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선 투표일을 며칠 앞둔 12월 중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돕고 있던 선배와 만났습니다. 그는 박 후보를 돕고 있지만 늘 비판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그 선배가 여의도에서 ‘정치밥’ 먹은 지는 수십 년 됐습니다. 현실정치라면 달인(達人)의 경지에 올랐다고 봐야지요. 그 선배가 말하더군요. “난 박근혜를 보면 가슴이 답답해. 뭐 매사에 시원시원한 게 없어. 그저 버벅대고, 그래서 어떻게 험난한 정치판을 이끌어 갈지 대통령이 되더라도 걱정이야. 안 그래? 당신 생각은 어때?”
그 말을 들은 후 저도 ‘대통령 박근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독자 여러분들도 12·19 대선 전에 한번 쯤은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어떻게 정치를 할까’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등등의 상상을 해 보셨을 것입니다. 어땠습니까.
저는 그 선배의 말에 90%쯤 동의합니다. 제가 박 후보와 독대(獨對)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입니다. 그후 저도 정치판 언저리를 떠난 적이 없었으니 박 후보는 늘 관심대상이었고 취재대상이기도 했다고 봐야지요. 기자로서 오랫동안 관찰한 결과, 박 후보는 타이밍(timing)의 정치를 하지 못하더라고요. 2012 대선 과정에서도 보셨겠지만 이벤트(event)에도 약합니다.
정치학 이론에 보면, 미란다(miranda) 크레덴다(credenda)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미란다는 ‘상징 조작’이란 말로, 크레덴다는 ‘합리화의 상징’이란 말로 번역해 사용합니다. 통치자가 인간의 정서적 측면에 호소하는 상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전자이고, 이성적으로 설득·납득시키는 것이 후자입니다. 통치자는 이런 것들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당선자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 이런 일을 멀리했거나 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국민들에게, 심지어 그를 좋아하는 유권자들에게까지 ‘답답함’을 보여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실이 된 지금, 그가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견지한다면 그의 지지자들이 달아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입니다. 여의도 선배가 걱정하던 대로 정말 답답한 일이 계속돼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인수위원 중에서 장관 뽑는 것이 원칙
박근혜 당선자가 맨 처음 맞닥뜨려야 할 문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입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speechwriter)인 시어도어 소렌슨(Theodore Sorensen)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성공적인 대통령후보라면 자신이 당선될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지자마자 누가 정권인수 작업을 이끌 것인지, 누가 정권인수팀의 대변인을 맡을 것인지, 취임 이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어디서 보낼 것인지에 대해 발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고요. 선거전이 박빙이었으니 이런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것으로 봅니다만 지금부터라도 정말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월간조선》은 이번 호에서 《대통령직 인수위를 말하다》를 별책부록으로 엮었습니다. ‘취임준비팀’이란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이 노태우 정부였으니 그때부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까지 5개 정부의 인수위원과 정권설계자를 인터뷰했습니다. 인수위라는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 것이 성공하는 정부의 첫걸음인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제가 인수위를 취재했던 경험까지 합쳐 보겠습니다.
그 첫째는 인수위 구성을 졸속으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수위원 중에서 각부 장관이 많이 나오도록 짜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첫 조각(組閣)의 장관을 뽑는 것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인수위원을 인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수위는 행정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계승해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 등을 선거공약과 비교하면서 추려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인수위 따로’, ‘행정 부처 따로’가 됩니다. 제가 1998년 김대중 인수위를 취재하던 시절 신문들은 연일 1면 톱기사로 ‘~백지화’, ‘~추진’을 써 댔습니다. 왜 ‘써 댔다’는 표현을 썼겠습니까. 그 뒤 ‘써 댄 대로’ 된 일이 제 기억에는 거의 없습니다. 행정부처를 맡을 가능성이 별로 없는 인수위원들이 ‘무책임하게’ 한 말을 언론들이 ‘무책임하게’ 받아 썼기에 그런 일이 생긴 것이지요. 직접 행정부처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인수위원들이라면 좀 더 책임감 있게, 그리고 현실성 있는 얘기를 했을 것입니다.
인수위원 중에서 각료를 기용한다는 전제로 한다면 인수위 구성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검증도 인사청문회에 대비해야 하는 수준으로 해야 하고요. 박 당선자가 선거 기간 내내 외친 국민대통합, 시대교체의 정신도 살리려면 더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답답한 인사가 돼서는 안 되겠지요.
각종 ‘無償’ 공약들 재점검해야
둘째는 복지(福祉) 공약에 대한 재점검입니다. 박 당선자가 후보 시절 내놓은 복지 공약 기억하시죠. 4대 중증(重症)질환의 보장률 단계적 인상, 만 5세까지 국가 무상보육, 무상 유아교육, 고등학교 무상 교육, 셋째 자녀 등록금 지원을 포함한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 ….
