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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質을 떨어뜨리는 질환 극복 ⑥ 족저근막염·무지외반증·지간신경종 등 족부질환

“하루 만 보 걷기는 발 건강에 치명적”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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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바닥·종아리 스트레칭이 최고의 치료법”
⊙ “발은 심장과 함께 전신 혈액순환에 중요한 역할”
⊙ 족저근막염, “과체중, 운동 증가, 딱딱한 바닥에서 걷거나 밑창이 닳은 신발, 높은 하이힐이 질병 유발”
⊙ 하이힐이 불러온 병 무지외반증… ‘못생긴 신발이 발에 좋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조선DB
  족저근막염(足底筋膜炎)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 숫자는 2011년 10만6197명에서 2021년 26만5346명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특히 5월은 족부질환 환자가 많다. 날씨가 화창해지면서 나들이를 떠나거나, 겨울에 미뤄뒀던 운동을 갑자기 열심히 하는 등 발을 쓰는 일이 잦아서다. 100세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발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에 쓴 《100세 시대, 두 발 혁명》에서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어 근육이 줄고 앙상해진 발. 사진=《100세 시대, 두 발 혁명》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臟器)는 심장인데, 발은 심장과 함께 전신 혈액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몸에 있는 전체 혈액량의 70%가 정맥에 있는데 이를 다시 심장으로 밀어 올리는 것은 심장의 힘만으로 부족합니다. 발과 종아리에 있는 근육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발과 종아리의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때 그 사이사이에 있는 정맥과 림프관들이 쥐어짜여지고, 정맥 혈관 안에 있는 판막의 작용으로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 보냅니다. 따라서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서는 제2의 심장이 잘 뛰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발과 다리의 근육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발이 먼저 아프기 시작”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본인 제공
  ― ‘내 발로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못 가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들을 하죠.
 
  “전신의 뼈가 206개인데 두 발을 합쳐 52개니 전신의 뼈 중 25%가 발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발의 구조와 기능이 복잡하고 중요하다는 방증이죠. 체중이 60kg인 사람이 하루에 만 보를 걸으면 두 발에 누적되는 무게는 총 600t입니다. 우리가 일생 하루에 4000~6000보를 걷는다고 가정하면, 평생 약 1억2000~1억8000보(기대수명 83.6년)를 걷습니다. 지구를 2.3~3.5바퀴 도는 셈이죠. 두 발이 이렇게 많은 무게를 지고, 이렇게 먼 거리를 걷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발은 100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 100세 시대를 온전히 건강한 발로 살아내기 어렵다는 거군요.
 
  “건강 수명이 66년인데, 발은 이보다 약 15~20년 먼저 아프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명이 늘어날수록 발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30~40대부터 미리 발 건강에 관심을 갖고 발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 질환은 한 번 생기면 고치기가 쉽지 않아 고생하지만, 미리 관리하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쉽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돈도 적게 듭니다. 예전에는 치아가 튼튼한 것을 오복 중 하나라고 했지만, 요즘은 임플란트 시술이 발전했죠. 100세 시대에는 두 발이 건강한 것이 복(福) 중의 복이라고 말합니다.”
 
  ― 발은 왜 100년을 쓸 수 없는 건가요.
 
  “발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노화입니다. 2016년 호주의 한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67세 대조군은 평균 나이가 29세인 군에 비해 발 근육의 크기가 작고 발가락 힘도 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고 퇴화하기 마련인데 발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르신들이 넘어져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발의 접지력(발이 바닥을 붙잡는 힘) 약화와 관련 있습니다.”
 
김범수 인하대병원 교수가 《100세 시대, 두 발 혁명》에서 말하는 발 건강의 적신호
 
  -특정 부위에 지속하는 통증이 있다.
  -발과 발가락에 심한 변형이 있다.
  -발에 감각이 없다.
  -발이 항상 화끈거린다.
  -발이 항상 차고 피부색이 거무튀튀하거나 약간 보랏빛이다.
 
  ‘누구나 평생 한 번은 겪는 질환’
 
정홍근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본인 제공
  이토록 중요한 두 발을 혹사한 결과는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관절염 등의 질병으로 나타난다.
 
