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행을 겸한 한국인의 해외 性매매는 중국·태국·베트남·필리핀, 심지어 호주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하이난 섬은, 한국에서 골프를 하기 어려운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 한국인들의 「性매매 천국」으로 변한다.
「19홀」로
- 중국 하이난 섬 하이커우의 한 호텔에서 골프여행을 온 한국 남성이 접대부 여성을 데리고 호텔방으로 가고 있다.
지난 2월 말 중국의 관광특구 하이난섬(海南島) 하이커우(海口) 시내의 K호텔. 20代 초반의 여자 둘과 30代 중반의 남자 두 명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시간은 밤 10시쯤. 한 여성은 허리가 드러나는 배꼽티에 몸에 꽉 끼는 청바지를 입었다. 다른 한 여성은 미니스커트에 부츠 차림이다. 한눈에 유흥업소의 접대부 여성임을 알 수 있다.
두 여자가 눈빛을 주고받으며 중국어로 뭔가를 속삭인다. 이들과 동행한 두 남자는 술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들은 티셔츠에 골프화 겸용 운동화를 신었고, 골프 옷가방을 들었다. 두 남자는 6층 버튼을 누른 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사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어느 나라 사람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4명의 남녀는 오른쪽 복도로 꺾어지더니 서로 마주 보는 호텔방 앞에 섰다. 젊은 남자가 출입문에 카드식 열쇠를 집어넣으며 다른 남자에게 말했다.
『형님, 푹 쉬시고 내일 봐요』
『그래, 동생도 잘 쉬어. 무리하지 마, 허허허』
두 남자는 한국인이었다. 호텔 복도에 웃음소리를 남기고 두 한국 남자는 젊은 중국 여자를 한 명씩 데리고 방 안으로 사라졌다. 18홀 골프가 끝난 뒤 이루어진다는 소위 「19홀」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 남자의 80~90%가 여자 찾아』
비슷한 시간 호텔 입구에 중형 승합차가 멈추자, 머리가 벗겨진 남자를 포함해 50代 남자 3명이 차에서 내린 뒤 미니스커트 차림의 젊은 여자 셋이 차례로 따라 내렸다. 호텔 종업원들이 얼른 달려들어 차 뒤 트렁크에서 골프채 가방을 꺼낸다. 골프채 손잡이에 한글로 된 이름표가 붙어 있다. 회전식 호텔 출입문 양 옆에는 이미 한국인들의 골프채가 50개 이상 쌓여 있다.
호텔 로비에는 단체관광 온 여러 명의 한국인들이 모여 있었지만, 세 남자는 아무 거리낌 없이 젊은 여자들을 데리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이날 밤 10시~11시30분, 약 1시간 반 동안 젊은 여자를 데리고 호텔방으로 사라진 한국 남자는 10여 명. 술집에서 여자를 골라 데려가는 것 외에, 호텔방에서 직접 여자를 부르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탈선 골프여행객의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하이난 섬에서 한국인의 탈선은 이미 쉬쉬할 것도, 부끄러워할 것도 아닌 당연한 일처럼 돼버렸다. 한 한국인 골프여행객은 『가이드에게 「여자 필요 없다」고 했더니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이곳에선 여자를 찾지 않는 한국인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취급된다』며 혀를 찼다.
골프여행을 겸한 한국인의 해외 性매매는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다. 태국·베트남·필리핀, 심지어 호주 등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중국의 하이난 섬은, 계절적으로 한국에서 골프를 하기 어려워지는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 한국인들의 「性매매 천국」으로 변한다.
이곳에서 3년째 여행가이드를 하고 있다는 조선족 C씨의 얘기다.
『물론 건전한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어요. 부부나 가족끼리 오는 사람들은 골프를 한 뒤 저녁에 맛있는 것 먹고, 발 안마를 받는 정도예요. 하지만 남자들끼리 오는 경우 80~90%는 여자를 찾는다고 보면 돼요. 특히 접대 골프는 100% 여자를 붙여 주죠. 한국 사람들 정말 대단해요. 시알리스(발기부전제)까지 준비해 와서는…』
3~4년 전부터 「탈선 천국」
C씨는 『3박4일 있는 동안 매일 저녁 여자를 찾는 한국 남자들도 있다』고 했다. 하이난 섬이 한국인 골프여행객들의 「탈선 천국」이 된 것은 대략 3~4년 전부터다.
