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고향을 찾아서 <10> 독일 문학기행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월간조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문호 괴테가 1774년에 쓴 서간체 형식의 소설로, 괴테가 그의 천재적 열정을 잘 발휘했던 질풍노도기의 대표작이다.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인 베르테르는 여 주인공인 로테를 몹시 사랑하지만, 그녀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실의와 번민에 빠져 괴로워하다 결국 권총으로 머리를 쏘아 비극적 삶을 마감한다. 괴테 역시 1772년 5월 법률 실습차 독일의 베츨라를 방문했다가 소설 속 로테의 실제 인물인 샤를로테 부프를 만나 첫눈에 반했지만 이미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번민하다가 그해 9월 아무 말 없이 베츨라를 떠난다. 그리고 한 달 만에 베츨라에 있는 친구 예루잘렘이 한 유부녀(샤를로테 부프)를 사랑하다 권총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괴테가 자신의 실제 경험에 친구의 죽음을 연결해 써 낸 작품이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불과 14일만에 끝낸 이 작품으로 괴테는 작가로서 큰 명성을 얻었다. 당시 소설을 읽고 감동한 젊은이들은 베르테르가 입었던 파란색 연미복에 노란색 조끼를 즐겨 입고 다녔다. 또 실연이나 우울증에 빠진 수많은 사람이 권총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며 ‘베르테르 신드롬’이라는 신조어도 생겨 났다.

독일의 베츨라 거리에 세워진 괴테 동상.

소설의 배경이 되는 독일 중부의 작은 도시 베츨라(Wetzlar)는 괴테의 고향인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곳에 있다. 인구 5만 명의 베츨라 구시가지에는 괴테를 기념하는 거리와 로테 거리, 기념관 등이 있다. 로테 거리 8번지에 있는 로테의 집에는 라이프치히에서 인쇄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초판본과 세계 각국에서 출판된 번역본이 전시되어 있다. 콘 마르크트 광장 7번지에는 괴테가 머물렀던 집이 남아 있다. 로테의 집에서 괴테가 머물던 집까지는 걸어서 2분 거리다. 지금은 술집으로 변한 건물의 외벽에는 ‘요한 볼프강 괴테가 1772년 여름 여기서 살았고 1977년 건물을 보수했다’는 기념판이 붙어 있다.

프랑크푸르트 괴테의 집 내부에는 고가구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생가(Geothehaus)는 박물관과 연결되어 있다. 생가 내부에는 괴테의 친필원고, 생활용품, 오래된 서적, 그림 등이 있다. 괴테가 청소년기를 보냈던 생가의 4층 방에는 항상 서서 글을 썼던 그가 사용한 높은 책상이 있다. 이곳에서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썼고, 불후의 명작 《파우스트》 초고를 완성했다. 방 내부에는 괴테가 방을 오갈 때마다 인사를 했다는 로테의 얼굴 실루엣 그림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