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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뒀던 故 이병철 삼성 회장과 정의채 몬시뇰의 대화

글 : 김성동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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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채 몬시뇰은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는 분입니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1987년 10월 죽음을 40여 일 앞두고 정 신부에게 24가지 질문을 보냈습니다. 이 회장의 생전 그 질의응답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정 신부는 이 회장의 질문에 답을 해놓았습니다. 그 질의응답 중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 神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신이 준 것이 아닙니다. 관점 자체가 다른 것이죠. 인간이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불러들인 것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거저 받았어요. 없던 자기 존재가 생겨서 먹고살 수 있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러면 인간으로서 신에 대한 의무가 있는 것이에요. 그냥 받기만 할 수 없거든요. 인간이면, 은혜를 받았으면 갚아야지요.
 
  인간으로서 도리, 인간 상호 간에 지켜야 할 도리, 조물주에게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안 지켜서 문제가 생긴 것이에요. 왜?
 
  인간이 스스로 하느님 자리에 올라가려고 한 것이에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것이에요. 신이 의도한 인간과 다른 인간… 스스로 신이 돼버린 것이에요.”
 
  — 신은 왜 스탈린이나 히틀러 같은 악인을 만들었나.
 
  “스탈린·히틀러가 바로 신이 되려고 한 사람들이죠. 특히 스탈린은 하느님 행세를 하며 세계를 압박했습니다. 유물론(唯物論)은 빵과 자유를 빼앗았으나, 결국 마르크스주의는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수선한 봄입니다. 이 봄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소위 정치인 등 식자들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빨갱이’ ‘김정은 대변인’ ‘국가원수모독죄’ 등. 혹자는 직설적 언어가 친근감을 준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친근감과 가벼움은 구분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죽음을 앞둔 대한민국 최고 기업을 일군 분의 절박한 질문과 한 종교인의 정말 친근하면서도 간결, 명쾌한 답이 제게 큰 울림을 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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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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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원    (2019-04-12)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기독교적 신은 인간이 상상한 신일 뿐이다. 진짜 전지전능한 신이 존재한다면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악한을 그냥 울리가 없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인슈타인도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우전독조    (2019-03-29)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근본적인 의문.
신은 잘못이 없는데 신이 창조한 인간이 잘못하였다. 그러면 잘못하는 인간을 창조한 신은 잘못이 없는가. 고대 영지주의자들은 구약에 나오는 야훼는 불완전한 신이라 잘못을 저지르는 인간을 창조하였다가 상위의 신에게 책망을 받았다고 한다.
카톨릭은 내탓이오라는 운동을 하는 모양인데 신은 왜 내탓이오라고 하지 못하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아는 척 하는 말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말자. 정의구현사제단을 만든 사람이 이제는 정의구현사제단이 잘못하고 있다고 한다면 목숨을 바쳐서라도 해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예수의 죽음과 부활 : 예수의 죽음은 신이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을 재물로 바쳐 속죄한 것, 예수가 부활한 것은 신이 없으면 못 사는 인간들이 신을 부활시킨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떤가. 왠지 영지주의적이지 않나. 개신교에서는 극구 부정하겠지만 바울이 영주주의의 시조라고도 하는데.
  나도신    (2019-03-20)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그러니까 하느님도 신의 자리를 엿보는 자는 용서를 하지 않는군. 권력자가 도전자를 응징하듯이. 그런면에서 하느님은 인간적이고, 권력욕은 신의 세계나 인간의 세계에서 똑같다는 말이네.

20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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