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버, “벌금 100만원 대신 내주겠다”… 서울시·국토부 상대로 宣戰布告 이미지, 국민들에게는 不法영업 인상 줘
⊙ 에어비앤비, “회사가 책임진다”며 접근해 책임 문제에 민감한 공무원 설득… 지방정부·관광공사 지원군으로 끌어들여
⊙ 지적받는 것 싫어하고 자신들의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인정받고 싶어 하는 공무원들의 욕구 파고들어야
⊙ 공무원들에게는 ‘무엇이 좋다’보다는 ‘무엇을 안 하면 문제 된다’는 표현이 더 효과적
權信一
1970년생. 한양대 대학원 관광학 박사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연구위원,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에델만코리아 전무이사 역임
現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겸 에델만 EGA 대표 / 저서 《협상5》
[편집자 註]
단 한 번의 오판(誤判)으로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경우부터, 금방이라도 문을 닫아야 할 만큼 손가락질을 당하던 기업이 다시 명성을 회복하는 극단적인 사례들이 현실에서는 의외로 많다. 세계적인 기업 또는 첨단 기술을 가진 기업일지라도 정부와 맞서는 모습으로 보인다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거나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 에어비앤비, “회사가 책임진다”며 접근해 책임 문제에 민감한 공무원 설득… 지방정부·관광공사 지원군으로 끌어들여
⊙ 지적받는 것 싫어하고 자신들의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인정받고 싶어 하는 공무원들의 욕구 파고들어야
⊙ 공무원들에게는 ‘무엇이 좋다’보다는 ‘무엇을 안 하면 문제 된다’는 표현이 더 효과적
權信一
1970년생. 한양대 대학원 관광학 박사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연구위원,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에델만코리아 전무이사 역임
現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겸 에델만 EGA 대표 / 저서 《협상5》
[편집자 註]
단 한 번의 오판(誤判)으로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경우부터, 금방이라도 문을 닫아야 할 만큼 손가락질을 당하던 기업이 다시 명성을 회복하는 극단적인 사례들이 현실에서는 의외로 많다. 세계적인 기업 또는 첨단 기술을 가진 기업일지라도 정부와 맞서는 모습으로 보인다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거나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 우버의 한국 영업이 시작되자 택시기사들은 ‘택시 생존권 사수’를 내걸고 우버 도입에 반대하고 나섰다. 사진=조선DB
2014년 봄 어느 날, 사장님이 말했다.
“우버 들어봤지? 거기 되게 시끄러운 것도 알 테고, 우버에서 해결 방법을 회의하자는데 같이 합시다.”
이렇게 우버와 함께 길지도 짧지도 않은 한두 달여 시간을 가졌다. 한국 정부의 특성과 이렇게 논란이 많은 상태에서 추진하다간 정부의 무수한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줬다. 그러나 우버는 스스로 돌파하겠다는 선택을 했고 곧바로 한국 시장에서 큰 고전(苦戰)이 시작됐다.
순전히 택시 이용자 입장에서만 생각해보면 우버의 확산은 그리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는 퇴출(退出)됐다. 왜일까?
기본적으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즉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택시 이용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살펴봐야 할 정부는 왜 그 편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임에도 우버를 아예 배제했을까? 실제로 전 세계에서 우버 같은 공유(共有) 운송의 경우 도입에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처럼 아예 선택에서 배제된 경우는 많지 않다. 지금은 카카오택시 등이 그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플랫폼을 만드는 공유 경제 원리와는 거리가 있다.
오만했던 우버, 영리했던 택시업계
퇴출 이유에 대해 우버, 경쟁자인 기존 택시업계, 그리고 심판 역할을 하는 정부 등 세 주체의 입장에서 들여다보자.
먼저, 우버의 입장이다. 사실 우버는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 자칫 오만해 보일 수 있는 “벌금 100만원 대신 내주겠다”는 대응으로 사실상 정부에 선전포고(宣戰布告)를 하면서 화(禍)를 자초했다. 당초 정부가 우버 기사들의 영업에 대해 신고 시 벌금을 100만원이나 부과한다고 했을 때는 이미 정부가 불법(不法)영업이라는 낙인을 찍은 셈이었다. 그런데도 우버 기사들에게는 불법을 조장한 셈이고, 이용객들에게는 불법 운송수단을 이용한다는 이미지를 주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협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싸우자는 메시지를 줬다.
