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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質을 떨어뜨리는 질환 극복 ③ 과민성 방광 및 방광염

하루 10번 이상 화장실 가고, 소변 참기 어려우면 비뇨기과 찾아야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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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은 전립선 비대와 함께 방광 변성이 오는 경우, 여성은 난산한 적이 있는 경우 잘 걸려
⊙ 가장 큰 원인은 노화… 신경 계통, 순환기 계통의 질병 가진 경우도 생겨
⊙ 방광에 자극되는 술, 담배, 카페인, 짠 음식 섭취 제한하고 운동해야
⊙ 방광에 보톡스 놓기도… 기저귀 착용 권유 안 해
사진=건대병원
  일반인들은 하루에 6~8번 소변을 본다. 건강한 성인은 방광에 최대 400~500cc의 소변을 저장하는데, 보통 150cc의 소변이 차면 소변이 마렵다고 느낀다. 200~300cc가 차면 반드시 화장실을 가게 된다. 한데 하루에 10번에서 많게는 20번까지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가 들면 다 그렇지’ ‘몸 여러 곳이 고장 나는데 방광이라고 버티겠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과민성 방광이라는 비뇨기과 질환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민성 방광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단순 노화로 치부해 치료가 늦어지면 지하철을 한 정거장 타고 이동하는 것도 힘들어지는, 일상생활을 붕괴시키는 질병이다.
 
  과민성 방광은 물소리, 추위에 약하다. 어딘가에서 물이 졸졸 새는 소리만 나도 갑자기 요의(尿意)를 느끼고, 추워지면 평소보다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우리의 머리 부분에 방광을 관장하는 기관이 있는데 물소리와 찬 온도가 이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비뇨기과는 과민성 방광 환자들로 넘친다.
 
 
  多 출산·난산 경험 있는 여성 위험
 
김아람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국제요실금학회가 정의한 바(2002년)로 과민성 방광은 소변을 못 참는 절박성(urgency)이 있는 증상이다. 소변을 못 참는 절박성이 가장 중요하며, 대개는 빈뇨와 야간 빈뇨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의 약 12.2%가 과민성 방광을 겪고 있다. 남자 환자가 약 10%, 여자 환자가 14.3% 정도다. 우리나라 인구 600만 명 정도가 과민성 방광으로 고생하는 셈이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과민성 방광을 가지고 있다.
 
  학회는 “환자의 삶의 질(質)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민성 방광은 꼭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아람 건국대 비뇨의학과 교수의 얘기다.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통상 하루에 10~20번 소변을 보러 가는데, 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빈뇨,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을 통틀어 과민성 방광이라 칭합니다. 요로감염이나 다른 방광 질환이 없는데 요절박과 함께 빈뇨, 야간뇨가 동반되는 증상이죠. 단순히 소변을 자주 보는 것으로 진단하지 않고 참을 수 있느냐 여부를 주로 살핍니다.”
 
  ― 원인이 뭔가요.
 
  “노화입니다. 45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높고, 50~60대에 주로 생깁니다. 젊었을 때는 방광의 탄력성이 좋아서 장시간 소변을 참을 수 있지만, 나이 든 방광은 탄력성을 잃고 딱딱해져서 방광의 용적이 작아집니다. 신체 노화가 진행되면서 방광 근육의 신경학적 변성으로 인해 소변이 조금만 방광에 차도 화장실을 가야 한다고 느낍니다. 또 고혈압, 당뇨가 방광의 2차적인 변성을 촉진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여성들에게 더 많은 이유는요.
 
  “여성에게 조금 더 빨리 나타날 뿐 70대에서는 남녀(男女) 환자 비율이 같고, 80세 이후에는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합니다. 고령의 남성들이 주로 겪는 전립선 비대화 때문입니다. 남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이 커지는 비대증과 함께 방광이 예민해지는 경우가 동반되면서 야간뇨, 소변이 시원하게 안 나오는 경우, 소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겹쳐집니다.”
 
 
  소변을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고통은 극심
 
  오철영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얘기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전해 과민성 방광으로 진행됩니다. 최고 위험인자는 노화지만, 나이 든 사람들이 모두 이 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남성은 전립선 비대와 함께 방광 변성이 오는 경우, 여성은 출산을 많이 한 경우, 또 난산이나 과체중아를 출산한 적이 있는 경우에 잘 걸립니다. 또 신경 계통, 순환기 계통의 질병을 가진 경우에도 생깁니다.”
 