  족저근막염은 족저근막에 반복적으로 미세 손상이 가해져서 발생한 염증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에 있는 두꺼운 섬유조직 막으로, 발의 아치를 만들어주고 걸을 때 발이 튼튼하게 힘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대개 발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나 오래 서 있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정홍근 대한정형외과학회 전(前) 이사장 겸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설명이다.
 
  “발뒤꿈치 통증이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몇 걸음 걸을 때, 장시간 앉아 있다 일어날 때 뒤꿈치가 쑤시는 증상을 호소합니다. 종종 뒤꿈치에 못이 박힌 듯한 느낌과 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 아침 기상 후에 심한 이유가 있나요.
 
  “밤사이에 취침하면서 수축해 있던 족저근막이 펴지면서 미세하게 찢어지기 때문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겁니다. 증상과 통증 강도는 처음 발생한 이후에 일정기간 점진적으로 심해지고 보행에 불편을 줍니다.”
 

  ― 원인이 뭔가요.
 
  “기본적으로는 노화가 원인이고, 과체중, 운동 증가, 딱딱한 바닥에서 걷거나 밑창이 닳은 신발, 높은 하이힐이 질병을 유발합니다. 족저근막 자체가 발의 구조물을 보호하는 딱딱하고 질긴 조직인데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이 없어지는데 반복적으로 사용해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지는 겁니다.”
 
  ― 살면서 앓지 않고 지나갈 수 있나요.
 
  “수명이 늘었기 때문에 누구나 평생 한 번은 겪는 질환이라고 봐야 합니다. 흔하지만 심각한 병은 아니고, 족저근막염 자체로 보행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간혹 오랜 시간에 걸쳐 고질적인 병이 된 환자가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수술은 권하지 않습니다.”
 
정홍근 건국대병원 교수가 추천하는 스트레칭
 
   1.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의 신장 운동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인다.
  -30초간 자세 유지 후 반대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아침과 저녁으로 7차례 이상 반복한다.
  -문지방이나 벽을 이용한다.
  -다리의 뒷부분이 부드럽게 신장하는 것을 느끼도록 무릎을 편 상태에서 다리를 앞으로 기대 발목을 신전한다.
  -서둘러서 하지 않는다.
  -30초간 자세 유지 후 반대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체중과 중력을 이용해 뒷부분이 유연하게 신장하게 뒤꿈치를 아래로 끌어내린다.
  -아침과 저녁으로 10차례 이상 반복한다.
 
  2. 슬건 신장 운동
  -엉덩이를 최대한 벽에 붙인다.
  -다리를 벽에 대고, 다리 뒷부분을 더욱 신장시키기 위해 발가락을 자신을 향하게 당긴다.
  -가능한 한 오랫동안 자세를 유지한다.
  -상체와 다리가 90도를 이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자세다.
  -30초간 자세 유지 후 반대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3. 족저근막 신장 운동
  봉이나 골프공을 이용해 사진과 같이 미는 방법으로 발바닥을 신장시킨다.
 
  “체외 충격파 치료 효과적”
 
  ― 고질적인 병을 치료할 때 수술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 안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27년째 진료를 보면서 수술을 딱 한 번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고질적인 족저근막염에 시달리는 환자의 딱딱해진 근막 절제를 했는데 결국 재발했습니다. 만약 수술 후 환자들의 삶이 편안해지고 예후가 좋았다면 많이 했을 겁니다. 하지만 교과서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비수술 치료로도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치료는 발뒤꿈치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실리콘 재질로 된 뒤꿈치 패드를 신발 안에 넣어서 신는 것입니다. 아주 통증이 심할 때는 얼음찜질을 하거나 진통소염제를 처방합니다. 또한 발에 대고 잘 수 있는 야간 부목을 만들어 줍니다. 취침 중에는 발이 오므라들면서 딱딱한 조직이 더욱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을 방지하고 수면 중에 발을 스트레칭할 수 있게 발목을 위로 젖히는 부목입니다.”
 
  ― 생활요법이 주요 치료법이네요.
 
