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안에 인접한 지상을 벗어나기 직전, 기수 왼쪽을 바라보고 있는 항법사.
기상관측 60여 년 만에 40cm가 넘는 폭설이 내린 포항, 하늘길과 바닷길은 막혀 포항은 졸지에 절해고도(絶海孤島)로 변했다. 그러나 동해·서해상의 북한 잠수함 침투를 감시하는 해군6항공전단 소속 해상초계기 P-3C는 악천후를 무릅쓰고 초계비행에 나섰다.
지난 1월 12일 오전 9시30분, 해군6항공전단 소속 전술비행대대 소속 승무원들은 30분간 긴박하게 전술토의와 비행전 브리핑을 가졌다. 작년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등 잇따른 북한의 서해상 도발에 대해 한 치의 틈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이동윤 대대장(중령)은 “천안함 피격 이후 대잠전(對潛戰) 능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운용 중”이라며 “개량형 해상초계기(P-3CK)와 링스 헬기 등을 증강해 항공초계를 대폭 강화했다”고 했다.
곧이어 무장정비사들이 해상초계기에 토페도(어뢰)와 대함능력을 갖춘 AGM-84 하푼 미사일을 장착했다. 이륙직전 승무원들은 ‘가자, 잡자, 잠수함’이란 구호가 붙은 출입구 앞에 모여 조종사 윤희광 소령을 중심으로 출격전 임무 점검을 마쳤다. 승무원들이 각자 위치로 돌아가고, 해상초계기는 활주로를 질주해 포항기지를 날아올랐다. 눈앞에 은세계(銀世界)가 펼쳐졌다!
포항기지를 이륙한 해상초계기는 대구를 지나 서해상으로 진입했다. 눈 덮인 육지의 ‘은빛’에 반사된 서해 바다는 평화롭기만 했다! 고도를 400여m로 낮추자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화물선, 어선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선박들의 ‘경호원’인 해군함정도 보였다.
그 순간, 서해상에서 작전중인 함정에서 미식별 수중 접촉물을 발견했다는 정보가 접수됐다. 해상초계기는 기수를 틀어 현장으로 향했다. 육안식별을 위해 고도를 100여m까지 낮췄다. 기체는 요동쳤고, 조종석 전방 방풍창은 바다에 빠질 정도로 해수면과 맞닿았다.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초계기는 레이더와 적외선 영상수색 장비를 이용해 감시·추적을 시작했다.
임무지휘관(TACCO)은 ‘공격 인가(認可) 요청’을 하고, 수중 물체를 식별하기 위해 자기탐지장치(MAD)로 자기장을 탐지하기 시작했다. 소노부이(音探機)를 발사하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낙하산을 펴며 해상으로 떨어졌다. 승무원들은 “set battle condition!”이란 지시에 따라 ‘봄베이도어(bomb bay door)’를 열고 토페도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소노부이와 MAD의 데이터를 분석한 임무지휘관은 “적 잠수함이 아니다”며 임무를 ‘해지’했다.
해군 호위함이 시야에 나타나면서 검은 구름이 기체를 휩쌌다. 소나기가 ‘우두둑’ 소리를 내며 기체를 때리기 시작했다. 항법통신관 임은정 대위는 “적이 어떠한 방식으로 도발한다고 해도 바로 그 현장에 우리 P-3C가 가장 먼저 도착할 것”이라며 “해군은 ‘Fight Tonight’이란 각오로 적 잠수함이 우리 영해에 1cm라도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보유무장을 첨단화하는 한편, 음탐사 등 승무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초계기는 서해 5도를 앞에 두고 비행한계선(FLL)까지 올라갔다 기수(機首)를 남쪽으로 돌렸다.
