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을 앞두고 있던 1998년 2월 어느날 일입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취재하던 제가 대변인실에 들렀습니다. 당선자 대변인은 박지원(朴智元) 현 민주통합당 의원이었습니다. 당시엔 인수위가 쓰던 서울 삼청동 교육행정연수원에 당선자 사무실도 함께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박 대변인이 “법조(法曹)를 취재했으니 알 것 아냐. 법무장관감 적당한 사람 없나?”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95년 8월부터 97년 1월까지 조선일보 법조팀장을 했던 경력을 그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저는 법조 취재를 할 당시 검찰총장인 김기수(金起秀)씨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김 총장은 “내 동기지만 정성진이가 정말 훌륭한 친구인데 아까워요”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김 총장과 정성진(鄭城鎭)씨는 사시 2회 동기입니다. 정성진씨는 그러나 김영삼 정권 때 재산이 법조계에서 가장 많다는 이유(대부분 상속재산)로 옷을 벗었습니다.
그래서 박 대변인에게 김 총장의 말을 전했습니다. “제가 면식은 없는데 김기수 총장이 이런 말을 간혹 하는 것을 들었고, 실제 법조계 평판도 좋던데요”라고요. 그랬더니 박 대변인은 수첩을 꺼내 뭔가 메모를 했습니다.
저는 그후 이런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실제 김대중 정권 출범 때 초대 법무장관은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이었던 박상천(朴相千)씨로 결정됐으니까요.
그런데 그 후 법무장관 후보 하마평이 나올 때마다 신문에 정성진씨가 거론되더군요. 다른 누가 또 추천했는지는 몰라도 박지원 대변인 등 핵심 그룹이 ‘일개 기자’의 얘기를 귀담아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그때 후보로 올려놓은 모양입니다. 실제로 정성진씨는 김대중 정권 내내 법무장관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9월에서야 법무장관이 됐습니다. 노무현 정권 때는 제가 야당인 한나라당을 취재할 때여서 이런 얘기를 나눠 본 적이 없습니다.
기자에게도 인재를 추천받았던 김대중·이명박 정부
그러다가 2007년 12월 대선이 이명박(李明博) 후보의 승리로 끝난 뒤에 비슷한 상황이 또 있었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캠프에 관여하던 친구한테서 돌연 연락이 왔습니다. 저를 보고 총리감을 추천해 달라는 것입니다. “왜 그래. 나 같은 사람이 추천해 봐야 무슨 소용 있겠어”라고 거절했죠. 그랬더니 그 친구가 “여기저기서 여러 사람에게 광범위하게 추천을 받고 있는 거야”라고 말하더군요. 제가 되물었습니다. “무엇을 겨냥한 총리냐를 우선 정해야지. 두 달 뒤(2008년 4월) 총선 대비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총리를 지명해야 하는데 그 경우 충청도 출신인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총장 같은 사람이 좋고, 그게 아니고 도곡동 땅, BBK 등 잡음이 많았던 대통령의 이미지를 바꾸겠다면 청빈의 대명사인 조무제(趙武濟) 전 대법관 같은 사람이 어때”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는 각각 추천의 이유를 더 상세히 묻더니 “알았어. 보고할게”라고 했습니다.
그후 공무원인 그 친구와 기자인 저는 각자의 생업으로 돌아갔지요. 자기 일이 바빠 서로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후 제가 아는 이명박 정부 사람들을 만나 보니 출범 전 분위기와 실제 조각(組閣) 때의 상황이 딴판이더군요.
중앙 정치무대를 오래 들여다본 제가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이 장관 후보가 됐다 낙마하기도 하고, 제가 알기로 능력이나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 출세 가도를 달리기도 했습니다. 그즈음 ‘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일은 형과 통한다), ‘고소영’(고려대·영남·소망교회), ‘왕(王)비서관’ 등의 신조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후 이명박 정부의 실세 중 한 사람이었던 국회의원이 집권 2년차 판을 새로 짠다는 둥 하면서 탐문을 하고 다닌 적도 있었는데,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대통령이 몇몇 실세들에게 여러 가지 주문을 했던 모양입니다. 이 대통령 스타일이 원래 비서나 측근들 간에도 경쟁시키길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럴 때 자기에게만 전권(全權)이 주어진 양 움직이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되기 십상인데, 제가 아는 실세는 아마 권력에 취한 나머지 그걸 몰랐던 모양입니다.