이같은 현상은 싼 골프여행 상품(현지 추가경비를 합하면 결코 싸지 않다)을 경쟁적으로 내놓아 국내 골퍼들을 유혹하는 국내의 여행사들, 남자 한 명당 100달러(약 9만원) 정도의 큰돈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性매매를 유도하는 현지 여행사 가이드, 性매매를 방임 혹은 조장하는 현지 호텔과 정부 등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책임은, 해외에서 가족과 주변 사람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젊은 여자와 즐기겠다는 한국 중산층 남자들의 「도덕적 불감증」에 있다. 일부 한국인 여행객들은 性매매를 위해 골프여행을 택하기도 한다. 건전한 골프여행이 어떻게 섹스관광으로 타락하게 됐는지 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 한 여행사의 「하이난 골프여행」 상품에 합류했다.
동남아行 비행기는 골프채로 무거워
일반 여행사나 인터넷 여행사를 통해 골프여행에 합류하는 것은 간단하다. 골프 한 팀이 되는 친구들 4명이 특정 여행사에 『언제 어디를 가겠다』고 말하고, 돈만 보내 주면 그만이다. 중국의 他지역은 여행사를 통해 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하이난 섬의 경우 無비자이기 때문에 그냥 단체관광 팀에 합류하면, 현지 공항에서 비자를 준다.
출발 당일, 인천공항 국제선 대합실에는 골프채가 수북이 쌓인 곳에 20~50代 한국 남자들이 잔뜩 모여 있다. 여행사별로 같은 여행 팀임을 알려 주기 위해 골프채에 똑같은 커버를 씌운다.
티켓팅을 한 뒤 골프채를 별도 화물로 부치고 출국수속을 밟는다. 겨울철 하이난 섬으로 가는 골프여행객이 너무 많아 일부 비행기는 무게 때문에 화물을 줄이는 상황이 발생한다. 비행기에 오르면, 사람들의 얼굴은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비행기가 현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주로 한밤중. 컴컴하고 안개 낀 하이난 공항에 도착하면, 현지 여행사에서 나온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긴 여행으로 피곤하시죠. 지금 바로 호텔로 이동하시겠습니다』
습관적인 멘트 이후 여행사 직원들은 골프채를 대형버스 옆구리의 짐칸에 싣고 손님들을 태운 뒤 호텔로 향한다. 호텔 출입문 양측에는 이미 한국인들이 가져온 골프채 수십 개가 쌓여 있다.
『내일 아침 모닝콜은 6시입니다. 아침식사는 호텔 1층 뷔페식당에서 하시고, 7시30분에 1층 로비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늦게 나오시면 그만큼 골프 티업이 늦어지기 때문에 36홀을 다 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조선족 여행사 가이드의 말투는 약간 「협박조」다. 늦게 나오면 골프를 제대로 못 치니 알아서 빨리 나오라는 얘기다. 하이커우 시내의 호텔에서 골프장은 1시간~1시간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새벽잠을 설친 한국인들은 아침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버스에 오르면 다시 눈을 붙인다. 특히 첫날 36홀을 돌고 다음날 새벽에 또 일어나려면 여간 고역이 아니다. 골프여행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고생길이다.
골프장의 캐디들은 대부분 현지의 10代 후반~20代 초반 여성들이다. 이들은 골프장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아 간단한 한국어는 곧잘 한다.
『오른쪽 오비, 왼쪽 해저드』
『100야드 오른쪽 벙커』
『괜찮아요. 치세요』
『나이스 샷』
어설픈 한국어지만, 의사소통에 큰 지장이 없다. 골프장에 나가면 앞뒤 팀 할 것 없이 모두 한국인이다. 여기저기서 『굳샷』, 『아이쿠, 오비네』, 『왜 이렇게 안 맞아』 하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점심식사는 골프장內 식당에서 뷔페식으로 한다. 뷔페라고 하지만 음식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주로 중국식 볶음요리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생야채·김치·고추장 등이 준비돼 있다.
인기 있는 골프장은 손님이 너무 많아 밀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 36홀을 다 돌지 못하고 두 번째 라운드는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골프장에서 돈을 돌려 주지는 않는다. 골프가 끝나면 가이드가 『피곤하시죠. 발 안마를 받으면 피로가 확 풀리실 겁니다』하며 발 안마 업소로 데려간다.
발 안마는 필수 코스
지난 2월 말 오후 8시쯤, 하이커우市 런민(人民) 대로변의 한 건물 앞. 중형버스 한 대가 서자 10여 명의 한국인들이 내린다. 조선족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이들이 간 곳은 건물 3층의 S 발 안마 업소. 2~3명씩 들어가는 칸막이방의 간이침대에 누우면 10代 후반~20代 초반의 여자들이 들어와 발 마사지나 전신안마를 시작한다.
안마소 여종업원은 뜨거운 물이 든 나무통을 들고 와서는 발 밑에 내려놓고, 물에 무언가를 푼다. 「그게 뭐냐」라고 물으면 『피로회복에 좋은 한약재』라고 대답하지만, 정확히 그 성분이 무엇인지 한국인들은 알 길이 없다. 그 「약재」를 타면 안마 가격이 그만큼 올라가게 마련이다.
