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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탈북민 방사선 피폭 가능성 조사

文 정부, ‘탈북민 방사선 피폭 검사’ 결과 은폐

글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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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 비흡연자인데도 “흡연만으로 방사선 피폭될 수 있어”
⊙ 통일부, 검사 결과 보고서 여러 개 받고도 일부만 국회 제출
⊙ “과거 방사선 피폭 있었을 개연성 有라는 원자력의학원 소견도 공개 안 해”
⊙ ‘불안정형 이상 염색체 수’ 105개… 2011년 후쿠시마 취재진 10배 이상
⊙ ‘건강검진 분석’ 제출 안 한 이유? “방사선 피폭과 인과관계 갖는 질환 없어서”
⊙ 당시 검사 전후로 ‘1~3차 남북정상회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줄줄이 개최
⊙ 尹 정부, 5월부터 ‘방사선 피폭 전수조사’ 재개
  문재인 정부 시절 탈북민을 대상으로 시행된 ‘방사선 피폭·방사능 오염 검사 종합 분석’(2017·2018)에서 통일부가 검사 결과 일부를 공개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통일부는 당시 검사에서 이상 수치가 검출된 피검자들에 대해 “흡연력 등 교란변수에 의해 다소 높게 측정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일관해 왔다. 그러나 《월간조선》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도 피검자 대다수는 ‘비흡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인의 수백 배’ 방사선 피폭 흔적 검출
 
2018년 11월 30일 작성된 ‘중간 보고서’ 일부
  2017년 10~11월과 2018년 9~12월 통일부와 그 산하 기관인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하나재단)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의학원)에 의뢰해 각각 탈북민 30명과 10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검사 및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 주변 출신 탈북민의 방사선 피폭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검사였다.
 
  2017년 12월 27일 통일부는 검사 결과를 백 브리핑 형태로 출입기자단에게 구두(口頭)로만 설명했다. 2018년도 검사 결과의 경우, 이듬해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병국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자료를 요구하기 전까지 제출되지 않았다. 두 검사 결과가 ‘보고서’ 형태로 국회에 제출되기까지 2017년도 검사로부터 약 2년, 2018년도 검사로부터 약 9개월이 걸렸다. 검사 결과를 곧바로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통일부는 “건강 관련 정보는 개인정보 중에서도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더 철저한 보안이 필요했다”면서 “공개 여부를 매우 신중하게 검토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검자에게는 피폭 검사와 건강검진 결과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2017년 ‘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에서 ‘선량 중앙값’이 이상 수치로 나온 사람은 모두 4명이었다. 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은 체내에 누적된 방사선 피폭선량을 평가하는 데 유용한 검사다. 선량 중앙값이란 체내 축적된 방사선 에너지의 중앙값을 의미한다.
 
  선량 중앙값 이상 수치가 나온 피검자 4명 중 가장 낮은 사람은 279mGy, 가장 높은 사람은 394mGy였다. 나머지 2명은 모두 320mGy로 동일했다. mGy(밀리그레이)는 피폭된 물체의 단위 질량당 흡수되는 에너지의 양(흡수선량)을 보여주는 단위로 mSv(밀리시버트)와 같은 단위다.
 

  2018년도 검사 결과는 더 심각했다. 피검자 10명 가운데 절반인 5명이 선량 중앙값 이상 수치를 보였다. 특히, 4번 피검자는 무려 1386mGy의 선량 중앙값과 59개의 염색체 이상이 검출됐다. 미·일 공동 방사선 영향 연구 기관인 RERF(Radiation Effects Research Foundation)에 따르면 1000mGy 이상은 ‘발암(發癌) 위험 급증’에 해당한다. 나머지 피검자 4명도 각각 493mGy, 394mGy, 394mGy, 279mGy의 선량 중앙값을 기록했다. 한국인의 연간 평균 자연방사선 피폭량이 3mSv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방사선 피폭량은 일반인의 수백 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피검자 표본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방사선 피폭 검사는 2018년 검사를 끝으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북한의 눈치를 살피며 탈북민의 인권을 무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당시 검사를 전후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2018년 4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2018년 5월),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2018년 9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2019년 2월) 등 굵직한 행사들이 연이어 개최됐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일반인 수백 배 수준”
 