둘째, 택시업계는 기득권(旣得權)을 어느 정도 보호받았다. 물론 택시기사의 분신(焚身)사태를 겪었고, 전국적인 시위(示威) 진행 등으로 인해 생계와 직결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시종일관 정부와 한편에 서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 ‘수십 년간 정부 정책을 지켜왔더니 갑자기 공유 플랫폼에 손님을 다 뺏겼다’는 메시지에서 그치지 않고 공유 플랫폼 때문에 여러 이해당사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홍보했다. 택시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에는 세수(稅收) 결손, 관리 소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용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자신들의 물질적 손실과 정신적 고통만 강조했다면 지지 여론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셋째, 국토교통부와 지방정부는 우버를 굴복시킴으로써 자존심을 지켰지만, 기존 택시 서비스만 이용해야 하는 이용객들의 편익과 신(新)산업 육성 관점으로 본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당장은 택시업계의 반발을 잘 다독였고, 국민들도 큰 반발이 없었다. 우버의 불법, 무단 활동 이미지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구권 우버와 동남아시아의 그랩(Grab) 같은 글로벌 운송 플랫폼의 싹이 잘렸다. 실제 10년 전이나 지금도 택시와 이용객 모두 불만 높은 기형적인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넷째, 가장 큰 피해자는 이용객이다. 편리하게 공유 경제를 소비할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택시기사들의 원성(怨聲)이 높았다지만 공유 운송이 도입된 다른 나라들에서 택시가 사라진 곳은 한 곳도 없다. 서로의 강점을 토대로 공존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그 강점을 소비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제한된 이동수단을 모빌리티 혁신 시대에도 이용하고 있다.
우버에서 교훈 얻은 에어비앤비
우버가 만약 숙박의 공유 경제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처럼 했다면 우리가 겪는 세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 모텔 등 숙박업계는 택시업계 못지않게 열악한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그만큼 기존 질서가 허물어지는 것에 대해 민감하다. 대형 호텔들과는 달리 대부분 동네에서 소수(少數)의 객실을 갖고 장사를 오랫동안 해왔다. 서울시 자치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수백 명의 모텔 및 여관 업자들이 각자의 상권(商圈)을 끈끈하게 지켜왔다. 지역 정치인들에게 그 영향력이 적지 않다.
따라서 에어비앤비도 초창기에는 갈등이 심했지만 택시와 우버 갈등처럼 승부가 갈리지는 않았다. 그 배경에는 우버와는 정반대로 정부가 규제도 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 숙박을 활성화 또는 양성화(陽性化)한 것이 있다.
에어비앤비의 초창기를 보면 참으로 아슬아슬했다. 2020년 에어비앤비의 글로벌 IPO(기업공개)를 두고 많은 전문가가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위 ‘호텔 하나 없는 숙박업체 에어비앤비’ ‘택시 하나 없는 우버’라는 심플한 분석처럼 실체(實體)가 불명확했다. 즉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책임을 지울 사람도 불명확하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의 택시는 이 논리로 우버코리아를 넘어뜨렸지만 에어비앤비는 그 말이 나오기 전에 먼저 정부에 접근했다. 문제점을 알고 있고 불법 우려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진다는 매뉴얼을 들고 정부를 만났다. 공무원들은 자기 책임이 부각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따라서 자기가 책임지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명확해지면 관대해진다.
에어비앤비는 그런 공무원, 정책 담당자의 한계를 이해했다. 우버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했고, 정부가 추진하는 상생(相生)의 모습을 앞세우되, 최대한 자신들이 책임을 진다는 입장을 우선했다.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같이 해결하라는 격언을 실천했다.
지방정부와 협력한 에어비앤비
정부는 흔히 중앙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넓게는 공공(公共)기관까지 해당된다. 이 가운데 공공기관은 각각의 존립 목적이 명확하다 보니, 중앙과 지방정부 같은 규제 성격보다는 진흥의 성격이 강하다. 관광공사의 경우 국내 관광 진흥이라는 공기업 본연의 목적을 갖고 있다. 이런 목적을 가진 관광공사는 에어비앤비의 숙박 상품이 기존의 숙박업체보다 개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그 점에 집중했다. 또한 관광산업이 주요 수입원인 지방정부 관광과(觀光課)와 협력도 강화했다.
