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방식, 유제품, 기름에 튀긴 음식, 밀가루 음식, 술, 담배, 카페인 등 증상 악화시킬 수 있어”
⊙ 6개월 이상,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복통·배변 문제 있으면 의심
⊙ “정신과 약물을 약하게 처방… 적절한 수면,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이 중요”
⊙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에 도움 된다지만, 정확히 어떤 유산균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 어려워”
⊙ 6개월 이상,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복통·배변 문제 있으면 의심
⊙ “정신과 약물을 약하게 처방… 적절한 수면,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이 중요”
⊙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에 도움 된다지만, 정확히 어떤 유산균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 어려워”
- 사진=게티이미지
복부(腹部) CT를 찍고 대장내시경을 했는데 깨끗하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별다른 질환이 없다고 하는데 배가 계속 아프고 변비와 설사가 반복된다. 주변 사람들은 ‘당신이 너무 예민한 탓’이라고 얘기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병, 과민성장증후군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질적인 질환이 없음에도 복통·복부 팽만감·설사·변비 등 배변 장애 증상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이다. 전(全)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10~15% 정도이며 국내 환자는 연간 150만 명 안팎으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이 질병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140만 명이었고,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에는 160만 명이 넘었다. 대장은 정상적으로 하루 1회 정도 배변을 유도하도록 움직이는데 하루에도 여러 번, 식사 직후 대변 신호가 자주 오거나, 반대로 대변을 5일 이상씩 보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복부 팽만, 가스 차고, 배변 습관 바뀌면 의심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설명이다.
“환자들이 배가 불편하고 아프고, 복부 팽만감이 있고, 가스가 찬다고 말합니다. 배에서 꾸룩꾸룩 소리가 나고, 설사를 많이 하거나 반대로 변비가 심하다고 호소합니다.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이지만 복부가 불편한 것은 분명합니다.”
― 어떻게 진단합니까.
“기본은 기질적으로 장에 문제가 없어야 하기에 상황에 맞게 여러 가지 생화학적 검사나 대장내시경, CT 촬영을 우선 실시합니다. 장에 뚜렷한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환자의 증상을 기준으로 진단하는데 증상이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최근 3개월 동안에 평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복통,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을 경우 진단합니다. 이유 없이 배변 횟수가 증가·감소하거나, 배변의 형태가 딱딱하거나 무르는 등 증상이 동반됩니다.”
― 이 병이 암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합니까.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유병률이 10% 이상으로 높은 것에 반해 특정한 원인과 병태생리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고 치료가 뚜렷하지 않아 환자, 의료진이 답답해하는 질병입니다. 내장 과민성, 뇌-장관 상호작용, 장내미생물 변화와 관련된 면역 이상반응, 유전적 소인 등이 주된 원인으로 생각되는 병으로 식이요법 및 생활습관 개선을 기본으로 증상 호전을 위해 약을 사용하게 됩니다. 완치의 개념이 없습니다.”
― 증상이 호전됐다가 나빠질 수도 있군요.
“맞습니다. 수술로 해결할 수 없는 질환으로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 식이요법을 하기 때문에 소화기내과 소관입니다. 일부 환자들은 시험 기간에만 화장실을 자주 가거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에만 과민성장증후군에 시달립니다. 장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상황에 따라 이런 증상을 호소할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감염이나 약물, 음식에 의해 발생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은 복통 등의 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지만 배변 후에는 호전되는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점액질 변, 복부 팽만이나 잦은 트림, 방귀, 전신피로 등의 증상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계속될 수 있지만 다른 치명적인 질환으로 진행하지는 않습니다”고 설명했다.
“약을 먹는다고 증상이 완전히 좋아지지 않는다, 여러 병원을 다니는데도 답답해하는 환자들이 실제로 많습니다. 20~30대에도 흔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하고, 성별에 따른 유병률 차이도 크게 없습니다.”
―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기 불편하다고 하는데요.
