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9월 신한국당 이인제 당시 경기도지사가 탈당하자 이회창 대선 후보 진영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회창 후보의 경우, 가뜩이나 아들의 병역 의혹으로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이인제 지사를 복당(復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은 당연하겠죠. 실제 양쪽을 오가며 ‘협상’을 벌인 분도 있었습니다.
이 협상의 본질은 후보를 이회창으로 하되 이인제 지사를 위상에 걸맞게 적절하게 ‘대접’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그해 9월 이인제 지사의 지지율이 이회창 후보보다 상당히 높았다는 것입니다. 선거가 임박해 사표(死票)를 내지 않으려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감안하면 당시로선 이인제 지사에게 승산(勝算)이 없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러니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 리 있었겠습니까. 서로 많은 것을 요구했으니 말입니다.
결국 여권(與圈)의 두 후보는 그대로 선거전에 들어갔습니다. 선거 양상이 묘하게 돌아가더군요. 이회창 후보는 김대중(DJ)·이인제 후보를 모두 공격하고 김대중 후보는 이회창 후보 공격에 집중했습니다. 이인제 후보는 ‘젊은 후보론’으로 차별화 전략을 썼지만 캠프 내에서는 친정인 신한국당에 대한 적대감이 더 컸습니다. 한솥밥을 먹고 있다가 헤어지면 섭섭함이 원망으로 바뀌고, 급기야는 적대의식을 갖게 되는 이치입니다.
그러다가 11월 들어 여권을 취재원(源)으로 하는 이인제 후보 음해 보도의 여파로 선거가 2강(强) 1중(中)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이인제 진영은 오기(傲氣)로 똘똘 뭉쳤습니다. 특히 신한국당에서 “이인제 찍으면 김대중 된다”는 논리를 전파하자 이인제 진영은 폭발하고 말았죠. 정말 사생결단 식으로 싸웠습니다.
그때부턴 여권 두 후보의 단일화(單一化) 이슈가 발조차 붙일 수 없더군요. 심지어 이인제 진영 일각에서는 “차라리 DJ가 되는 게 낫다”는 얘기가 공공연했습니다. DJ가 대통령이 되면 신한국당은 지리멸렬해질 것이고, 그러면 이인제 후보의 설 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성향이 비슷하면 더 싸우는 것이 정치권
1987년 대선은 또 어땠습니까. 97년 상황과 완전히 반대였지요.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에 맞서 김영삼(YS), 김대중 후보가 완주(完走)한 선거였습니다.
YS와 DJ. 야당의 영원한 경쟁자인 두 사람은 대선을 앞두고 분열한 뒤 끝내 합치지 못했습니다. DJ는 심지어 ‘4자 필승론’을 내세우지 않았습니까. 김종필(JP)씨까지 4명이 출마하면 고정표가 가장 많고 단단한 자신이 당선할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는 것이지요. YS 계산은 또 달랐다고 하지요. 부산·경남의 압도적 지지에다 수도권의 야당 성향 표를 합치면 당선이 무난하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노태우 후보 쪽은 관계기관을 총동원해 YS와 DJ가 합치지 못하도록 온갖 방해 공작을 벌였다고 합니다. 당시 관련인들을 만나 보면 다양한 증언이 나옵니다. 당시엔 옥외연설에 모인 청중 숫자가 세(勢)의 척도였습니다. 만약 YS와 DJ의 어느 한쪽으로 세가 기울면 후보 단일화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관계기관에서 ‘균형’을 맞추느라 무진 애를 썼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열세인 곳에 청중까지 동원해 줬다는 말도 있더군요.
당시 기자 초년병이었던 저는 YS 쪽 출입기자와 DJ 쪽 출입기자가 언쟁을 벌이는 장면도 목격했습니다. 중립을 표방하는 기자들까지도 이 정도였으니 얼마나 두 후보 간 선거전이 치열했는지 짐작이 갈 것입니다. 그래서 YS와 DJ 모두 제1의 적(敵)은 노태우 후보가 아니라 상대방이었습니다. 선거가 임박해지자 “차라리 노태우가 낫다”는 얘기가 두 진영 모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선거 결과는 YS 진영과 DJ 진영의 ‘바람’대로 됐습니다. 당시 YS와 DJ가 단일화하지 못한 것은 정말 추적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짐작은 가지만, 정치 현장을 오래 관찰해 온 제가 아직도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 부분입니다. 야당 후보(노무현)와 여권 후보(정몽준)가 단일화한 2002년 사례는 정 후보의 판단착오에 따른 ‘사고(事故)’였으니 논외로 하지요.