정리해보면 기존 호텔과 모텔 등 숙박업체를 관리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국토교통부처럼 공유 숙박의 규제적인 측면도 강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관광과와 관광공사는 관광 진흥에 도움이 되는 에어비앤비의 서포터가 되었다. 기업이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것보다 지방정부와 공기업이 중앙정부에 이야기를 한다면 설득의 여지가 더 넓어지고 대화를 주고받는 공무원들도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다.
우버코리아도 초기부터 이런 전략을 고려했다면 설득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첫째, 수십 년간 쌓인 택시 이용객의 불만을 우선 제기하며 우호 여론을 전파(傳播)한다.
둘째, 국토교통부를 설득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이용안전 서비스 캠페인부터 시작한다.
셋째, 서울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서울시 의원들을 통해 시민의 고통스러운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代案)으로 설득한다.
공무원들의 심리
밖에서는 공무원을 걸림돌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공무원들 스스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라고 인식한다. 실제로 공무원들이 우리 사회의 문지방 같은 일종의 긍정적·부정적 기능을 함께 갖고 있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즉 시민들의 편익을 우선시하지만 어떤 제도가 한번 만들어지면 영속성(永續性)을 갖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 도입에는 언제나 방어적이다. 그 제도로 인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보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책임을 더 크게 생각한다.
따라서 소위 이해관계자들의 ‘말이 나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공무원 특성을 간과한 채 ‘내가 이런 혁신체계를 갖고 있고,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있으며, 다른 나라도 다 하니 어찌 됐든 통과될 것’이라는 생각은 공무원들에게는 판단의 출발점부터가 다르기에 통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무원, 기자, 교수 셋이 식사를 하면 누가 밥값을 낼까?”라는 흔한 유머가 있었다. 정답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그만큼 공무원과 기자와 교수가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이 크고,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공생(共生)하는 현실을 빗댄 이야기이다.
일반인들이 흔히 공무원들을 ‘철밥통’ ‘영혼이 없다’고 비난하지만, 정작 공무원들은 국민의 눈치를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본다. 공무원들은 세종시 등 전국에 분산돼 있어 때로는 자신들이 고립돼 있다는 걱정도 많이 하며 자신의 판단이 옳은지 늘 궁금해한다. 그만큼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나오는 생생한 정보를 원하는 마음이 크다. 또 자신들의 정책 결정이 옳은지 늘 점검해보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해당 부처와 관련된 전문가 기고나 간담회, 전문가 용역보고서 등에 의존한다.
공무원들의 이런 마음을 읽어주는 노력이 선행(先行)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즉 교수, 전문가 등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제3자의 인정은 해당 사업주가 직접 전하는 메시지보다 더 큰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앞에서 소개한 유머에서 밥값을 내는 사람은 공무원, 기자, 교수 셋 다 아니고 식당 주인이라고 한다.
소프트파워의 힘
한국 시장은 인구 5000만 명 규모다. 글로벌 기준에서 보면 아주 큰 시장은 아니다. 서구권에서 사업 진출 시 중국과 일본 그리고 영어가 좀 더 잘 통하는 동남아권을 선호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시장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도 늘고 있다. 할리우드의 영화가 한국에서 처음 개봉하는 이유에서도 파악할 수 있듯 한국의 깐깐하고 섬세한 소비자 성향이 선진국과 후진국 모두를 아우르는 상품 개발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의 문화적 역량이 한국을 매력지로 만들면서 중국과 일본보다 한국을 근무지로 선택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외국인들이 꼽던 한국 근무의 불편함이 소프트파워와 개방의 힘으로 메워지고 있다. 규제 완화 움직임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높아지고 있다. 기업인의 입장에서는 ‘규제의 정부’가 ‘진흥의 정부’로 더욱 변화하도록 한다면 기업과 정부가 윈윈(win-win)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다. 실제로 새만금, 경제자유구역, 외국인투자촉진구역 등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어떤 유인책을 기업들에 더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일선 실무 공무원들은 책임 문제 때문에 여전히 쉽게 변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책 결정권자로 올라갈수록 달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잘못된 보도로 문 닫은 회사들
정부 규제가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갖다 보니 기업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일반적인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이 상시적으로 부닥치게 되는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외부 전문가들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전문 위기관리 기업의 경우 유사한 사례를 한 해에도 수십 건씩 경험하며 그 지식자료(IP)를 축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의 위기관리에 유사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규제를 꼼꼼히 살펴보며 아예 불가능한 것, 복잡하지만 풀어낼 수 있는 것, 의외로 쉽게 해결이 가능한 것으로 분류해놓고 고객들을 돕는다. 해외 기업이 국내 진출 시에는 거의 공식처럼 법률 지원 및 PR을 분야별 국내 대형 로펌이나 글로벌 명성을 가진 PR회사에 의존하기도 한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외부 전문가들을 아예 기업 내에 ‘대관(對官)’ 또는 ‘대외협력’ 등의 명칭으로 두고 있다. 행정부, 국회, 언론 출신 전문가들을 매니저~임원급으로 임용해서 즉각적인 대응을 한다. 연례행사처럼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가는 대기업의 경우에는 사안이 위중할 경우 앞서 외부 전문기업의 조력을 받기도 한다.