“밤에 자다가 깰 정도의 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복통이 몇 달 동안 지속되고, 음식 등에 따라서 설사나 복부 팽만감이 동반되기 때문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 이외에 잠에서 깰 정도의 심한 복통이 있거나, 단기간에 체중이 크게 감소하거나, 혈변이나 흑색변 등의 위장관출혈이 동반되는 경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과민성장증후군이 아닌 다른 질환이 의심될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거나, 대장암이나 염증상 장질환의 가족력, 대변분변검사에서 양성이 발견될 경우에는 반드시 대장내시경검사나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등을 진행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도 원인의 하나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심리적인 이유’도 한몫을 한다고 설명했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중에는 과도한 스트레스, 우울, 불안감을 동반한 경우가 있습니다. 과민성장증후군에서 위장관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는 감정 상태나 우울증, 불안증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뇌-장관 상호작용은 신체적 혹은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 위장관 운동을 조화롭게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위장관은 이중 신경구조를 통해 중추신경계로 신호를 전달하고, 이런 신경의 전달은 변화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다양한 기능성 질환을 유발합니다. 위장관은 자체적인 신경체계를 통해 자율적으로 위장관 운동기능, 분비기능 및 혈류를 조절하는 신경 조절 시스템을 유지합니다. 또 중추 신경계와도 지속적인 상호 신호 전달체계를 유지하면서 내장 감각을 중추 신경계에 전달하고 이에 따라 감정, 통증 등이 나타나면서 항상성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런 신경체계 조절의 이상, 장 운동성의 변화, 내장 감각의 항진이 특징적으로 이러한 신경 연결망에 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 물질은 세로토닌 등이 있습니다.”
― 위장은 연결돼 있는데 과민성장증후군이 위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나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은 통상 배변이나 하부, 즉 장의 이상을 토로하지만 간혹 위 등 상부 질환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민성장증후군과 별개의 질환이나,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뇌-장관 상호작용에 따라서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라는 측면에서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콩·사과·양배추 피해야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의 첫 번째 치료법은 복부를 덜 아프게 하는 음식, 즉 가스가 덜 차는 음식을 섭취하는 식이요법이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고지방식과 유제품, 기름에 튀긴 음식, 가스가 많이 생기는 포드맵(FODMAP) 식이, 밀가루 음식, 술, 담배, 카페인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맵’은 장에서 발생되기 쉬운 당류로, 포드맵처럼 입자가 작은 당류들은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가 되지 않고 대장에서 분해되는데, 이때 가스가 많이 발생한다. 포드맵이 많은 음식은 콩·식빵·우유·사과·양배추·인공감미료 등이 포함된다. 반대로 쌀이나 토마토·바나나·오렌지·유당 제거 우유 등은 포드맵이 적은 음식이다. 하지만 포드맵 음식이라고 반드시 복부 증상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본인에게 맞는 음식’은 따로 있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얘기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만나면 건강에 좋다고 하는 특정 음식만을 고집해서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침에 사과를 꼭 먹고, 양배추가 위에 좋은 음식이기 때문에 매일 먹는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진료할 때 한 가지 음식에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일상적인 식사의 중요성을 얘기합니다. 인스턴트, 탄산음료 등과 같이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고 알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 나면, 장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음식, 맞지 않는 음식이 있을 뿐입니다.”
― 음식에 대한 맹신, 혹은 과도한 한 가지 음식이 나쁜 거군요.