하루에 18~36홀을 돈 한국 골프여행객들에게 안마는 인기 코스다. 안마는 비교적 건전한 편이다. 3~4명이 한방에서 안마를 받기 때문에 「특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신 안마」는 약간 다르다. 전신 안마는 침대처럼 완전히 드러눕는 곳에서 하는데다, 주로 독방에서 안마를 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 서비스」를 재촉하는 업소도 있다. 한두 시간에 걸친 안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밤 코스」가 시작된다.
한국인들이 다음으로 안내되는 곳은 대부분 「가라오케」다. 중국식 노래방인 가라오케가 한국 노래방과 다른 점은, 20代 초반의 늘씬한 여성들이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들이 오면 1대 1로 짝 지워준다는 점이다. 팁은 300위안(한화 약 4만2000원) 내외.
빈하이(濱海) 대로변에 있는 B호텔 4~5층에 자리 잡은 K가라오케도 그중 하나다. 좁은 복도 양편으로 칸막이 쳐진 방으로 들어서면 술과 안주가 나오고, 곧이어 마담이 고객 수의 2배쯤 되는 늘씬한 미인들을 데리고 나타난다. 남자들이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골라 옆자리에 앉히고 술이 돌아가면, 희미한 조명 아래 노래와 춤판이 이어진다. 주흥이 무르익을 무렵, 몇몇 남자들이 가이드를 찾는다.
『아가씨 데리고 나가는데 얼마예요?』
『200달럽니다』
여기서도 여행사 측은 바가지를 씌운다. 이 중 100달러는 업소 마담이, 100달러는 가이드가 가진다.
「반반한 여성은 모두 도시로 나갔다」
잠시 후 이들은 업소 입구에서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20代 초반의 여성들과 함께 가이드가 불러 준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한다. 性매매 손님 1명으로부터 100달러에 달하는 큰 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여행사 가이드들은 갖은 수단을 동원해 한국인들을 술집으로 유도한다. 100달러면 웬만한 공장 노동자 한 달 월급이다.
가라오케 접대부 여성들이 몸을 파는 것은 밤업소의 수입과 일반적인 노동 수입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의 농촌에서 「반반한 여성은 모두 도시로 나갔다」는 한탄이 나온다.
가라오케에서 파트너를 데리고 나온 한국 남자가 호텔에 가는 것은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 등 일부 대도시의 5성급 호텔들은 중국인의 호텔 출입시 신분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지만, 하이난 섬은 전혀 그런 일이 없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한국 남자들은 20代 초반의 여성을 데리고 호텔방으로 향한다. 이런 모습들이 호텔 1층과 각 층 복도에 설치된 CCTV로 모두 촬영된다. 만약 한국의 유명인사나 대기업 간부가 하이난 섬에서 몰래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카메라로 모두 촬영된다고 생각해 보라. 나중에 중국 측이 한국과 협상할 일이 생길 때, 그 비디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애정 행각 비디오에 찍혀 자살한 일본 외교관
몇 년 전 상하이 주재 일본대사관의 한 외교관은, 가라오케에서 만난 애인과 놀아난 모습의 비디오 테이프 때문에 중국 기관원들로부터 『정보를 알려 달라』는 협박에 시달리다,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일부 한국 기업인들 가운데, 중국 투자 초기 중국 측의 「화려한 접대」에 정신을 잃고 탈선했다가, 나중에 그 테이프로 협박을 당하고 기업을 빼앗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방에서 직접 접대부 여성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몇 년 살았다는 조선족 가이드 J씨의 얘기.
『시내에 「보도방(접대부 여성 공급업체)」이 있어서 요구만 하면 언제든지 아가씨를 불러 줘요. 지난 2월10일 이 호텔에 투숙한 한국인 30여 명에게도 아가씨를 넣어 줬어요. 그분들은 골프를 마치고 피곤하다면서 호텔방에서 술을 마시겠다고 해 슈퍼에서 술을 사와 방에 넣어 주었죠』
J씨는 『아가씨 가격은 100달러부터 250달러까지 있다』고 말했다. 모델이나 스튜어디스, 대학생의 가격은 비싸다는 것. 그는 『중국 대학의 학비가 비싸지면서 농촌 출신 여대생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현지 정부와 호텔이 性매매 조장
1998년 관광특구가 된 하이난 섬은 관광수입 증대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性매매를 사실상 조장하고 있다.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묵는 K호텔 직원에게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호텔들은 접대부 여성의 호텔 출입을 단속하는데, 왜 이곳은 그렇지 않은가」고 묻자, 그는 『이곳은 관광지다. 남자가 여자친구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했다.