반면에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 역량이 부족하고 외부 전문가 역량을 활용하기도 어려워서 치명상을 입기도 한다.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으로 문을 닫았다는 대만카스텔라, 황토마스크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보도가 잘못이라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지만 최초의 부정적인 보도로 인한 소비자의 불신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 기업주가 사망하거나 중병에 걸렸다는 안타까운 보도도 있었다.
해외에서는 로비법이 명문화돼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 각종 로비회사와 연구소들이 밀집되어 있는 K-스트리트에는 흔한 분기별 로비스트 순위가 아예 팸플릿으로 제작돼 있다. 우리나라 문화로는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해당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 같은 세계적인 기업조차 정부의 규제로 사업이 휘청하거나 경영진이 강제로 교체되기도 한다. 공산정권이라는 특성이 있지만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집단이 기업, 정부, 시민단체, 언론 중 정부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구글, 페이스북 등 소위 빅테크 기업도 총책임자가 정부 정책에 반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국회에 강제 출석하여 사업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최근에는 구글, 애플의 인앱 결제(決濟)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 추진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많은 나라의 정부가 인앱 결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해당 문제에 대해 강행한다는 이미지가 고착된다면 아무리 글로벌 기업일지라도 성공하기 어렵다. 앞의 우버 사례처럼 해당 기업들은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이해관계자가 선호하는 매체 이용해야
아무리 기업의 핵심 이익 또는 자율권한에 관련됐다 할지라도 사회적 책임이 갈수록 중시되는 트렌드를 고려하는 정부 공무원과 맞서지 말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첫째, 국회, 행정부, 관련 협회, 언론 등 해당 이해관계자들이 누구인지 정리해보는 것이다. 같은 사안이라도 미묘한 입장 차이에서 해법이 보이기도 한다.
둘째, 그 해법은 그 사람들이 쓰는 말로 표현돼야 한다. 예컨대 공무원들에게는 ‘무엇이 좋다’보다는 ‘무엇을 안 하면 문제 된다’는 표현이 더 효과적이다.
셋째, 그 메시지는 이해관계자별로 선호하는 매체를 통해 전달돼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하루 2000개 이상의 메시지에 노출된다고 한다. 아무리 비싼 TV 광고를 해도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정보는 지하철역 구석의 《벼룩시장》 정보지 한 귀퉁이에 있어도 찾아본다. 정부, 공무원이 관심을 갖는 매체는 주요 일간지뿐만 아니라 해당 부처 이름으로 검색되는 전문지부터 제3자 전문가 기고, 국회토론회까지 다양하다.
물론 “정부와 맞서지 마라”는 말이 정부 주장을 무조건 수용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정부가 대표하고 있는 국민 여론을 고려해 중개인으로서 공무원의 입장을 이해하며 가장 적합한 매체를 활용해 기업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라”가 좀 더 정확한 바람이다.⊙
“우버 들어봤지? 거기 되게 시끄러운 것도 알 테고, 우버에서 해결 방법을 회의하자는데 같이 합시다.”
이렇게 우버와 함께 길지도 짧지도 않은 한두 달여 시간을 가졌다. 한국 정부의 특성과 이렇게 논란이 많은 상태에서 추진하다간 정부의 무수한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줬다. 그러나 우버는 스스로 돌파하겠다는 선택을 했고 곧바로 한국 시장에서 큰 고전(苦戰)이 시작됐다.
순전히 택시 이용자 입장에서만 생각해보면 우버의 확산은 그리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는 퇴출(退出)됐다. 왜일까?