“밀가루나 고기는 먹으면 무조건 몸에 안 좋다고 생각해 완전히 피하느라 어디 가서 식사하기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고 특별한 증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면 무조건 피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이 음식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그 음식만을 드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다양한 음식들에서 골고루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좋고, 본인에게 맞지 않는 음식이 있었다면 기록해놓는 것도 좋습니다. 간혹 연령층이 높은 분들 중 정체 불명의 건강보조식품을 한 번에 10개 이상씩 드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혹시 복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면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약물 치료
환자들은 식이요법과 함께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증상 상담 및 약물 치료를 위해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는다.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얘기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증상에 따른 약물`치료를 병행합니다. 설사를 많이 하는 것은 장운동이 항진돼서입니다. 원래 음식물은 소화돼서 장으로 내려가면서 대장에서 수분을 흡수해야 하는데, 항진된 장의 운동으로 흡수를 하지 못하므로, 무른 대변 혹은 설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세로토닌3형수용체 길항제는 장관신경총에 작용해 대장 통과 시간을 연장시키고 내장감각을 변화시켜 이러한 설사형 장증후군 환자에서 효과적입니다. 진경제는 위장관근육의 수축력을 약화시켜서 복통 및 복부 불쾌감을 감소시킵니다. 지사제의 경우 대변 굳기를 정상화시키고 배변 빈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사용합니다. 일부 환자들은 소장내세균과다증식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비흡수성 경구 항생제를 단기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된 일차 치료약제들을 반복 투여해도 복통 및 전체 증상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삼환계항우울제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등의 약제를 사용합니다. 소화기내과에서 처방하는 약제의 용량은 정신과 질환 등에서 투약되는 약보다는 저용량을 사용합니다.”
장 건강을 위해서 유산균을 먹는 것은 도움이 될까.
유산균은 젖산을 생산하는 균주로, 비피도박테리아와 함께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되는 미생물 중 가장 흔한 종류다. 그러나 유산균은 우리 몸에 유익한 미생물과 유익하지 않은 미생물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엄밀한 의미에서는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는 같은 뜻은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정량을 섭취하였을 때 숙주의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 이식 치료법은 검증된 치료법 아냐”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설명이다.
“많은 연구들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는 인간 장내 미생물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내 환경을 변화시키는 조절제로서의 기능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질환에 치료제로써, 적용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질환별로 정확히 특정 균주나 용량을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프로바이오틱스가 저렴하고, 식약처를 통과한 안전한 식품이고 특별히 몸에 해가 되지 않고, 연구들에서 전반적으로 증상 및 가수 관련 증상 호전 효과가 보고되어 과민성장증후군에서도 증상 호전을 위해 보조적으로 투약해볼 수 있습니다.”
― 일부에서 과민성장증후군 치료를 위해 타인의 대변을 이식하는 방법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장내 불균형 개선을 위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하는 대변 이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나, 아직 충분히 검증된 치료법은 아닙니다. 대변 이식 방법은 타인의 대변을 대장내시경을 통해 뿌려주거나 경구형 알약형태를 섭취하는 등으로 시행되는데,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몇 번을, 얼마의 간격으로 해야 하는지 정해진 것은 없고, 건강한 사람의 대변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모호합니다. 표준 치료 방법은 아닙니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 자체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질적인 질환이 없음에도 복통·복부 팽만감·설사·변비 등 배변 장애 증상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이다. 전(全)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10~15% 정도이며 국내 환자는 연간 150만 명 안팎으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이 질병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140만 명이었고,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에는 160만 명이 넘었다. 대장은 정상적으로 하루 1회 정도 배변을 유도하도록 움직이는데 하루에도 여러 번, 식사 직후 대변 신호가 자주 오거나, 반대로 대변을 5일 이상씩 보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복부 팽만, 가스 차고, 배변 습관 바뀌면 의심
![]() |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환자들이 배가 불편하고 아프고, 복부 팽만감이 있고, 가스가 찬다고 말합니다. 배에서 꾸룩꾸룩 소리가 나고, 설사를 많이 하거나 반대로 변비가 심하다고 호소합니다.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이지만 복부가 불편한 것은 분명합니다.”
― 어떻게 진단합니까.
“기본은 기질적으로 장에 문제가 없어야 하기에 상황에 맞게 여러 가지 생화학적 검사나 대장내시경, CT 촬영을 우선 실시합니다. 장에 뚜렷한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환자의 증상을 기준으로 진단하는데 증상이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최근 3개월 동안에 평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복통,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을 경우 진단합니다. 이유 없이 배변 횟수가 증가·감소하거나, 배변의 형태가 딱딱하거나 무르는 등 증상이 동반됩니다.”
