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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의 후유증 - 선진국에서 배워 예방한다 〈2〉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앞두고 만연한 ‘한탕주의’

임시 홍보관 설치에 50억, 프레젠테이션 20장에 2000만원 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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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뚜기도 한철이라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강원도의 횡포
평창의 올림픽 베뉴 중 한 곳인 알펜시아. 사진=위키미디어
  한 번뿐이다. 올림픽 유치란 사실상 여러 차례 거듭하기란 어렵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 같은 국제적인 이벤트가 자주 열릴 수 없다 보니 이 기회를 노린 ‘한탕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단 2018 동계올림픽조직위가 사용하는 예산 등을 보면 그 내막을 알 수 있다. 올림픽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것들이 상당수다.
 
 
  소치에 지은 홍보관은 50억, 강릉에 지은 홍보관은 5억?
 
  대표적으로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 당시 러시아 소치에 설치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을 들 수 있다. 이 홍보관을 짓는 데 최소 20억에서 50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말이 당시 조직위 관계자들 사이에 퍼졌다. 이 홍보관을 직접 방문한 바 있는 기자는 도대체 해당 홍보관이 그렇게 비싼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최첨단 기술 등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올림픽 종목을 체험하는 놀이기구가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단지 한국의 의료기술을 알리는 침술 등을 시현해 주는 한의사 등이 있고, 간략한 종목 등을 소개한 게 전부였다. 건물 외벽에 대형 스크린이 있기는 하나, 스크린은 저화질이고 제한적으로만 운용됐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 홍보관은 소치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만 사용 후 철거된 임시 홍보관으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유사한 홍보관을 조직위는 강릉에도 설치한 바 있다. 강릉의 홍보관 건설비용은 5억원에 불과했다. 소치의 홍보관이 아무리 자재를 해외로 옮긴 것이라고 해도 4배에서 10배가량의 비용이 투입되었다는 건 조직위와 계약을 한 회사들의 한탕주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했던가. 당시 홍보관 건설 등에 참여한 회사의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비용 등에 대해 문의해 보았지만, 비용에 대한 내막은 숨기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또 제작에 참여한 회사 외에도 여러 개의 하청업체가 연결된 방식으로 설치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위가 사실상 계약 후 실제 추진 등에 몇 개의 회사가 참여하고 나눠먹기 등을 하는지까지 세부 사항을 제대로 살폈는지도 의문이다.
 
 
  프레젠테이션 20장에 2000만원 쓴 조직위
 
강원도 평창의 스키점프대. 사진=김동연
  이런 조직위의 막대한 예산 사용은 홍보관뿐이 아니다. 조직위가 국제회의에서 사용하는 프레젠테이션 파일, PPT 제작비용도 까무러치게 놀라운 가격을 자랑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앞에서 평창의 고위직 관계자가 발표용으로 사용할 프레젠테이션을 국내 유수 광고기업에 의뢰했는데, 20장 남짓한 프레젠테이션의 가격은 2000만원이었다고 조직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해당 프레젠테이션의 구성을 모두 살펴본 기자로서는 도저히 납득을 하기 어려웠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뛰어난 구성 등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프레젠테이션을 잘 만드는 대학생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는 익명을 요청한 평창조직위 관계자들도 인정한 부분이다. 한 관계자는 “200만원만 주면 내가 이것보다 잘 만들겠다”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20장의 슬라이드가 2000만원이면 장당 100만원인 셈. 과연 그 값어치를 했는지 의문이다. 이런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준 광고기업의 한탕주의는 아닌지 의문이다.
 
  일부 국내 기업 등에서는 ‘정부 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또 올림픽처럼 한 번만 하면 끝나는 이 기회에 한탕을 못하면 오히려 호구라고까지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이런 조직위의 예산 대부분은 국민의 세금이다. 조직위가 돈을 아낀다 아낀다 하지만, 과거 조직위의 고위직들이 모르게 새나가는 예산은 상당하다고 알려졌다. 이런 한탕주의식 사고는 조직위에 소속된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분명 할 일이 없는데도 야근을 자처해 시간만 때우다 퇴근하는 공무원이 부지기수다. 야근수당은 매달 최대치로 찍는다는 게 익명의 조직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외에도 사용처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업무비 명목 등으로 일부 공무원들에게 매달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지역내에서 파견 나온 지방 공무원들은 매달 수백만 원에 달하는 현지 정착비 명목의 예산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강원도, 서울 강남보다 비싼 식비와 숙박비
 
러시아 소치에 지어진 평창 홍보관. 사진=김동연
  한탕주의와 관련된 것은 기업이나 정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강원도 지역주민들도 마찬가지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강원도를 방문한 사람들에 따르면, 주변 상권의 횡포에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라고 했다. 식비와 숙박비 등이 강남의 최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보다 더한 요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여행지에서 필요한 물품의 대여비용도 말도 안 되게 높은 가격을 부르고 있다. 서울에서 몇만 원이면 빌릴 만한 것을 수십만 원까지 요구한다는 것이다.
 
  평창지역의 아파트 등 월세도 2년전 20만~30만원이던 것이 최근 40만원이 기본으로 올랐고,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아파트에 거주해 온 조직위 관계자들은 아파트 주인이 더 큰 한탕을 노리고 방을 빼라는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올림픽조직위 관계자 대비, 상대적으로 강원도 물정을 모르는 외국인이나 타지에서 온 장기 투숙객 등을 상대로 비싼 숙박비를 받고자 방을 빼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한다. 방을 빼지 않으면 가격을 계속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향후 언론 관련자들도 올림픽 보도를 위해 평창으로 가야 하는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숙식 등의 비용 앞에 고개를 흔들고 있다.
 
 
  1988 서울올림픽 성공 재연 위한 2018 평창올림픽의 숙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국민들의 단합된 정신에 기반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요인을 돌이켜 보면 당시 국민들의 헌신이 있었다. 택시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택시에 올림픽을 홍보하는 스티커 등을 자발적으로 붙였고, 외국인 승객을 대비해 영어 공부까지 했다. 주민들도 가격을 올리는 횡포보다는 외국인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는 등 한국의 정감 있는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줬다. 올림픽의 준비도 국가 주도하에 최소비용 대비 최대효과를 내는 데 주력했다. 과거 국민들의 이런 성공을 재연하려면 반드시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식의 한탕주의부터 타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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