기본적으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즉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택시 이용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살펴봐야 할 정부는 왜 그 편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임에도 우버를 아예 배제했을까? 실제로 전 세계에서 우버 같은 공유(共有) 운송의 경우 도입에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처럼 아예 선택에서 배제된 경우는 많지 않다. 지금은 카카오택시 등이 그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플랫폼을 만드는 공유 경제 원리와는 거리가 있다.
오만했던 우버, 영리했던 택시업계
퇴출 이유에 대해 우버, 경쟁자인 기존 택시업계, 그리고 심판 역할을 하는 정부 등 세 주체의 입장에서 들여다보자.
먼저, 우버의 입장이다. 사실 우버는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 자칫 오만해 보일 수 있는 “벌금 100만원 대신 내주겠다”는 대응으로 사실상 정부에 선전포고(宣戰布告)를 하면서 화(禍)를 자초했다. 당초 정부가 우버 기사들의 영업에 대해 신고 시 벌금을 100만원이나 부과한다고 했을 때는 이미 정부가 불법(不法)영업이라는 낙인을 찍은 셈이었다. 그런데도 우버 기사들에게는 불법을 조장한 셈이고, 이용객들에게는 불법 운송수단을 이용한다는 이미지를 주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협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싸우자는 메시지를 줬다.
둘째, 택시업계는 기득권(旣得權)을 어느 정도 보호받았다. 물론 택시기사의 분신(焚身)사태를 겪었고, 전국적인 시위(示威) 진행 등으로 인해 생계와 직결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시종일관 정부와 한편에 서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 ‘수십 년간 정부 정책을 지켜왔더니 갑자기 공유 플랫폼에 손님을 다 뺏겼다’는 메시지에서 그치지 않고 공유 플랫폼 때문에 여러 이해당사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홍보했다. 택시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에는 세수(稅收) 결손, 관리 소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용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자신들의 물질적 손실과 정신적 고통만 강조했다면 지지 여론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셋째, 국토교통부와 지방정부는 우버를 굴복시킴으로써 자존심을 지켰지만, 기존 택시 서비스만 이용해야 하는 이용객들의 편익과 신(新)산업 육성 관점으로 본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당장은 택시업계의 반발을 잘 다독였고, 국민들도 큰 반발이 없었다. 우버의 불법, 무단 활동 이미지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구권 우버와 동남아시아의 그랩(Grab) 같은 글로벌 운송 플랫폼의 싹이 잘렸다. 실제 10년 전이나 지금도 택시와 이용객 모두 불만 높은 기형적인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넷째, 가장 큰 피해자는 이용객이다. 편리하게 공유 경제를 소비할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택시기사들의 원성(怨聲)이 높았다지만 공유 운송이 도입된 다른 나라들에서 택시가 사라진 곳은 한 곳도 없다. 서로의 강점을 토대로 공존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그 강점을 소비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제한된 이동수단을 모빌리티 혁신 시대에도 이용하고 있다.
우버에서 교훈 얻은 에어비앤비
우버가 만약 숙박의 공유 경제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처럼 했다면 우리가 겪는 세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 모텔 등 숙박업계는 택시업계 못지않게 열악한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그만큼 기존 질서가 허물어지는 것에 대해 민감하다. 대형 호텔들과는 달리 대부분 동네에서 소수(少數)의 객실을 갖고 장사를 오랫동안 해왔다. 서울시 자치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수백 명의 모텔 및 여관 업자들이 각자의 상권(商圈)을 끈끈하게 지켜왔다. 지역 정치인들에게 그 영향력이 적지 않다.
따라서 에어비앤비도 초창기에는 갈등이 심했지만 택시와 우버 갈등처럼 승부가 갈리지는 않았다. 그 배경에는 우버와는 정반대로 정부가 규제도 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 숙박을 활성화 또는 양성화(陽性化)한 것이 있다.
에어비앤비의 초창기를 보면 참으로 아슬아슬했다. 2020년 에어비앤비의 글로벌 IPO(기업공개)를 두고 많은 전문가가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위 ‘호텔 하나 없는 숙박업체 에어비앤비’ ‘택시 하나 없는 우버’라는 심플한 분석처럼 실체(實體)가 불명확했다. 즉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책임을 지울 사람도 불명확하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의 택시는 이 논리로 우버코리아를 넘어뜨렸지만 에어비앤비는 그 말이 나오기 전에 먼저 정부에 접근했다. 문제점을 알고 있고 불법 우려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진다는 매뉴얼을 들고 정부를 만났다. 공무원들은 자기 책임이 부각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따라서 자기가 책임지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명확해지면 관대해진다.
