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며칠 전 한 대기업 간부가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강원도는 엄기영이 질 거다”라고 했습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는 한나라당 엄 후보가 민주당 최문순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서고 있었습니다.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인지도로 봐도 두 후보는 비교가 되지 않지요.
강원도에 대해 ‘감자’ 외에는 별로 아는 것도 없는 제가 뭘 믿고 그렇게 말했을까요. 바로 작년 11월호 《월간조선》에서 ‘강원도의 반란’이란 제목으로 강원도 민심을 전한 기억이 생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기사 아이디어의 진원지가 저였거든요. 전말이 이렇습니다.
어느 날 동아시아연구원(EAI)에서 보내준 e메일을 봤습니다. 2010년 9월 한국리서치와 함께 조사한 것이더군요. 제목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항목을 유심히 살펴보던 중 특이 사항을 발견했습니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합쳤는데 62.7%가 나온 겁니다. 얼른 호남을 봤습니다. 호남이야 항상 최저일 테니까요. 66.7%였습니다. “별 차이가 없잖아”라는 놀라움과 함께 “이건 기사다”라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곧장 강원도에서 고위공무원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이. 요즘 그쪽 동네 사람들 한나라당 싫어하나.
“글쎄, 엄청 변했어. 옛날 강원도가 아냐.”
―아직도 민주당이 집권당인 줄 아는 거 아냐?(친구끼리 사적인 통화에서 ‘강원도는 전통적 여당 성향’이라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대로 적습니다.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게 아니야. MB한테 진짜 안좋아. (국정운영 지지도가) 50% 넘는다고 하는데 어디서 그렇게 나오는지 몰라.”
―아니 이유가 뭐야. 그거 기사 되겠다.
“기사 되지. 된다니까. 진짜 깊이 있게 물어보면 충분히 기사 돼. 기자 보내 봐.”
작년 10월 강원도 민심 이반 확인
그 친구는 그러면서 나름 민심 이반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강원도의 반란’이란 기사는 이래서 나오게 됐습니다. 작년 6·2 지방선거에서 이광재(李光宰) 민주당 후보가 강원도지사로 당선됐을 때만 해도 상대 후보와의 캠페인에서 이긴 것으로 이해하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냥 넘어갔죠. 그런데 9월 EAI의 여론조사, 10월 《월간조선》의 취재에서도 민심 이반은 확연했습니다.
원인은 ▲장관 중에 강원 출신이 없다 ▲원주를 혁신도시, 기업도시로 지정해 놓고도 후속대책이 없다 ▲원주에 의료 인프라가 다 깔려 있는데도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대구와 충북 오송에 뺐겼다 ▲대규모 국책사업 엄청 많은데 강원도엔 별로 없다 ▲금강산관광이 막혀 속초·강릉 일대 경기가 말이 아니다 ▲중국 배가 동해안 어족의 씨를 말리는데 정부는 대책이 없다 등등이었습니다.
따져 보면 맞는 말도 있고, 일방 주장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것을 헤아려 대안을 만드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입니다. “말도 안되는 얘기 하지 마라”든가, “강원도 출신 차관과 고급공무원이 몇인데”, “금강산관광 중단은 북한 때문이지”라는 식으로 맞서려 한다면 그건 다른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당시 《월간조선》이 확인한 건 강원도 기류가 쉽게 풀어질 것 같지 않다는 것도 함께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강원도 푸대접론’은 선거운동 때마다 단골 메뉴였습니다.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명박 정부 들어서의 일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지역의 이익과 관련된 일들은 이렇게 민심의 향배와 직결됩니다. 그걸 무조건 좇으면 포퓰리즘이 되기 십상이고, 거스르면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되지요. 정치가 누구나 다 아는 듯하면서도 어려운 것은 이렇게 모순(矛盾) 같은 식(式)의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산·경남도 흉흉
《월간조선》 5월호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부산·경남 민심도 짚어 봤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신공항 백지화 이전부터 저희는 부산·경남 민심 르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부산 출신과 저녁 식사를 하는데 MB 얘기를 하면서 “간단치 않다”고 하기에 생각했던 것이지요. 차기 주자 0순위 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도 별로라는 거예요. 현역 국회의원들 이름을 줄줄 꿰면서 이 사람 안되고, 저 사람 떨어지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럼 PK(부산·경남)들은 뭘 어쩌자는 거야. 민주당은 아닐 거 아냐”라고 물었습니다. 그 사람 왈, “대책은 없지만, 가스가 꽉 차 있다는 거지. 불만 댕기면 확 붙어 버리기에 충분할 정도로”라고 전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 어디에도 그런 기류가 전해지지 않았기에 잡지로선 다루기 좋은 소재였습니다. 신공항 백지화라는 메가톤급 이슈가 불거지는 바람에 민심 르포를 제대로 못했지만, 그래도 TK(대구·경북)와 PK의 묘한 경쟁심, 과거 영화(榮華)에 대한 향수가 뒤얽혀 있는 지역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전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다 요즘 부산에는 부산저축은행 사건도 있지요. 은행 대주주들이 주범이지만, 금융감독원이 이를 눈감아 준 꼴이 됐으니 흉흉할 수밖에요.
