는 아예 각 군이 상당수의 진급자를 複數(복수)로 추천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국방부 제청심사에서 탈락할 것을 대비해 상당수의 예비후보자를 올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말들이 사실일 경우 군은 모종의 외압에 의해 자신의 인사추천권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해 필자를 만난 관계자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첫째 청와대가 노무현 정부 인사들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는데도 배제됐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국방부와 각 군이 알아서 기었다고밖에 설명할 도리가 없다. 이로 인해 당혹스러운 당사자는 청와대다.
 
  둘째, 애초 우려됐던 이상희 장관의 측근 인사들 진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장관 측근이라면 법무병과 출신 K대령(현재 준장 진급 예정자) 한 명 정도다.”
 
  애초 진급이 유력시되었던 국방개혁실을 비롯한 요직의 장관 측근들이 진급자 명단에 보이지 않았다. 정작 장관의 자기 사람 챙기기는 진급인사가 아닌 보직인사에서 나타났다는 것이 국회 국방위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누가 진급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어떤 세력이 움직였는가? 여러 장교들이 異口同聲(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당사자는 기무사령부다. 특히 이번에 김종태 기무사령관과 같은 3사 출신이 고참 위주로 다수 진출한 것이 그 근거다. 군수병과의 L 준장 진급자의 경우가 그러하다. 3사 출신의 박성규 중장 진급자가 포함된 이번 인사결과 8명의 군단장의 절반이 非(비)육사 일반 출신으로 포진됐다.
 
  기무사의 장교 존안자료가 국방부 제청심사 당시에 진급자를 뒤바꾸는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여론도 우세하다. 한편 청와대는 국방부 제청심사가 열린 10월 28~30일 사이에 자체 검증을 통해 진급 부적격자로 드러난 인사의 명단을 국방부로 전해준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정황을 볼 때 국방부는 장관이 진급인사에 개입했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여론의 화살을 피해가면서 노무현 정부 인사를 청소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전문성으로 평가 받는 우수 자원이 적재적소에 진출했다는 긍정적 평가보다는 출신과 실세 라인이 수시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 첫해의 군 인사 치고는 말이 너무 많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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