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처음으로 ‘경제 전략’ 사용… 선대들과 차별화
⊙ 北, 자신들 핵보유국 지위에 올라섰다고 선전
⊙ “핵이야말로 인민에게 만복을 누리게 하는 가장 정당한 로선”
⊙ 北, 인민 생활 소비품 제대로 생산하지 못해 인민들 불편
⊙ “풀과 고기를 바꾸자!” 김일성 때 만들어져
⊙ “北 개혁개방 하지 않는 한 경제 절대로 살리지 못한다”
⊙ 北, 자신들 핵보유국 지위에 올라섰다고 선전
⊙ “핵이야말로 인민에게 만복을 누리게 하는 가장 정당한 로선”
⊙ 北, 인민 생활 소비품 제대로 생산하지 못해 인민들 불편
⊙ “풀과 고기를 바꾸자!” 김일성 때 만들어져
⊙ “北 개혁개방 하지 않는 한 경제 절대로 살리지 못한다”
- 2016년 5월 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제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북한은 2021년 1월 5일 개막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이례적으로 경제 실패를 인정했다. 당시 김정은은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며 경제 실패를 자인했다.
그러면서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경험과 교훈, 범한 오류를 전면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하고 총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경제 실패의 결함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경제 실패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은 1993년 당 전원회의 당시 “제3차 7개년 계획을 원래 예견한 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처음으로 경제 실패를 인정했다. 그러면 왜 북한은 자신들이 세운 경제 전략이 실패했다고 인정했을까.
《월간조선》은 최근 북한 내각이 2016년 4월 발표한 ‘국가경제발전전략’ 원본 자료 전체를 입수해 분석했다. 자료는 총 6개의 장과 19개 절로 이뤄졌다.
해당 자료는 2014년 1월 10일과 2015년 6월 10일 두 차례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고, 이를 국가경제발전전략중앙상무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상무라는 개념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잠깐 꾸려진 조직을 말한다. 즉 5년간의 경제 전략을 세우기 위해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자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해당 자료 작성 목적으로 밝힌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 당의 사회주의 경제강국건설 구상을 실현하는 데서 현시기 가장 중요한 문제인 에네르기(에너지) 문제를 기본적으로 풀고 먹는 문제를 해결하며 금속공업을 활성화하고, 지식경제 강국건설의 도양을 마련하여 경제 발전의 높은 속도와 균형을 보장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北, 과거 ‘경제 계획’에서 ‘전략’으로 바꾼 이유
자료에서는 “우리 당의 사회주의경제건설을 위한 현명한 령도와 사회주의경제강국건설구상을 밝히고 나라의 경제와 인민생활 실태를 분석한 데 기초하여 국가경제발전의 전략적 목표와 방향, 중심, 그 실현방도와 대책들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국가경제발전전략’을 처음 공개한 것은 2016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다. 1953년 8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처음으로 경제발전을 위한 ‘3개년 계획’이 나온 이후 5개년 계획(1957~1961), 7개년 계획(1961~1967), 6개년 계획(1971~1976), 7개년 계획(1978~1984) 등이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제 전략으로 제시된 적은 없었다.
북한이 ‘경제 계획’에서 ‘전략’으로 변경한 이유는 김일성·김정일과 김정은 시대에 차별화를 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김일성 시대의 경제는 외부 의존도가 높았다. 구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과의 차관 또는 원조를 통한 계획 경제였다. 하지만 1990년대 초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이 붕괴하면서 북한은 자체 생산으로 경제난을 극복해야 했고,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과거 장성택 측근으로 일하다 탈북한 김성남(가명)씨는 이에 대해 “김일성 시대 북한은 완전한 외부 의존형 경제였다. 그것이 공산국가 붕괴와 함께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며 “김일성 시대에는 북한이 자립경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북한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 원산경제대학과 인민경제대학에서 공부한 뒤 여러 경제 관련 자리에서 일을 하다 장성택의 눈에 들었다. 그는 1990년대 초 장성택과 함께 해외를 다니며 곧 북한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북한이 ‘경제 계획’에서 ‘전략’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김씨의 말이다.
