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선진화재단·月刊朝鮮 공동기획 - 6·4 지방선거 혁명을 위한 연구 리포트 #2 : 월간조선

오늘날 우리는 세계화(世界化·globalization) 시대에 살고 있다. 국경을 넘나들며 자본이 이동하는 세계화 시대에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경제 단위로서 국가의 개념이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국경과 영토를 초월한 새로운 도시경제권이 형성되면서, 국가보다는 도시가 새로운 경쟁 단위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21세기는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국경과 영토를 초월한 도시경제권이 형성됨에 따라 이제 우리나라의 각 도시는 세계 각 도시, 특히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각 도시와 직접 경쟁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은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나. 그 해답은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역설(逆說)에 있다. 세계화란 지구촌 각 지역이 국제적 기준(global standard)이라는 공통의 규범을 공유(共有)하며 서로 닮아 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가 닮아만 가다 보면 결국 세계 모든 지역이 똑같아져서 도시 간 경쟁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때에는 오히려 다른 지역과 차별화해야 도시 간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러한 지역 간 차별화 과정을 지방화(localization)라고 한다. 나아가 세계화와 지방화를 동시에 추구하여 지역 간 차별화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을 세계화와 지방화의 합성어인 세방화(世方化·glocalization)라고도 한다.

차별화는 다른 도시의 것을 베껴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고, 결국 그 도시만의 것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그 지역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자원과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함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브랜드 또는 상품화할 수 있는 전략이 곧 지방자치단체가 추구해야 할 세계화 전략의 요체가 된다.

세계화 전략의 수준

● 지자체의 세계화 전략 수립 현황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하려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추구하는 정책목표와 핵심전략의 주요 내용을 분석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14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정책목표와 핵심전략을 조사하였다. 분석단위는 16개 광역자치단체인 특별시, 광역시 및 도(道)와 229개 시·군·구(市郡區)인 기초자치단체로, 광역-기초자치단체 간 세계화 정책의 연계성도 함께 분석한다. 또한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대도시 서울 및 자치구와 인구 수만 명에 불과한 농촌지역 군의 세계화 정책을 수평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우므로, 인구를 고려한 도시규모에 따라 집단화하여 그 특성도 살펴본다. 도시규모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거대도시(특별시 및 광역시), 50만~100만 내외의 대도시, 그리고 50만명 이하의 중소도시로 구분한다.

먼저 세계화를 정책목표나 핵심전략의 주요 내용으로 설정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그렇지 못한 자치단체를 구분해 보았다(이하 표1 참조). 16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세계화를 위한 정책목표 또는 추진전략을 명확하게 설정한 자치단체가 63% 수준인 10개에 머무르고 있다. 그중 특히 세계화의 정책목표와 더불어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전략을 동시에 정립한 곳은 부산광역시와 대구광역시의 2개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6개의 광역자치단체는 개별적인 국제화 사업은 진행되고 있으나, 민선 5기에 들어서면서 세계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목표나 추진전략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초단체, 세계화전략 부재 심각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세계화 정책의 부재(不在)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세계화의 정책목표나 추진전략을 공표한 자치단체는 18%인 40개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세계화의 정책목표와 추진전략을 동시에 정립한 기초자치단체는 8개로 더욱 적다. 이는 기초자치단체가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한 정책 여건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세계화 전략을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발상의 전환이나 창조적 사업의 부재와 같은 정책 빈곤이 보다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를 위한 정책목표와 추진전략을 모두 갖추고 체계적으로 세계화 정책을 추진하는 8개 기초자치단체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경기도 구리시, 강원도 동해시, 경상북도 청도군, 경상남도 창원시, 전라북도 전주시 및 군산시 그리고 전라남도 여수시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지역발전으로 귀결되기 위해서는 세계화의 정책목표가 명확하고 이를 실현하는 추진전략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세계화 정책의 영역과 대상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지역특화형 전략을 추진하는 지자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산광역시의 경우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초국경(超國境)경제권을 형성하려는 세계화 전략을 갖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및 동해시의 경우에는 동해를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을 연결하는 환(環)동해경제권을 설정하여 세계화를 추진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 모범사례 지자체

인구 100만 이상의 거대도시인 특별시·광역시의 세계화 정책과 산하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목표 및 추진전략을 잘 연계하여 추진하는 대표적인 도시로는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 등을 들 수 있다(이하 표2 참조).

