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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士와 함께하는 예술기행

崔百浩 나무화가

낭만을 아는 가수, 崔百浩 나무화가

글 : 최지인  작가  

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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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
1950년 부산 출신으로 1977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가수로 데뷔해 <입영 전야> <그쟈> <영일만 친구> <낭만에 대하여> 등 히트곡을 냈다. 1983년 MBC 10대 가수상, KBS 가요대상 남자가수상, 1984년 제3회 가톨릭 가요대상, 1996년 대한민국 영상음반대상 본상, KBS 가요대상 작사상 등을 수상했다. 2009년 인사동 공화랑, 2003년 아라아트센터, 2014 전주 오스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현재는 화가로, 라디오 SBS 최백호의 낭만시대 DJ로, 한국음악발전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나무는 인간의 성장세계와 정신세계를 이어 주는 매개체다. 나무는 신화, 전설, 예술, 꿈의 분석 등 자아를 나타내는 상징의 하나다. 나무를 그리는 행위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데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가장 순진하고 솔직한 내면세계를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수단으로 나무 그림은 사용된다.
 
  녹음이 어우러진 인사동의 아라 아트센터에서 가수 최백호가 아닌 화백 최백호를 만났다. 그는 나무를 모티브로 한 그림으로 4차례나 개인전을 연 어엿한 화가다. 그의 그림에는 늘 나무가 등장한다. 어린 시절 그에게 좋은 벗이 되고 인생을 가르쳐 준 집 앞, 그 나무다.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고 얼마 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어머니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 부산 기장군에 있는 작은 사택에서 우리 남매를 홀로 키우셨지요.” 그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제2대 국회의원을 지낸 최원봉씨다.
 
  “저희 집 앞에는 나무 세 그루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올라갔던 벚나무는 저에게 나무 이상의 그 무엇이었습니다. 사색을 하고, 낮잠도 자고, 친구가 없는 휴일에는 항상 함께한 저의 분신 같은 존재였어요.”
 

  당시 그는 김산호 선생의 SF 만화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 열혈 팬으로, 친구들에게 그림을 그려 주며 자신의 미술 재능을 드러냈다. 중학교 진학 후에 미술부에 들어갈 만큼 미술을 좋아했다. 미술이 전부였던 인생은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어머니의 수입으로는 너무 가난해서 대학에 진학할 수가 없었어요. 재수를 하며 돈을 벌기 시작할 무렵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저는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었죠.”
 
  그는 부산 서면의 동보극장에서 극장 간판을 그리거나 통기타 업소에서 잡일을 하며 겨우 먹고살 수 있었다.
 
  “제가 가수가 된 것은 운명과도 같아요. 어머님이 제가 21살 때 돌아가셨는데 장남인 저에게 유산 한 푼 못 남긴다고 많이 걱정하셨거든요. 그래서 하늘나라에서 저를 도와주셨나 봐요.”
 
나무_24x33cm_Acrylic on canvas
  그는 통기타 업소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로 유명한 가수 하수영씨를 만나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노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데뷔한 이후, 대표곡 ‘낭만에 대하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가수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항상 마음 깊은 곳에서 화가의 꿈을 잊어 본 적이 없었다. 그의 나이 50이 넘어서야 붓을 다시 잡고 어린 시절 그와 함께했던 ‘나무’를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의 유년시절을 함께한 것은 힘들 때 옆에 있었던 나무입니다. 나무 위에서 저는 세상을 봤습니다. 나무에서 저를 발견했습니다. 세상은 변해도 자신은 변하지 않는 꿋꿋함을 닮아 가고 싶었습니다.”
 
나무_91x116.7cm_Acrylic on canvas
  최백호가 그리는 나무는 순수하다. 그는 정식으로 그림을 배워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하는 색과 질감을 얻기 위해 계속 덧칠해 그림을 완성했다. 그의 거친 붓 터치와 자유로운 색의 배합은 자유분방한 그를 닮았다.
 
  그는 그림을 그리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대중음악인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금단체 한국음악 발전소를 차리고 무명 인디 밴드의 공연을 기획하는 등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는가 하면, 가난한 무명가수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등 영화 제작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어려운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에게 축구와 음악을 재능 기부하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1985년 동료 가수들과 결성한 축구팀 앵무새를 통해서다. 이 팀은 과거 이문세, 배철수, 구창모 등 유명 가수들이 거쳐 간 축구모임으로, 현재는 미사리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함께한다.
 
  아낌없이 주는 한 그루의 나무처럼 그가 가진 모든 재능을 많은 이에게 나눠 주는 것, 그리고 그것을 그려 나가는 것. 그것이 가수이자 화가인 최백호가 그리는 낭만이 아닐까.⊙
 
나무_45.5x60.6cm_Acrylic on canvas

나무_33x41cm_Acrylic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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