  당시 전문가들은 위 검사 결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탈북민들의 검사 결과는 일반인들의 수백 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준”이라면서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도 “수백 mSv 이상의 수치는 일상생활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지하 갱도가 무너졌을 수도 있고, 상황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공개되자 일부 언론에서는 검사 결과 공개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TV조선은 2019년 10월 1일 자 보도에서 “통일부는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연구용으로도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도 10월 2일 자 보도에서 “통일부는 국회 제출 자료에도 상세 내역은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통일부는 같은 날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두 언론의 지적에 반박했다. 통일부는 “2018년 검사 결과 보고서를 원본 그대로 국회에 제출(금년 9월)했다” “통일부는 탈북민 방사선 피폭 검진 결과를 숨기거나 축소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월간조선》의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통일부는 의학원으로부터 검사 결과 보고서 여러 개를 제출받아 국회엔 그중 일부만 내놓았다. 《월간조선》은 그간 공개되지 않은 검사 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다. 2018년 12월 26일 작성된 〈방사선 피폭·방사능 오염 검사 종합 분석〉(이하 ‘최종 보고서’)과 2019년 1월 4일 작성된 〈생물학적 선량평가 검사 결과 설명〉(이하 ‘선량평가 보고서’), 그리고 2017·2018년도 〈건강검진 종합 분석〉이다. 그간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과 국회 국정감사 당시 논의된 내용은 모두 2018년 11월 30일 작성된 ‘중간 보고서’를 기초로 한다.
 
  ‘최종 보고서’에는 ‘중간 보고서’엔 없는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결과가 포함돼 있다. ‘선량평가 보고서’에는 ‘중간 보고서’와 ‘최종 보고서’엔 빠져 있는 2018년도 피검자의 흡연력이 포함돼 있다.
 
 
  문제의 4번 피검자 ‘비흡연자’
 
2019년 10월 31일 통일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흡연력 만으로도 피폭될 수 있음”이라고 발표했다.
  ‘선량평가 보고서’에는 그간 통일부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2018년도 피검자의 흡연력이 나와 있다. ‘선량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 수치가 나온 피검자 5명 중 3명은 ‘비흡연자’다. 문제의 4번 피검자 역시 비흡연자다. 나머지 2명은 각각 ‘과거 흡연자’와 ‘흡연력 0.75갑년’의 흡연자다. 갑년(匣年)이란 사람이 흡연한 양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하루에 피운 담뱃갑 수와 흡연 연도수를 곱해 계산한다. 가령, 1년간 매일 담배 1갑을 피웠다면 흡연력은 1갑년이 된다.
 
  이 같은 검사 결과를 보고받고도 통일부는 “‘대상자의 연령, 의료 피폭력, 흡연력, 유해화학물질(살충제 등) 노출과 같은 교란변수에 의해 다소 높게 측정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의학원의 분석 결과”라고 주장해왔다. 교란변수(攪亂變數)란 두 변수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려고 할 때 외부에서 개입하는 요소를 뜻한다.
 
  또 통일부는 2019년 10월 31일 ‘북한 핵실험 탈북민 피폭 검사 및 방사능 유출 관련 설명자료’를 내고 4번 피검자를 콕 짚어 “1386mGy라는 수치는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실만으로도 검출 가능하며, 흡연력만으로도 피폭될 수 있음(30갑년 시 최대 180mGy)”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량평가 보고서’에 나온 의학원의 소견은 통일부의 주장과 다르다. 보고서는 “1번과 3번 피검자의 경우, 모두 비흡연자이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교란변수는 없음”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95% 신뢰구간에 0을 포함하고 있어, 과거 방사선 피폭에 의한 결과인지 확정할 수는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통일부가 줄곧 부정해 온 북 핵실험과 방사선 피폭 사이 인과관계를 짚은 소견도 있다. 보고서는 2번 피검자에 대해 “연령(만 26세), 흡연력(0.75갑년)이 교란변수로 작용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바 벤젠이나 크롬 같은 중금속 노출 특이력이 없다면 과거 방사선 피폭이 있었을 개연성이 있음. 그러나 방사선 피폭이 의료 피폭력에 의한 것인지, 북 핵실험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음”이라고 썼다. 과거 흡연자인 5번 피검자의 경우에도 “연령(만 60세)과 흡연(37갑년)이 교란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벤젠이나 크롬 같은 중금속 노출 특이력이 없다면 과거 방사선 피폭이 있었을 개연성이 있음”이라면서도 “2번 피검자와 마찬가지로 방사선 피폭이 의료 피폭력에 의한 것인지, 북 핵실험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음”이라고 돼 있다.
 
  실제로 담배 안에는 ‘폴로늄-210’이라는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의미한 피폭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명 담배 제조 기업도 “흡연 때문에 방사선에 피폭됐다고 회사 측에 항의 또는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의학원의 설명처럼 북 핵실험과 방사선 피폭이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가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통일부가 내놓은 보고서와 보도자료 어디서도 “과거 방사선 피폭이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는 의학원의 소견은 확인할 수 없다.
 