부산광역시는 ‘글로벌 일류도시’를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 글로벌 기업 유치를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 및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세계수준의 문화 인프라 조성 및 외국인 정주환경 개선 등으로 일본 등과의 초국경 경제권을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 정책에 발맞추어 부산광역시 산하 기초자치단체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서구), 아시아의 관문 역동하는 동구(동구), 매력있는 세계 일류도시 해운대(해운대구), 유라시아를 잇는 빛의 실크로드 빛의 도시(기장군) 등의 세계화 핵심전략을 광역시 차원의 전략과 상호 조응하여 추진하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세계로 열린 지식기반산업도시와 동아시아 교육학술중심도시를 세계화의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로 약진하는 일류 첨단도시(동구), 글로벌 인재육성 지원(남구) 및 글로벌 으뜸 교육도시(달서구)를 핵심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문화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광역시는 문화도시를 중심으로 한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역사·관광이 어우러진 창조적 문화기반을 조성하고 국제기능 강화로 새로운 도시성장 기반을 구축하며, 관광국제교류 컨벤션 기능을 확대하여 국제교류의 중심도시로 성장한다는 세계화 정책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부합하여 동구는 아시아문화 중심의 자치구를 조성하고, 광산구는 미래형 신중심도시라는 세계화 핵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금년에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인천광역시는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로 세계도시 위상 정립을, 울산광역시는 글로벌 융합 산업도시, 대전광역시는 첨단 경제도시를 세계화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목표가 다소 미약하고 추상적이며, 자치구의 세계화 목표나 핵심전략과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전통 바탕으로 세계화전략 펴는 全州市

전주시는 전통문화도시를 지향하는 한스타일 중심도시 전략을 펴고 있다. 사진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御眞을 모신 慶基殿.

인구 50만~100만 내외 규모의 대도시에서 세계화 정책이 단연 돋보이는 도시는 전주시이다. 전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정책목표로 내걸고 핵심전략인 전통문화도시를 지향하는 한스타일 중심도시, 예술도시를 추구하는 아트폴리스사업, 그리고 권역별 특성화를 통한 창의적 도시재생을 기제로 하여 한국적 도시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세계화 도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한옥마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전통문화센터, 한스타일사업 등을 통하여 핵심전략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최근 마산, 창원, 진해 3개 도시의 통합으로 인구 100만이 넘는 통합 창원시도 두드러진 세계화 전략과 구체적인 핵심전략을 설정하고, 람사르총회 개최 등 국제행사를 통하여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창원시는 ‘세계 속의 명품(名品)도시’를 목표로 통합된 3개 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지향하는 스마트 창원, 한국의 시드니를 지향하는 르네상스 마산, 그리고 선벨트 해양관광 허브인 블루오션 진해를 세계화 핵심전략의 3대 축으로 설정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릉·동해市의 環동해경제권 전략

50만 이하의 도시와 군(郡) 지역은 광역시나 대도시와 달리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는 물적·인적·경제적 기반이 취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와 지역의 고유 특성 및 지역자산을 잘 활용하여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곳들이 있다.

강원도의 강릉시와 동해시는 남북통일까지를 고려한 환(環)동해경제권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반으로 하여 동북아 지중해시대 중심도시, 환동해권 중심도시,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동계올림픽을 통한 지역발전을 핵심전략으로 삼아 세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남북한 간 긴장이 완화되어 경제협력이 재개되고 정부의 북방정책이 활성화된다면, 이 두 도시의 세계화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2012년에 개최된 세계박람회를 기반으로 한 세계 4대 미항(美港)을 목표로 국제 해양관광레저스포츠 거점을 추진하는 여수시와, 머드축제를 활용하여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휴양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보령시의 세계화 전략도 국제이벤트와 지역자원을 잘 활용한 지방중소도시의 세계화 정책으로 주목할 만하다.

군(郡) 지역에서는 무형의 지역자산인 새마을운동과 화랑도를 활용하여 세계일류 전원도시를 지향하는 경상북도 청도군의 세계화 전략이 창의적으로 돋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우수 사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 전략은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가 세계화의 정책목표나 핵심전략이 없는 상태이다. 세계화 목표가 있더라도 고유자산이나 지역개발 등과 연계되지 않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구호성 전략이 설정되어 있는 곳이 태반이다. 또한 광역자치단체인 도와 기초자치단체 사이의 세계화 전략의 연계성이 부족하고, 도시간·지역간 연대를 통한 광역적 차원의 세계화 전략에 대한 구상도 전무(全無)한 상황이다.

해외 선진도시의 세계화 전략 사례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은 각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해당 지역의 특성과 강점 그리고 한계를 명확히 파악하는 데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세계적으로 자신의 도시를 알리고 능동적으로 해외와 교류하며,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여서 명품도시로 발전한 도시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우리 지역이 어떠한 자원을 갖고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그리고 무엇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세계화 전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인식을 바탕에 둔 세계화의 정책목표를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고 지속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전통 되살리면서 부활한 日 가나자와市

일본 가나자와시에 있는 전통찻집 거리인 히가시 차야가이(東茶屋街). 에도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 서부지역의 중소규모 도시인 가나자와(金澤)는 에도시대부터 자연경관이 매우 수려하여 호쿠리쿠(北陸) 지역의 상공업의 중심지이자 거점도시로 성장하였다. 가나자와는 이 지역의 경제, 산업, 교육의 중심지로 전통공예와 문화예술이 발달하였고 전통일본과자와 전통술, 건어물 등 전통식품산업이 번성하였다. 그러나 메이지유신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어 현대적인 도시산업을 육성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한 도시경제의 침체와 대도시로의 인구유출에 따른 인구감소로 인하여 지방의 소도시로 쇠락하였다.

