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특집] 후세인 붕괴, 金正日로 표적 이동 - 군사전문 기자 庾龍源의 분석 : 월간조선

『북한이 이라크에 이어 미국의 다음 공격목표가 될 것인가?』

이라크戰이 미국의 승리로 사실상 끝나감에 따라 북한이 미국의 다음 표적이 될 것인지가 세간에 話頭(화두) 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전문가 및 軍 관계자들 사이에 다소 엇갈리고 있으며, 미국은 『이라크와 북한은 다르다. 북한 核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한국內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우려할 만한 외신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 4월8일 덴마크 국제학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라크戰을 계기로 테러리즘을 지원하거나 대량살상무기(WMD)를 은닉하는 국가들에 대한 선제공격이 좀더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들 중에도 이를 획득하려는 야심을 지닌 국가가 있다』며 『긴장이 위협으로 발전하기 전에 이를 인식하고 필요하면 이같은 위협이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미리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도 그 가능성에 대해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8일 모리스 스트롱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은 『지난 3월20일 미국의 對이라크전쟁이 시작될 때 나는 평양에서 북한 지도자들과 만나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開戰(개전)으로 미국이 실제로 행동에 나설 생각이며 자신들이 다음 목표물이라는 믿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고 했다. 스트롱 보좌관은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느끼는 위협을 걱정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안보가 핵심적인 문제』라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승리는 특히 金正日에게 충격을 안겨 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 정보분석가는 『미국은 이라크戰에서 팔·다리가 아닌 머리, 즉 후세인을 직접 때리는 전략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은 주효했다』며 『金正日은 이를 지켜보면서 미국의 확실한 메시지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한 장성도 『金正日은 후세인 동상이 이라크 국민과 美軍에 의해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동상을 떠올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러지원국 지도자의 暗殺을 합법화

현재 韓美 양국군은 한반도 유사시 평양 주석궁 등 북한 政·官·軍 국가 수뇌부에 대한 공격계획을 세워 놓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金正日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인간 정보(HUMINT)가 제한돼 있고, 북한의 光케이블을 이용한 교신으로 통신감청이 어려워 제한적으로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강행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미국이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한 선제공격과 함께 후세인처럼 金正日에 대해서도 직접 공격을 시도하는 작전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9·11 사건 이후 테러 수출 및 지원국, 대량살상무기 보유 및 수출국 지도자 등에 대한 암살을 합법화, CIA 공작팀과 특수부대를 투입해 후세인에 대한 암살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유사시 북한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CIA 특수공작팀과 델타포스, 실(SEAL) 등 美 특수부대원, 한국의 특전사 소속 707부대 등이 이런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부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작전전문가는 『후세인의 경우처럼 金正日의 은신처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유사시 金正日이나 軍 지휘부가 있는 곳은 통신량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교신량을 추적해 의심되는 곳을 정밀유도 폭탄으로 정확히 때리는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韓美 양국은 이미 북한 핵위기가 악화될 경우에 대비한 군사적인 대비책, 이른바 「우발계획(Contingency Plan)」을 마련해 놓고 구체화하는 작업을 지난해 말부터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韓美 양국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韓美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럼즈펠드 美 국방장관은 양국이 「우발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을 공식 확인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에 부쳐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1994년 북한 핵위기 때 검토됐던 영변 핵시설 폭격계획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물론 정치·경제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가 악화될 경우에 대비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영변 핵시설 폭격은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B-2 스텔스 폭격기 또는 F-117 스텔스 전폭기에 의한 JDAM(합동직격탄), GBU-27 등 정밀유도 폭탄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영변 핵시설 주변에는 수백 문의 대공포가 배치돼 평양을 제외하곤 북한에서 가장 밀도 높은 강력한 방공망이 구축돼 있다.