‘사람’보다 ‘보안’을 중시하는 듯한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와 비교하면 박근혜 정부에는 제가 과거 정치부 기자 시절 알고 지내던 ‘실세’들이 훨씬 많습니다. 지금도 간혹 만나게 되는데, 지난 1월의 경험을 거론하려고 합니다. 한참 인사(人事) 문제가 설왕설래할 때이지요. 저의 첫 질문이 “인사는 도대체 누가 하는 겁니까”였습니다. 그 사람도 답답해했습니다. “나도 몰라요. 어디 잡히는 데 없어요?”라고 되묻더군요. 둘이 앉아 하나씩 인맥을 점검해 보기도 하고, 각종 소문의 진상도 규명해 보려고 했습니다. 결론은 사적(私的)인 채널을 통해 보고를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얘기도 이것저것 나왔습니다. 사실 여부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새 정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공유(共有)하면서 헤어졌습니다.
그후 제가 만나는 사람마다 한숨만 쉴 뿐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 보라”는 얘기를 어느 누구한테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인사권자가 “널리 인재를 모아 보자”고 하지도 않는데 아랫사람이 나서서 누가 좋으냐고 묻고 다닐 리가 없습니다. 추천 통로 자체가 막혀 있다는 얘기죠.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했고 박근혜 새 대통령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李東洽)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여야(與野)의 협공을 받고 무너졌고, 김용준(金容俊) 총리 후보자도 낙마했습니다. 2월 13일 발표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도 이런저런 구설에 오르고는 있지만 직업공무원 출신이어서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박근혜 새 대통령이 인사를 하면서 지나치게 보안(保安)만을 강조해 온 탓입니다. 인사를 하는데 왜 그렇게 보안이 중요할까요. 사전에 어느 정도 알려져서 인사권자가 미처 검증하지 못한 부분이 드러나면 자연스럽게 교체하면 될 텐데요. 김대중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언론이 결정적 문제 제기를 하면 슬그머니 없던 일로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여론을 중시하는 노련한 정치인의 모습이지요.
계영배를 선물했던 11년전의 정신 되돌아봐야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2년 1월 18일자 《조선일보》 5면에 보면 이런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가 17일 당 출입기자들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자택에 초청했다. … 박 부총재는 기자들에게 자기로 된 술잔을 선물로 주면서, 그 잔의 이름을 ‘계영배(戒盈杯)’라고 했다.〉
제가 쓴 기사입니다. ‘계영배’란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최인호씨의 장편소설 《상도》(商道)에 나오는 ‘잔의 70% 이상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리게 고안된 잔’입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넘침을 경계하는 잔’입니다. 당시 박 부총재는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당내에서 갖고 있는 권력을 ‘제왕적’이라 몰아붙이며 당내 민주화를 주장하고 있었지요. 기자들은 계영배를 선물로 택한 이유가 이 총재의 ‘넘침’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때 선물로 받은 계영배를 저는 11년이 넘게 찬장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느라 찬장에서 꺼내 잔에 물을 부어 봤습니다. 70%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물이 어느 정도 차면 싹 빠져 버렸습니다. 많은 이가 계영배를 곁에 두고 행여 넘치는 일을 하지는 않는지 스스로를 경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찬장에 있는 계영배를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곤 합니다. 젊은 사람들의 눈으로 보기에,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으면 뭐든지 넘치는 일을 많이 하거든요.
