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무늬 히잡을 두른 전통복장을 한 할머니가 산양을 몰고 마을로 돌아가고 있다.
거대한 손이 빚어 놓은 듯 봉긋 솟은 암봉(岩峰)에 굴을 파 만든 집, 꽃무늬 히잡을 쓴 키 작은 여인들로 가득한 마을. 이란의 중북부에는 색다른 문화를 고수하며 생활을 이어 오는 전통 마을들이 있다. 이란 북서부의 칸도완 마을과 중부의 아비야네 마을이다.
터키에 카파도키아가 있다면 이란에는 칸도완이 있다. 이란 타브리즈(Tabriz)의 남서쪽에 있는 칸도완 마을 사람들은 카파도키아처럼 뾰족한 암봉에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산다. 카파도키아는 관광지가 되며 원주민들이 모두 떠나는 바람에 지금은 관광객들만이 오가는 곳이 됐지만, 이곳에서는 아직까지도 구수한 난(빵)을 굽고 당나귀를 끌고 오가는 주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암봉과 암봉 사이로 난 올레길(집과 집 사이에 난 길)을 지나면 당나귀에 비료를 싣고 있는 노인을 만나 인사하고 마을 주민이 건네는 갓 구운 난과 달콤한 꿀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란 중부의 카샨(Kashan)에서 1시간 남짓 차를 타고 달리면 붉은 진흙으로 지은 아비야네 전통마을이 있다. 이곳 사람들은 검정 치마 위에 화사한 벨벳 원피스를 입고 그 위에 ‘초르각’이라 부르는 꽃무늬 스카프를 두른다. 시골이다 보니 아이들보다 지긋이 나이 든 노인들이 많은데, 깊이 팬 주름위로 붉은 꽃무늬 스카프를 쓰고 해맑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란에는 독특한 문화를 가진 전통마을만큼이나 재미있는 이름의 요리가 있다. 양 갈비에 토마토 소스를 넣어 만든 갈비찜인 ‘파르걀디’다. ‘파르’는 뒷부분(Back), ‘걀디’는 목(Neck)을 의미하는데, 이 말은 이란어로 ‘목을 후려치다’라는 뜻의 욕이기도 하다. 부드러운 양 목갈비에 토마토 소스가 짙게 배어 감칠맛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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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야네의 전통복장을 한 남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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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암봉에 굴을 파고 지어진 칸도완 마을의 주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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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흙으로 지은 아비야네 전통마을. 마을이 산 중턱에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동쪽을 향하고 있어 겨울에는 아침 햇살로 따뜻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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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봉에 굴을 파 만든 집. 카펫을 깔고 가스레인지와 라디오 등 간단한 살림살이만 넣고 산다. 사람이 사는 방 안으로 깊이 파낸 굴은 한여름에도 냉기가 느껴질 만큼 시원해 냉장고가 필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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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중턱의 칸도완 마을에서 유일한 이동 수단인 당나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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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르걀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