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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WATCH

Tea Road

Tea Road를 찾아서, 하동에서 보성-강진-월출산록으로 月下의 차밭에서… 무엇이 더 필요할까

글·사진 :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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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 월출산 자락, 경포대 가는 길에 어둠이 내렸다.
태평양 창업주 서성환 회장이 조성한 광대한 차밭이 있다. 마치 진녹색 융단을 펼쳐 놓은 듯하다.
  차(茶)나무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신라시대라고 한다. 흥덕왕 3년, 즉 서기 828년에 당(唐)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가져와 심은 것이 오늘날 퍼졌다는 것이다. 그가 차나무를 심은 곳이 화개장터, 지금의 경상남도 하동과 전라남도 구례 근처에 있는 고찰(古刹) 쌍계사다.
 
  쌍계사는 두 개울 가운데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과연 지리산은 그 넓은 품을 열고 두 개의 개울을 흐르게 했다. 화개장터에서 피아골로 들어가다 보면 개울이 둘로 쫙 갈린다. 김대렴이 심은 차나무는 진감선사를 통해 널리 퍼졌는데 쌍계사 부근 차나무는 대나무에 맺힌 이슬을 먹고 자라 죽로차 혹은 작설차라고 불렸다.
 


전남 보성은 한국 차밭의 명소가 됐다.
고원지대에 사람 이마의 주름 같은 차밭 너머로 보성만이 보인다.
  천년의 세월을 넘어 차는 널리 퍼졌는데 원산지인 중국이나 인도나 미얀마를 향해서인지 서쪽이 중심이 됐다. 전남 보성(寶城)은 해마다 녹차 축제를 열고 있으며 그 경사진 땅에 맺힌 굴곡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운명(運命)을 상징하는 듯해 더 애틋하다.
 
  프랑스와 독일 국경 지대를 가면 ‘와인 로드’라는 것이 있다. 화이트 와인은 주로 알퐁스 도테의 소설 《마지막 수업》에 등장하는 독·불(獨佛) 국경의 리퀴에르, 스트라스부르에 집중돼 있는데 그 길을 걷는 발맛이 남다르다.
 
  조금 더 남쪽으로 가면 레드와인의 산지(産地)인 보르도가 나온다. 그 다양한 루트를 섭렵하면서 왜 우리에겐 이런 길이 없나 싶었는데 경남 하동-전남 보성-전남 강진-전남 영암을 잇는 루트가 보이는 것이었다. 찾지 않는 자에겐 보이지 않는 법이다.
 
찻잎 하나하나에 아낙네들의 땀과 눈물이 묻어 있다.
아이를 가꾸듯 한땀한땀 보살펴야 이런 풍광이 나온다.
  하동에선 차의 시배지를, 보성에선 다양한 차의 맛을 느꼈다면 강진에 가선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과 산 하나 두고 떨어진 만덕산 백련사에서 그와 지성의 향연을 벌인 초의선사의 이야기를 되새겨도 좋겠다.
 
  내친김에 바위 모양의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영남 월출산 밑 월남마을 쪽에 가면 태평양그룹의 원조인 고 서성환 창업주의 차 사랑 이야기를 귀담을 만하다. 밤에 훤한 보름달이 비치는 날, 푸르다 못해 어두컴컴한 차밭이 펼쳐지는 모습은 천하의 절경(絶景)이다. 그런 날 어떤 안준들 어떠랴. 이렇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멋있는데.⊙
 
경남 하동 쌍계사 가는 길은 사실 한국의 티로드(Tea road)의 시발점이다.
지리산과 쌍계사와 차밭이 어우러진 삼위일체다.

안개 자욱한 아침, 저 차밭을 걷다 마시는 차 한잔은 우리를 맑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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