에어비앤비는 그런 공무원, 정책 담당자의 한계를 이해했다. 우버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했고, 정부가 추진하는 상생(相生)의 모습을 앞세우되, 최대한 자신들이 책임을 진다는 입장을 우선했다.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같이 해결하라는 격언을 실천했다.
지방정부와 협력한 에어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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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창업자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사진=조선DB |
정리해보면 기존 호텔과 모텔 등 숙박업체를 관리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국토교통부처럼 공유 숙박의 규제적인 측면도 강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관광과와 관광공사는 관광 진흥에 도움이 되는 에어비앤비의 서포터가 되었다. 기업이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것보다 지방정부와 공기업이 중앙정부에 이야기를 한다면 설득의 여지가 더 넓어지고 대화를 주고받는 공무원들도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다.
우버코리아도 초기부터 이런 전략을 고려했다면 설득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첫째, 수십 년간 쌓인 택시 이용객의 불만을 우선 제기하며 우호 여론을 전파(傳播)한다.
둘째, 국토교통부를 설득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이용안전 서비스 캠페인부터 시작한다.
셋째, 서울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서울시 의원들을 통해 시민의 고통스러운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代案)으로 설득한다.
공무원들의 심리
밖에서는 공무원을 걸림돌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공무원들 스스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라고 인식한다. 실제로 공무원들이 우리 사회의 문지방 같은 일종의 긍정적·부정적 기능을 함께 갖고 있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즉 시민들의 편익을 우선시하지만 어떤 제도가 한번 만들어지면 영속성(永續性)을 갖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 도입에는 언제나 방어적이다. 그 제도로 인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보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책임을 더 크게 생각한다.
따라서 소위 이해관계자들의 ‘말이 나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공무원 특성을 간과한 채 ‘내가 이런 혁신체계를 갖고 있고,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있으며, 다른 나라도 다 하니 어찌 됐든 통과될 것’이라는 생각은 공무원들에게는 판단의 출발점부터가 다르기에 통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무원, 기자, 교수 셋이 식사를 하면 누가 밥값을 낼까?”라는 흔한 유머가 있었다. 정답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그만큼 공무원과 기자와 교수가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이 크고,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공생(共生)하는 현실을 빗댄 이야기이다.
일반인들이 흔히 공무원들을 ‘철밥통’ ‘영혼이 없다’고 비난하지만, 정작 공무원들은 국민의 눈치를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본다. 공무원들은 세종시 등 전국에 분산돼 있어 때로는 자신들이 고립돼 있다는 걱정도 많이 하며 자신의 판단이 옳은지 늘 궁금해한다. 그만큼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나오는 생생한 정보를 원하는 마음이 크다. 또 자신들의 정책 결정이 옳은지 늘 점검해보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해당 부처와 관련된 전문가 기고나 간담회, 전문가 용역보고서 등에 의존한다.
공무원들의 이런 마음을 읽어주는 노력이 선행(先行)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즉 교수, 전문가 등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제3자의 인정은 해당 사업주가 직접 전하는 메시지보다 더 큰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앞에서 소개한 유머에서 밥값을 내는 사람은 공무원, 기자, 교수 셋 다 아니고 식당 주인이라고 한다.