  방광은 사람이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신체 기관이다. 학창 시절, 분명히 화장실을 방금 다녀왔는데 100미터 달리기를 하려고 출발선에 서면 소변이 마려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한 요의를 느끼는데 막상 소변을 보려 하면 나오지 않아 돌아선 기억도 있을 것이다.
 
  김아람 교수는 “방광은 마음대로 조절 가능한 기관이 아니다. 대변은 하루이틀을 보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소변은 마치 호흡과 같아서 단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응급실을 가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며 “소변보는 것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해서 언제 봤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소변을 시원하게 잘 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신체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간혹 응급실에 온종일 소변을 보지 못해 실려오는 급성 요폐(요폐색) 환자들이 있다. 소변이 방광에서 요도에 도달하는 과정 중 어느 한 부분이 막혀 방광 기능이 저하되면서 소변을 배출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소변 줄을 끼워 억지로 소변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면 1리터 넘게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과민성 방광의 진단은 간단하다. 의심 환자가 비뇨기과에 찾아오면 1차로 병력을 듣고 신체검사, 요검사를 한다. 요검사에서 별다른 소견이 없으면 배뇨시간, 배뇨일지 등을 통해 과민성 방광을 진단한다.
 
 
  방광을 자극하는 맵고 짠 음식 자제해야
 
오철영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과민성 방광의 치료는 크게 행동요법, 약물 치료, 수술 치료가 있다. 행동요법이란 생활습관의 변화, 방광 기능의 교육, 수분 섭취 제한, 카페인 제한, 체중감소, 변비예방 등 간단한 방법이지만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방법이다.
 
  오철영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얘기다.
 
  “과민성 방광은 행동습관 교정이 중요합니다. 우선 방광에 자극되는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금연, 금주는 기본이고, 카페인 섭취도 제한해야 합니다. 고당, 고염도 등 맵고 짠 음식 또한 방광을 자극하기 때문에 자제해야 합니다.”
 
  ― 일반 성인병 관리와 비슷하네요.
 
  “네.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배뇨일지를 써야 합니다. 본인의 목표 배뇨량, 시간을 정해놓고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과민성 방광은 소변을 지나치게 자주 보는 병이기 때문에 최대한 소변을 참아서 방광을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 소변을 참으면 몸에 나쁘지 않나요.
 
  “‘소변은 참으면 병이 되고, 대변은 참으면 약이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속설입니다. 과민성 방광 환자에게 소변을 참는 훈련은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요즘은 애플리케이션이 발달돼서 배뇨일지를 휴대전화로 손쉽게 작성할 수 있어, 예전보다 번거롭지 않습니다.”
 
  ― 소변 참는 훈련을 하면 호전됩니까.
 
  “행동요법과 함께 약물 치료를 하면 효과가 큰데 대부분 방광의 수축력을 감소시키는 약이 사용됩니다. 초기 환자의 경우 행동요법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2주일 정도 지나서부터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느낍니다.”
 

 
  소변 참는 연습 꾸준히
 
  약물 사용은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약물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방광 근육의 수축력을 저하시켜 소변을 전혀 못 보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평소에 물을 적게 마셔 소변 자체의 양을 줄이면, 화장실을 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옳지 않다. 우리 몸은 음식뿐만 아니라, 몸의 신진대사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수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과민성 방광 환자의 대다수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약을 끊으면 소변을 과도하게 자주 보는 패턴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오철영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과민성 방광은 만성질환이고, 비가역적인(물질의 상태가 한 번 바뀐 다음에 다시 본디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함) 진행성 질환이다. 약을 먹을 때는 상태가 호전됐다가 약을 끊으면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며 “대부분의 만성질환이 그렇듯이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지만, 꾸준한 배뇨 훈련을 통해 체질이 개선되면 약물을 줄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아람 건국대 비뇨의학과 교수는 “과민성 방광은 항생제를 절대 복용하면 안 된다”며 “요즘은 주로 베타 3 항진제를 처방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의사들이 주로 처방했던 항콜린제는 절박뇨를 줄이는 효과는 좋았는데 변비가 생기거나, 입이 마르는 부작용이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부작용이 현저하게 줄어든 베타 3 항진제를 사용하는데, 하루에 한 번 복용하면 된다. 약값은 한 달에 2만~3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김 교수가 말하는 과민성 방광 환자들의 물 적정량은 하루 1리터다. 소량씩 자주 마셔야 하고, 소변 참는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
 
 
  2차 치료로 보톡스, 바이오피드백 요법
 
  약물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2차 치료를 한다. 방광에 보톡스를 놓는 것이 대표적인 시술이다.
 