저희가 PK 민심 르포를 했을 때보다 더 악화됐으면 악화됐지 호전됐을리는 만무할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오죽했으면 법에 의해 5000만원까지만 보호되는 상호저축은행의 예금자 보호 한도를 없애자고 부산 국회의원들이 ‘쇼’를 했겠습니까.
문제는 이런 일들이 줄줄이 있다는 겁니다. 당장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대덕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를 진주로 옮긴다니까 시끌벅적하죠. 경합했던 지역이 난리입니다. 이 지경이 되도록 몰고 온 정권의 국정과제 관리능력이 새삼 궁금해집니다.
혁신도시 시한폭탄도 카운트다운
혁신도시를 놓고서도 분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혁신도시는 노무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목 아래 2003년 6월부터 추진했던 사업입니다. 공공기관 124개를 2012년까지 옮기겠다는 것이지요. 노무현 정부는 2007년 1월 혁신도시 특별법 제정, 9월 부지 공사 착수 등의 일정으로 진행했습니다. 추진하던 정책도 속도를 늦춰야 할 대선의 해에 밀어붙인 것을 보면 대통령 본인이 말한 ‘대못’처럼 보입니다. ‘잘못된 정책’이라도 중단할 수 없도록 진척시켜 놓은 것이니 참 무책임하고 황당합니다.
일이 이렇게 됐으면 다음 정권은 즉각 ‘조정’에 들어갔어야 했습니다.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축소·취소하든지 확실히 방향을 정했어야지요. 실제는 어떻습니까. 대통령실에 이런저런 이유로 만든 무더기 위원회들 다 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혁신도시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그나마 잘되고 있다는 나주 혁신도시에 옮길 우정사업정보센터가 지난 4월 25일 기공식을 가진 정도가 고작입니다. 반면 13개 공공기관이 들어설 김천 혁신도시는 황량하기까지 하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무리 시점이 1년6개월 남았는데 기공을 한 곳은 4월 말 기준 9곳 정도라고 합니다. 작년 4월에는 “연말까지 30개 공공기관이 착공할 것”이라고 큰소리친 적도 있었으니 정부의 말이 어디 신뢰를 받겠습니까.
이것만 문제입니까. 혁신도시에 달랑 공공기관만 들어가면 뭐 합니까. 사람 살 곳이 있어야지요. 택지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산·제주를 빼면 대구, 광주·전남, 강원, 충북, 전북, 경북 등의 혁신도시는 택지분양이 거의 되지 않았다네요.
내년에는 4월 총선이 있고, 12월 대선이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어떤 논란이 벌어지겠습니까. 앞서 언급한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무슨 벨트다, 혁신도시다, 기업도시다 하는 것들로 기대는 한껏 부풀려져 있는데, 실제 진척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쟁이 또다시 나라를 덮칠 것입니다. 그때 가서 “지난 정부가 어쩌고…” 하면서 논리 명쾌하게 따져봐야 소용없습니다. 정치판은 ‘100분 토론’이나 ‘심야토론’장이 아닙니다.