  “환자들은 몇 달, 길게는 1년을 기다리다 상급병원으로 왔기 때문에 수술하거나 즉각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신통한 방법을 원하는데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저도 참으로 답답한데 깔창을 깔고, 부목을 대고, 스트레칭을 하고, 체외충격파 치료 등 지속적인 치료법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딱딱해진 족저근막을 부드럽게 풀어주는데 족저근막염 치료에는 제일 효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오래가는 환자들은 1년에 두어 번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기도 합니다. 아킬레스건과 근막은 이어져 있기 때문에 무릎을 펴고 벽에 기대서 하는 스트레칭이 큰 도움이 됩니다. 족저근막 자체를 골프공처럼 작은 공을 이용해 마사지해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하이힐이 불러온 병
 
박시복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사진=본인 제공
  무지외반증(拇趾外反症)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방향으로 기울어지면서 엄지발가락 뿌리(중족지절관절)의 안쪽이 불거져 나오는 엄지발가락 변형이다. 이런 변형은 신발에 볼 부위가 마찰하면서 염증이 생겨 벌겋게 붓고 통증이 생긴다.
 
  박시복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무지외반증이 처음 시작될 때에만 통증이 있고, 이후 무지외반증이 점점 심해져도 오히려 통증이 없다가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이 부딪치면서부터 다시 통증이 생깁니다. 엄지발가락은 다른 발가락에 비해 크고 힘이 세기 때문에 한 번 기울어지기 시작하면 계속 기울어집니다. 이때 둘째 발가락이 밀려 같이 기울어지다가 더는 밀려날 곳이 없으면 엄지발가락 위로 올라가거나 아래로 내려가는 등 발가락이 겹치게 되어 신발을 신을 때마다 통증이 생깁니다.”
 
  ― 주로 여성들이 겪는 질환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0년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연구 논문에 따르면, 무지외반증의 유병률은 18~65세의 성인에게서 23%,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35.7%, 여성에게서 30%, 남성에게서 13%라고 합니다. 여자일수록, 나이가 들수록 무지외반증이 잘 생깁니다.”
 
  ― 여성들의 구두 착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군요.
 
  “간혹 초등학교 시절에 무지외반증이 생기는 경우는 유전적 요인과 연관이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관절이 유연한 경우에는 평발도 잘 생기고, 무지외반증도 생깁니다. 평발 자체는 걸을 때마다 엄지발가락을 바깥쪽으로 밀기 때문에 무지외반증이 더 잘 생깁니다.”
 
박시복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전하는 무지외반증 예방법
 
  1. 신발을 제대로 선택한다. 신발에서 발가락이 들어가 있는 부위를 토박스(toe box)라고 하는데, 토박스가 넓어서 발가락을 좌우로 벌릴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2. 수시로 발가락 벌리기 운동을 한다. 발가락을 좌우로 벌리는 근육이 발달하면 발가락이 좌우로 기울어지지 않고 똑바로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무지외반증을 예방할 수 있다.
 
  3. 걸을 때 엄지발가락에 힘을 너무 많이 주지 않는다. 엄지발가락을 아래로 구부리는 힘이 너무 강해지면 중족지절관절에 스트레스를 주고 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
 
  4. 장딴지 근육과 엄지발가락 굴곡근의 스트레칭 운동을 한다. 장딴지 근육이 짧아지면 발가락 쪽으로 스트레스를 주어 발가락의 변형과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장딴지 근육은 충분히 스트레칭해줘야 한다.
 
  “제때 치료 안 하면 발가락 기능 상실”
 
  박시복 한양대병원 교수에 의하면 무지외반증은 심각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무지외반각이란 엄지발가락 세로축이 제1중족골 세로축보다 어느 정도 각도로 기울어졌는가를 말한다. 중족골간각은 제1중족골 세로축과 제2중족골 세로축 사이의 각도다. 무지외반증의 분류법은 다양한데, 경도 변형은 무지외반각이 30도 이하, 중족골간각이 13도 이하인 경우다. 증등도 변형은 무지외반각이 40도 이하, 중족골간각이 13도 이상인 경우이고, 중증도 변형은 무지외반각이 40도 이상, 중족골간각이 20도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무지외반증은 절골술을 합니다. 뼈를 잘라서 원하는 방향이나 형태로 다시 붙이는 수술인데, 엄지발가락과 중족골을 똑바로 펴고 관절염이나 과운동성으로 인해 불안정한 관절 부위는 금속을 이용한 유합술로 고정해 무지외반증을 교정합니다.”
 