정치 신인은 문 후보와의 난타전을 어떻게 이끌까
대선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2012년 10월. 대선은 1997년과 정반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권 후보 1명과 야권 후보 2명이죠. 97년엔 여당의 적법한 후보(이회창)와 현직 대통령(YS)의 정치적 아들(이인제)이 여권의 두 후보였습니다. 이번엔 노무현의 정치적 후계자(문재인)와 뿌리없는 정치인(안철수)이 야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안 후보는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상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다가 최근 들어 서로에게 칼을 겨누기 시작했습니다. 문 후보 측이 “민주국가에 무소속 대통령은 없다”고 포문을 열자 안 후보는 “정당 후보론을 꺼내는 게 어처구니없다”고 반박을 하는가 하면 정치개혁과 정권교체 중 어느 것이 상위개념인가를 놓고도 입씨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선거철치곤 점잖은 말들을 주고받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이럴까요.
단언컨대 이런 우호적 경쟁 분위기는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11월로 접어들어도 문·안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지금처럼 크지 않게 되면 신경전 수준이 아니라 열전(熱戰)으로 번지겠지요. 그쯤 되면 두 후보의 안중에 박근혜 후보보다는 상대 후보가 더 눈엣가시가 되기 십상입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안 후보는 문 후보를 직접 공격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1차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죠. 민주통합당엔 그런 싸움의 ‘선수들’이 많아 일단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신인인 안 후보가 이 싸움을 어떻게 이끌지 몰라도 1987년 YS·DJ, 1997년 이회창·이인제 대결과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선거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감정이 개입하기 마련이죠. 처음엔 “같은 편이 될지 모르는데…”라고 생각하지만 선거가 임박하면 “우선 저거부터 밟아야…”라는 생각이 앞서게 됩니다. 이 증세가 깊어지면 “차라리 박근혜가…”라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안 후보를 에워싸고 있는 박선숙 전 의원 등 민주통합당 출신들이 많지만 정당 불신(不信)을 먹고 자란 안 후보에게 기성 정당, 특히 자신들의 출신 정당과 연합하자는 얘기를 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안 후보의 호남 선전은 단일화의 벽
올해로 30이 다 돼 가는 제 조카를 지난 추석 때 만났습니다. “안철수가 대통령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찍어줘야겠어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안 교수는)세상 경험을 책으로 했지. 그래서 아마도 공무원 세상이 될 거야”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그 어떤 일이 궁금하잖아요”라며 물러서지 않더라고요. 그는 민주통합당 지지는 확실히 아닙니다.
이런 유권자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될까요. 각종 여론조사는 대략 안 후보 지지자의 30% 남짓으로 보고 있더라고요. 이들은 문재인과 안철수 단일화에서 어떤 입장일까요.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문·안 단일화가 과연 되겠느냐입니다. 그때마다 전 이렇게 답변합니다. “안될 가능성이 10%쯤은 있다”고요. 실제 제 속마음은 그보다 더 보고 있습니다.
앞서 들었던 예처럼, 굴러가다 보면 그 탄력으로 멈추기가 쉽지 않은 게 정치임을 오랫동안 관찰한 바 있거든요. 더구나 현재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안 후보가 선전(善戰)하고 있잖습니까. 이 흐름이 유지되는 한 안 후보가 물러서기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아무리 과학이라고는 하지만 여론조사 5% 안팎은 선거 당일 뒤집힐 수도 있으니까 5~10% 선에서 문·안 후보가 시소게임을 벌인다면 누구든 미련을 버릴 수가 없게 마련입니다. 이게 정치 현장을 오래 경험한 저의 직관입니다.
