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7·30 재·보선… 불안한 여 “15곳중 10곳 이상 질수도”〉. …새누리당에서는 “울산을 제외하고는 쉬운 곳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10곳 이상 질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 1대14의 결과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조선일보》 6월 27일자 A5면)
〔〈문창극 사퇴 파장·유병언 도피·박상은 의혹·총기 참극 ‘4대 악재’에 속수무책… 흔들리는 새누리〉. … 이번 재·보선은 최대 16곳에서 치러져 ‘미니 총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치적 의미가 크지만, 민심은 세월호 참사 여파가 영향을 미친 6·4 지방선거 때보다도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최대 7곳까지 치러질 수 있는 승부처 수도권에서 완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경향신문》 6월 25일자 4면)
제목과 기사 일부입니다. 7·30 재·보선을 한 달여 앞뒀을 시점입니다. 대다수 언론 매체들이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새누리당에서 들려오는 것은 “당 망가진다”(이완구 원내대표)는 비명(悲鳴)뿐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재·보선 특성상 우리도 쉽지 않다”(당 관계자)는 ‘표정관리’가 한창이었습니다.
기억에 가물가물하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당시를 되짚으면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이 60년 적폐(積弊) 척결의 적임자로 지명한 안대희(安大熙) 문창극(文昌克) 총리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하고, 사표를 받아 놓은 정홍원(鄭烘原) 총리를 유임시키는 ‘해외토픽감’을 만들어낸 직후였으니까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는 검찰과 경찰의 무능만을 노출한 채 지지부진했을 때였습니다. 여당 의원 차량에서 현금 다발 3000만원이 나온 것도 그즈음입니다. 악재(惡材)가 시리즈로 터지자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부정평가(48%)가 긍정평가(42%)를 앞질렀습니다. 더이상 새누리당이 대통령을 ‘팔아’ 선거를 치를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한국갤럽이 6월 27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41%, 새정치민주연합 29%였습니다. 여론조사에는 원래 야당의 숨은 표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 정도 차이는 선거결과에서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더구나 당시 새누리당은 하락세였습니다. 7월 4일 발표한 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31%로 1주일새 2%포인트 뛰어올랐습니다.
야당에 절대 유리했던 7월 초
새누리당이 서울 동작을에 김문수(金文洙) 전 경기지사를 공천키로 하고 쫓아다니는 사이 새정치민주연합은 7월 7일 선제(先制)적으로 동작을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공천했습니다. 기씨는 광주 광산을에 출마하려고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였습니다. 놀란 기씨는 서둘러 상경, 7월 8일 출마회견을 합니다. 문제는 기씨와 동작을 터줏대감 허동준 당협위원장이 학생운동 20년지기(知己)라는 사실입니다. 당에서 아무 설명이 없다가 자기를 배제했는데, 그것도 광주에서 출마하려던 자기 친구를 불러들이니 허씨는 패륜(悖倫)을 들고나왔습니다. 기씨 회견장은 허씨의 반발로 아수라장이 되었고, 그것은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유권자들에게 노출되었습니다. 허씨가 하도 난리를 치니까 유권자들은 마치 전략공천이란 제도 자체가 몹쓸 것처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전략공천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불가결(不可缺)한 제도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역량은 갖췄으되 여건이 안돼 정치를 하지 않는 인재를 중앙당에서 발굴, 공천하는 것이 원래 취지입니다. 개혁의 상징처럼 분칠된 상향식(上向式) 공천제도뿐이라면 이회창(李會昌) 손학규(孫鶴圭) 김문수(金文洙) 이해찬(李海瓚) 이런 분들 그동안 정치를 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상향식은 자질보다 유권자로 파고든 사람이 절대 유리합니다. 토호(土豪)들을 떠올리면 됩니다. 