1년6개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서두르면 당초 스케줄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 기간은 그렇게 긴 기간도 아닙니다. 이런저런 논란과 정해진 과정을 염두에 둔다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정치의 해에 생산적인 일로 논쟁이 벌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편지를 씁니다.⊙
강원도에 대해 ‘감자’ 외에는 별로 아는 것도 없는 제가 뭘 믿고 그렇게 말했을까요. 바로 작년 11월호 《월간조선》에서 ‘강원도의 반란’이란 제목으로 강원도 민심을 전한 기억이 생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기사 아이디어의 진원지가 저였거든요. 전말이 이렇습니다.
어느 날 동아시아연구원(EAI)에서 보내준 e메일을 봤습니다. 2010년 9월 한국리서치와 함께 조사한 것이더군요. 제목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항목을 유심히 살펴보던 중 특이 사항을 발견했습니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합쳤는데 62.7%가 나온 겁니다. 얼른 호남을 봤습니다. 호남이야 항상 최저일 테니까요. 66.7%였습니다. “별 차이가 없잖아”라는 놀라움과 함께 “이건 기사다”라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곧장 강원도에서 고위공무원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이. 요즘 그쪽 동네 사람들 한나라당 싫어하나.
“글쎄, 엄청 변했어. 옛날 강원도가 아냐.”
―아직도 민주당이 집권당인 줄 아는 거 아냐?(친구끼리 사적인 통화에서 ‘강원도는 전통적 여당 성향’이라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대로 적습니다.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게 아니야. MB한테 진짜 안좋아. (국정운영 지지도가) 50% 넘는다고 하는데 어디서 그렇게 나오는지 몰라.”
―아니 이유가 뭐야. 그거 기사 되겠다.
“기사 되지. 된다니까. 진짜 깊이 있게 물어보면 충분히 기사 돼. 기자 보내 봐.”
작년 10월 강원도 민심 이반 확인
그 친구는 그러면서 나름 민심 이반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강원도의 반란’이란 기사는 이래서 나오게 됐습니다. 작년 6·2 지방선거에서 이광재(李光宰) 민주당 후보가 강원도지사로 당선됐을 때만 해도 상대 후보와의 캠페인에서 이긴 것으로 이해하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냥 넘어갔죠. 그런데 9월 EAI의 여론조사, 10월 《월간조선》의 취재에서도 민심 이반은 확연했습니다.
원인은 ▲장관 중에 강원 출신이 없다 ▲원주를 혁신도시, 기업도시로 지정해 놓고도 후속대책이 없다 ▲원주에 의료 인프라가 다 깔려 있는데도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대구와 충북 오송에 뺐겼다 ▲대규모 국책사업 엄청 많은데 강원도엔 별로 없다 ▲금강산관광이 막혀 속초·강릉 일대 경기가 말이 아니다 ▲중국 배가 동해안 어족의 씨를 말리는데 정부는 대책이 없다 등등이었습니다.
따져 보면 맞는 말도 있고, 일방 주장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것을 헤아려 대안을 만드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입니다. “말도 안되는 얘기 하지 마라”든가, “강원도 출신 차관과 고급공무원이 몇인데”, “금강산관광 중단은 북한 때문이지”라는 식으로 맞서려 한다면 그건 다른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당시 《월간조선》이 확인한 건 강원도 기류가 쉽게 풀어질 것 같지 않다는 것도 함께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강원도 푸대접론’은 선거운동 때마다 단골 메뉴였습니다.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명박 정부 들어서의 일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지역의 이익과 관련된 일들은 이렇게 민심의 향배와 직결됩니다. 그걸 무조건 좇으면 포퓰리즘이 되기 십상이고, 거스르면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되지요. 정치가 누구나 다 아는 듯하면서도 어려운 것은 이렇게 모순(矛盾) 같은 식(式)의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산·경남도 흉흉
《월간조선》 5월호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부산·경남 민심도 짚어 봤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신공항 백지화 이전부터 저희는 부산·경남 민심 르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부산 출신과 저녁 식사를 하는데 MB 얘기를 하면서 “간단치 않다”고 하기에 생각했던 것이지요. 차기 주자 0순위 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도 별로라는 거예요. 현역 국회의원들 이름을 줄줄 꿰면서 이 사람 안되고, 저 사람 떨어지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럼 PK(부산·경남)들은 뭘 어쩌자는 거야. 민주당은 아닐 거 아냐”라고 물었습니다. 그 사람 왈, “대책은 없지만, 가스가 꽉 차 있다는 거지. 불만 댕기면 확 붙어 버리기에 충분할 정도로”라고 전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 어디에도 그런 기류가 전해지지 않았기에 잡지로선 다루기 좋은 소재였습니다. 신공항 백지화라는 메가톤급 이슈가 불거지는 바람에 민심 르포를 제대로 못했지만, 그래도 TK(대구·경북)와 PK의 묘한 경쟁심, 과거 영화(榮華)에 대한 향수가 뒤얽혀 있는 지역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전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다 요즘 부산에는 부산저축은행 사건도 있지요. 은행 대주주들이 주범이지만, 금융감독원이 이를 눈감아 준 꼴이 됐으니 흉흉할 수밖에요.
