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직후였습니다. 정권이 전통적 여권(與圈)에서 전통적 야권(野圈)으로 넘어간 만큼 어떤 정책이 나올까 하는 데 관심이 집중돼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취재하고 있었죠. 취재 관련한 일로 윤성태(尹成泰) 전 보건사회부차관을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절 보자마자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래, 이 정권이 뭘 하겠다고 합디까.”
저는 인수위를 드나들면서 자주 들은 얘기를 전했습니다. “규제(規制) 철폐를 하겠다고 하던데요”라고요. 그랬더니 그는 “그건 이승만 때부터 나온 얘기고…”라고 일축해 버리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인수위에서는 거의 매일같이 각종 행정규제의 심각성이 어쩌고 하는 식의 브리핑을 하고 있었거든요. 30년 가까이 공직자로 일하며 저간의 사정을 알 만한 그가 그렇게 말하니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연유를 물었죠. 그랬더니 “규제 철폐라는 것은 정말 오래되고 그럴 듯한 구호이긴 한데, 관료가 실제 풀어야 할 규제는 풀지 않고 변죽만 울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공무원들은, 철폐할 규제를 내놓으라고 닦달하면 적어내긴 하는데, 그것이 곧 자신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핵심 규제는 어떤 형태로든 그대로 남겨둔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전 반신반의(半信半疑)했는데 기자 생활을 계속했던 경험으로 그 말이 ‘진리’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규제 철폐는 그 후 규제 개혁 또는 혁신(노무현 정부), 비즈니스 프렌들리 또는 행정개혁(이명박 정부), 손톱 밑 가시 제거(박근혜 정부) 등 이름을 바꿔가며 재등장했습니다. 그런데도 민원인(民願人)들은 여전히 “규제 때문에 못살겠다”고 난리입니다. 왜 그럴까요.
민원인을 옥죄는 핵심 규제가 바뀌지 않고 설령 바뀌었다 해도 슬그머니 다른 모습으로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한국규제학회 발표를 보면 명백해집니다. 작년 10월 현재 등록 규제가 1만5064건인데 2012년(1만1625건)에 비해 오히려 30%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규제학회 주장은 행정부가 폐지한 규제를 의원들이 ‘규제 입법’으로 부활시키기 때문이라는데, 제가 보기엔 그 배후에 공무원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원입법의 상당수가 실제로 정부 도움없이 이뤄지지 않거든요.
5년마다 반복되는 ‘규제 없애겠다’는 구호
공무원과 관련한 이야기 하나 또 하겠습니다. 바로 공무원연금 문제입니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심각하다고 한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매년 수천억원씩 퍼부어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참 묘합니다. 어느 언론 매체가 문제를 지적하면 다음 날엔 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공직사회에서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쉬쉬합니다. 그러다 여러 언론에서 기사를 쓰면 공무원 사회는 부산합니다. ‘수술하겠다’ ‘철밥통 손댄다’ 등 들으면 솔깃한 미사여구(美辭麗句)가 언론을 장식합니다. 기사가 사라지면 다시 ‘개혁 의지’도 사라집니다. 지난 십수 년간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무현 정부도 공무원연금을 건드리려다가 흐지부지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외부 압력에 정 견디지 못할 정도가 되면 실제 고칩니다. 그런데 핵심적인 문제는 피해갑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연금 구조의 근간은 흔들지 않는 것이죠. 그러면서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외국의 예를 들이대면서 우리의 문제점이 과장돼 있는 것인 양 홍보합니다.
2002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한 결과가 있더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연금 지급액은 월급의 40%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76%라고 합니다. 몇 차례 연금법 개정이 있었으니 달라졌겠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다른 것은 다 선진국 수준 운운하면서 왜 이런 것은 선진국을 따라가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공무원연금의 개혁을 다루는 사람들이 결국은 공무원의 영향력 아래 놓인 사람들이기 때문 아닐까요. 공무원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전문가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주변에 보이지 않습니다.