 
 
‘선량 중앙값’ 1167mGy, ‘이상 염색체 수’ 105개

 
  이번 취재로 입수한 ‘최종 보고서’에는 2018년도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 결과가 포함돼 있다. 그간 2018년도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 결과는 공개된 적이 없었다.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는 최근 3개월 이내의 피폭선량을 분석할 경우 가장 효과적이다. 선량 중앙값이 100mGy를 초과하면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본다.
 
  통일부와 의학원은 2017·2018년도 ‘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에서 선량 중앙값이 최소검출한계(250mGy) 이상으로 보고된 9명에게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를 추가로 실시했다.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도 문제의 4번 피검자는 무려 1167mGy에 달하는 선량 중앙값이 검출됐다. 이상 염색체 수도 105개나 관찰됐다. 한 핵공학 전문가는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면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에서 수치가 다소 높게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선량 중앙값이 1167mGy에 달하고 이상 염색체 수가 105개가 나온 것은 매우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현지에 파견된 국내 방송 취재진의 피폭 수치와 비교해보면 ‘이상 염색체 수 105개’가 얼마나 많은 수치인지 짐작할 수 있다. 취재진은 후쿠시마 현지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 의학원에서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를 받았다. KBS 취재진 가운데 이상 염색체가 8개 이상 검출된 사람은 1명, 6개 이상은 2명, 5개 이상은 1명, 4개 이상은 6명이었다. 다른 언론사 소속으로 후쿠시마 현지에 파견됐던 취재 기자는 《월간조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선량 중앙값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상 염색체 수는 11~13개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특화 프로그램으로 연 1회 검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학원 측은 “당시 4번 피검자의 몸에서 국소 외부 피폭이 발견됐고, 2017년에 방사선 치료 이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 높은 수치가 나온 것은 이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측의 소견”이라고 밝혔다.
 
  방사선 치료 검사의 경우 충분히 ‘교란변수’로 설명이 가능한데도 통일부가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다. 2017년도 검사 결과 보고서에는 “최소검출한계(0.1Gy)를 초과한 피검자 없음”이라고 밝혀둔 것과 대비된다.
 
  반면, 통일부는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 결과가 기록된 ‘최종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시 언론 보도에서 2018년도 피검자들의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 결과는 찾아볼 수 없다. 2019년 10월 1일 자 TV조선, 10월 1일 자 《아시아경제》, 10월 2일 자 《조선일보》, 10월 10일 자 ‘연합뉴스’, 10월 17일 자 《한국일보》는 검사 결과를 보도했지만,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월간조선》 12월호는 정병국 의원실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보고서를 사진으로 실어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 역시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 결과가 빠져 있는 ‘중간 보고서’였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9년 10월 17일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중간 보고서’에 나온 ‘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방사선 피폭과 북 핵실험 사이의 연관성을 질의했다. 이날 국회 속기록에서도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분석 검사’에 관한 언급은 찾을 수 없다.
 
 
  의사 소견에도 ‘C형 간염’ ‘HIV 감염’ 검사 안 해
 
2017년도 ‘건강검진 종합 분석’ 일부. ‘C형 간염 감염’ ‘성매개질환 및 HIV 감염’ 검진의 필요성이 지적됐지만 2018년도 검사에서 시행되지 않았다.
  2017·2018년도 전체 피검자 40명의 ‘건강검진 종합 분석’ 결과도 이번 취재로 처음 확인됐다. 2017년도 ‘건강검진 종합 분석’을 살펴보면, 양기영 종합암검진센터장은 ‘종합 소견 및 기타’란에 “C형 간염에 대한 검사가 포함되지 않았었는데, B형 간염 표면 항원 양성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C형 간염 감염에 대한 검진도 향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썼다. 이어 “VDRL 양성률과 견주어, 다른 성매개 질환 및 HIV 감염에 대한 검진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소견을 밝혔다. 그러나 2018년도 건강검진에서 해당 검사는 시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2018년도 건강검진은 2017년도 검진의 연장선상에서 동일한 검사 항목으로 진행된 것”이라면서 “2023년에 실시하는 건강검진에는 ‘C형 간염’ 및 ‘HIV 감염’을 추가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혈액 검사’ 결과를 보면, ‘종양표지자(tumor marker)’가 2017년도는 ‘5건’, 2018년도는 ‘1건’이 나와 있다. 종양표지자란 몸 안에 암세포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물질을 뜻한다. 혈액에서 종양표지자가 검출된다고 해서 무조건 암에 걸리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암 발생 확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통일부는 이들에게서 “특별한 건강상의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학원 측도 “이들 피검자가 암을 앓고 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종양표지자가 검출된 피검자에게는 추적 관찰이 필요하니 진료를 받으라고 안내했었다”고 말했다.
 