토호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세상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기씨를 불러올리지 않고 동작을에 다른 경쟁력 있는 사람을 공천했다면 그와 같은 공천 활극(活劇)은 없었을 것입니다. 마침 7월 둘째 주에는 새 장관들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열렸습니다. 논문 표절에 제자 논문 무임승차, 연구비 가로채기, 차떼기 연루, 군 복무중 박사학위 과정 이수, 음주운전 등으로 얼룩진, ‘보통사람만도 못한’ 장관 후보들에 대한 청문회는 야당에 날개를 달아 주었을 것입니다. 장관 후보들을 잘못 뽑았다는 것은 후보 본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검증과정 등 인사시스템의 문제와 맞물려 야당에 호재(好材)였음이 틀림없습니다. ‘미니 총선’을 앞두고 연이어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것은 ‘복받은 야당’에만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권은희 공천’만 없었더라면
그런데 어떻게 됐습니까.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권은희 수서경찰서 전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공천합니다. 2012년 대선 때 국가정보원의 정치 댓글 의혹을 수사하면서 경찰 수뇌부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권 전 과장의 주장은 법원 1심과 2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두 번의 재판에서 졌으니 권 전 과장의 주장은 십중팔구 허위이거나 과장(誇張)으로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도 권 전 과장은 경찰에 사표를 내고 ‘정의를 위해 싸우겠다’는 식으로 마이 웨이(my way)를 선언합니다. “정치를 할 생각이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합니다. 열흘 뒤 그는 공천을 받아들입니다.
야당이 그를 공천했다는 얘기는 법원의 판단을 못 믿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의 똑같은 1심과 2심 결과를 불신(不信)하는 사람은 단언컨대 20%를 넘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열흘 뒤 번복한 사람을 이해할 사람은 20%보다 훨씬 적을 것입니다. 이런 두 가지 상식과 대세를 야당은 거슬렀습니다. 그 역주행은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1주일 만에 3%포인트, 특히 서울에선 35%가 30%로, 경기에선 27%가 23%로 주저앉았습니다. 상승하던 지지율이 단 며칠 만에 반전했습니다.
광주 광산을은 야당이 누굴 공천하든 당선이 보장된 곳입니다. 김·안 두 대표가 광산을에 기동민씨, 서울 동작을에 천정배 전 법무장관을 공천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당 내외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반면 장관 후보들의 각종 구설(口舌)과 낙마(落馬) 뉴스는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바닥없이 끌어내렸을 것이 뻔합니다.
그렇게 되면 동작을은 어떻게 됐을까요. 김문수 전 지사에 이어 나경원 전 의원도 선뜻 출마를 결정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동작을 보선 자체가 싱겁게 야당 승리로 귀결될 수 있었다는 얘기지요. 나경원이라는 히든카드로도 새누리당은 동작을에서 힘겹게 승리했는데, 야당 공천 파동이 없었다면 어찌 됐겠습니까.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가상컨대 7월 세번째 주에는 여야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이내로 줄어드는 혼전 국면을 맞았을 것입니다.
“공천파동 없었으면 여야 대등했을 것”
야당에 대한 ‘천우신조(天佑神助)’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선거를 1주일여 남겨 두고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의 사망이 확인됩니다. 6월 12일 발견한 시신이 유병언씨임을 40일 만에 안 것입니다. 그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뒤진 검·경의 헛수고가 드러났고, 이는 곧바로 검경 무능에 대한 국민적 분노로 나타났습니다. 오죽하면 과학으로 밝혀 낸 ‘유병언 확인’을 전혀 근거없는 비과학적 의혹이 눌렀겠습니까. 국회에서 여야 간 밀고 당기기를 하던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도 결코 여당에 유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론조사를 하면 야당 주장에 대한 공감이 두 배 정도 높게 나왔거든요.