  ― 무조건 수술을 하지는 않죠.
 
  “무지외반증이 약할 때에는 보존적 치료로 보조기를 사용하는데 사실 엄지발가락의 힘이 너무 세기 때문에 발가락 사이에 기구를 끼울 경우 오히려 작은 발가락들의 변형과 탈구를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효과가 있다고 검증된 보조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 만약 무지외반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어떤 합병증으로 이어집니까.
 
  “무지외반증을 제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무지외반증이 점점 진행돼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에 닿을 정도까지 기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둘째, 셋째, 넷째 발가락들은 모두 엄지발가락 위로 올라타고, 중족지절관절은 모두 탈구돼 5개 발가락 모두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발가락이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입니다.”
 
 
  “‘중족골패드’ 부착”
 
  지간신경종(指間神經腫)은 족부에 생기는 신경압박 증후군의 가장 흔한 형태다. 발가락 사이로 가는 지간(指間)신경이 만성적으로 눌려서 손상과 염증이 반복, 퉁퉁 붓고 발이 커지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염의 통증이 뒤꿈치에 있다면, 지간신경종의 통증은 앞꿈치에 있다.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간신경종의 원인은 볼이 좁은 신발, 굽이 높은 신발,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의 단축, 풋코어(foot core) 근육의 약화”라고 설명했다. 지간신경종을 앓는 환자들은 걸을 때마다 발이 저리고 찌릿찌릿함을 느낀다.
 
  정홍근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설명이다.
 
  “발가락 사이의 신경이 반복된 외상에 의해 눌리고, 염증이 생기고 부어서 커지는 병인데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에 가장 흔히 생깁니다. 그다음은 두 번째, 세 번째에 생깁니다. 신경은 가느다란 우동면처럼 섬세하고 쉽게 다칠 수 있는 조직인데 외상적인 염증으로 부으면 4~5mm까지 굵어집니다. 초음파로 간단히 진단이 가능하죠. 간혹 지간신경종 증상은 있는데 신경은 비대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있지만, 의사의 진찰로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신경통 통증은 굉장히 기분 나쁜 통증이라서 환자들의 삶의 질(質)이 많이 떨어집니다.”
 
 
  볼 넓고 잘 늘어나는 가죽이 발 건강에 좋아
 
아픈 발 낫게 하는 스트레칭. 사진=〈100세시대, 두 발 혁명〉
  ― 어떤 치료가 시행됩니까.
 
  “발 질환은 거의 다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지간신경종을 앓는 환자의 경우에는 ‘중족골패드’라고 하는 패드 부착을 우선 처방합니다. 쿠션 같은 방석 위에 앉듯이 패드를 신발 내 깔창에 붙여서 앞꿈치 통증을 완화하는데 6개월에 한 번 정도 교체합니다.”
 
  ― 족부질환이 신발과 관련이 많네요.
 
  “쉽게 설명해서 ‘못생긴 신발일수록 발에는 좋다’고 표현을 합니다. 볼이 넓고, 신발 재질이 잘 늘어나는 가죽이 발 건강에는 좋습니다. 지간신경종 환자들은 오래 걸은 후 통증을 호소하다가 신발을 벗으면 ‘발이 시원하다’고 느끼는데 이것이 지간신경종의 전형적인 증상이고,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발에 머무르지 않고 다리까지 통증이 타고 올라갑니다. 지간신경종은 다른 족부질환과 달리 신경통이기 때문에 복용하는 신경통 계열의 약은 흔히 졸음을 동반해서 운전 등 일상생활에서 유의해야 합니다. 지간신경종 역시 수술을 해도 예후가 안 좋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적극 권하지 않습니다.”
 