안 후보는 책으로 정치를 들여다봤을 테니까 좀 다를까요. 그건 저도 안 후보를 신문으로만 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대선, 5년 동안 잘할 사람을 골라야 하니까 번지르르한 말에 속지 말고 행동까지 잘 관찰해 보십시다.⊙
이회창 후보의 경우, 가뜩이나 아들의 병역 의혹으로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이인제 지사를 복당(復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은 당연하겠죠. 실제 양쪽을 오가며 ‘협상’을 벌인 분도 있었습니다.
이 협상의 본질은 후보를 이회창으로 하되 이인제 지사를 위상에 걸맞게 적절하게 ‘대접’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그해 9월 이인제 지사의 지지율이 이회창 후보보다 상당히 높았다는 것입니다. 선거가 임박해 사표(死票)를 내지 않으려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감안하면 당시로선 이인제 지사에게 승산(勝算)이 없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러니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 리 있었겠습니까. 서로 많은 것을 요구했으니 말입니다.
결국 여권(與圈)의 두 후보는 그대로 선거전에 들어갔습니다. 선거 양상이 묘하게 돌아가더군요. 이회창 후보는 김대중(DJ)·이인제 후보를 모두 공격하고 김대중 후보는 이회창 후보 공격에 집중했습니다. 이인제 후보는 ‘젊은 후보론’으로 차별화 전략을 썼지만 캠프 내에서는 친정인 신한국당에 대한 적대감이 더 컸습니다. 한솥밥을 먹고 있다가 헤어지면 섭섭함이 원망으로 바뀌고, 급기야는 적대의식을 갖게 되는 이치입니다.
그러다가 11월 들어 여권을 취재원(源)으로 하는 이인제 후보 음해 보도의 여파로 선거가 2강(强) 1중(中)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이인제 진영은 오기(傲氣)로 똘똘 뭉쳤습니다. 특히 신한국당에서 “이인제 찍으면 김대중 된다”는 논리를 전파하자 이인제 진영은 폭발하고 말았죠. 정말 사생결단 식으로 싸웠습니다.
그때부턴 여권 두 후보의 단일화(單一化) 이슈가 발조차 붙일 수 없더군요. 심지어 이인제 진영 일각에서는 “차라리 DJ가 되는 게 낫다”는 얘기가 공공연했습니다. DJ가 대통령이 되면 신한국당은 지리멸렬해질 것이고, 그러면 이인제 후보의 설 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성향이 비슷하면 더 싸우는 것이 정치권
1987년 대선은 또 어땠습니까. 97년 상황과 완전히 반대였지요.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에 맞서 김영삼(YS), 김대중 후보가 완주(完走)한 선거였습니다.
YS와 DJ. 야당의 영원한 경쟁자인 두 사람은 대선을 앞두고 분열한 뒤 끝내 합치지 못했습니다. DJ는 심지어 ‘4자 필승론’을 내세우지 않았습니까. 김종필(JP)씨까지 4명이 출마하면 고정표가 가장 많고 단단한 자신이 당선할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는 것이지요. YS 계산은 또 달랐다고 하지요. 부산·경남의 압도적 지지에다 수도권의 야당 성향 표를 합치면 당선이 무난하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노태우 후보 쪽은 관계기관을 총동원해 YS와 DJ가 합치지 못하도록 온갖 방해 공작을 벌였다고 합니다. 당시 관련인들을 만나 보면 다양한 증언이 나옵니다. 당시엔 옥외연설에 모인 청중 숫자가 세(勢)의 척도였습니다. 만약 YS와 DJ의 어느 한쪽으로 세가 기울면 후보 단일화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관계기관에서 ‘균형’을 맞추느라 무진 애를 썼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열세인 곳에 청중까지 동원해 줬다는 말도 있더군요.
당시 기자 초년병이었던 저는 YS 쪽 출입기자와 DJ 쪽 출입기자가 언쟁을 벌이는 장면도 목격했습니다. 중립을 표방하는 기자들까지도 이 정도였으니 얼마나 두 후보 간 선거전이 치열했는지 짐작이 갈 것입니다. 그래서 YS와 DJ 모두 제1의 적(敵)은 노태우 후보가 아니라 상대방이었습니다. 선거가 임박해지자 “차라리 노태우가 낫다”는 얘기가 두 진영 모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선거 결과는 YS 진영과 DJ 진영의 ‘바람’대로 됐습니다. 당시 YS와 DJ가 단일화하지 못한 것은 정말 추적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짐작은 가지만, 정치 현장을 오래 관찰해 온 제가 아직도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 부분입니다. 야당 후보(노무현)와 여권 후보(정몽준)가 단일화한 2002년 사례는 정 후보의 판단착오에 따른 ‘사고(事故)’였으니 논외로 하지요.
