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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士와 함께하는 예술기행

공공디자인의 대부 권영걸(權寧傑) 한샘 사장

‘사회의 모든 문제 해결이 진정한 디자인’

글 : 최지인  작가  

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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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걸(權寧傑)
195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수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LA) 대학원 디자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건축공학과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의 국가디자인전략》《공간디자인의 언어》《공공디자인행정론》《서울을 디자인한다》 등 36편의 저서가 있다. 창조경영대상2009를 수상했고, 정부로부터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회장, 국회 공공디자인문화포럼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교수, 서울시 부시장, 서울대학교 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현재 (주)한샘 사장이다.
후덕하고 인정이 많아 보이는 해치를 닮은 권영걸 한샘 사장.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있는 한샘 DBEW(Design Beyond East and West) 디자인 센터는 창덕궁 후원이 바라다보이는 서울 한복판의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동서양을 넘어서는 디자인’이라는 회사 슬로건에 맞게 주변 자연환경과 궁 그리고 현대적인 유리 파사드와 전통 건축물은 신기할 정도로 잘 어우러져 있다.
  모나지 않은 동글동글한 얼굴. 맑은 눈에 후덕하게 생긴 큰 코. 밝고 편안한 미소. 권영걸 한샘 사장의 첫인상은 인정이 많아 보이면서도 익살스러운 서울의 상징 ‘해치’를 떠올리게 한다. 600년간 서울과 함께한 ‘해치’는 정의와 청렴을 상징하며 화재와 재앙을 물리치는 신수(神獸)다.
 
  공공디자인의 대부라 불리는 권영걸(權寧傑·63) 한샘 사장은 한국공공디자인학회를 창설하고 디자인 공개념을 최초로 제정하는 등 ‘공공디자인 도시디자인’의 전국적인 확산을 주도해 왔다.
 
한샘 DBEW 디자인센터 회의실에서 이야기 나누는 권영걸 한샘 사장과 최지인 작가.
  그는 저서 《공공디자인 행정론》을 통해 당시로서는 생소한 ‘공공디자인’이라는 분야를 학문적으로 정립했다. 관습적인 실내디자인, 장식디자인, 환경디자인이라는 용어를 대체할 공간디자인(spacedesign)이라는 말도 그가 만들어낸 용어인데, 이제는 우리나라와 국제 사회에서 공간디자인, 공공디자인은 보편적인 용어로 정착되어 있다.
 
  그는 “참된 디자인은 자연의 도(道)를 따르고 인간을 섬기는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또 “그러한 이념 아래 난마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해결될 때 공공디자인은 비로소 완성된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디자인관은 거리와 도시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부시장 겸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을 지내면서 우직하게 그 숱한 일들을 해냈다.
 
해치 케릭터
  서울 서체를 제정하고 서울의 색을 정립하여 도시 환경을 규율해 나갔고, 누구도 손대지 못했던 서울 시내의 우후죽순 난립한 간판을 세련되고 통일성 있는 디자인으로 바꿔 놨다. 어린이와 장애인에게도 편리한 공중화장실, 깔끔하고 멋들어진 가로판매대는 거리와 조화를 이뤘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설치했고, 반사테이프와 형광색 유니폼으로 환경미화원의 야간작업 안전성을 높였다. 모두 그의 손끝에서 이루어진 변화다.
 
  그는 도시디자인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서울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거대 도시 서울의 디자인을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해 나가기 위한 지침으로, 공공공간, 공간건축물, 공공시설물, 공공시각매체, 옥외광고물 디자인 등 5가지 카테고리를 나누어 정리했다.
 
몽촌토성에 설치한 투명 문화재 안내판.
  실용주의자인 그는 항상 자신이 ‘쓸모’ 있는 곳에서 일하기를 원했다. 서울시 부시장을 맡았던 2년을 제외하고 그는 1979년부터 35년간 이화여대와 서울대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학교에서는 연구와 제자 육성에 매진했고, 나라가 필요할 때는 도시의 새 단장을 도왔다. 그리고 최근 그동안 쌓아 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디자인기업’으로 도약하는 건자재·인테리어·가구 전문기업 한샘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영걸 사장은 “동양적인 가치를 재발견하고 우리나라와 동북아의 고유문화를 연구하여 서구의 관습과 융합시키는 제3의 디자인을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공공디자인의 대부에서 이제는 한샘을 글로벌 디자인기업으로 도약시킬 최고디자인경영자(CDO)로 발돋움한 그가, 우리의 삶 속에 건강과 행복의 공간을 창조하는 국보급 디자이너로 계속 남길 기대해 본다.⊙
 
표준 디자인을 적용한 거리의 안내 표지판.

태평로의 개선된 화장실 시설.

서울 색은 600년이라는 역사와 수려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첨단문화산업의 이미지를 담은 서울을 대표하는 10가지 색을 말한다. (시계방향으로 기와진회색ㆍ남산초록ㆍ은행노란색ㆍ한강은백색ㆍ고궁갈색ㆍ삼베연미색ㆍ꽃담황토색ㆍ서울하늘색ㆍ단청빨간색ㆍ돌담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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