퇴직자 능력 우대?
《월간조선》은 2011년 7월호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상한 일처리’란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요지는 공정위가 기업의 담합(談合) 등을 조사한 뒤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데, 나중에 절반 정도를 되돌려준다는 것입니다. 최근 자료를 보면 2009년에 과징금의 51%인 1882억원을 되돌려주거나 감액(減額)해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징금 부과에 반발하는 기업들이 걸어온 행정소송에서 공정위가 진 것이 대부분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매년 ‘근본적’ 개선안을 내놓으라고 해도 상황은 매년 똑같거나 오히려 개악(改惡)됩니다.
왜 이럴까요. 핵심은 ‘밥그릇’에 있습니다. 공정위 고위공무원들은 퇴직 후 로펌에 재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징금 폭탄을 맞은 기업은 당연히 전관예우(前官禮遇)를 기대하고 그런 로펌을 찾아가게 마련이죠. 그런데 액수가 커지면 소송 비용이 많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만큼 공정위 퇴직자들의 몫도 커지게 마련일 것입니다. ‘공정위 퇴직자’가 누굽니까. 공정위 근무자의 ‘몇 년 후 모습’입니다. 공정위가 과징금 폭탄을 퍼붓는 이유가 결국은 자신들의 미래 밥그릇을 지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대목입니다.
《월간조선》이 당시 기사를 쓰면서 받았던 공정위 감사담당관의 해명은 이런 의심을 더욱 짙게 합니다. 담당관은 ‘스스로 정화(淨化)’를 강조한 뒤 “로펌 입장에서는 퇴직자들의 정보나 능력을 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굳이 막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라고 하더라고요.
전관예우? 일례를 들었습니다만 어느 조직이든 정도의 차이일 뿐 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쳐지지 않는 것일까요. 지금 제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국민정서와 거꾸로 가는 국회의 돈 씀씀이
아무리 지적을 해도 고쳐지지 않는 ‘덩어리 특권’의 압권은 국회입니다. 끊임없는 국회 보좌진 증원, 세비(歲費) 인상, 수당 신설 등의 메뉴는 이제 식상할 정도입니다. 그중에서도 국회의 돈 씀씀이는 알면 알수록 화가 날 정도입니다.
최근 정당 사무처 사람을 만났더니 근무지를 국회의원회관으로 옮긴다고 하더라고요. 이유인즉 국회의원회관의 공간이 남아돌아 이제는 정당에까지 ‘분양’하게 됐다네요. 의원 개인 사무실을 두 배로 넓혀놓고도 남는다는 것입니다. 국회는 2009년 4월 제2의원회관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1882억원을 들여서요. 아시다시피 당시는 전 세계가 제2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습니다. 아직도 그 여파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예외였습니다. 국회는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아닌 모양입니다.
그뿐입니까. 2011년 국회의원동산이란 곳에 무려 41억원을 들여 한옥을 하나 지어놓았습니다. 국회 안에 접견실로 쓸 만한 사무실이 수두룩한데 또 지은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들을 위해서는 돈을 펑펑 쓰는 국회가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낡은 청와대 비서동 건물을 리모델링하겠다는 예산은 기를 쓰고 막고 있습니다.
특권 의식도 이런 특권 의식이 없습니다. 더욱더 큰 문제는 이런 비판이 매년 계속되는데도 국회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라는 것입니다. 작년에 만난 한 전직 의원의 말을 듣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집단으로 조지면 ‘내 일 아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지목해서 조지면 ‘탄압받는다’고 선전해 표를 얻는 사람들”이라고 하더군요.
2014년. 올해는 다 고치려 하지 말고 이 중 하나만이라도 고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벌집은 여러 군데를 한꺼번에 건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곳 손댔다가 또 흐지부지되는 과거 악몽을 반복해선 안 되겠지요.
