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장(印章)은 나무·돌·고무·수정·금·뿔·상아 등의 인재(印材)에 글자나 그림을 조각해 인주를 발라 개인·관직·단체·장서(藏書) 등의 표지로 문서·서화에 찍어 증명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강북구청 앞 4평 남짓한 도장 가게 ‘삼양사’에서 대한민국 인장(印章) 명장 1호 최병훈(崔炳勳·61)씨를 만났다. 작은 체구에 서글서글한 인상을 한 그는 마침 손바닥 크기만 한 육각형의 옥(玉)돌에 인장을 새기고 있었다. 조각칼이 옥을 파고들어갈 때마다 뽀얀 먼지가 올라왔다. 마치 마술을 부리듯 ‘쓱쓱’ 칼을 휘두르자 평평하던 옥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재(再)탄생했다.
전북 장수군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서당공부를 하며 천자문(千字文)을 떼고 명심보감(明心寶鑑)까지 배웠다. 아버지를 여읜 뒤 서울로 올라와 종로를 돌며 인쇄·도장업소에 취직했다. 선배들 어깨너머로 배운 인장 실력을 가지고 1977년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이후 그가 명장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시 도장업은 워낙 대중화되어 있고, 산업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하여 ‘장인(匠人)’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오기가 발동한 그는 5년 동안 120여 개의 업소를 돌며 기술을 연마했다. 기능 관련 자격증도 단계별로 땄다.
이러한 고생 끝에 드디어 그는 지난 2001년 노동부가 선정한 ‘명장’에 1호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보다 앞서 1999년에는 ‘신(新)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작은 도장 하나를 만들 때도 결코 대충 하는 법이 없다. 폭 1.5cm에 불과한 개인의 사인(私印)이지만 의뢰인의 취향과 성격에 맞추어 단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올해 초 그는 오랜 숙원이었던 인장공예연구소를 서울 수유동에 설립했다. 전시장과 기념관 후진양성 등을 겸한 다목적 연구소다.
연구소 문을 열고 들어가니 ‘보물’들로 가득했다. 헌책방에서 고서(古書)를 뒤져 찾아낸 조선시대 문인(文人)들의 인장을 흉내 내어 만든 것부터 십이지(十二支)를 새긴 것, 사군자(四君子·梅蘭菊竹)를 표현한 것, 조선시대 왕이 사용했던 옥새(玉璽)를 재현한 것 등….
그의 손을 거치면 돌덩이 하나도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 소재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 길거리의 작은 돌멩이부터 나무·옥·쇳덩어리에 이르기까지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이를 찾아내는 것도 그의 작은 행복이다. 그는 인터뷰 도중 붓을 휘둘러 두 글자를 썼다.
‘靜觀’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사물을 보면 찾아낼 것이 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가면 결코 발견하지 못합니다. 하찮은 것 없이 정성을 다하여 들여다보면 그 깊이를 알게 될 것입니다.”
1. 5cm의 작은 공간에 새겨진 그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
전북 장수군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서당공부를 하며 천자문(千字文)을 떼고 명심보감(明心寶鑑)까지 배웠다. 아버지를 여읜 뒤 서울로 올라와 종로를 돌며 인쇄·도장업소에 취직했다. 선배들 어깨너머로 배운 인장 실력을 가지고 1977년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이후 그가 명장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시 도장업은 워낙 대중화되어 있고, 산업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하여 ‘장인(匠人)’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오기가 발동한 그는 5년 동안 120여 개의 업소를 돌며 기술을 연마했다. 기능 관련 자격증도 단계별로 땄다.
이러한 고생 끝에 드디어 그는 지난 2001년 노동부가 선정한 ‘명장’에 1호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보다 앞서 1999년에는 ‘신(新)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작은 도장 하나를 만들 때도 결코 대충 하는 법이 없다. 폭 1.5cm에 불과한 개인의 사인(私印)이지만 의뢰인의 취향과 성격에 맞추어 단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올해 초 그는 오랜 숙원이었던 인장공예연구소를 서울 수유동에 설립했다. 전시장과 기념관 후진양성 등을 겸한 다목적 연구소다.
연구소 문을 열고 들어가니 ‘보물’들로 가득했다. 헌책방에서 고서(古書)를 뒤져 찾아낸 조선시대 문인(文人)들의 인장을 흉내 내어 만든 것부터 십이지(十二支)를 새긴 것, 사군자(四君子·梅蘭菊竹)를 표현한 것, 조선시대 왕이 사용했던 옥새(玉璽)를 재현한 것 등….
그의 손을 거치면 돌덩이 하나도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 소재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 길거리의 작은 돌멩이부터 나무·옥·쇳덩어리에 이르기까지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이를 찾아내는 것도 그의 작은 행복이다. 그는 인터뷰 도중 붓을 휘둘러 두 글자를 썼다.
‘靜觀’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사물을 보면 찾아낼 것이 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가면 결코 발견하지 못합니다. 하찮은 것 없이 정성을 다하여 들여다보면 그 깊이를 알게 될 것입니다.”
1. 5cm의 작은 공간에 새겨진 그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