“과거 북한은 3개년, 5개년, 7개년 등 여러 계획 경제 노선을 유지해왔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 모두 그랬다. 보통 경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모든 기관과 단위마다 자신들이 수행할 계획과 목표를 세워 중앙으로 올려보내라고 지시한다. 각급 기관 단위, 도, 시, 군에서 올라온 계획을 가지고 내각에서 그것을 수정해 김일성, 김정일에게 보고하고 다시 내려보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국가경제발전전략’을 보면 김정은이 과거 선대들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경제를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의지가 보인다. 또 과거 방식을 탈피하고 내각에 상무조를 만들어 계획을 수립하게 한 것은 하급 기관들을 믿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 시대와 차별화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군 관련해서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과거 자신의 선친들과는 다른 지도자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부연구원도 이에 대해 “과거 선대들과 차별화 정책을 펴려는 것과 정상국가가 됐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며 “이제는 북한이 국가경제발전전략을 세우고 이를 집행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역량을 갖추게 되었음을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北, 핵보유국 자랑하던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로 급선회
자료는 1990년대 어려운 시기에도 김정일이 북한을 핵보유국 지위에 당당히 올려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경제건설과 핵 무력건설 병진노선으로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부분을 살펴보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애국헌신의 장정에 의하여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고 지식경제 강국건설의 돌파구가 열리게 되었으며 우리나라가 핵보유국, 인공지구위성제작 및 발사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라서게 되었다.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경제건설에 쌓아올리신 불멸의 업적을 만대에 길이 빛내어 나가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사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그것이 곧 사회주의 강성국가라는 고전적정식화를 내리시고 새 세기 경제강국건설로선을 제시하였으며 그 실현을 위한 투쟁을 현명하게 령도하고 계신다.”
또 북한은 “우리 당의 사회주의경제강국건설을 위한 구상은 무엇보다 먼저 경제건설과 핵 무력건설 병진로선을 튼튼히 틀어쥐고 경제강국건설을 다그치는 것이다”며 “경제건설과 핵 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로선은 우리 혁명의 최고 리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로선이며 우리 인민이 핵 강국의 덕을 입으며 사회주의 만복을 누리게 하기 위한 가장 정당한 로선이다”고 밝혔다.
김성남씨는 “북한은 사실상 경제보다는 핵이 먼저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김정일 시대는 더욱 심했다”며 “김정은 시대에 경제를 더 강조하는 것은 자신들은 이미 핵을 가지고 있기에 이제는 경제에 신경 쓸 때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2018년에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경제건설로 선회한다고 선언한 것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며 “덧붙여서 2016년에 5개년 전략을 세웠는데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경제에 더 힘을 집중하려 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정은이 2018년 4월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선언한 것을 놓고 국내외 학자들은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자료의 내용을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
“자료를 보면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전면적으로 확립해야 한다며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며 큰 실리를 얻자’고 되어 있는데 이것 자체가 모순이다”며 “북한식 경제관리방법으로는 절대로 경제를 살리지 못한다. 이유는 북한 자체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1990년대 초에 벌써 북한이 자랑하던 김책제철소가 용광로 4개 중 3개가 멈춰 있었다. 그 이후에도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북한은 이미 사회주의가 아니다. 형식상 사회주의지 자본주의가 된 지 오래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이 수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017년에 강력한 대북제재로 인해 16년에 세웠던 계획들이 진행되고 있지 않자 핵에서 경제로 노선을 바꾼 것”이라며 “그런데 코로나19가 닥치고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큰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17년 김정은은 미숙했지만, 핵무장 성공을 서둘러 발표했다. 이는 대외적인 측면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그랬을 것”이라며 “핵무장을 한 다음엔 경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시 강력한 대북제재로 어려운 시기라 판단하고 경제에 총 집중하기 위해 노선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0년간 지출 185.7% 초과… 인민들 식량도 해결 못 해”