저희가 PK 민심 르포를 했을 때보다 더 악화됐으면 악화됐지 호전됐을리는 만무할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오죽했으면 법에 의해 5000만원까지만 보호되는 상호저축은행의 예금자 보호 한도를 없애자고 부산 국회의원들이 ‘쇼’를 했겠습니까.
문제는 이런 일들이 줄줄이 있다는 겁니다. 당장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대덕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를 진주로 옮긴다니까 시끌벅적하죠. 경합했던 지역이 난리입니다. 이 지경이 되도록 몰고 온 정권의 국정과제 관리능력이 새삼 궁금해집니다.
혁신도시 시한폭탄도 카운트다운
혁신도시를 놓고서도 분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혁신도시는 노무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목 아래 2003년 6월부터 추진했던 사업입니다. 공공기관 124개를 2012년까지 옮기겠다는 것이지요. 노무현 정부는 2007년 1월 혁신도시 특별법 제정, 9월 부지 공사 착수 등의 일정으로 진행했습니다. 추진하던 정책도 속도를 늦춰야 할 대선의 해에 밀어붙인 것을 보면 대통령 본인이 말한 ‘대못’처럼 보입니다. ‘잘못된 정책’이라도 중단할 수 없도록 진척시켜 놓은 것이니 참 무책임하고 황당합니다.
일이 이렇게 됐으면 다음 정권은 즉각 ‘조정’에 들어갔어야 했습니다.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축소·취소하든지 확실히 방향을 정했어야지요. 실제는 어떻습니까. 대통령실에 이런저런 이유로 만든 무더기 위원회들 다 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혁신도시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그나마 잘되고 있다는 나주 혁신도시에 옮길 우정사업정보센터가 지난 4월 25일 기공식을 가진 정도가 고작입니다. 반면 13개 공공기관이 들어설 김천 혁신도시는 황량하기까지 하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무리 시점이 1년6개월 남았는데 기공을 한 곳은 4월 말 기준 9곳 정도라고 합니다. 작년 4월에는 “연말까지 30개 공공기관이 착공할 것”이라고 큰소리친 적도 있었으니 정부의 말이 어디 신뢰를 받겠습니까.
이것만 문제입니까. 혁신도시에 달랑 공공기관만 들어가면 뭐 합니까. 사람 살 곳이 있어야지요. 택지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산·제주를 빼면 대구, 광주·전남, 강원, 충북, 전북, 경북 등의 혁신도시는 택지분양이 거의 되지 않았다네요.
내년에는 4월 총선이 있고, 12월 대선이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어떤 논란이 벌어지겠습니까. 앞서 언급한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무슨 벨트다, 혁신도시다, 기업도시다 하는 것들로 기대는 한껏 부풀려져 있는데, 실제 진척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쟁이 또다시 나라를 덮칠 것입니다. 그때 가서 “지난 정부가 어쩌고…” 하면서 논리 명쾌하게 따져봐야 소용없습니다. 정치판은 ‘100분 토론’이나 ‘심야토론’장이 아닙니다.
1년6개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서두르면 당초 스케줄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 기간은 그렇게 긴 기간도 아닙니다. 이런저런 논란과 정해진 과정을 염두에 둔다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정치의 해에 생산적인 일로 논쟁이 벌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편지를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