  종양표지자 외에도 2017년도 건강검진에선 ‘(전)고혈압(5건)’ ‘고지혈증(6건)’ ‘일반혈액검사 이상(5건)’ ‘간염(6건)’ ‘빈혈(3건)’ ‘간 기능 이상(2건)’ ‘혈뇨(3건)’ ‘위염(17건)’ ‘담낭용종(4건)’ ‘폐 촬영 이상(2건)’ ‘유방 촬영 이상(2건)’ 등이 보고됐다. 2018년도 건강검진에선 ‘간염(1건)’ ‘간 기능 이상(1건)’ ‘헬리코박터(1건)’ ‘혈뇨(1건)’ ‘위염(8건)’ ‘십이지장 용종(1건)’ ‘위상피하종양(1건)’ ‘십이지장궤양(1건)’ ‘세포검사 이상(2건)’ ‘가슴 촬영 이상(1건)’ ‘유방 촬영 이상(1건)’ 등이 보고됐다.
 
  의학원으로부터 ‘건강검진 종합 분석’을 보고받고도 이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 통일부는 “방사선 피폭과 인과관계를 갖는 질환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월부터 ‘방사선 피폭 전수조사’ 재개
 
지난 2018년 5월 북한 인민군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2번 갱도 출입구 앞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 21일 인권조사기록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주민들의 방사선 피폭 가능성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로부터 3일 뒤인 2월 24일 통일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탈북민 방사선 피폭 전수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효정 통일부 대변인은 “2017년과 2018년 검사에서 핵실험에 따른 인과관계가 특정되거나 별도 치료가 필요한 방사선 피폭 사례를 발견하지는 못했다”면서도 “당시 조사는 대조군이 없었고, 표본 수가 40명으로 한정적이었으며, 흡연과 중금속 등 교란변수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해 조사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길주군 및 인근 지역 출신 탈북민 80명(최근 입국 순)과 지난 검사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피검자 9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검사를 시작했다. 오는 11월까지 89명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하고 12월 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내년 이후에도 순차적인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 식수원 조사가 포함된 점도 고무적이다. 그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식수는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지하 핵실험 과정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지하수를 타고 우물, 계곡, 상수도 등으로 확산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이 주변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총 44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50kt 규모로 추정되는 6차 핵실험 이후 지반이 계속 무너지고 뒤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0kt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배에 달하는 폭발력이다. 이에 따라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에야 공개된 2017·2018년도 식수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차례의 검사에서 이상 수치가 나온 피검자들은 모두 지하수와 수돗물을 식수로 삼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식수원 조사는 물을 통한 방사선 피폭을 연구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피검자 전원, 로데이터 공개해야”
 
  그러나 이번 검사에도 미흡한 점은 있다. 우선, 지난 2차례 검사에서 이상 수치가 나온 9명의 피검자는 방사선 피폭 검사를 받지 않는다. 이들은 대장 내시경 검사와 갑상선 초음파 검사 등이 추가된 “강화된 건강검진”만 받을 예정이다. 통일부는 “피폭 검사 재수검의 필요성 및 유용성이 낮다는 점”과 “피폭 검사 비용이 크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피검자 전원의 ‘로데이터(raw data)’가 공개될지도 의문이다. 이번 검사 이후 피검자의 탈북 전 최종 거주지, 탈북 시점, 의료 피폭력, 흡연력 등 비교 데이터가 상세히 공개되면 북 핵실험과 방사선 피폭 사이 인과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피검자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만 가려 공개한다면 문제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결과 보고서에 나와 있지 않은 정보의 제공을 요청받을 경우, 탈북민의 개인정보와 민감 정보 보호, 정보 제공의 필요성·유용성 여부, 알권리 보장 등을 고려하여 정보 제공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심각성을 축소·발표하다가 잠정 중단된 방사선 피폭 검사를 현 정부가 재개했다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나머지 피검자 31명의 흡연력, 의료 피폭력 등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통일부는 기존 피검자 및 앞으로의 피검자 전원의 로데이터를 공개해 국내외 의료·과학 전문가들이 방사선 피폭 원인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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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h    (2023-06-21) 찬성 : 12   반대 : 0
때려잡자 문재인! 처부수자 민주당! 문재인은 저질이며 악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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