한마디로 얘기하면 무상(無償) 시리즈입니다. 좌파적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 했던 민주당 후보의 포퓰리즘에 맞서려다 무리한 정책 공약들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 무슨 돈으로 이런 공약들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예산을 절감해서 …’ 정도가 제 기억에 있습니다.
잘 아시지만 340조원 정도 되는 1년 예산 중 수십조(兆)를 절감할 수 있다면 과거 예산 담당자들은 청문회에 서야 합니다. 예산 낭비 혐의를 받아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전 예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감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예산 담당 공무원들이 그렇게 엉터리라면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속아 살았다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인건비와 같은 경직성(硬直性) 경비도 많습니다.
그럼 박 당선자의 복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돈을 어디서 뽑아야 하겠습니까. 일부는 예산을 절약해서 만들고 결국은 세금을 더 거둘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증세(增稅), 이거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섣불리 추진했다가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선 순위를 정해서 정권 초기에 국민들의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 기억하시죠. 연간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도약이랍니다. 여기에다 MB 물가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다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 생각해도 황당할 따름입니다.
세계 경제는 2013년에도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글로벌 경제상황과 동떨어져 살 수 없는 우리입니다. 세계 경제가 위험한데 대한민국만 나홀로 잘나갈 수 있겠습니까.
쇄신은 기득권 내려놓기부터
셋째는 정치 쇄신의 문제입니다. 박근혜 당선자는 후보 시절 대통령 산하에 국정쇄신 정책회의(가칭)를 설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합 탕평인사, 민주적 국정운영, 국회와의 협력강화, 검찰 개혁 등을 다루겠다고 했습니다. 따져 보면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 타령입니다. 왜일까요.
이런 과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자들이 자기들의 권리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탕평인사를 하려면 박 당선자를 둘러싼 대구·경북 출신 상당수가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합니다. 민주적 국정운영을 하려면 대통령과 공무원의 권력부터 내놓아야 합니다. 국회와 협력강화는 야당의 떼쓰기를 감수해야 하고 검찰 개혁은 정권에 아부하는 정치 검사를 솎아낼 혜안(慧眼)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박근혜 당선자의 주변 인사들이 자신들의 차지가 된 ‘떡’을 떼서 다른 세력, 다른 사람에게 나눠 주려 할까요. 저의 취재 경험으로 보면 어림없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스스로가 쓴소리를 찾아서 듣고 수시로 쇄신의 정도를 점검하고 독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쇄신이란 구호는 3개월만 지나면 쓰기 쑥스러워지는 지경이 될 것입니다.
새로이 대한민국호를 이끌게 된 박근혜 선장(船長)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으니 남성이 이루지 못한 일을 한번 해 봤으면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찍었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성공한 정부를 한 번이라도 가져 봅시다.⊙
그 말을 들은 후 저도 ‘대통령 박근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독자 여러분들도 12·19 대선 전에 한번 쯤은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어떻게 정치를 할까’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등등의 상상을 해 보셨을 것입니다. 어땠습니까.
저는 그 선배의 말에 90%쯤 동의합니다. 제가 박 후보와 독대(獨對)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입니다. 그후 저도 정치판 언저리를 떠난 적이 없었으니 박 후보는 늘 관심대상이었고 취재대상이기도 했다고 봐야지요. 기자로서 오랫동안 관찰한 결과, 박 후보는 타이밍(timing)의 정치를 하지 못하더라고요. 2012 대선 과정에서도 보셨겠지만 이벤트(event)에도 약합니다.
정치학 이론에 보면, 미란다(miranda) 크레덴다(credenda)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미란다는 ‘상징 조작’이란 말로, 크레덴다는 ‘합리화의 상징’이란 말로 번역해 사용합니다. 통치자가 인간의 정서적 측면에 호소하는 상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전자이고, 이성적으로 설득·납득시키는 것이 후자입니다. 통치자는 이런 것들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당선자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 이런 일을 멀리했거나 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국민들에게, 심지어 그를 좋아하는 유권자들에게까지 ‘답답함’을 보여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실이 된 지금, 그가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견지한다면 그의 지지자들이 달아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입니다. 여의도 선배가 걱정하던 대로 정말 답답한 일이 계속돼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인수위원 중에서 장관 뽑는 것이 원칙
박근혜 당선자가 맨 처음 맞닥뜨려야 할 문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입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speechwriter)인 시어도어 소렌슨(Theodore Sorensen)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성공적인 대통령후보라면 자신이 당선될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지자마자 누가 정권인수 작업을 이끌 것인지, 누가 정권인수팀의 대변인을 맡을 것인지, 취임 이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어디서 보낼 것인지에 대해 발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고요. 선거전이 박빙이었으니 이런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것으로 봅니다만 지금부터라도 정말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월간조선》은 이번 호에서 《대통령직 인수위를 말하다》를 별책부록으로 엮었습니다. ‘취임준비팀’이란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이 노태우 정부였으니 그때부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까지 5개 정부의 인수위원과 정권설계자를 인터뷰했습니다. 인수위라는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 것이 성공하는 정부의 첫걸음인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제가 인수위를 취재했던 경험까지 합쳐 보겠습니다.