한편, 해군은 언론사 최초로 《월간조선》에 올해 실전배치한 개량형 해상초계기 P-3CK를 공개했다. 해군은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라 잠수함 탐지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형 해상초계기(P-3CK) 8대를 작전배치했다. 해군 보유 해상초계기 16대의 기종은 P-3C 8대와 한국형 P-3CK 8대다. 이번에 실전배치한 P-3CK는 기존 P-3C에 비해 더욱 강화된 능력을 갖춰 질적인 면에서도 우리 해군의 전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P-3C가 넓은 바다에 있는 표적만 탐지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P-3CK는 항구에 정박 중인 함정과 움직이는 육상표적을 식별할 수 있는 다목적 레이더, P-3C 대비 5배 이상 향상된 고배율 적외선 및 광학카메라, 디지털 음향수집·분석장비, 자기탐지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해군은 모두 16대의 해상초계기를 보유함으로써 휴전선 길이의 9.5배, 남한 넓이의 3.3배에 이르는 30만km²의 작전해역에 대한 상시 감시와 주요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데 더욱 완벽을 기할 수 있게 됐다.
해군6항공전단 관계자는 “한국형 초계기는 대지공격이 가능한 하푼 블록Ⅱ미사일을 무장해 우리 함정에 큰 위협이 되는 적의 해안포와 미사일 이동 발사대 등을 사정권 밖에서 타격이 가능하다”면서 “실시간 전술정보 전송 시스템을 통해 KF-16이나 헬기 등 공격기에 대한 정밀 표적정보 제공과 전술통제 기능을 보유해 우리 군의 합동작전 수행에도 큰 몫을 담당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월 12일 오전 9시30분, 해군6항공전단 소속 전술비행대대 소속 승무원들은 30분간 긴박하게 전술토의와 비행전 브리핑을 가졌다. 작년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등 잇따른 북한의 서해상 도발에 대해 한 치의 틈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이동윤 대대장(중령)은 “천안함 피격 이후 대잠전(對潛戰) 능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운용 중”이라며 “개량형 해상초계기(P-3CK)와 링스 헬기 등을 증강해 항공초계를 대폭 강화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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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월간조선》에 처음으로 공개한 개량형 해상초계기 P-3CK 기수 정면. P-3CK는 최대속도 761㎞/h, 작전반경 3835㎞로 터보프로펠러 엔진 4개가 장착돼 있다. |
포항기지를 이륙한 해상초계기는 대구를 지나 서해상으로 진입했다. 눈 덮인 육지의 ‘은빛’에 반사된 서해 바다는 평화롭기만 했다! 고도를 400여m로 낮추자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화물선, 어선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선박들의 ‘경호원’인 해군함정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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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뢰를 초계기에 장착하고 있는 무장정비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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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장정비사들이 하푼 블록Ⅱ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최신형 공대함 및 공대지 미사일로 항구에 정박해 있는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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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륙 직전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선 채로 임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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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계기에 하푼 대함 미사일을 장착하기 위해 미사일을 트레일러로 옮기고 있다. |
해군6항공전단 관계자는 “한국형 초계기는 대지공격이 가능한 하푼 블록Ⅱ미사일을 무장해 우리 함정에 큰 위협이 되는 적의 해안포와 미사일 이동 발사대 등을 사정권 밖에서 타격이 가능하다”면서 “실시간 전술정보 전송 시스템을 통해 KF-16이나 헬기 등 공격기에 대한 정밀 표적정보 제공과 전술통제 기능을 보유해 우리 군의 합동작전 수행에도 큰 몫을 담당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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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잠수함 탐색을 위한 소노부이를 투발하기 위해 승무원이 준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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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륙을 위해 탑승구를 폐쇄하고 있는 승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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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초계기 P-3C의 T-56 터보프롭 엔진은 공군의 C-130H 수송기 엔진과 동일형이다. 해상초계기는 4대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장시간 체공을 위해 저고도 순항비행 중 한 대의 엔진을 정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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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초계함 ‘충남함’이 임무를 수행중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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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륙 전 조종석에서 계기를 점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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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계함 아래로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화물선이 지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