― 이 병이 암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합니까.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유병률이 10% 이상으로 높은 것에 반해 특정한 원인과 병태생리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고 치료가 뚜렷하지 않아 환자, 의료진이 답답해하는 질병입니다. 내장 과민성, 뇌-장관 상호작용, 장내미생물 변화와 관련된 면역 이상반응, 유전적 소인 등이 주된 원인으로 생각되는 병으로 식이요법 및 생활습관 개선을 기본으로 증상 호전을 위해 약을 사용하게 됩니다. 완치의 개념이 없습니다.”
― 증상이 호전됐다가 나빠질 수도 있군요.
“맞습니다. 수술로 해결할 수 없는 질환으로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 식이요법을 하기 때문에 소화기내과 소관입니다. 일부 환자들은 시험 기간에만 화장실을 자주 가거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에만 과민성장증후군에 시달립니다. 장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상황에 따라 이런 증상을 호소할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감염이나 약물, 음식에 의해 발생
![]() |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약을 먹는다고 증상이 완전히 좋아지지 않는다, 여러 병원을 다니는데도 답답해하는 환자들이 실제로 많습니다. 20~30대에도 흔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하고, 성별에 따른 유병률 차이도 크게 없습니다.”
―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기 불편하다고 하는데요.
“밤에 자다가 깰 정도의 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복통이 몇 달 동안 지속되고, 음식 등에 따라서 설사나 복부 팽만감이 동반되기 때문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 이외에 잠에서 깰 정도의 심한 복통이 있거나, 단기간에 체중이 크게 감소하거나, 혈변이나 흑색변 등의 위장관출혈이 동반되는 경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과민성장증후군이 아닌 다른 질환이 의심될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거나, 대장암이나 염증상 장질환의 가족력, 대변분변검사에서 양성이 발견될 경우에는 반드시 대장내시경검사나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등을 진행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도 원인의 하나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심리적인 이유’도 한몫을 한다고 설명했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중에는 과도한 스트레스, 우울, 불안감을 동반한 경우가 있습니다. 과민성장증후군에서 위장관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는 감정 상태나 우울증, 불안증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뇌-장관 상호작용은 신체적 혹은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 위장관 운동을 조화롭게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위장관은 이중 신경구조를 통해 중추신경계로 신호를 전달하고, 이런 신경의 전달은 변화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다양한 기능성 질환을 유발합니다. 위장관은 자체적인 신경체계를 통해 자율적으로 위장관 운동기능, 분비기능 및 혈류를 조절하는 신경 조절 시스템을 유지합니다. 또 중추 신경계와도 지속적인 상호 신호 전달체계를 유지하면서 내장 감각을 중추 신경계에 전달하고 이에 따라 감정, 통증 등이 나타나면서 항상성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런 신경체계 조절의 이상, 장 운동성의 변화, 내장 감각의 항진이 특징적으로 이러한 신경 연결망에 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 물질은 세로토닌 등이 있습니다.”
― 위장은 연결돼 있는데 과민성장증후군이 위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나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은 통상 배변이나 하부, 즉 장의 이상을 토로하지만 간혹 위 등 상부 질환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민성장증후군과 별개의 질환이나,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뇌-장관 상호작용에 따라서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라는 측면에서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콩·사과·양배추 피해야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의 첫 번째 치료법은 복부를 덜 아프게 하는 음식, 즉 가스가 덜 차는 음식을 섭취하는 식이요법이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고지방식과 유제품, 기름에 튀긴 음식, 가스가 많이 생기는 포드맵(FODMAP) 식이, 밀가루 음식, 술, 담배, 카페인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맵’은 장에서 발생되기 쉬운 당류로, 포드맵처럼 입자가 작은 당류들은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가 되지 않고 대장에서 분해되는데, 이때 가스가 많이 발생한다. 포드맵이 많은 음식은 콩·식빵·우유·사과·양배추·인공감미료 등이 포함된다. 반대로 쌀이나 토마토·바나나·오렌지·유당 제거 우유 등은 포드맵이 적은 음식이다. 하지만 포드맵 음식이라고 반드시 복부 증상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본인에게 맞는 음식’은 따로 있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얘기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만나면 건강에 좋다고 하는 특정 음식만을 고집해서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침에 사과를 꼭 먹고, 양배추가 위에 좋은 음식이기 때문에 매일 먹는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진료할 때 한 가지 음식에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일상적인 식사의 중요성을 얘기합니다. 인스턴트, 탄산음료 등과 같이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고 알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 나면, 장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음식, 맞지 않는 음식이 있을 뿐입니다.”