정치 신인은 문 후보와의 난타전을 어떻게 이끌까
대선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2012년 10월. 대선은 1997년과 정반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권 후보 1명과 야권 후보 2명이죠. 97년엔 여당의 적법한 후보(이회창)와 현직 대통령(YS)의 정치적 아들(이인제)이 여권의 두 후보였습니다. 이번엔 노무현의 정치적 후계자(문재인)와 뿌리없는 정치인(안철수)이 야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안 후보는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상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다가 최근 들어 서로에게 칼을 겨누기 시작했습니다. 문 후보 측이 “민주국가에 무소속 대통령은 없다”고 포문을 열자 안 후보는 “정당 후보론을 꺼내는 게 어처구니없다”고 반박을 하는가 하면 정치개혁과 정권교체 중 어느 것이 상위개념인가를 놓고도 입씨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선거철치곤 점잖은 말들을 주고받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이럴까요.
단언컨대 이런 우호적 경쟁 분위기는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11월로 접어들어도 문·안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지금처럼 크지 않게 되면 신경전 수준이 아니라 열전(熱戰)으로 번지겠지요. 그쯤 되면 두 후보의 안중에 박근혜 후보보다는 상대 후보가 더 눈엣가시가 되기 십상입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안 후보는 문 후보를 직접 공격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1차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죠. 민주통합당엔 그런 싸움의 ‘선수들’이 많아 일단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신인인 안 후보가 이 싸움을 어떻게 이끌지 몰라도 1987년 YS·DJ, 1997년 이회창·이인제 대결과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선거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감정이 개입하기 마련이죠. 처음엔 “같은 편이 될지 모르는데…”라고 생각하지만 선거가 임박하면 “우선 저거부터 밟아야…”라는 생각이 앞서게 됩니다. 이 증세가 깊어지면 “차라리 박근혜가…”라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안 후보를 에워싸고 있는 박선숙 전 의원 등 민주통합당 출신들이 많지만 정당 불신(不信)을 먹고 자란 안 후보에게 기성 정당, 특히 자신들의 출신 정당과 연합하자는 얘기를 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안 후보의 호남 선전은 단일화의 벽
올해로 30이 다 돼 가는 제 조카를 지난 추석 때 만났습니다. “안철수가 대통령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찍어줘야겠어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안 교수는)세상 경험을 책으로 했지. 그래서 아마도 공무원 세상이 될 거야”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그 어떤 일이 궁금하잖아요”라며 물러서지 않더라고요. 그는 민주통합당 지지는 확실히 아닙니다.
이런 유권자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될까요. 각종 여론조사는 대략 안 후보 지지자의 30% 남짓으로 보고 있더라고요. 이들은 문재인과 안철수 단일화에서 어떤 입장일까요.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문·안 단일화가 과연 되겠느냐입니다. 그때마다 전 이렇게 답변합니다. “안될 가능성이 10%쯤은 있다”고요. 실제 제 속마음은 그보다 더 보고 있습니다.
앞서 들었던 예처럼, 굴러가다 보면 그 탄력으로 멈추기가 쉽지 않은 게 정치임을 오랫동안 관찰한 바 있거든요. 더구나 현재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안 후보가 선전(善戰)하고 있잖습니까. 이 흐름이 유지되는 한 안 후보가 물러서기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아무리 과학이라고는 하지만 여론조사 5% 안팎은 선거 당일 뒤집힐 수도 있으니까 5~10% 선에서 문·안 후보가 시소게임을 벌인다면 누구든 미련을 버릴 수가 없게 마련입니다. 이게 정치 현장을 오래 경험한 저의 직관입니다.
안 후보는 책으로 정치를 들여다봤을 테니까 좀 다를까요. 그건 저도 안 후보를 신문으로만 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대선, 5년 동안 잘할 사람을 골라야 하니까 번지르르한 말에 속지 말고 행동까지 잘 관찰해 보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