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세종시 구석구석 들여다보기 : 월간조선

세종특별자치시가 지난 7월 1일 대한민국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했다. 충청남도의 중동부에 위치하는 세종시는 연기군 전 지역과 공주시 장기·반포·의당면, 충청북도 청원군 부용면을 포괄하는 도시다. 세종시는 1읍 9면 14동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했다. 세종시는 동으로는 충북 청원군, 서로는 공주시, 남으로는 대전광역시, 북으로는 천안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세종시의 운주산과 비암사, 고복저수지 일대를 지나 아직도 공사가 한창인 금남면 일대의 중앙행정타운까지 돌아보았다.

옛 연기군의 진산(鎭山)인 운주산(雲住山·해발 460m)은 이 부근에서 가장 높다. 구름이 머무는 산이라는 뜻의 운주산 정상에 오르면 맑은 날에는 아산만까지 볼 수 있다. 정상과 가까운 곳에는 백제시대에 축조된 운주산성이 있다. 산 정상을 기점으로 서남단에 있는 3개의 봉우리를 감싸고 있는 길이 3098m의 비교적 큰 산성이다. 산성 안으로 공원이 조성돼 등산객들이 쉬어 가기 좋다.

천년 된 느티나무와 돌담 사이로 비암사의 극락보전과 삼층석탑이 보인다.

산에서 내려와 전의면 다방리 쪽으로 난 지방도를 따라가면 전통사찰 비암사가 나온다. 비암사는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라고는 하나 정확한 연혁을 알지 못한다. 극락보전 앞 2.9m 높이의 삼층석탑에서는 계유명 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癸酉銘全氏阿彌陀佛三尊石像·국보 106호)과 2기의 석불비상(石佛碑像)이 발견돼 각각 국보와 보물로 지정됐다. 원본은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비암사에서는 매년 4월 15일 백제의 역대 국왕·대신과 백제부흥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의 충혼을 기리고, 고장의 무사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백제대제(百濟大祭)를 봉행한다.

8월이면 세종시 곳곳에서 잘 익은 복숭아를 볼 수 있다. 매년 8월 초순이면 세종시의 조치원 일대에서 복숭아 축제도 열린다.

비암사에서 좁다란 골목을 빠져나와 남으로 10여 분을 달리면 고복저수지를 만나게 된다. 고복리와 용암리에 걸쳐 있는 약 195만m²(59만평) 규모의 넓은 저수지로, 가물치와 붕어, 잉어, 메기 등 어종이 풍부해 주말이면 낚시꾼들로 붐빈다. 저수지 주변에는 메기매운탕 식당이 성업중인데,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 주말마다 식객(食客)으로 붐빈다.

가족과 함께 세종시를 찾았다면 체험 공원도 들러 보자. 전동면 송성리에 자리한 베어트리파크는 반달곰을 테마로 한 사계절 곰 생태공원이다. 공원에는 반달가슴곰과 꽃사슴, 공작새, 앵무새, 원앙, 비단잉어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매년 봄이면 화사한 영산홍이 피어 장관을 이루고 관음죽, 양란 등 희귀식물이 자태를 뽐낸다. 8월에는 숲 해설사와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인 ‘숲 체험 교실’도 운영된다.

고복저수지에서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장류 테마박물관인 뒤웅박고을은 베어트리파크와 5분 거리에 있다. 각 지역의 독특한 장독전시와 너른 마당을 가득 메운 장독이 볼 만하다. 이곳에서 담근 장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함께 운영되며, 장 담그기 체험도 가능하다.

세계 유일의 교과서 관련 콘텐츠 전문 박물관인 교과서박물관도 가 보자. 미래엔컬쳐그룹이 2003년 문은 연 이 박물관에는 옛 서당에서 쓰던 책부터 개화기, 일제강점기, 광복 직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과서들을 보관, 전시하고 있다.

아기자기하고 정감있는 전의역. 경부선 천안역과 조치원역 사이에 있다.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의 핵심이 되는 금남면의 행정타운 일대와 세종시 첫마을이다. 42m 높이의 밀마루 전망대에 오르면 세종시 중앙행정타운이 한눈에 들어온다. 세종시의 정부청사는 12만2340m2(약 3만7000평)의 터에 17개 개별 건물이 지상 4층부터 옥상까지 연결된 하나의 건물 형태로 건설되며,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의 형상을 띠게 된다. 이 일대는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황무지에 가깝다. 하지만 97m의 거대한 주탑이 서있는 한두리교(구 금강2교)로 통하는 세종시 첫마을이 단장을 마치고 입주민들을 맞고 있어 가 볼 만하다. 밤에는 유유히 흐르는 금강 위로 한두리교와 환하게 불을 밝힌 첫마을 아파트가 투영돼 운치를 더한다.

세종시는 경부선 철도와 국도 1호선이 관통하고 있으며 중부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기차를 탈 경우 조치원역이나 전의역에서 하차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