외국인 보호 의무가 있는 현지 경찰도 수수방관이다. 호텔 직원은 『경찰이 호텔 출입자의 신분증을 검사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호텔 측도 性매매를 조장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K호텔의 객실 화장실에는 비누·칫솔 등과 함께 콘돔 한 박스가 비치돼 있다. 다른 지역 호텔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일부 호텔은 지하나 2~3층에 노래방이나 술집을 설치해 놓고 고객들의 매춘을 유도한다.
하이커우뿐 아니라 싼야(三亞)도 한국인의 「탈선 천국」으로 변한 지 오래다.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한 한국인은 『싼야에는 젊은 남자들이 접대부로 나오는 여성 전용 술집이 있다』면서 『돈 많은 한국 아줌마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한국 남자들의 원정 性매매는 이밖에 산둥성(山東省)의 옌타이(烟台)·웨이하이(威海)·칭다오(靑島)와 랴오닝성(遼寧省)의 다롄(大連), 광둥성(廣東省)의 선전(深?)·주하이(珠海), 윈난성(雲南省)의 쿤밍(昆明) 등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 중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떠날 때까지 24시간 접대부 여성이 동행하며 性매매를 하는 신종 「섹스관광 상품」까지 등장했다.
산둥성이나 동북지역에서는 가라오케에 인종별 접대부 여성을 대기시켜 놓았다가 파트너로 정해 주기도 한다. 가령 漢族(한족)과 조선족 아가씨는 물론, 러시아 여성과 위구르族 등의 여성을 제공한다.
국내 여행사와 항공업체는 이런 현상을 잘 알고 있지만, 업계 이익을 위해 눈감아 주고 있다. 한 여행사 사장은 『국내에서 性매매로 인한 처벌이나 신분노출을 꺼리는 일부 한국인들이 골프·술·여자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중국으로 많이 가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은 비행기로 두세 시간이면 갈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해 당분간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현지 여행사들은 나이든 한국 골프 관광객들에게 『10代 후반의 「영계」가 있다』며 은근히 「回春(회춘)여행」을 부추기기도 한다. 2004년 시행된 性매매 특별법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性매매자에 대해서도 처벌을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의 무관심과 의지 부족으로 적발·처벌된 사례는 전혀 없다.
여행사는 눈 감고, 정부는 「나 몰라라」
「性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의 정미례 공동대표는 『지난해 9월 여성단체들이 법무부에 항의해 「해외 원정 性매매자의 여권발급을 제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시아에서 더 이상 「추한 한국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남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3년 광둥성(廣東省) 주하이(珠海)에서 일본인 여행객들이 집단 매춘관광을 하다 현지 언론에 적발·보도되면서, 중국에서 일제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양국 간 외교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에서 한국인 性매매가 지금처럼 만연할 경우, 유사한 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아시아지역에서 「韓流(한류)」로 얻은 좋은 이미지가 한국의 「추한 중산층」들로 인해 추락하고 있다.●
▣ 하이난 섬은「바가지」천국
중국 하이난(海南) 섬 골프여행은 3박5일(90홀) 기준 최저 39만9000원부터 120만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저렴한 상품이라고 해서 전체 비용이 싼 것은 결코 아니다. 하이난 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현지 여행사 가이드들의 「한국인 주머니 털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수법은 발 안마 업소에서 「바가지 씌우기」. 발이 피곤한 골프여행객들이란 점을 이용, 저녁 시간이면 어김없이 발 안마 업소로 안내한다. 문제는 한국 여행객들이 가는 안마 업소의 가격이 현지 발 안마 가격(25위안 내외)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200위안(약2만6000원)이란 점이다.
하이커우(海口)에서 여행사와 「뒷거래」를 하고 있는 S 안마소의 경우, 업소주인이 종업원들에게 『가격은 무조건 200위안이라고 얘기하라』고 지시해 중국어를 아는 한국인들도 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다. 200위안 가운데 절반은 현지 가이드가 챙긴다. 따라서 이를 피하려면 호텔 측에 문의하거나, 현지의 한국식당 등을 통해 별도로 발 안마 업소를 찾는 수밖에 없다. 현지 가이드들은 한국인들에게 접대부 여성을 공급해 줄 때도 가격을 두 배로 불러 절반을 챙긴다.
한국 여행객들은 현지 가이드가 안내하는 라텍스 상품 가게, 북한 상품 가게, 모조품 가게 등을 돌며 구매를 강요받는다. 한국 여행사의 골프상품 안내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아, 현지에서 여행객들과 가이드가 말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이드들은 『이런 곳을 방문하지 않으면 내가 벌금을 물어야 한다』며 동정심을 유도한다. 「짝퉁명품」 가게의 상품은 품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가격을 중국 시중 가격의 10배까지 매겨 놓아,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오히려 비싸다.