이 때문에 F-15, F-16 등 일반 전폭기보다는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가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F-117 스텔스 전폭기 6대가 지난 3월 10년 만에 韓美 연합훈련에 참가, 한반도에 배치된 것과 4월 초 훈련이 끝난 뒤 3주일 가량 더 체류하는 것이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스텔스기 중에서도 GPS 위성으로 유도되는 JDAM을 다량 투하할 수 있는 B-2 폭격기가 F-117 전폭기보다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JDAM은 싼 가격과 높은 정확도로 이라크戰에서 토마호크 미사일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됐다. 후세인 대통령의 은신처를 정밀폭격하는 데 사용된 것도 이 폭탄이다. GPS 위성으로 유도되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받는 레이저·적외선 유도방식과 달리 전천후 공격을 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북한이 지형을 따라 30~50m 높이에서 낮게 비행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의 특성에 대해 걸프戰 이후 면밀히 연구한 뒤 주요 예상 비행경로에 대공포나 對空(대공) 미사일을 배치, 격추될 가능성이 커 차선책으로 거론된다. 이라크戰에서 활약한 특수부대원들을 침투시켜 핵시설에 폭발물을 장착, 폭파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안전문제 때문에 폭격이나 미사일 공격에 비해 그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특수부대원들이 영변 핵단지에 투입되어, 아프가니스탄戰의 경우처럼 레이저 유도 장비로 레이저 유도 폭탄의 폭격을 정확히 유도할 가능성은 있다.

가공할 北韓의 보복과 반격 작전에도 대비

「최악의 시나리오」엔 북한의 보복 및 반격에 대비한 작전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1991년 걸프戰 이후 크게 쇠약해진 이라크와 달리 북한은 강력한 공격력을 갖춰 언제든지 韓美 양국군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남한 수도권을 초토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軍 총병력이 43만5000여 명이었던 데 비해 북한은 3배 가까운 117만여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고, 전차는 이라크의 1.5배, 전투기는 2.9~8.7배, 대공포는 3.4배, 地對地(지대지) 미사일은 23~35배에 이르는 戰力을 갖고 있다.

특히 강력한 포병화력, 화학무기와 이를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부대 등이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꼽힌다.

우선 북한은 방사포(다연장 로켓) 등 1만2500여 문의 각종 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서울을 바로 때릴 수 있는 장거리포 1100여 문이 전방 지역 갱도진지 등에 배치돼 있다. 주한미군은 북한이 시간당 최대 30만~50만 발의 포탄을 퍼부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선 과장된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韓美 양국군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국방부의 한 장성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선제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전면전을 감행하지 않고 스커드 미사일이나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장거리포 몇 발만 수도권을 향해 쏴도 서울은 恐慌(공황)에 가까운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화학무기 2500~5000t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3위의 화학무기 大國이기도 하다. 8개의 화학공장에서 생산한 신경성, 수포성, 혈액성, 구토 및 최루성 등 유독 작용제를 6개 시설에 분산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방부는 「국방백서」에서 밝히고 있다. 북한은 화학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사정거리 300~500km의 스커드 B·C 미사일 600여 발과 사정거리 1300km의 노동1호 미사일 100여 발도 보유하고 있다.