자료에는 현재 북한의 경제 상황과 주민들의 생활실태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하지만 곳곳에 오류와 과장된 수치, 통계들이 난무하고 있다. 먼저 자료 내용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경제는 세계적인 경제 파동에도 끄떡하지 않는 자립적 민족경제이며 국방력 강화와 경제건설에 필요한 현대적인 무장 장비들과 기계 설비들을 자체로 만들어내는 위력한 경제이다. 그러나 나라의 경제실태를 분석하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사회 총생산액의 안정한 장성(성장-기자주)과 통화안정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 총생산액은 국가 경제력을 특징 짓는 중요한 지표의 하나이다. (중략) 최근 년간 경제강국건설을 위한 투쟁이 힘있게 벌어져 사회 총생산액이 2002년~2014년 기간에 년 평균 105.7%로 장성하였다. 그러나 최고생산년도인 1980년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에 있다. 국가예산집행에서 최근 10년간 수입에 비하여 지출이 평균 185.7%로 초과하여 통화안정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또 북한은 2014년 12월 사회주의 재산 총 실사와 생산능력 평가를 한 결과 인민경제 중요 부문의 생산능력은 설계능력에 비하여 현존능력이 전력 70%(518만KW), 석탄 58%(1793만 톤), 강철 31%(117만 톤), 시멘트 47%(226만 톤)인데 생산 실적과 비교해 보면 전력 44%, 석탄 92%, 강철 10%를 비롯한 적지 않은 지표들이 생산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특히 전력 부문을 집중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기 생산에 관한 지표들을 나열했지만, 해당 지표들도 모두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김성남씨는 “북한이 실제 자료에 나오는 대로만 생산된다면 주민들이 지금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며 “북한은 현재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전기를 생산하려면 발전기가 돌아가야 하는데 그 발전기를 돌릴 연료도 없는 형편이다. 물론 석탄으로 조금씩 돌리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수입보다 지출이 평균 185.7% 초과했다고 말했는데 아마 이보다 더 초과해서 지출했을 것”이라며 “이의 99%가 김정은의 사치품구입에 쓰였을 것이다. 김정일의 선물용으로 쓰이는 216 벤츠 창고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는 몇만 대의 벤츠가 진열되어 있었다. 그때는 사람들이 식량이 없어서 굶어 죽고 있는 시기였는데 사치품으로 그렇게 쌓아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각 도, 시, 군 등 하급 기관들에서 자료를 받아 작성했을 것이다. 그런데 밑에서 제대로 된 정보가 아닌 거짓 정보들로 채워 중앙에 올려보냈을 것”이라며 “진짜 정보들을 올려보내면 김정은이 아마 충격받아 쓰러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박 부연구원도 “자료를 살펴보면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총생산액이 연평균 105.7%로 성장했다고 했는데 이 정도 수준이면 북한은 지금 부자 나라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지난 1월 김정은이 경제 5개년 전략에 실패했다고 인정했는데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자료는 인민생활실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한은 “우리 당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나 식량과 필수 소비품을 제대로 생산 보장하지 못하여 인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다”고 자책했다.
북한은 자료에 식량생산량에 대해 “알곡생산량이 1979년 657만6000톤에 비하여 2014년 614만 톤으로서 93.4% 수준에 있다. 인구 1인당 알곡생산량은 1979년 404kg에서 2014년 301kg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1979년과 2014년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매년 식량난으로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1970년대 후반과 비교해 93%가 아니라 20~30%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자료에는 가장 적은 부분을 할애해 생활실태를 언급했다.
2017년 탈북한 김예성씨는 “북한은 1990년 말 ‘고난의 행군’ 이후 계속해서 식량이 모자랐다”며 “농사도 잘 안되어 중국에서 들어오는 옥수수를 사먹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고 증언했다.
北, 에너지 문제 인민생활 향상 선차적 과업
북한은 인민생활 향상에 앞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전력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인민 생활은 물론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력, 화력, 풍력 발전소들을 이용해 전기 생산에 적극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수력발전소를 통해 2018년까지 250만KW, 2022년까지 380만KW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잡았다.
2012년 통계청이 공개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북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총 전력소비량은 1971년 1만3463GWh(기가 와트시), 1980년 1만9201GWh, 1990년 2만5111GWh, 2000년 1만6334GWh, 2005년 1만9292GWh, 2008년 1만8121GWh 등으로 집계됐다.
화력발전소를 통해 150만KW 수준 이상으로 정상화하고, 풍력을 30만KW로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발전소들의 부품과 설비들이 노화한 상태에서 이 같은 전력을 생산하기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한은 인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농산과 축산, 수산을 3대 축으로 해야 식생활 수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농산과 축산, 수산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농산과 축산, 수산 부문의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자.