뿐만 아니라 선거 막판에 이뤄진 것이지만, 야권연대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야권연대가 너무 자주 써먹어 효과가 반감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효과가 큰 것은 부인할 수 없지요. 투표 전날 박범계 의원이 주장했던 유병언 시신 바꿔치기 의혹마저 없었다면 그야말로 완벽(完璧)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무너뜨렸습니다. 38%(새누리), 35%(새정치민주연합) 정도로 맞이했을 선거날을 41 대 26으로 맞습니다. 오로지 자신들의 결정으로 말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는 뒤집어 보면 압니다.⊙
〔〈문창극 사퇴 파장·유병언 도피·박상은 의혹·총기 참극 ‘4대 악재’에 속수무책… 흔들리는 새누리〉. … 이번 재·보선은 최대 16곳에서 치러져 ‘미니 총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치적 의미가 크지만, 민심은 세월호 참사 여파가 영향을 미친 6·4 지방선거 때보다도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최대 7곳까지 치러질 수 있는 승부처 수도권에서 완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경향신문》 6월 25일자 4면)
제목과 기사 일부입니다. 7·30 재·보선을 한 달여 앞뒀을 시점입니다. 대다수 언론 매체들이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새누리당에서 들려오는 것은 “당 망가진다”(이완구 원내대표)는 비명(悲鳴)뿐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재·보선 특성상 우리도 쉽지 않다”(당 관계자)는 ‘표정관리’가 한창이었습니다.
기억에 가물가물하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당시를 되짚으면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이 60년 적폐(積弊) 척결의 적임자로 지명한 안대희(安大熙) 문창극(文昌克) 총리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하고, 사표를 받아 놓은 정홍원(鄭烘原) 총리를 유임시키는 ‘해외토픽감’을 만들어낸 직후였으니까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는 검찰과 경찰의 무능만을 노출한 채 지지부진했을 때였습니다. 여당 의원 차량에서 현금 다발 3000만원이 나온 것도 그즈음입니다. 악재(惡材)가 시리즈로 터지자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부정평가(48%)가 긍정평가(42%)를 앞질렀습니다. 더이상 새누리당이 대통령을 ‘팔아’ 선거를 치를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한국갤럽이 6월 27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41%, 새정치민주연합 29%였습니다. 여론조사에는 원래 야당의 숨은 표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 정도 차이는 선거결과에서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더구나 당시 새누리당은 하락세였습니다. 7월 4일 발표한 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31%로 1주일새 2%포인트 뛰어올랐습니다.
야당에 절대 유리했던 7월 초
새누리당이 서울 동작을에 김문수(金文洙) 전 경기지사를 공천키로 하고 쫓아다니는 사이 새정치민주연합은 7월 7일 선제(先制)적으로 동작을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공천했습니다. 기씨는 광주 광산을에 출마하려고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였습니다. 놀란 기씨는 서둘러 상경, 7월 8일 출마회견을 합니다. 문제는 기씨와 동작을 터줏대감 허동준 당협위원장이 학생운동 20년지기(知己)라는 사실입니다. 당에서 아무 설명이 없다가 자기를 배제했는데, 그것도 광주에서 출마하려던 자기 친구를 불러들이니 허씨는 패륜(悖倫)을 들고나왔습니다. 기씨 회견장은 허씨의 반발로 아수라장이 되었고, 그것은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유권자들에게 노출되었습니다. 허씨가 하도 난리를 치니까 유권자들은 마치 전략공천이란 제도 자체가 몹쓸 것처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전략공천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불가결(不可缺)한 제도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역량은 갖췄으되 여건이 안돼 정치를 하지 않는 인재를 중앙당에서 발굴, 공천하는 것이 원래 취지입니다. 개혁의 상징처럼 분칠된 상향식(上向式) 공천제도뿐이라면 이회창(李會昌) 손학규(孫鶴圭) 김문수(金文洙) 이해찬(李海瓚) 이런 분들 그동안 정치를 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상향식은 자질보다 유권자로 파고든 사람이 절대 유리합니다. 토호(土豪)들을 떠올리면 됩니다. 토호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세상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기씨를 불러올리지 않고 동작을에 다른 경쟁력 있는 사람을 공천했다면 그와 같은 공천 활극(活劇)은 없었을 것입니다. 마침 7월 둘째 주에는 새 장관들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열렸습니다. 논문 표절에 제자 논문 무임승차, 연구비 가로채기, 차떼기 연루, 군 복무중 박사학위 과정 이수, 음주운전 등으로 얼룩진, ‘보통사람만도 못한’ 장관 후보들에 대한 청문회는 야당에 날개를 달아 주었을 것입니다. 장관 후보들을 잘못 뽑았다는 것은 후보 본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검증과정 등 인사시스템의 문제와 맞물려 야당에 호재(好材)였음이 틀림없습니다. ‘미니 총선’을 앞두고 연이어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것은 ‘복받은 야당’에만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권은희 공천’만 없었더라면
그런데 어떻게 됐습니까.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권은희 수서경찰서 전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공천합니다. 2012년 대선 때 국가정보원의 정치 댓글 의혹을 수사하면서 경찰 수뇌부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권 전 과장의 주장은 법원 1심과 2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두 번의 재판에서 졌으니 권 전 과장의 주장은 십중팔구 허위이거나 과장(誇張)으로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도 권 전 과장은 경찰에 사표를 내고 ‘정의를 위해 싸우겠다’는 식으로 마이 웨이(my way)를 선언합니다. “정치를 할 생각이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합니다. 열흘 뒤 그는 공천을 받아들입니다.