우선은 6월 지방선거에서 지방재정을 거덜낸 단체장들을 뽑지 말아야지요. 마침 《월간조선》이 이번 호 부록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을 뽑은 지 19년이 되는 동안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다뤘습니다. 올해 6월에 ‘고칠 것조차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권을 한번 누려봅시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저는 인수위를 드나들면서 자주 들은 얘기를 전했습니다. “규제(規制) 철폐를 하겠다고 하던데요”라고요. 그랬더니 그는 “그건 이승만 때부터 나온 얘기고…”라고 일축해 버리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인수위에서는 거의 매일같이 각종 행정규제의 심각성이 어쩌고 하는 식의 브리핑을 하고 있었거든요. 30년 가까이 공직자로 일하며 저간의 사정을 알 만한 그가 그렇게 말하니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연유를 물었죠. 그랬더니 “규제 철폐라는 것은 정말 오래되고 그럴 듯한 구호이긴 한데, 관료가 실제 풀어야 할 규제는 풀지 않고 변죽만 울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공무원들은, 철폐할 규제를 내놓으라고 닦달하면 적어내긴 하는데, 그것이 곧 자신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핵심 규제는 어떤 형태로든 그대로 남겨둔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전 반신반의(半信半疑)했는데 기자 생활을 계속했던 경험으로 그 말이 ‘진리’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규제 철폐는 그 후 규제 개혁 또는 혁신(노무현 정부), 비즈니스 프렌들리 또는 행정개혁(이명박 정부), 손톱 밑 가시 제거(박근혜 정부) 등 이름을 바꿔가며 재등장했습니다. 그런데도 민원인(民願人)들은 여전히 “규제 때문에 못살겠다”고 난리입니다. 왜 그럴까요.
민원인을 옥죄는 핵심 규제가 바뀌지 않고 설령 바뀌었다 해도 슬그머니 다른 모습으로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한국규제학회 발표를 보면 명백해집니다. 작년 10월 현재 등록 규제가 1만5064건인데 2012년(1만1625건)에 비해 오히려 30%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규제학회 주장은 행정부가 폐지한 규제를 의원들이 ‘규제 입법’으로 부활시키기 때문이라는데, 제가 보기엔 그 배후에 공무원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원입법의 상당수가 실제로 정부 도움없이 이뤄지지 않거든요.
5년마다 반복되는 ‘규제 없애겠다’는 구호
공무원과 관련한 이야기 하나 또 하겠습니다. 바로 공무원연금 문제입니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심각하다고 한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매년 수천억원씩 퍼부어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참 묘합니다. 어느 언론 매체가 문제를 지적하면 다음 날엔 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공직사회에서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쉬쉬합니다. 그러다 여러 언론에서 기사를 쓰면 공무원 사회는 부산합니다. ‘수술하겠다’ ‘철밥통 손댄다’ 등 들으면 솔깃한 미사여구(美辭麗句)가 언론을 장식합니다. 기사가 사라지면 다시 ‘개혁 의지’도 사라집니다. 지난 십수 년간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무현 정부도 공무원연금을 건드리려다가 흐지부지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외부 압력에 정 견디지 못할 정도가 되면 실제 고칩니다. 그런데 핵심적인 문제는 피해갑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연금 구조의 근간은 흔들지 않는 것이죠. 그러면서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외국의 예를 들이대면서 우리의 문제점이 과장돼 있는 것인 양 홍보합니다.
2002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한 결과가 있더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연금 지급액은 월급의 40%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76%라고 합니다. 몇 차례 연금법 개정이 있었으니 달라졌겠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다른 것은 다 선진국 수준 운운하면서 왜 이런 것은 선진국을 따라가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공무원연금의 개혁을 다루는 사람들이 결국은 공무원의 영향력 아래 놓인 사람들이기 때문 아닐까요. 공무원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전문가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주변에 보이지 않습니다.
퇴직자 능력 우대?