“농산물은 다른 나라의 다수확 품종들을 들여와 우리나라에 맞게 적응시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한 벌 농사가 아닌 두 벌, 세 벌 농사를 통해 알곡 생산을 높이고, 풀과 고기를 바꿀 데 대한 당의 방침을 철저히 관철한다. 지역 특성에 맞게 인공풀판과 자연풀판을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영양가 높은 먹이 풀을 만들어 집짐승들을 키워나가야 한다. 수산 부분은 2018년까지 원양선박을 비롯한 여러 현대적인 고기배 300척을 만들어 선진적인 어로 기술 수산들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양식을 비롯해 제대로 된 정보를 통해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에서 농민으로 살다 탈북한 김분녀씨는 “당에선 2벌, 3벌 농사를 하라고 지시하지만, 북한 실정으로는 절대로 3벌 농사까지 할 수 없다. 1벌도 힘든 마당에 3벌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또 땅이 척박하여 곡식이 잘 여물지도 않는다. 여기에 비료도 없는 실정이다”고 한탄했다.
2010년에 탈북한 김성일씨는 “평생을 바다에서 살았다. 그런데 자료에 나오는 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지금 있는 배도 부품이 낡아 바다 한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 할 때가 잦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도 발생한다”고 했다.
김인태 책임연구원은 “아마 북한이 5개년 전략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김정은의 자신감은 차고 넘쳤을 것”이라며 “핵무장 이후 더욱 자신감에 넘쳐서 남북・미북 정상회담을 연이어 했는데 결국 무산되고 거기에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대북제재가 겹치면서 김정은의 계획은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北, 대북제재 해제 고려해 전략 수립
북한은 대외무역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북한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벗어나 러시아, 동남아시아, 중동을 비롯해 여러 국가와의 무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특히 러시아 원동지역시장을 개척해 대외경제 관계를 확대발전시켜 2020년까지 10억 달러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 러시아로부터 전력과 수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뚫어 아시아 지역 나라들과의 무역에도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세무역항으로 선정되는 항안에 조선-아시안물자 교류시장을 꾸리고 원유와 생고무를 비롯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물자를 마그네샤크링카(마그네사이트), 공작기계, 굴착기 등 우리가 생산한 물자와 설비를 맞바꿈하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성남씨는 부정적이었다. 김씨의 말이다.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 러시아와 동남아 나라들에 대한 무역을 확대할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역시 틀린 계산이다. 먼저 러시아는 과거 김일성 때와 달리 북한과의 교류와 원조 등을 해줄 의향이 전혀 없다. 또 동남아 지역 나라들도 북한과의 교류에서 이득이 되는 것이 많지 않다. 자료에서 보면 공작기계와 굴착기 등 북한이 생산한 기계들과 맞바꾼다고 하지만 그 나라들은 이미 최첨단 기계를 보유하고 있어 북한처럼 낙후된 곳에서 생산하는 기계와 누가 거래하려고 하겠나. 예전에 내가 장성택 부장과 일할 때 북한의 광물을 팔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면서 시장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광물 특성상 99%의 순도를 자랑해야 하지만 북한 상품은 1차 가공만 한 것이라 상품 가치가 없었다. 지금이라고 달라진 것은 없을 것이다.”
북한은 몽골, 인도, 파키스탄과 경제무역관계를 활성화하면서 이란 시장도 개척할 목표를 세웠다. 몽골과는 임가공 무역, 맞바꿈 무역을 추진하며 기술 무역을 활발히 벌이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몽골을 비롯한 자료에서 언급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친한파가 된 지 오래된 국가들이다. 이들이 과연 북한과의 교류를 원할지가 문제라고 김씨는 말했다.
특히 몇몇 나라 이외에 미국이 대북제재를 하는 것을 알면서 북한과 거래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북한은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계획하고 5개년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책임연구원은 “아마 김정은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일단 목표를 세워놓고 미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대북제재를 풀어나갈 심산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핵 보유 성공을 공표했고, 미국이 더욱 압박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계획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계획대로 됐고 당시와 2019년도 하노이 회담 전까지 분위기가 좋았다”며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그동안 구상했던 시나리오들이 모두 물거품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은 러시아와 동남아 지역을 비롯한 여러 지역과의 합영, 합작을 더 확대하고 광산 개발 등을 담보로 투자를 끌어오기 위한 대외활동을 전략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독일과 유럽 기업들이 북한 흥남지구를 비롯한 경제개발구들에 진출하도록 투자유치활동을 적극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특구 관심
북한은 경제특구 사업에도 관심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는 “국가의 안전을 지키고 나라의 경제적 리익을 보장하는 원칙에서 경제개발구 개발에 대한 투자의 안전성과 특혜조건을 담보해주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며 “관련법들과 시행규정들을 투자가들에게 투자의 안전성과 특혜를 법률적으로 보장해주는 방향에서 수정, 보충, 완비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자.