이러한 도시쇠퇴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전하기 위하여 가나자와는 다른 도시들이 추진한 경제개발 정책과는 다른 방향의 차별화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즉, 가나자와는 1970년대부터 이미 도시재생 및 전통경관을 보존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전통건조물관리조례를 제정하여 도시의 역사문화자원을 보존·관리하였다. 1990년대에는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21세기미술관 등을 조성하고, 도시 내에 산재한 역사문화자원의 보존과 창조적 재활용을 통한 도시정책을 펼쳐 일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전통경관도시로 부상하였다.

가나자와시는 근대적 산업기반이 부족하여 도시성장이 정체되었던 관계로 한때 도시가 급격하게 쇠퇴했으나, 기존에 도시가 갖고 있던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도시발전을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돋움함으로써 시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자원 보존과 도시성장이 통합적으로 균형을 이룬 내발적(內發的) 창조도시의 국제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혁신도시로 거듭나는 런던

서구(西歐)에서는 유럽의 금융중심지로서 이미 세계도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거대도시 런던의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다. 런던은 2012년 런던올림픽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여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The greatest city on earth)’가 되는 것을 세계화의 목표로 한 ‘2020비전’ 계획을 수립하였다. 또한 이의 실현을 위하여 도시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기반시설 투자, 비즈니스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 조성, 도심지의 경쟁력 강화 등을 런던의 세계화 핵심전략으로 설정하였다(Greater London Authority, 2013).

런던의 세계화 전략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구상이 단순히 선언적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런던의 도시계획인 런던플랜(London Plan)을 통해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물리적 계획으로 구체화되고 있으며, 전임 켄 리빙스턴 시장에서부터 현임 보리스 존스 시장의 도시정책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내부 런던(Inner London)과 외곽 런던(Outer London)을 포함한 런던의 33개 자치구(Borough)의 세부정책에도 반영되어 연계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례로 외곽 런던의 자치구인 크로이든(London Borough of Croydon)의 경우 런던의 세계화 전략에 부응하여 해당 자치구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런던에서 가장 비즈니스하기 좋은 도시, 혁신·기술·학습을 장려하는 도시, 새로운 예술과 스포츠를 위한 최고의 인큐베이터 도시를 핵심전략으로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의 세계화 전략 수립의 방향

지방자치제도 시행 20년을 맞이하여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정책목표와 추진전략을 평가해 보면, 광역자치단체는 D학점 그리고 기초자치단체는 F학점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세계화 정책 자체가 없는 상태이고, 세계화 목표가 설정된 지자체도 핵심전략과 실행사업이 취약한 상황이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사이의 세계화 전략의 공통분모나 역할분담도 부족하고, 지방자치단체 고유의 지역자산 특성을 반영한 세계화 전략도 매우 드문 실정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과 종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을 발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행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은 개별 도시가 가진 인구·산업·역사·문화 및 지리적 특성과 지역자산을 기반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1990년대 초반, 현실적 기반에 착근하지 못한 세계화 정책의 실패를 거울삼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와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세계화 전략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가장 일본적인 전통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세계화 전략에 성공한 일본 가나자와나, 런던올림픽의 사후 활용을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런던의 사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초단체들의 連帶 필요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은 지역개발 및 지역발전 전략과 긴밀하게 연동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세계화 전략은 단순한 구호에 머무르거나 자매결연 등과 같은 피상적인 국제교류의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되고, 구체적으로 지역개발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최근 경제성장의 둔화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침체를 겪고 있는 도심지역의 재생을 위한 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도시경제를 재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세계화 전략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략은 거대도시의 자치구로서 도심지역에 위치하여 원도심의 특성과 도시의 역사·문화적 특성이 강한 자치단체들이나,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공업도시들과 같이 도시특성이 명확한 자치단체에 효과적이다.

이러한 전략의 성공사례로서 노후화된 산업도시를 컨벤션산업, 의료산업, 지식산업 등으로 재생하여 세계적인 컨벤션도시로 성장한 피츠버그, 롯본기힐스 등의 재개발을 통하여 쇠퇴한 도시내부를 개발하고 세계적인 문화역량을 확충한 도쿄, 그리고 노후한 산업도시를 문화산업으로 재생시켜 시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영국 문화산업의 중심도시가 된 셰필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방자치단체가 세계화 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권역별·광역별 협력체계와 민관(民官)의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수만 명 정도의 인구가 그나마 노령화되고 있고 재정여건이 취약한 농촌지역의 기초자치단체가 스스로의 힘만으로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광역자치단체인 도를 중심으로 세계화 전략을 설정하거나 권역을 아우르는 공통의 지역자산을 바탕으로 관련 기초자치단체들이 상호 연계된 세계화 전략을 공유하고 역할 분담을 도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을 중심으로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의 7개 시·군이 협력하는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과 같은 광역적 조직을 통해 기초자치단체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