《월간조선》은 2011년 7월호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상한 일처리’란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요지는 공정위가 기업의 담합(談合) 등을 조사한 뒤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데, 나중에 절반 정도를 되돌려준다는 것입니다. 최근 자료를 보면 2009년에 과징금의 51%인 1882억원을 되돌려주거나 감액(減額)해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징금 부과에 반발하는 기업들이 걸어온 행정소송에서 공정위가 진 것이 대부분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매년 ‘근본적’ 개선안을 내놓으라고 해도 상황은 매년 똑같거나 오히려 개악(改惡)됩니다.
왜 이럴까요. 핵심은 ‘밥그릇’에 있습니다. 공정위 고위공무원들은 퇴직 후 로펌에 재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징금 폭탄을 맞은 기업은 당연히 전관예우(前官禮遇)를 기대하고 그런 로펌을 찾아가게 마련이죠. 그런데 액수가 커지면 소송 비용이 많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만큼 공정위 퇴직자들의 몫도 커지게 마련일 것입니다. ‘공정위 퇴직자’가 누굽니까. 공정위 근무자의 ‘몇 년 후 모습’입니다. 공정위가 과징금 폭탄을 퍼붓는 이유가 결국은 자신들의 미래 밥그릇을 지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대목입니다.
《월간조선》이 당시 기사를 쓰면서 받았던 공정위 감사담당관의 해명은 이런 의심을 더욱 짙게 합니다. 담당관은 ‘스스로 정화(淨化)’를 강조한 뒤 “로펌 입장에서는 퇴직자들의 정보나 능력을 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굳이 막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라고 하더라고요.
전관예우? 일례를 들었습니다만 어느 조직이든 정도의 차이일 뿐 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쳐지지 않는 것일까요. 지금 제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국민정서와 거꾸로 가는 국회의 돈 씀씀이
아무리 지적을 해도 고쳐지지 않는 ‘덩어리 특권’의 압권은 국회입니다. 끊임없는 국회 보좌진 증원, 세비(歲費) 인상, 수당 신설 등의 메뉴는 이제 식상할 정도입니다. 그중에서도 국회의 돈 씀씀이는 알면 알수록 화가 날 정도입니다.
최근 정당 사무처 사람을 만났더니 근무지를 국회의원회관으로 옮긴다고 하더라고요. 이유인즉 국회의원회관의 공간이 남아돌아 이제는 정당에까지 ‘분양’하게 됐다네요. 의원 개인 사무실을 두 배로 넓혀놓고도 남는다는 것입니다. 국회는 2009년 4월 제2의원회관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1882억원을 들여서요. 아시다시피 당시는 전 세계가 제2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습니다. 아직도 그 여파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예외였습니다. 국회는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아닌 모양입니다.
그뿐입니까. 2011년 국회의원동산이란 곳에 무려 41억원을 들여 한옥을 하나 지어놓았습니다. 국회 안에 접견실로 쓸 만한 사무실이 수두룩한데 또 지은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들을 위해서는 돈을 펑펑 쓰는 국회가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낡은 청와대 비서동 건물을 리모델링하겠다는 예산은 기를 쓰고 막고 있습니다.
특권 의식도 이런 특권 의식이 없습니다. 더욱더 큰 문제는 이런 비판이 매년 계속되는데도 국회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라는 것입니다. 작년에 만난 한 전직 의원의 말을 듣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집단으로 조지면 ‘내 일 아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지목해서 조지면 ‘탄압받는다’고 선전해 표를 얻는 사람들”이라고 하더군요.
2014년. 올해는 다 고치려 하지 말고 이 중 하나만이라도 고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벌집은 여러 군데를 한꺼번에 건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곳 손댔다가 또 흐지부지되는 과거 악몽을 반복해선 안 되겠지요.
우선은 6월 지방선거에서 지방재정을 거덜낸 단체장들을 뽑지 말아야지요. 마침 《월간조선》이 이번 호 부록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을 뽑은 지 19년이 되는 동안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다뤘습니다. 올해 6월에 ‘고칠 것조차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권을 한번 누려봅시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