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익스트림 레포츠 마니아의 천국, 제천 : 월간조선

‘아~아아아~!’

충북 제천의 청풍호반에 난데없는 타잔 소리가 들려온다. 고요한 호수 위로 바람을 가르듯 줄에 매달린 사람들이 ‘쉭쉭~’하며 지나간다.

청풍호 체험공원에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짚라인(Zipline)이 들어섰다. 짚라인은 일명 도르래라 불리는 트롤리(trolley)에 몸을 의지해 굵은 와이어(wire)를 타고 이동하는 하강체험 시설이다. 몸에 착용한 안전보호대를 도르래에 고정하고 와이어가 연결된 38·45m 높이의 타워 사이를 오간다. 왕복 길이가 1.2km로, 국내에서 가장 길고 호수를 횡단하는 것도 처음 시도된 것이다.

비봉산 활공장에 오르니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패러글라이더를 탄 이들이 해질 무렵 청풍호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져 그림을 이룬다.

‘내륙의 다도해’라 불리는 청풍호반을 품에 안고 있는 제천시가 익스트림 레포츠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청풍호를 중심으로 짚라인은 물론, 50m 번지 점프 시설이 있는 청풍랜드와 각종 서바이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산악 체험장 등이 인기를 끌며 레포츠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것. 특히 해발 531m의 비봉산에 있는 활공장은 패러글라이딩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정평(定評)이 나 있다. 바람을 벗삼아 패러글라이더를 타면 청풍호반과 동양의 알프스라 불리는 월악산을 한눈에 감상 할 수 있다.

산악 체험장을 찾은 관광객이 외줄을 타며 극기 훈련을 즐기고 있다.

청풍호는 충청북도 충주와 제천, 단양군에 걸쳐 있는 거대한 인공호수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제천의 청풍면 일대 5개 면 61개 마을을 집어삼켰다. 이때 수몰 지역의 각종 문화재를 산 위로 옮겨놓은 곳이 청풍 문화재단지다. 제천으로 들어서는 문과 성곽의 돌, 관아, 각종 민속 유물과 고택을 그대로 옮겨놓아 볼 만하다. 제천의 10경 중 1경으로 뽑을 만큼 아름다운 의림지도 꼭 가보자. 국가명승 20호로 지정된 인공 저수지인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됐다. 호반 둘레가 약 2km로 주변에는 영호정과 경호루, 수백 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이 어우러져 풍치를 더한다. 매년 겨울에는 꽁꽁 언 의암호 위에서 동계민속대제전(1월 14~22일)이 열린다. 공어(빙어) 낚시, 얼음 썰매 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