이 밖에 가이드들은 『팁을 40달러로 정해 놓았지만 회사에 모두 바쳐야 한다』면서 추가 팁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한국 여행객들은 당초 여행사가 제시한 가격과 맞먹는 돈을 현지에서 「빼앗기다시피」 한다.
한편 한국인이 밀려들면서 현지 골프장의 횡포 또한 늘고 있다. 조선족 가이드 C씨는 『몇 년 전까지도 골프장이 한국 손님 잡으려고 더 적극적이었는데, 지금은 좋은 골프장의 경우 1인당 36홀 보증금까지 요구하고 한국인을 깔본다』면서 『내가 돈을 못 벌어도 좋으니 1년간 한국 관광객이 발을 끊으면 중국인들의 태도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여자가 눈빛을 주고받으며 중국어로 뭔가를 속삭인다. 이들과 동행한 두 남자는 술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들은 티셔츠에 골프화 겸용 운동화를 신었고, 골프 옷가방을 들었다. 두 남자는 6층 버튼을 누른 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사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어느 나라 사람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4명의 남녀는 오른쪽 복도로 꺾어지더니 서로 마주 보는 호텔방 앞에 섰다. 젊은 남자가 출입문에 카드식 열쇠를 집어넣으며 다른 남자에게 말했다.
『형님, 푹 쉬시고 내일 봐요』
『그래, 동생도 잘 쉬어. 무리하지 마, 허허허』
두 남자는 한국인이었다. 호텔 복도에 웃음소리를 남기고 두 한국 남자는 젊은 중국 여자를 한 명씩 데리고 방 안으로 사라졌다. 18홀 골프가 끝난 뒤 이루어진다는 소위 「19홀」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 남자의 80~90%가 여자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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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하이난 섬의 한 골프장. |
호텔 로비에는 단체관광 온 여러 명의 한국인들이 모여 있었지만, 세 남자는 아무 거리낌 없이 젊은 여자들을 데리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이날 밤 10시~11시30분, 약 1시간 반 동안 젊은 여자를 데리고 호텔방으로 사라진 한국 남자는 10여 명. 술집에서 여자를 골라 데려가는 것 외에, 호텔방에서 직접 여자를 부르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탈선 골프여행객의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하이난 섬에서 한국인의 탈선은 이미 쉬쉬할 것도, 부끄러워할 것도 아닌 당연한 일처럼 돼버렸다. 한 한국인 골프여행객은 『가이드에게 「여자 필요 없다」고 했더니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이곳에선 여자를 찾지 않는 한국인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취급된다』며 혀를 찼다.
골프여행을 겸한 한국인의 해외 性매매는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다. 태국·베트남·필리핀, 심지어 호주 등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중국의 하이난 섬은, 계절적으로 한국에서 골프를 하기 어려워지는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 한국인들의 「性매매 천국」으로 변한다.
이곳에서 3년째 여행가이드를 하고 있다는 조선족 C씨의 얘기다.
『물론 건전한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어요. 부부나 가족끼리 오는 사람들은 골프를 한 뒤 저녁에 맛있는 것 먹고, 발 안마를 받는 정도예요. 하지만 남자들끼리 오는 경우 80~90%는 여자를 찾는다고 보면 돼요. 특히 접대 골프는 100% 여자를 붙여 주죠. 한국 사람들 정말 대단해요. 시알리스(발기부전제)까지 준비해 와서는…』
3~4년 전부터 「탈선 천국」
C씨는 『3박4일 있는 동안 매일 저녁 여자를 찾는 한국 남자들도 있다』고 했다. 하이난 섬이 한국인 골프여행객들의 「탈선 천국」이 된 것은 대략 3~4년 전부터다.
이같은 현상은 싼 골프여행 상품(현지 추가경비를 합하면 결코 싸지 않다)을 경쟁적으로 내놓아 국내 골퍼들을 유혹하는 국내의 여행사들, 남자 한 명당 100달러(약 9만원) 정도의 큰돈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性매매를 유도하는 현지 여행사 가이드, 性매매를 방임 혹은 조장하는 현지 호텔과 정부 등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책임은, 해외에서 가족과 주변 사람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젊은 여자와 즐기겠다는 한국 중산층 남자들의 「도덕적 불감증」에 있다. 일부 한국인 여행객들은 性매매를 위해 골프여행을 택하기도 한다. 건전한 골프여행이 어떻게 섹스관광으로 타락하게 됐는지 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 한 여행사의 「하이난 골프여행」 상품에 합류했다.