美, 북한의 지하 60m 지하 벙커 파괴용 폭탄 개발 중

특수부대의 경우 당초 10만 명 규모로 알려져 있었으나 수년 전부터 韓美 양국이 再평가 작업을 벌인 결과 12만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리언 러포트 駐韓미군사령관은 지난 3월13일 美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때문에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한 선제공격이 이뤄질 경우, 韓美 양국은 북한의 스커드, 노동1호 등 탄도미사일 기지, 전방 갱도진지에 숨어 있는 장거리포, 화학무기 생산 및 저장 시설 등에 대해 철저하게 감시를 하다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공격, 남한 쪽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또 전면전으로 擴戰(확전)될 기미가 있으면 이라크戰의 경우처럼 주석궁 등 북한 국가 수뇌부, 軍 지휘·통제·통신·정보 시스템 등 북한군의 두뇌와 중추신경, 심장부와 뼈 관절 마디마디를 정밀유도 무기로 족집게로 집어내듯 정확히 파괴, 이라크軍처럼 힘을 쓸 수 없도록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 작전에 해군 함정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과 각종 폭격기 및 전폭기에서 투하되는 JDAM, GBU-28 「벙커 버스터(Bunker Buster)」 등 정밀유도 폭탄과 空對地(공대지) 미사일 등이 이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전방지역 4000여 개의 지하시설을 비롯, 전국에 흩어져 있는 1만여 개의 지하시설에 軍 지휘소, 전투기 격납고, 미사일 기지, 화학무기·탄약 저장고 등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통력이 뛰어난 지하 침투 정밀유도 무기가 대량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북한의 동굴·갱도진지와 지하 벙커 등을 공격하는 데엔 GBU-28 「벙커 버스터」와 GBU-37 「케이브 버스터(Cave Buster)」가 주로 투입될 것으로 분석된다. 걸프戰 때 急造(급조)된 GBU-28은 2t에 달하는 강력한 탄두를 장착, 지표(흙)는 30m, 철근 콘크리트는 6m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기 때문에 견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GBU-37 「케이브 버스터」는 비슷한 위력을 갖는데, 동굴·갱도 진지를 공격하는 데 위력을 발휘, 아프가니스탄戰에서 알카에다 및 탈레반 은신처 공격에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북한은 이 폭탄들로도 파괴하기 어렵게 지하 60m 이하에 튼튼한 철근 콘크리트 지하 벙커도 상당수 건설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이에 따라 이들 지하 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특수폭탄도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지하시설 공격용 정밀유도 무기 보유량에 비해 북한 지하시설 수가 워낙 많아 공격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더구나 미국은 이라크戰에서 상당량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JDAM, 벙커 버스터 등을 소모한 상태여서 재고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장거리포와 갱도진지 포병의 약점

전방 지역에 배치된 북한의 장거리포와 갱도진지 포병 대응 문제는 韓美 양국군이 19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관심을 기울여 온 분야다. 韓美 양국군에 타격을 입히는 것은 물론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 한국민의 사기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군은 이른바 對火力戰(대화력전)이라는 이름 아래 갱도 진지에 배치된 각종 포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이 포병들은 갱도진지라는 요새에 들어앉아 있어 韓美 양국군의 골치를 썩여 왔지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갱도진지 포병은 사정거리 40~60km로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서울까지 공격할 수 있는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각종 견인 곡사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군사전문 월간지인 「디펜스 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북한 갱도진지는 동굴형, 터널형, 벙커형으로 돼 있는데 대부분의 야포 갱도는 고지 前斜面(전사면)과 도로 주변에, 방사포 갱도는 고지 後斜面(후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이 포들의 사격은 갱도 출구 개방→사격 준비→사격→이동→출구 폐쇄 순으로 이뤄져 포를 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디펜스 타임스」에 따르면 총 사격 소요시간(1회 사격시 10발 기준)은 122~170mm 자주포의 경우 20~30분이, 240mm 방사포의 경우는 6분 정도가 각각 소요된다.

이 포들은 갱도 밖으로 나와야 사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갱도 입구나 사격을 하는 砲床(포상)이 파괴되면 사격하기 어렵게 된다. 고지 전사면에 만들어진 야포 진지는 韓美 양국군의 감시수단에 쉽게 발견되고 공격도 쉽다. 갱도 외부에 노출된 관측소나 지휘통신 시설도 韓美 양국군에 의해 파괴될 수 있다.

韓美 양국군은 지금까지 미국의 KH-11·12 첩보위성과 U-2 정찰기, 한국군의 「금강」 정찰기와 RF-4C 정찰기, 전방 지역 관측장비 등을 통해 이 갱도진지들의 위치를 상당수 파악해 놓은 상태다. 유사시엔 여기에 무인 항공기(UAV), AN-TPQ 36·37 對砲兵(대포병) 레이더 등까지 동원해 북한군 포가 갱도 밖으로 나와 발사준비를 하거나 사격을 시작하면 즉각 때릴 준비를 해놓고 있다. 이라크戰의 경우처럼 갱도진지 상공에서 24시간 감시하며 實時間(실시간)으로 북한 포병의 움직임을 파악, 여차하면 즉각 공격하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선제타격 개념인 「OPLAN 5027-98」 만들어