  김아람 건국대 교수는 “과민성 방광 중 절박성 요실금 환자들은 방광에 보톡스를 놓는 경우가 있다. 약 부작용이 심한 분들 위주로 부분 마취 후 방광에 보톡스 시술을 하는 것인데 시술 시간은 10~15분 정도며 효과는 6~8개월 정도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이 적용되며 비용은 10만원대다.
 
  오철영 한림대성심병원 교수의 얘기다.
 
  “2차 치료로 바이오피드백 치료라고 해서 기계가 골반 강화 운동을 해주는 요법도 병행합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처음에는 주 2~3회 하다가 나중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합니다. 케겔운동과 비슷한 원리며,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용은 한 번에 1만원 정도입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을 가진 환자들은 사회 활동 및 대인 관계에서 고립되기 쉽고, 실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당뇨보다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아람 건국대 교수가 현장에서 만나는 과민성 방광 환자들의 삶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집 밖으로 멀리 못 나가는 것은 물론이요, 겨울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져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환자들도 많다. 김 교수는 “병원을 찾아와 ‘차라리 방광을 떼 달라’고 하는 환자들도 있다”며 “약으로 충분히 조절되기 때문에 소변을 참기 어려운 일이 반복되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오철영 한림대성심병원 교수 역시 ‘빠른 내원’을 권유했다.
 
  “배뇨 장애 환자들은 병원에 늦게 옵니다. 병이 아니라 노화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비뇨의학과 찾아오는 것을 꺼리기도 하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에 옵니다.”
 
 
  방광염은 소변 참지 말고, 물 1.5리터 마셔야
 
  방광염은 과민성 방광과 완전히 다른 질병이다. 환자의 80% 이상이 여성이고, 남성은 거의 겪지 않는다. 방광염은 방광에 염증이 생기면서, 소변을 볼 때 요도가 화끈거리고 가렵고 따가운 증상을 보인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병하는 이유는 여성의 요도 길이가 4cm, 남성은 16cm이기 때문이다. 방광염은 노화와 상관없고 성관계, 폐경기에 주로 나타나는데 여성은 생애 주기에 한 번 이상 겪는 편이다.
 
  김아람 건국대 비뇨의학과 교수는 “급성 방광염은 평생에 한두 번 겪고 끝나는 질병으로 항생제를 3일 정도 복용하면 효과가 있지만, 요즘은 1년에 방광염을 3~4번씩 겪는 재발성 방광염 환자가 느는 추세다”고 말했다. 재발성 방광염은 유전적 요인, 물을 적게 먹고 소변을 오래 참는 생활습관 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간혹 과민성 방광과 방광염을 동시에 겪는 환자들이 있다. 여성 환자의 경우 소변을 볼 때마다 쓰라린데, 하루에 10번 이상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증상이 같이 나타난다. 이때는 방광염을 먼저 치료하고, 과민성 방광을 치료하게 된다.
 
  김아람 건국대 비뇨의학과 교수의 얘기다.
 
  “두 가지 증상이 섞인 경우에는 빨리 배뇨 장애 전문가를 찾아야 합니다. 재발성 방광염은 꼭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유산균 치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소변을 규칙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방광염 환자들은 소변을 참으면 안 되는군요.
 
  “절대 안 됩니다. 하루에 물을 1.5리터 정도 마시는 것을 권유합니다. 폐 경기 여성들은 여성 호르면 질정제를 사용하고, 너무 자주 음부 주변을 씻거나 자주 비데를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특히 고령의 환자 중 두 가지 증상이 병행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합니다. 배뇨 장애로 인해 잠을 푹 자지 못하고 자주 깨면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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