동남아行 비행기는 골프채로 무거워
일반 여행사나 인터넷 여행사를 통해 골프여행에 합류하는 것은 간단하다. 골프 한 팀이 되는 친구들 4명이 특정 여행사에 『언제 어디를 가겠다』고 말하고, 돈만 보내 주면 그만이다. 중국의 他지역은 여행사를 통해 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하이난 섬의 경우 無비자이기 때문에 그냥 단체관광 팀에 합류하면, 현지 공항에서 비자를 준다.
출발 당일, 인천공항 국제선 대합실에는 골프채가 수북이 쌓인 곳에 20~50代 한국 남자들이 잔뜩 모여 있다. 여행사별로 같은 여행 팀임을 알려 주기 위해 골프채에 똑같은 커버를 씌운다.
티켓팅을 한 뒤 골프채를 별도 화물로 부치고 출국수속을 밟는다. 겨울철 하이난 섬으로 가는 골프여행객이 너무 많아 일부 비행기는 무게 때문에 화물을 줄이는 상황이 발생한다. 비행기에 오르면, 사람들의 얼굴은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비행기가 현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주로 한밤중. 컴컴하고 안개 낀 하이난 공항에 도착하면, 현지 여행사에서 나온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긴 여행으로 피곤하시죠. 지금 바로 호텔로 이동하시겠습니다』
습관적인 멘트 이후 여행사 직원들은 골프채를 대형버스 옆구리의 짐칸에 싣고 손님들을 태운 뒤 호텔로 향한다. 호텔 출입문 양측에는 이미 한국인들이 가져온 골프채 수십 개가 쌓여 있다.
『내일 아침 모닝콜은 6시입니다. 아침식사는 호텔 1층 뷔페식당에서 하시고, 7시30분에 1층 로비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늦게 나오시면 그만큼 골프 티업이 늦어지기 때문에 36홀을 다 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조선족 여행사 가이드의 말투는 약간 「협박조」다. 늦게 나오면 골프를 제대로 못 치니 알아서 빨리 나오라는 얘기다. 하이커우 시내의 호텔에서 골프장은 1시간~1시간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새벽잠을 설친 한국인들은 아침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버스에 오르면 다시 눈을 붙인다. 특히 첫날 36홀을 돌고 다음날 새벽에 또 일어나려면 여간 고역이 아니다. 골프여행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고생길이다.
골프장의 캐디들은 대부분 현지의 10代 후반~20代 초반 여성들이다. 이들은 골프장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아 간단한 한국어는 곧잘 한다.
『오른쪽 오비, 왼쪽 해저드』
『100야드 오른쪽 벙커』
『괜찮아요. 치세요』
『나이스 샷』
어설픈 한국어지만, 의사소통에 큰 지장이 없다. 골프장에 나가면 앞뒤 팀 할 것 없이 모두 한국인이다. 여기저기서 『굳샷』, 『아이쿠, 오비네』, 『왜 이렇게 안 맞아』 하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점심식사는 골프장內 식당에서 뷔페식으로 한다. 뷔페라고 하지만 음식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주로 중국식 볶음요리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생야채·김치·고추장 등이 준비돼 있다.
인기 있는 골프장은 손님이 너무 많아 밀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 36홀을 다 돌지 못하고 두 번째 라운드는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골프장에서 돈을 돌려 주지는 않는다. 골프가 끝나면 가이드가 『피곤하시죠. 발 안마를 받으면 피로가 확 풀리실 겁니다』하며 발 안마 업소로 데려간다.
발 안마는 필수 코스
지난 2월 말 오후 8시쯤, 하이커우市 런민(人民) 대로변의 한 건물 앞. 중형버스 한 대가 서자 10여 명의 한국인들이 내린다. 조선족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이들이 간 곳은 건물 3층의 S 발 안마 업소. 2~3명씩 들어가는 칸막이방의 간이침대에 누우면 10代 후반~20代 초반의 여자들이 들어와 발 마사지나 전신안마를 시작한다.
안마소 여종업원은 뜨거운 물이 든 나무통을 들고 와서는 발 밑에 내려놓고, 물에 무언가를 푼다. 「그게 뭐냐」라고 물으면 『피로회복에 좋은 한약재』라고 대답하지만, 정확히 그 성분이 무엇인지 한국인들은 알 길이 없다. 그 「약재」를 타면 안마 가격이 그만큼 올라가게 마련이다.
하루에 18~36홀을 돈 한국 골프여행객들에게 안마는 인기 코스다. 안마는 비교적 건전한 편이다. 3~4명이 한방에서 안마를 받기 때문에 「특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신 안마」는 약간 다르다. 전신 안마는 침대처럼 완전히 드러눕는 곳에서 하는데다, 주로 독방에서 안마를 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 서비스」를 재촉하는 업소도 있다. 한두 시간에 걸친 안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밤 코스」가 시작된다.