여기엔 양국군의 구경 227mm 다연장로켓과 에이태킴스 地對地 미사일, AH-64 「아파치」 공격용 헬기 등으로 공격하거나, F-15·F-16 등 전폭기와 B-1 폭격기 등을 동원해 정밀유도 폭탄으로 폭격하는 방법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韓美 양국의 계획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制空權(제공권)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라크戰에서 미국이 마음놓고 정밀 폭격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이라크 공군이 初戰부터 전혀 맥을 추지 못했던 것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북한 공군은 이라크보다 戰力이 강하지만 유사시 韓美 양국군은 개전 3~7일이면 북한 공군을 궤멸,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美 뉴욕 타임스 등 일부 외신에선 북한 포병진지의 방대한 규모 때문에 소형 전술 핵무기까지 동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軍 관계자들은 북한이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공격을 하지 않는 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이 소형 핵무기는 「미니 핵무기(Mini-Nuke)」라 불리는데, 이라크·북한 등이 갖고 있는 견고한 지하시설 공격용으로 거론돼 왔다. 이들은 땅 속 깊이 뚫고 들어가 폭발한다는 점에서 「지표침투형 핵무기」라 불린다. 미국은 1993년 벙커 파괴용 B-61-11 침투형(관통형) 핵폭탄 개발에 착수, 1997년 실전배치했으나 지표 침투 깊이가 20피트(6m) 정도에 불과, 견고한 지하시설 파괴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戰은 북한 핵위기에 대비한 「최악의 시나리오」 외에도 전면전에 대비한 韓美 양국의 작전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양국은 북한이 전면 남침할 경우, 서울 이북에서 저지하다 미국의 대규모 增援軍(증원군)이 도착하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北進(북진),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른바 6단계에 따른 「OPLAN(연합작전계획) 5027」의 골자가 이것이다. 북한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커지자 양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선제타격 개념을 도입, 1998년엔 전쟁 발발 징후가 농후할 경우 생화학무기 생산 및 저장 시설, 핵시설, 탄도미사일 기지 등을 미리 때리는 「OPLAN 5027-98」을 만들었다.

기존의 「작전계획 5027」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발발 90일 이내에 69만 명의 병력, 5개 항공모함 전투단을 비롯한 함정 160여 척, 항공기(헬기 포함) 2500여 대 등을 한반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번 이라크戰에 투입된 것보다 훨씬 많은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셈이다.

한반도에도 「럼즈펠드 전략」 적용

그러나 이는 이라크戰에 나타난 미국의 新전략, 新전쟁 개념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미국은 첨단 정보수집 및 공격장비를 활용, 최대한 적은 병력으로 전쟁을 하는 新개념 전쟁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른바 「럼즈펠드 전략」이라 불리는 이 新전쟁 개념은 아프가니스탄戰에서 시험된 뒤 이라크戰에서도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軍 소식통들은 韓美 양국이 이미 「작전계획 5027」에도 이같은 신개념을 도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한다. 그럴 경우 美 증원병력 및 장비 규모가 종전보다 크게 줄어들고, 美 증원군이 도착하기 전이라도 특수부대 등이 과감하게 북한 지역으로 들어가 교란 및 정보수집, 북한 수뇌부 공격, 폭격유도 임무 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대규모 지상군 대신 소규모의 특수부대와 지상군 병력, 강력한 해·공군력, 정밀유도 무기 및 감시수단을 제공하며 대규모 지상전은 한국군이 맡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반도에서 이라크와 같은 선제공격, 즉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한국민과 미군의 피해가 너무 커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현재 경기 북부 지역에 배치돼 있는 주한 美 2사단은 북한의 장거리포 사정권 내에 있어 유사시 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미국은 1994년 北核 위기 때 영변 폭격을 검토했다가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時 90일 만에 미군 사상자는 5만2000여 명, 한국군 사상자는 49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워(war)게임 결과 때문에 공습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戰에서도 미국은 자국인들의 희생자 수에 얼마나 민감한지가 잘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미국의 美 2사단 한강 이남 再배치 추진에 대해 「북한 선제공격 계획과 맞물려 있는 것이 아니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아무리 韓美 양국군이 擴戰(확전)에 대한 대비를 잘한다 하더라도 북한은 물론 韓美 양측에도 상당한 인명피해가 예상되므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사회 일각은 물론, 軍內에서도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