야당이 그를 공천했다는 얘기는 법원의 판단을 못 믿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의 똑같은 1심과 2심 결과를 불신(不信)하는 사람은 단언컨대 20%를 넘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열흘 뒤 번복한 사람을 이해할 사람은 20%보다 훨씬 적을 것입니다. 이런 두 가지 상식과 대세를 야당은 거슬렀습니다. 그 역주행은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1주일 만에 3%포인트, 특히 서울에선 35%가 30%로, 경기에선 27%가 23%로 주저앉았습니다. 상승하던 지지율이 단 며칠 만에 반전했습니다.
광주 광산을은 야당이 누굴 공천하든 당선이 보장된 곳입니다. 김·안 두 대표가 광산을에 기동민씨, 서울 동작을에 천정배 전 법무장관을 공천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당 내외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반면 장관 후보들의 각종 구설(口舌)과 낙마(落馬) 뉴스는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바닥없이 끌어내렸을 것이 뻔합니다.
그렇게 되면 동작을은 어떻게 됐을까요. 김문수 전 지사에 이어 나경원 전 의원도 선뜻 출마를 결정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동작을 보선 자체가 싱겁게 야당 승리로 귀결될 수 있었다는 얘기지요. 나경원이라는 히든카드로도 새누리당은 동작을에서 힘겹게 승리했는데, 야당 공천 파동이 없었다면 어찌 됐겠습니까.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가상컨대 7월 세번째 주에는 여야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이내로 줄어드는 혼전 국면을 맞았을 것입니다.
“공천파동 없었으면 여야 대등했을 것”
야당에 대한 ‘천우신조(天佑神助)’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선거를 1주일여 남겨 두고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의 사망이 확인됩니다. 6월 12일 발견한 시신이 유병언씨임을 40일 만에 안 것입니다. 그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뒤진 검·경의 헛수고가 드러났고, 이는 곧바로 검경 무능에 대한 국민적 분노로 나타났습니다. 오죽하면 과학으로 밝혀 낸 ‘유병언 확인’을 전혀 근거없는 비과학적 의혹이 눌렀겠습니까. 국회에서 여야 간 밀고 당기기를 하던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도 결코 여당에 유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론조사를 하면 야당 주장에 대한 공감이 두 배 정도 높게 나왔거든요.
뿐만 아니라 선거 막판에 이뤄진 것이지만, 야권연대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야권연대가 너무 자주 써먹어 효과가 반감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효과가 큰 것은 부인할 수 없지요. 투표 전날 박범계 의원이 주장했던 유병언 시신 바꿔치기 의혹마저 없었다면 그야말로 완벽(完璧)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무너뜨렸습니다. 38%(새누리), 35%(새정치민주연합) 정도로 맞이했을 선거날을 41 대 26으로 맞습니다. 오로지 자신들의 결정으로 말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는 뒤집어 보면 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