그 첫째는 인수위 구성을 졸속으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수위원 중에서 각부 장관이 많이 나오도록 짜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첫 조각(組閣)의 장관을 뽑는 것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인수위원을 인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수위는 행정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계승해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 등을 선거공약과 비교하면서 추려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인수위 따로’, ‘행정 부처 따로’가 됩니다. 제가 1998년 김대중 인수위를 취재하던 시절 신문들은 연일 1면 톱기사로 ‘~백지화’, ‘~추진’을 써 댔습니다. 왜 ‘써 댔다’는 표현을 썼겠습니까. 그 뒤 ‘써 댄 대로’ 된 일이 제 기억에는 거의 없습니다. 행정부처를 맡을 가능성이 별로 없는 인수위원들이 ‘무책임하게’ 한 말을 언론들이 ‘무책임하게’ 받아 썼기에 그런 일이 생긴 것이지요. 직접 행정부처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인수위원들이라면 좀 더 책임감 있게, 그리고 현실성 있는 얘기를 했을 것입니다.
인수위원 중에서 각료를 기용한다는 전제로 한다면 인수위 구성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검증도 인사청문회에 대비해야 하는 수준으로 해야 하고요. 박 당선자가 선거 기간 내내 외친 국민대통합, 시대교체의 정신도 살리려면 더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답답한 인사가 돼서는 안 되겠지요.
각종 ‘無償’ 공약들 재점검해야
둘째는 복지(福祉) 공약에 대한 재점검입니다. 박 당선자가 후보 시절 내놓은 복지 공약 기억하시죠. 4대 중증(重症)질환의 보장률 단계적 인상, 만 5세까지 국가 무상보육, 무상 유아교육, 고등학교 무상 교육, 셋째 자녀 등록금 지원을 포함한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 ….
한마디로 얘기하면 무상(無償) 시리즈입니다. 좌파적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 했던 민주당 후보의 포퓰리즘에 맞서려다 무리한 정책 공약들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 무슨 돈으로 이런 공약들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예산을 절감해서 …’ 정도가 제 기억에 있습니다.
잘 아시지만 340조원 정도 되는 1년 예산 중 수십조(兆)를 절감할 수 있다면 과거 예산 담당자들은 청문회에 서야 합니다. 예산 낭비 혐의를 받아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전 예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감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예산 담당 공무원들이 그렇게 엉터리라면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속아 살았다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인건비와 같은 경직성(硬直性) 경비도 많습니다.
그럼 박 당선자의 복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돈을 어디서 뽑아야 하겠습니까. 일부는 예산을 절약해서 만들고 결국은 세금을 더 거둘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증세(增稅), 이거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섣불리 추진했다가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선 순위를 정해서 정권 초기에 국민들의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 기억하시죠. 연간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도약이랍니다. 여기에다 MB 물가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다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 생각해도 황당할 따름입니다.
세계 경제는 2013년에도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글로벌 경제상황과 동떨어져 살 수 없는 우리입니다. 세계 경제가 위험한데 대한민국만 나홀로 잘나갈 수 있겠습니까.
쇄신은 기득권 내려놓기부터
셋째는 정치 쇄신의 문제입니다. 박근혜 당선자는 후보 시절 대통령 산하에 국정쇄신 정책회의(가칭)를 설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합 탕평인사, 민주적 국정운영, 국회와의 협력강화, 검찰 개혁 등을 다루겠다고 했습니다. 따져 보면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 타령입니다. 왜일까요.
이런 과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자들이 자기들의 권리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탕평인사를 하려면 박 당선자를 둘러싼 대구·경북 출신 상당수가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합니다. 민주적 국정운영을 하려면 대통령과 공무원의 권력부터 내놓아야 합니다. 국회와 협력강화는 야당의 떼쓰기를 감수해야 하고 검찰 개혁은 정권에 아부하는 정치 검사를 솎아낼 혜안(慧眼)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박근혜 당선자의 주변 인사들이 자신들의 차지가 된 ‘떡’을 떼서 다른 세력, 다른 사람에게 나눠 주려 할까요. 저의 취재 경험으로 보면 어림없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스스로가 쓴소리를 찾아서 듣고 수시로 쇄신의 정도를 점검하고 독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쇄신이란 구호는 3개월만 지나면 쓰기 쑥스러워지는 지경이 될 것입니다.
새로이 대한민국호를 이끌게 된 박근혜 선장(船長)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으니 남성이 이루지 못한 일을 한번 해 봤으면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찍었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성공한 정부를 한 번이라도 가져 봅시다.⊙
조영일
(2012-12-22)
: 86
: 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