“경제개발구와 관련법과 규정집행에서 일관성을 보장해야 한다. 국제관례에 맞는 투자환경을 법적으로 담보해주도록 한다. 경제개발구에 대한 투자촉진활동을 적극 벌여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임도 개발구, 청수관광 개발구, 무봉국제 관광특구, 경원경제개발구를 비롯한 개발구 개발에 필요한 투자를 끌어들인다.”
김성남씨는 “지금 중국 동북 지역에 가보면 북한에 투자했다가 뒤통수 맞고 쫓겨 나온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북한은 상습적으로 투자를 받아놓고 전면 몰수하는 식으로 지금까지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그런데 과연 누가 투자를 하겠다고 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금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를 살리고 싶겠지만 이런 환경이라면 절대로 북한 경제는 좋아질 수 없을 것”이라며 “만약 어느 정도의 개혁개방을 한다면 희망이 보일지 몰라도 그 전엔 절대로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이다. 박은주 부연구원은 “지금 미국이 대북제재를 하고 있는 속에서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을 통해 몰래 들여가는 방법밖에는 없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며 “북한을 살릴 길은 두 가지다. 개혁개방인지, 핵 포기인지 그런데 북한 입장에선 두 가지 모두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경험과 교훈, 범한 오류를 전면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하고 총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경제 실패의 결함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경제 실패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은 1993년 당 전원회의 당시 “제3차 7개년 계획을 원래 예견한 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처음으로 경제 실패를 인정했다. 그러면 왜 북한은 자신들이 세운 경제 전략이 실패했다고 인정했을까.
《월간조선》은 최근 북한 내각이 2016년 4월 발표한 ‘국가경제발전전략’ 원본 자료 전체를 입수해 분석했다. 자료는 총 6개의 장과 19개 절로 이뤄졌다.
해당 자료는 2014년 1월 10일과 2015년 6월 10일 두 차례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고, 이를 국가경제발전전략중앙상무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상무라는 개념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잠깐 꾸려진 조직을 말한다. 즉 5년간의 경제 전략을 세우기 위해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자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해당 자료 작성 목적으로 밝힌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 당의 사회주의 경제강국건설 구상을 실현하는 데서 현시기 가장 중요한 문제인 에네르기(에너지) 문제를 기본적으로 풀고 먹는 문제를 해결하며 금속공업을 활성화하고, 지식경제 강국건설의 도양을 마련하여 경제 발전의 높은 속도와 균형을 보장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北, 과거 ‘경제 계획’에서 ‘전략’으로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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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21년 9월 30일 신형 반항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북한이 ‘국가경제발전전략’을 처음 공개한 것은 2016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다. 1953년 8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처음으로 경제발전을 위한 ‘3개년 계획’이 나온 이후 5개년 계획(1957~1961), 7개년 계획(1961~1967), 6개년 계획(1971~1976), 7개년 계획(1978~1984) 등이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제 전략으로 제시된 적은 없었다.
북한이 ‘경제 계획’에서 ‘전략’으로 변경한 이유는 김일성·김정일과 김정은 시대에 차별화를 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김일성 시대의 경제는 외부 의존도가 높았다. 구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과의 차관 또는 원조를 통한 계획 경제였다. 하지만 1990년대 초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이 붕괴하면서 북한은 자체 생산으로 경제난을 극복해야 했고,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과거 장성택 측근으로 일하다 탈북한 김성남(가명)씨는 이에 대해 “김일성 시대 북한은 완전한 외부 의존형 경제였다. 그것이 공산국가 붕괴와 함께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며 “김일성 시대에는 북한이 자립경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북한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 원산경제대학과 인민경제대학에서 공부한 뒤 여러 경제 관련 자리에서 일을 하다 장성택의 눈에 들었다. 그는 1990년대 초 장성택과 함께 해외를 다니며 곧 북한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북한이 ‘경제 계획’에서 ‘전략’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김씨의 말이다.