후보가 일찍 노출돼 명예를 훼손당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개그콘서트 한 코너처럼 ‘숨겨도 너~무 숨기는’ 일이 많으면 헛소문이 양산되게 마련입니다. 박근혜 새 대통령이 ‘넘치게’ 보안만을 강조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국민들이 좀 미리 알면 안 되나요. 소통의 봄을 기대해 봅니다.⊙
저는 법조 취재를 할 당시 검찰총장인 김기수(金起秀)씨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김 총장은 “내 동기지만 정성진이가 정말 훌륭한 친구인데 아까워요”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김 총장과 정성진(鄭城鎭)씨는 사시 2회 동기입니다. 정성진씨는 그러나 김영삼 정권 때 재산이 법조계에서 가장 많다는 이유(대부분 상속재산)로 옷을 벗었습니다.
그래서 박 대변인에게 김 총장의 말을 전했습니다. “제가 면식은 없는데 김기수 총장이 이런 말을 간혹 하는 것을 들었고, 실제 법조계 평판도 좋던데요”라고요. 그랬더니 박 대변인은 수첩을 꺼내 뭔가 메모를 했습니다.
저는 그후 이런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실제 김대중 정권 출범 때 초대 법무장관은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이었던 박상천(朴相千)씨로 결정됐으니까요.
그런데 그 후 법무장관 후보 하마평이 나올 때마다 신문에 정성진씨가 거론되더군요. 다른 누가 또 추천했는지는 몰라도 박지원 대변인 등 핵심 그룹이 ‘일개 기자’의 얘기를 귀담아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그때 후보로 올려놓은 모양입니다. 실제로 정성진씨는 김대중 정권 내내 법무장관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9월에서야 법무장관이 됐습니다. 노무현 정권 때는 제가 야당인 한나라당을 취재할 때여서 이런 얘기를 나눠 본 적이 없습니다.
기자에게도 인재를 추천받았던 김대중·이명박 정부
그러다가 2007년 12월 대선이 이명박(李明博) 후보의 승리로 끝난 뒤에 비슷한 상황이 또 있었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캠프에 관여하던 친구한테서 돌연 연락이 왔습니다. 저를 보고 총리감을 추천해 달라는 것입니다. “왜 그래. 나 같은 사람이 추천해 봐야 무슨 소용 있겠어”라고 거절했죠. 그랬더니 그 친구가 “여기저기서 여러 사람에게 광범위하게 추천을 받고 있는 거야”라고 말하더군요. 제가 되물었습니다. “무엇을 겨냥한 총리냐를 우선 정해야지. 두 달 뒤(2008년 4월) 총선 대비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총리를 지명해야 하는데 그 경우 충청도 출신인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총장 같은 사람이 좋고, 그게 아니고 도곡동 땅, BBK 등 잡음이 많았던 대통령의 이미지를 바꾸겠다면 청빈의 대명사인 조무제(趙武濟) 전 대법관 같은 사람이 어때”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는 각각 추천의 이유를 더 상세히 묻더니 “알았어. 보고할게”라고 했습니다.
그후 공무원인 그 친구와 기자인 저는 각자의 생업으로 돌아갔지요. 자기 일이 바빠 서로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후 제가 아는 이명박 정부 사람들을 만나 보니 출범 전 분위기와 실제 조각(組閣) 때의 상황이 딴판이더군요.
중앙 정치무대를 오래 들여다본 제가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이 장관 후보가 됐다 낙마하기도 하고, 제가 알기로 능력이나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 출세 가도를 달리기도 했습니다. 그즈음 ‘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일은 형과 통한다), ‘고소영’(고려대·영남·소망교회), ‘왕(王)비서관’ 등의 신조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후 이명박 정부의 실세 중 한 사람이었던 국회의원이 집권 2년차 판을 새로 짠다는 둥 하면서 탐문을 하고 다닌 적도 있었는데,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대통령이 몇몇 실세들에게 여러 가지 주문을 했던 모양입니다. 이 대통령 스타일이 원래 비서나 측근들 간에도 경쟁시키길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럴 때 자기에게만 전권(全權)이 주어진 양 움직이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되기 십상인데, 제가 아는 실세는 아마 권력에 취한 나머지 그걸 몰랐던 모양입니다.