― 음식에 대한 맹신, 혹은 과도한 한 가지 음식이 나쁜 거군요.
“밀가루나 고기는 먹으면 무조건 몸에 안 좋다고 생각해 완전히 피하느라 어디 가서 식사하기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고 특별한 증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면 무조건 피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이 음식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그 음식만을 드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다양한 음식들에서 골고루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좋고, 본인에게 맞지 않는 음식이 있었다면 기록해놓는 것도 좋습니다. 간혹 연령층이 높은 분들 중 정체 불명의 건강보조식품을 한 번에 10개 이상씩 드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혹시 복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면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약물 치료
환자들은 식이요법과 함께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증상 상담 및 약물 치료를 위해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는다.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얘기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증상에 따른 약물`치료를 병행합니다. 설사를 많이 하는 것은 장운동이 항진돼서입니다. 원래 음식물은 소화돼서 장으로 내려가면서 대장에서 수분을 흡수해야 하는데, 항진된 장의 운동으로 흡수를 하지 못하므로, 무른 대변 혹은 설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세로토닌3형수용체 길항제는 장관신경총에 작용해 대장 통과 시간을 연장시키고 내장감각을 변화시켜 이러한 설사형 장증후군 환자에서 효과적입니다. 진경제는 위장관근육의 수축력을 약화시켜서 복통 및 복부 불쾌감을 감소시킵니다. 지사제의 경우 대변 굳기를 정상화시키고 배변 빈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사용합니다. 일부 환자들은 소장내세균과다증식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비흡수성 경구 항생제를 단기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된 일차 치료약제들을 반복 투여해도 복통 및 전체 증상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삼환계항우울제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등의 약제를 사용합니다. 소화기내과에서 처방하는 약제의 용량은 정신과 질환 등에서 투약되는 약보다는 저용량을 사용합니다.”
장 건강을 위해서 유산균을 먹는 것은 도움이 될까.
유산균은 젖산을 생산하는 균주로, 비피도박테리아와 함께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되는 미생물 중 가장 흔한 종류다. 그러나 유산균은 우리 몸에 유익한 미생물과 유익하지 않은 미생물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엄밀한 의미에서는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는 같은 뜻은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정량을 섭취하였을 때 숙주의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 이식 치료법은 검증된 치료법 아냐”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설명이다.
“많은 연구들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는 인간 장내 미생물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내 환경을 변화시키는 조절제로서의 기능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질환에 치료제로써, 적용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질환별로 정확히 특정 균주나 용량을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프로바이오틱스가 저렴하고, 식약처를 통과한 안전한 식품이고 특별히 몸에 해가 되지 않고, 연구들에서 전반적으로 증상 및 가수 관련 증상 호전 효과가 보고되어 과민성장증후군에서도 증상 호전을 위해 보조적으로 투약해볼 수 있습니다.”
― 일부에서 과민성장증후군 치료를 위해 타인의 대변을 이식하는 방법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장내 불균형 개선을 위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하는 대변 이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나, 아직 충분히 검증된 치료법은 아닙니다. 대변 이식 방법은 타인의 대변을 대장내시경을 통해 뿌려주거나 경구형 알약형태를 섭취하는 등으로 시행되는데,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몇 번을, 얼마의 간격으로 해야 하는지 정해진 것은 없고, 건강한 사람의 대변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모호합니다. 표준 치료 방법은 아닙니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 자체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