“과거 북한은 3개년, 5개년, 7개년 등 여러 계획 경제 노선을 유지해왔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 모두 그랬다. 보통 경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모든 기관과 단위마다 자신들이 수행할 계획과 목표를 세워 중앙으로 올려보내라고 지시한다. 각급 기관 단위, 도, 시, 군에서 올라온 계획을 가지고 내각에서 그것을 수정해 김일성, 김정일에게 보고하고 다시 내려보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국가경제발전전략’을 보면 김정은이 과거 선대들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경제를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의지가 보인다. 또 과거 방식을 탈피하고 내각에 상무조를 만들어 계획을 수립하게 한 것은 하급 기관들을 믿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 시대와 차별화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군 관련해서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과거 자신의 선친들과는 다른 지도자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부연구원도 이에 대해 “과거 선대들과 차별화 정책을 펴려는 것과 정상국가가 됐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며 “이제는 북한이 국가경제발전전략을 세우고 이를 집행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역량을 갖추게 되었음을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北, 핵보유국 자랑하던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로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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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주장하는 핵과 경제 병진노선 포스터. |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애국헌신의 장정에 의하여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고 지식경제 강국건설의 돌파구가 열리게 되었으며 우리나라가 핵보유국, 인공지구위성제작 및 발사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라서게 되었다.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경제건설에 쌓아올리신 불멸의 업적을 만대에 길이 빛내어 나가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사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그것이 곧 사회주의 강성국가라는 고전적정식화를 내리시고 새 세기 경제강국건설로선을 제시하였으며 그 실현을 위한 투쟁을 현명하게 령도하고 계신다.”
또 북한은 “우리 당의 사회주의경제강국건설을 위한 구상은 무엇보다 먼저 경제건설과 핵 무력건설 병진로선을 튼튼히 틀어쥐고 경제강국건설을 다그치는 것이다”며 “경제건설과 핵 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로선은 우리 혁명의 최고 리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로선이며 우리 인민이 핵 강국의 덕을 입으며 사회주의 만복을 누리게 하기 위한 가장 정당한 로선이다”고 밝혔다.
김성남씨는 “북한은 사실상 경제보다는 핵이 먼저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김정일 시대는 더욱 심했다”며 “김정은 시대에 경제를 더 강조하는 것은 자신들은 이미 핵을 가지고 있기에 이제는 경제에 신경 쓸 때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2018년에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경제건설로 선회한다고 선언한 것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며 “덧붙여서 2016년에 5개년 전략을 세웠는데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경제에 더 힘을 집중하려 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정은이 2018년 4월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선언한 것을 놓고 국내외 학자들은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자료의 내용을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
“자료를 보면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전면적으로 확립해야 한다며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며 큰 실리를 얻자’고 되어 있는데 이것 자체가 모순이다”며 “북한식 경제관리방법으로는 절대로 경제를 살리지 못한다. 이유는 북한 자체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1990년대 초에 벌써 북한이 자랑하던 김책제철소가 용광로 4개 중 3개가 멈춰 있었다. 그 이후에도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북한은 이미 사회주의가 아니다. 형식상 사회주의지 자본주의가 된 지 오래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이 수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017년에 강력한 대북제재로 인해 16년에 세웠던 계획들이 진행되고 있지 않자 핵에서 경제로 노선을 바꾼 것”이라며 “그런데 코로나19가 닥치고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큰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17년 김정은은 미숙했지만, 핵무장 성공을 서둘러 발표했다. 이는 대외적인 측면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그랬을 것”이라며 “핵무장을 한 다음엔 경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시 강력한 대북제재로 어려운 시기라 판단하고 경제에 총 집중하기 위해 노선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0년간 지출 185.7% 초과… 인민들 식량도 해결 못 해”
