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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報恩하는 라미 현

“선생님은 사진값을 이미 70년 전에 내셨습니다”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사진 : 라미 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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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 찾아다닐 돈이 부족하면 카메라를 팔아서라도 계속해나가겠다는 배짱으로 美 전역 누벼
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 백 장군의 딸(미국 거주)이 ‘프로젝트 솔저’를 소개하는 기사를 본 뒤 현 작가에게 연락해 아버지의 촬영을 부탁했다. 2019년 9월 어느 날.
  사진작가 라미 현(Rami Hyun·한국명 현효제·41).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3년부터는 재능기부로 모든 비용을 자비(自費)로 부담하며 대한민국의 제복(制服) 입은 사람들을 기록해왔다.
 
  육군 1사단 장병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000명이 넘는 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군인이 얼마나 멋있는 사람들인지 보여주고 싶어서 2016년에는 그동안 찍은 군인들의 사진을 전시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만난 국군 참전용사들. 2019년 10월 어느 날.
  그때 라미는 우연히 전시물을 살펴보는 외국 참전용사를 마주했다. 그는 참전용사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말했다.
 
  현 작가는 “참전용사를 촬영하며 오히려 나 자신이 감동했다”고 한다. 참전용사의 눈과 말에서 자부심이 느껴졌고, 이역만리에 있는 한국을 위해 희생한 모습이 그에게 멋지게 다가왔다. 그와 참전용사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국전에 참전한 푸에르토리코(미국 자치령) 용사들. 6만1000명의 푸에르토리코섬 출신이 한국에서 싸웠다. 2018년 5월, 푸에르토리코 한국전 참전용사 사무실에서.
  2017년부터는 활동 범위를 넓혔다. 6·25전쟁 때 유엔군으로 참전한 참전용사들을 기록하는 ‘프로젝트 솔저’(http://projectsoldierkwv.com)를 시작한 것이다. ‘프로젝트 솔저’는 해외 6·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직접 찾아가 참전 이야기를 듣고 군복 입은 이들의 모습을 촬영해 액자에 담아 전달하는 활동이다.
 
영국군 참전용사들. 2018년 2월 어느 날 영국 버지니아워터에서.
  그동안 미국·영국 등 40여 개 도시를 방문해 참전용사 1200여 명에게 그들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전달했다. 참전용사가 소장하고 있는 사진과 자료를 디지털로 변환해 보관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참전용사들은 사진을 받아 보고 앨범 가격을 묻는다. 그때마다 라미는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은 사진값을 이미 70년 전에 내셨습니다.”
 
윌리엄 빌 펀체스(William Bill Funchess·92). 미 육군 소속 중위로 참전한 그는 1950년 11월, 중공군에게 포로가 돼 1953년 7월까지 약 33개월 동안 평북 벽동에 수용됐었다. 그는 전우가 수용소에서 죽어나갈 때마다 시신을 땅에 묻어주었으며, 그들의 가족에게 알리기 위해 손바닥만 한 성경책 뒤에 전우들의 이름을 기록했다. 2019년 6월 어느 날.
  라미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아예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국전쟁 휴전 7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미국을 포함한 21개 참전국 용사를 최대한 많이 찾아다니며 사진 찍어서 액자를 전하며 이들을 인터뷰해나갈 계획이다. 현 작가는 “프로젝트 솔저는 다음 세대를 위해 기록을 남기는 ‘공공예술작업’”이라고 말한다.
 
첼시 펜셔너(Chelsea Pensioner) 유니폼을 입은 영국군 참전용사들. 첼시 펜셔너는 영국 국왕 찰스 2세가 퇴역군인들을 위한 보금자리로 만든 곳이다. 일종의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요양병원이다. 2020년 2월 어느 날.
  이동 거리가 길다 보니 한 번 촬영을 위해 왕복 8~9시간을 운전해 가는 것은 보통이다. 촬영을 위한 장비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삼중고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라미에게 가장 안타까운 점은 참전용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곁을 떠나고 있어 이들을 만날 날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 작가는 주(州)마다 참전용사 40여 분이 촬영을 요청한다고 했다.
 
참전용사 김행경씨와 그의 외손녀 홍다교 중위. 당시 홍 중위의 요청으로 촬영이 이뤄졌다. 2016년 가장 더운 날 춘천에서.
  ‘한국에는 언제 들어올 예정인지’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참전용사들이 살아 계실 때 한 분이라도 더 만나서 고마움을 전하고 기록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에 들어갈 비행기표 값이면 여기서 더 많은 분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참전용사 노먼 보드(Norman F. Board). 그는 미국 해병 1사단 소속으로 원산상륙작전과 장진호전투에 참전했다. 2019년 5월 어느 날.

한국전 참전용사 민청기씨(왼쪽)와 그의 사위 데이비드 페냐플로르(David Penaflor)씨. 사위는 1976년부터 2년간 JSA에서 미군 헌병으로 복무했다. 2018년 8월 어느 날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다부동전투 구국용사회 서울지부장 이경수씨. 2019년 4월 용산 육군회관에서.

라미 현 작가의 아버지 현동렬씨. 그는 월남전 참전용사이다. 9사단 백마부대에서 영어·베트남어 통역병으로 복무했다.

천안함 생존 장병과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가운데).

제2연평해전 17주기를 맞아 북한군과 교전한 참수리 357정 참전 장병들이 참수리 357정 앞에 서 있다. 2019년 6월 29일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사진 촬영을 위한 최소한의 장비를 챙긴 라미 현.
  후원계좌 097601–04–191352(국민은행, 예금주 현효제)
  페이팔 hyunra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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