한국인들이 다음으로 안내되는 곳은 대부분 「가라오케」다. 중국식 노래방인 가라오케가 한국 노래방과 다른 점은, 20代 초반의 늘씬한 여성들이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들이 오면 1대 1로 짝 지워준다는 점이다. 팁은 300위안(한화 약 4만2000원) 내외.
빈하이(濱海) 대로변에 있는 B호텔 4~5층에 자리 잡은 K가라오케도 그중 하나다. 좁은 복도 양편으로 칸막이 쳐진 방으로 들어서면 술과 안주가 나오고, 곧이어 마담이 고객 수의 2배쯤 되는 늘씬한 미인들을 데리고 나타난다. 남자들이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골라 옆자리에 앉히고 술이 돌아가면, 희미한 조명 아래 노래와 춤판이 이어진다. 주흥이 무르익을 무렵, 몇몇 남자들이 가이드를 찾는다.
『아가씨 데리고 나가는데 얼마예요?』
『200달럽니다』
여기서도 여행사 측은 바가지를 씌운다. 이 중 100달러는 업소 마담이, 100달러는 가이드가 가진다.
「반반한 여성은 모두 도시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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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커우의 한 호텔 화장실에 비치된 콘돔. |
가라오케 접대부 여성들이 몸을 파는 것은 밤업소의 수입과 일반적인 노동 수입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의 농촌에서 「반반한 여성은 모두 도시로 나갔다」는 한탄이 나온다.
가라오케에서 파트너를 데리고 나온 한국 남자가 호텔에 가는 것은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 등 일부 대도시의 5성급 호텔들은 중국인의 호텔 출입시 신분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지만, 하이난 섬은 전혀 그런 일이 없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한국 남자들은 20代 초반의 여성을 데리고 호텔방으로 향한다. 이런 모습들이 호텔 1층과 각 층 복도에 설치된 CCTV로 모두 촬영된다. 만약 한국의 유명인사나 대기업 간부가 하이난 섬에서 몰래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카메라로 모두 촬영된다고 생각해 보라. 나중에 중국 측이 한국과 협상할 일이 생길 때, 그 비디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애정 행각 비디오에 찍혀 자살한 일본 외교관
몇 년 전 상하이 주재 일본대사관의 한 외교관은, 가라오케에서 만난 애인과 놀아난 모습의 비디오 테이프 때문에 중국 기관원들로부터 『정보를 알려 달라』는 협박에 시달리다,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일부 한국 기업인들 가운데, 중국 투자 초기 중국 측의 「화려한 접대」에 정신을 잃고 탈선했다가, 나중에 그 테이프로 협박을 당하고 기업을 빼앗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방에서 직접 접대부 여성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몇 년 살았다는 조선족 가이드 J씨의 얘기.
『시내에 「보도방(접대부 여성 공급업체)」이 있어서 요구만 하면 언제든지 아가씨를 불러 줘요. 지난 2월10일 이 호텔에 투숙한 한국인 30여 명에게도 아가씨를 넣어 줬어요. 그분들은 골프를 마치고 피곤하다면서 호텔방에서 술을 마시겠다고 해 슈퍼에서 술을 사와 방에 넣어 주었죠』
J씨는 『아가씨 가격은 100달러부터 250달러까지 있다』고 말했다. 모델이나 스튜어디스, 대학생의 가격은 비싸다는 것. 그는 『중국 대학의 학비가 비싸지면서 농촌 출신 여대생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현지 정부와 호텔이 性매매 조장
1998년 관광특구가 된 하이난 섬은 관광수입 증대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性매매를 사실상 조장하고 있다.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묵는 K호텔 직원에게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호텔들은 접대부 여성의 호텔 출입을 단속하는데, 왜 이곳은 그렇지 않은가」고 묻자, 그는 『이곳은 관광지다. 남자가 여자친구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했다.
외국인 보호 의무가 있는 현지 경찰도 수수방관이다. 호텔 직원은 『경찰이 호텔 출입자의 신분증을 검사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호텔 측도 性매매를 조장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K호텔의 객실 화장실에는 비누·칫솔 등과 함께 콘돔 한 박스가 비치돼 있다. 다른 지역 호텔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일부 호텔은 지하나 2~3층에 노래방이나 술집을 설치해 놓고 고객들의 매춘을 유도한다.