소프트파워의 힘
한국 시장은 인구 5000만 명 규모다. 글로벌 기준에서 보면 아주 큰 시장은 아니다. 서구권에서 사업 진출 시 중국과 일본 그리고 영어가 좀 더 잘 통하는 동남아권을 선호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시장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도 늘고 있다. 할리우드의 영화가 한국에서 처음 개봉하는 이유에서도 파악할 수 있듯 한국의 깐깐하고 섬세한 소비자 성향이 선진국과 후진국 모두를 아우르는 상품 개발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의 문화적 역량이 한국을 매력지로 만들면서 중국과 일본보다 한국을 근무지로 선택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외국인들이 꼽던 한국 근무의 불편함이 소프트파워와 개방의 힘으로 메워지고 있다. 규제 완화 움직임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높아지고 있다. 기업인의 입장에서는 ‘규제의 정부’가 ‘진흥의 정부’로 더욱 변화하도록 한다면 기업과 정부가 윈윈(win-win)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다. 실제로 새만금, 경제자유구역, 외국인투자촉진구역 등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어떤 유인책을 기업들에 더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일선 실무 공무원들은 책임 문제 때문에 여전히 쉽게 변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책 결정권자로 올라갈수록 달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잘못된 보도로 문 닫은 회사들
정부 규제가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갖다 보니 기업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일반적인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이 상시적으로 부닥치게 되는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외부 전문가들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전문 위기관리 기업의 경우 유사한 사례를 한 해에도 수십 건씩 경험하며 그 지식자료(IP)를 축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의 위기관리에 유사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규제를 꼼꼼히 살펴보며 아예 불가능한 것, 복잡하지만 풀어낼 수 있는 것, 의외로 쉽게 해결이 가능한 것으로 분류해놓고 고객들을 돕는다. 해외 기업이 국내 진출 시에는 거의 공식처럼 법률 지원 및 PR을 분야별 국내 대형 로펌이나 글로벌 명성을 가진 PR회사에 의존하기도 한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외부 전문가들을 아예 기업 내에 ‘대관(對官)’ 또는 ‘대외협력’ 등의 명칭으로 두고 있다. 행정부, 국회, 언론 출신 전문가들을 매니저~임원급으로 임용해서 즉각적인 대응을 한다. 연례행사처럼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가는 대기업의 경우에는 사안이 위중할 경우 앞서 외부 전문기업의 조력을 받기도 한다.
반면에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 역량이 부족하고 외부 전문가 역량을 활용하기도 어려워서 치명상을 입기도 한다.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으로 문을 닫았다는 대만카스텔라, 황토마스크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보도가 잘못이라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지만 최초의 부정적인 보도로 인한 소비자의 불신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 기업주가 사망하거나 중병에 걸렸다는 안타까운 보도도 있었다.
해외에서는 로비법이 명문화돼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 각종 로비회사와 연구소들이 밀집되어 있는 K-스트리트에는 흔한 분기별 로비스트 순위가 아예 팸플릿으로 제작돼 있다. 우리나라 문화로는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해당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 같은 세계적인 기업조차 정부의 규제로 사업이 휘청하거나 경영진이 강제로 교체되기도 한다. 공산정권이라는 특성이 있지만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집단이 기업, 정부, 시민단체, 언론 중 정부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구글, 페이스북 등 소위 빅테크 기업도 총책임자가 정부 정책에 반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국회에 강제 출석하여 사업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최근에는 구글, 애플의 인앱 결제(決濟)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 추진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많은 나라의 정부가 인앱 결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해당 문제에 대해 강행한다는 이미지가 고착된다면 아무리 글로벌 기업일지라도 성공하기 어렵다. 앞의 우버 사례처럼 해당 기업들은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이해관계자가 선호하는 매체 이용해야
아무리 기업의 핵심 이익 또는 자율권한에 관련됐다 할지라도 사회적 책임이 갈수록 중시되는 트렌드를 고려하는 정부 공무원과 맞서지 말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첫째, 국회, 행정부, 관련 협회, 언론 등 해당 이해관계자들이 누구인지 정리해보는 것이다. 같은 사안이라도 미묘한 입장 차이에서 해법이 보이기도 한다.
둘째, 그 해법은 그 사람들이 쓰는 말로 표현돼야 한다. 예컨대 공무원들에게는 ‘무엇이 좋다’보다는 ‘무엇을 안 하면 문제 된다’는 표현이 더 효과적이다.
셋째, 그 메시지는 이해관계자별로 선호하는 매체를 통해 전달돼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하루 2000개 이상의 메시지에 노출된다고 한다. 아무리 비싼 TV 광고를 해도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정보는 지하철역 구석의 《벼룩시장》 정보지 한 귀퉁이에 있어도 찾아본다. 정부, 공무원이 관심을 갖는 매체는 주요 일간지뿐만 아니라 해당 부처 이름으로 검색되는 전문지부터 제3자 전문가 기고, 국회토론회까지 다양하다.
물론 “정부와 맞서지 마라”는 말이 정부 주장을 무조건 수용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정부가 대표하고 있는 국민 여론을 고려해 중개인으로서 공무원의 입장을 이해하며 가장 적합한 매체를 활용해 기업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라”가 좀 더 정확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