자료에는 현재 북한의 경제 상황과 주민들의 생활실태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하지만 곳곳에 오류와 과장된 수치, 통계들이 난무하고 있다. 먼저 자료 내용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경제는 세계적인 경제 파동에도 끄떡하지 않는 자립적 민족경제이며 국방력 강화와 경제건설에 필요한 현대적인 무장 장비들과 기계 설비들을 자체로 만들어내는 위력한 경제이다. 그러나 나라의 경제실태를 분석하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사회 총생산액의 안정한 장성(성장-기자주)과 통화안정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 총생산액은 국가 경제력을 특징 짓는 중요한 지표의 하나이다. (중략) 최근 년간 경제강국건설을 위한 투쟁이 힘있게 벌어져 사회 총생산액이 2002년~2014년 기간에 년 평균 105.7%로 장성하였다. 그러나 최고생산년도인 1980년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에 있다. 국가예산집행에서 최근 10년간 수입에 비하여 지출이 평균 185.7%로 초과하여 통화안정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또 북한은 2014년 12월 사회주의 재산 총 실사와 생산능력 평가를 한 결과 인민경제 중요 부문의 생산능력은 설계능력에 비하여 현존능력이 전력 70%(518만KW), 석탄 58%(1793만 톤), 강철 31%(117만 톤), 시멘트 47%(226만 톤)인데 생산 실적과 비교해 보면 전력 44%, 석탄 92%, 강철 10%를 비롯한 적지 않은 지표들이 생산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특히 전력 부문을 집중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기 생산에 관한 지표들을 나열했지만, 해당 지표들도 모두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김성남씨는 “북한이 실제 자료에 나오는 대로만 생산된다면 주민들이 지금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며 “북한은 현재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전기를 생산하려면 발전기가 돌아가야 하는데 그 발전기를 돌릴 연료도 없는 형편이다. 물론 석탄으로 조금씩 돌리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수입보다 지출이 평균 185.7% 초과했다고 말했는데 아마 이보다 더 초과해서 지출했을 것”이라며 “이의 99%가 김정은의 사치품구입에 쓰였을 것이다. 김정일의 선물용으로 쓰이는 216 벤츠 창고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는 몇만 대의 벤츠가 진열되어 있었다. 그때는 사람들이 식량이 없어서 굶어 죽고 있는 시기였는데 사치품으로 그렇게 쌓아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각 도, 시, 군 등 하급 기관들에서 자료를 받아 작성했을 것이다. 그런데 밑에서 제대로 된 정보가 아닌 거짓 정보들로 채워 중앙에 올려보냈을 것”이라며 “진짜 정보들을 올려보내면 김정은이 아마 충격받아 쓰러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박 부연구원도 “자료를 살펴보면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총생산액이 연평균 105.7%로 성장했다고 했는데 이 정도 수준이면 북한은 지금 부자 나라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지난 1월 김정은이 경제 5개년 전략에 실패했다고 인정했는데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자료는 인민생활실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한은 “우리 당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나 식량과 필수 소비품을 제대로 생산 보장하지 못하여 인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다”고 자책했다.
북한은 자료에 식량생산량에 대해 “알곡생산량이 1979년 657만6000톤에 비하여 2014년 614만 톤으로서 93.4% 수준에 있다. 인구 1인당 알곡생산량은 1979년 404kg에서 2014년 301kg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1979년과 2014년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매년 식량난으로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1970년대 후반과 비교해 93%가 아니라 20~30%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자료에는 가장 적은 부분을 할애해 생활실태를 언급했다.
2017년 탈북한 김예성씨는 “북한은 1990년 말 ‘고난의 행군’ 이후 계속해서 식량이 모자랐다”며 “농사도 잘 안되어 중국에서 들어오는 옥수수를 사먹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고 증언했다.
北, 에너지 문제 인민생활 향상 선차적 과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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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만든 국가경제발전전략 수행을 독려하는 포스터. |
그러면서 북한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력, 화력, 풍력 발전소들을 이용해 전기 생산에 적극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수력발전소를 통해 2018년까지 250만KW, 2022년까지 380만KW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잡았다.
2012년 통계청이 공개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북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총 전력소비량은 1971년 1만3463GWh(기가 와트시), 1980년 1만9201GWh, 1990년 2만5111GWh, 2000년 1만6334GWh, 2005년 1만9292GWh, 2008년 1만8121GWh 등으로 집계됐다.
화력발전소를 통해 150만KW 수준 이상으로 정상화하고, 풍력을 30만KW로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발전소들의 부품과 설비들이 노화한 상태에서 이 같은 전력을 생산하기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한은 인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농산과 축산, 수산을 3대 축으로 해야 식생활 수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농산과 축산, 수산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농산과 축산, 수산 부문의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자.
“농산물은 다른 나라의 다수확 품종들을 들여와 우리나라에 맞게 적응시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한 벌 농사가 아닌 두 벌, 세 벌 농사를 통해 알곡 생산을 높이고, 풀과 고기를 바꿀 데 대한 당의 방침을 철저히 관철한다. 지역 특성에 맞게 인공풀판과 자연풀판을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영양가 높은 먹이 풀을 만들어 집짐승들을 키워나가야 한다. 수산 부분은 2018년까지 원양선박을 비롯한 여러 현대적인 고기배 300척을 만들어 선진적인 어로 기술 수산들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양식을 비롯해 제대로 된 정보를 통해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에서 농민으로 살다 탈북한 김분녀씨는 “당에선 2벌, 3벌 농사를 하라고 지시하지만, 북한 실정으로는 절대로 3벌 농사까지 할 수 없다. 1벌도 힘든 마당에 3벌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또 땅이 척박하여 곡식이 잘 여물지도 않는다. 여기에 비료도 없는 실정이다”고 한탄했다.