하이커우뿐 아니라 싼야(三亞)도 한국인의 「탈선 천국」으로 변한 지 오래다.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한 한국인은 『싼야에는 젊은 남자들이 접대부로 나오는 여성 전용 술집이 있다』면서 『돈 많은 한국 아줌마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한국 남자들의 원정 性매매는 이밖에 산둥성(山東省)의 옌타이(烟台)·웨이하이(威海)·칭다오(靑島)와 랴오닝성(遼寧省)의 다롄(大連), 광둥성(廣東省)의 선전(深?)·주하이(珠海), 윈난성(雲南省)의 쿤밍(昆明) 등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 중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떠날 때까지 24시간 접대부 여성이 동행하며 性매매를 하는 신종 「섹스관광 상품」까지 등장했다.
산둥성이나 동북지역에서는 가라오케에 인종별 접대부 여성을 대기시켜 놓았다가 파트너로 정해 주기도 한다. 가령 漢族(한족)과 조선족 아가씨는 물론, 러시아 여성과 위구르族 등의 여성을 제공한다.
국내 여행사와 항공업체는 이런 현상을 잘 알고 있지만, 업계 이익을 위해 눈감아 주고 있다. 한 여행사 사장은 『국내에서 性매매로 인한 처벌이나 신분노출을 꺼리는 일부 한국인들이 골프·술·여자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중국으로 많이 가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은 비행기로 두세 시간이면 갈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해 당분간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현지 여행사들은 나이든 한국 골프 관광객들에게 『10代 후반의 「영계」가 있다』며 은근히 「回春(회춘)여행」을 부추기기도 한다. 2004년 시행된 性매매 특별법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性매매자에 대해서도 처벌을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의 무관심과 의지 부족으로 적발·처벌된 사례는 전혀 없다.
여행사는 눈 감고, 정부는 「나 몰라라」
「性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의 정미례 공동대표는 『지난해 9월 여성단체들이 법무부에 항의해 「해외 원정 性매매자의 여권발급을 제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시아에서 더 이상 「추한 한국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남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3년 광둥성(廣東省) 주하이(珠海)에서 일본인 여행객들이 집단 매춘관광을 하다 현지 언론에 적발·보도되면서, 중국에서 일제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양국 간 외교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에서 한국인 性매매가 지금처럼 만연할 경우, 유사한 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아시아지역에서 「韓流(한류)」로 얻은 좋은 이미지가 한국의 「추한 중산층」들로 인해 추락하고 있다.●
▣ 하이난 섬은「바가지」천국
중국 하이난(海南) 섬 골프여행은 3박5일(90홀) 기준 최저 39만9000원부터 120만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저렴한 상품이라고 해서 전체 비용이 싼 것은 결코 아니다. 하이난 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현지 여행사 가이드들의 「한국인 주머니 털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수법은 발 안마 업소에서 「바가지 씌우기」. 발이 피곤한 골프여행객들이란 점을 이용, 저녁 시간이면 어김없이 발 안마 업소로 안내한다. 문제는 한국 여행객들이 가는 안마 업소의 가격이 현지 발 안마 가격(25위안 내외)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200위안(약2만6000원)이란 점이다.
하이커우(海口)에서 여행사와 「뒷거래」를 하고 있는 S 안마소의 경우, 업소주인이 종업원들에게 『가격은 무조건 200위안이라고 얘기하라』고 지시해 중국어를 아는 한국인들도 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다. 200위안 가운데 절반은 현지 가이드가 챙긴다. 따라서 이를 피하려면 호텔 측에 문의하거나, 현지의 한국식당 등을 통해 별도로 발 안마 업소를 찾는 수밖에 없다. 현지 가이드들은 한국인들에게 접대부 여성을 공급해 줄 때도 가격을 두 배로 불러 절반을 챙긴다.
한국 여행객들은 현지 가이드가 안내하는 라텍스 상품 가게, 북한 상품 가게, 모조품 가게 등을 돌며 구매를 강요받는다. 한국 여행사의 골프상품 안내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아, 현지에서 여행객들과 가이드가 말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이드들은 『이런 곳을 방문하지 않으면 내가 벌금을 물어야 한다』며 동정심을 유도한다. 「짝퉁명품」 가게의 상품은 품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가격을 중국 시중 가격의 10배까지 매겨 놓아,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오히려 비싸다.
이 밖에 가이드들은 『팁을 40달러로 정해 놓았지만 회사에 모두 바쳐야 한다』면서 추가 팁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한국 여행객들은 당초 여행사가 제시한 가격과 맞먹는 돈을 현지에서 「빼앗기다시피」 한다.
한편 한국인이 밀려들면서 현지 골프장의 횡포 또한 늘고 있다. 조선족 가이드 C씨는 『몇 년 전까지도 골프장이 한국 손님 잡으려고 더 적극적이었는데, 지금은 좋은 골프장의 경우 1인당 36홀 보증금까지 요구하고 한국인을 깔본다』면서 『내가 돈을 못 벌어도 좋으니 1년간 한국 관광객이 발을 끊으면 중국인들의 태도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