‘사람’보다 ‘보안’을 중시하는 듯한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와 비교하면 박근혜 정부에는 제가 과거 정치부 기자 시절 알고 지내던 ‘실세’들이 훨씬 많습니다. 지금도 간혹 만나게 되는데, 지난 1월의 경험을 거론하려고 합니다. 한참 인사(人事) 문제가 설왕설래할 때이지요. 저의 첫 질문이 “인사는 도대체 누가 하는 겁니까”였습니다. 그 사람도 답답해했습니다. “나도 몰라요. 어디 잡히는 데 없어요?”라고 되묻더군요. 둘이 앉아 하나씩 인맥을 점검해 보기도 하고, 각종 소문의 진상도 규명해 보려고 했습니다. 결론은 사적(私的)인 채널을 통해 보고를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얘기도 이것저것 나왔습니다. 사실 여부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새 정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공유(共有)하면서 헤어졌습니다.
그후 제가 만나는 사람마다 한숨만 쉴 뿐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 보라”는 얘기를 어느 누구한테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인사권자가 “널리 인재를 모아 보자”고 하지도 않는데 아랫사람이 나서서 누가 좋으냐고 묻고 다닐 리가 없습니다. 추천 통로 자체가 막혀 있다는 얘기죠.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했고 박근혜 새 대통령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李東洽)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여야(與野)의 협공을 받고 무너졌고, 김용준(金容俊) 총리 후보자도 낙마했습니다. 2월 13일 발표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도 이런저런 구설에 오르고는 있지만 직업공무원 출신이어서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박근혜 새 대통령이 인사를 하면서 지나치게 보안(保安)만을 강조해 온 탓입니다. 인사를 하는데 왜 그렇게 보안이 중요할까요. 사전에 어느 정도 알려져서 인사권자가 미처 검증하지 못한 부분이 드러나면 자연스럽게 교체하면 될 텐데요. 김대중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언론이 결정적 문제 제기를 하면 슬그머니 없던 일로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여론을 중시하는 노련한 정치인의 모습이지요.
계영배를 선물했던 11년전의 정신 되돌아봐야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2년 1월 18일자 《조선일보》 5면에 보면 이런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가 17일 당 출입기자들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자택에 초청했다. … 박 부총재는 기자들에게 자기로 된 술잔을 선물로 주면서, 그 잔의 이름을 ‘계영배(戒盈杯)’라고 했다.〉
제가 쓴 기사입니다. ‘계영배’란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최인호씨의 장편소설 《상도》(商道)에 나오는 ‘잔의 70% 이상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리게 고안된 잔’입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넘침을 경계하는 잔’입니다. 당시 박 부총재는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당내에서 갖고 있는 권력을 ‘제왕적’이라 몰아붙이며 당내 민주화를 주장하고 있었지요. 기자들은 계영배를 선물로 택한 이유가 이 총재의 ‘넘침’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때 선물로 받은 계영배를 저는 11년이 넘게 찬장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느라 찬장에서 꺼내 잔에 물을 부어 봤습니다. 70%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물이 어느 정도 차면 싹 빠져 버렸습니다. 많은 이가 계영배를 곁에 두고 행여 넘치는 일을 하지는 않는지 스스로를 경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찬장에 있는 계영배를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곤 합니다. 젊은 사람들의 눈으로 보기에,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으면 뭐든지 넘치는 일을 많이 하거든요.
후보가 일찍 노출돼 명예를 훼손당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개그콘서트 한 코너처럼 ‘숨겨도 너~무 숨기는’ 일이 많으면 헛소문이 양산되게 마련입니다. 박근혜 새 대통령이 ‘넘치게’ 보안만을 강조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국민들이 좀 미리 알면 안 되나요. 소통의 봄을 기대해 봅니다.⊙
조영일
(201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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