  취재에 응한 의사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발과 관련된 질병은 수술보다 운동과 관리가 우선이다. 의사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것은 ‘스트레칭’이다. 한 의사는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치료를 받고, 수백만원씩 비용을 들여도 환자 본인이 매일 스트레칭을 하는 것보다 효과가 적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근육, 근막, 인대와 힘줄에 탄성이 줄고 뻣뻣해지는데, 이런 뻣뻣해진 조직에 갑자기 무리가 가거나, 반복적으로 잡아당기면 섬유가 파열되거나, 뼈에 부착되는 부위가 뜯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발 건강을 위해서 발바닥 스트레칭만 할 것이 아니라, 발과 연결돼 있는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을 충분히 스트레칭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들은 “중·장년층의 하루 일과의 시작은 스트레칭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만 보 걷기’를 추천하지 않는다.
 
  “걷기는 심폐 기능이 좋아지고, 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에도 좋은 운동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이 걸을수록 좋겠지’라며 하루의 목표치를 ‘만 보’로 정해놓은 사람이 많은데 계속 이렇게 걷는 것은 발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지나치게 많이 걷는 것은 발을 혹사하고 스트레스를 누적시킵니다. 발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끄떡없겠지만, 계속 만 보씩 걸으면 발 질환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 제게 오는 환자 중에 ‘최근에 만 보 걷기를 시작했다’는 분들이 있는데, 이럴 경우 만 보 걷기를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없어집니다. 걷기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걸으면 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소리입니다.”
 
 
  “하루 7000보면 충분”
 
  ― 하루에 얼마를 걸어야 하나요.
 
  “근골격계 강화 효과, 성인병 예방 효과, 암 발생률 저하 효과 등은 하루에 7000보 정도면 충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주일에 평균 150분의 유산소운동을 강조합니다. 2시간 반 정도의 중간 강도 운동입니다. 중간 강도는 운동하면서 옆 사람과 얘기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바람직한 걷기 운동은 하루에 20~3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제대로 걷는 법’
 
  박시복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제대로 걷는 법’에 대해 설명했다.
 
  “발에 통증이 있을 때 걸어도 되는 경우와 걸어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똑바로 서서 한쪽 발을 들었을 때 바닥을 지지하는 발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걷기 운동을 중단하시고 가까운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발과 발목의 관절에 관절염 등 이상이 있어 통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료 후 걸어야 합니다.”
 
  ― 한쪽 발을 들었을 때 통증이 없으면 걸어도 되나요.
 
  “올바른 신발을 신고 걸으면 됩니다. 올바로 걷는 자세는 전신을 키가 더 커 보이게 할 때처럼 똑바로 세우고 시선은 전방 5~6m를 자연스럽게 쳐다봅니다. 팔꿈치는 90도 정도 구부려서 자연스럽게 앞뒤로 움직이고, 배는 가볍게 등 쪽으로 집어넣고 허리를 편다는 느낌을 유지합니다. 발은 보행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천천히 걸을 때에는 약간 팔자보행으로 걷다가 속도가 빨라질수록 11자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닿고, 발바닥 전체로 체중을 실은 후에 엄지발가락 쪽으로 체중이 이동하게 됩니다.”
 
  정홍근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가장 추천하는 운동은 실내 자전거와 수영이다. 발에 큰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전신 운동, 관절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의 근육, 즉 ‘풋 코어’의 중요성을 책과 유튜브를 통해 알리고 있다. 코어(core)는 중심, 핵심이라는 뜻으로 우리 몸에서 코어 근육이라고 하면 몸통을 지탱하는 근육이다. 김 교수는 “발에도 풋 코어 근육이 있다. 발등뼈와 발바닥 사이에 아치를 이루는 오목한 공간 대부분을 근육이 채우고 있는데 이 근육들을 합쳐서 풋 코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발가락 곧게 펴기, 엄지발가락 올리기, 발가락 벌리기, 발가락 모으기 등이 잘 되는지 확인해보세요. 만약에 이것들이 잘 되지 않는데 방치한다면 앞으로 풋 코어는 더 약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족저근막염은 스트레칭만 열심히 해도 좋아지지만 풋 코어 강화 운동을 하고 나서 비로소 좋아진 환자들이 꽤 있습니다. 발가락 웅크리기 운동(발바닥 움켜쥐기와 펴기 동작은 10~15회 반복)이 효과적입니다. 또 종아리가 뻣뻣하면 족저근막염 외에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평발 등 다양한 발 질환이 유발되기 때문에 종아리 스트레칭을 자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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