2010년에 탈북한 김성일씨는 “평생을 바다에서 살았다. 그런데 자료에 나오는 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지금 있는 배도 부품이 낡아 바다 한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 할 때가 잦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도 발생한다”고 했다.
김인태 책임연구원은 “아마 북한이 5개년 전략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김정은의 자신감은 차고 넘쳤을 것”이라며 “핵무장 이후 더욱 자신감에 넘쳐서 남북・미북 정상회담을 연이어 했는데 결국 무산되고 거기에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대북제재가 겹치면서 김정은의 계획은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대외무역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북한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벗어나 러시아, 동남아시아, 중동을 비롯해 여러 국가와의 무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특히 러시아 원동지역시장을 개척해 대외경제 관계를 확대발전시켜 2020년까지 10억 달러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 러시아로부터 전력과 수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뚫어 아시아 지역 나라들과의 무역에도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세무역항으로 선정되는 항안에 조선-아시안물자 교류시장을 꾸리고 원유와 생고무를 비롯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물자를 마그네샤크링카(마그네사이트), 공작기계, 굴착기 등 우리가 생산한 물자와 설비를 맞바꿈하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성남씨는 부정적이었다. 김씨의 말이다.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 러시아와 동남아 나라들에 대한 무역을 확대할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역시 틀린 계산이다. 먼저 러시아는 과거 김일성 때와 달리 북한과의 교류와 원조 등을 해줄 의향이 전혀 없다. 또 동남아 지역 나라들도 북한과의 교류에서 이득이 되는 것이 많지 않다. 자료에서 보면 공작기계와 굴착기 등 북한이 생산한 기계들과 맞바꾼다고 하지만 그 나라들은 이미 최첨단 기계를 보유하고 있어 북한처럼 낙후된 곳에서 생산하는 기계와 누가 거래하려고 하겠나. 예전에 내가 장성택 부장과 일할 때 북한의 광물을 팔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면서 시장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광물 특성상 99%의 순도를 자랑해야 하지만 북한 상품은 1차 가공만 한 것이라 상품 가치가 없었다. 지금이라고 달라진 것은 없을 것이다.”
북한은 몽골, 인도, 파키스탄과 경제무역관계를 활성화하면서 이란 시장도 개척할 목표를 세웠다. 몽골과는 임가공 무역, 맞바꿈 무역을 추진하며 기술 무역을 활발히 벌이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몽골을 비롯한 자료에서 언급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친한파가 된 지 오래된 국가들이다. 이들이 과연 북한과의 교류를 원할지가 문제라고 김씨는 말했다.
특히 몇몇 나라 이외에 미국이 대북제재를 하는 것을 알면서 북한과 거래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북한은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계획하고 5개년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책임연구원은 “아마 김정은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일단 목표를 세워놓고 미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대북제재를 풀어나갈 심산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핵 보유 성공을 공표했고, 미국이 더욱 압박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계획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계획대로 됐고 당시와 2019년도 하노이 회담 전까지 분위기가 좋았다”며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그동안 구상했던 시나리오들이 모두 물거품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은 러시아와 동남아 지역을 비롯한 여러 지역과의 합영, 합작을 더 확대하고 광산 개발 등을 담보로 투자를 끌어오기 위한 대외활동을 전략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독일과 유럽 기업들이 북한 흥남지구를 비롯한 경제개발구들에 진출하도록 투자유치활동을 적극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특구 관심
북한은 경제특구 사업에도 관심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는 “국가의 안전을 지키고 나라의 경제적 리익을 보장하는 원칙에서 경제개발구 개발에 대한 투자의 안전성과 특혜조건을 담보해주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며 “관련법들과 시행규정들을 투자가들에게 투자의 안전성과 특혜를 법률적으로 보장해주는 방향에서 수정, 보충, 완비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자.
“경제개발구와 관련법과 규정집행에서 일관성을 보장해야 한다. 국제관례에 맞는 투자환경을 법적으로 담보해주도록 한다. 경제개발구에 대한 투자촉진활동을 적극 벌여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임도 개발구, 청수관광 개발구, 무봉국제 관광특구, 경원경제개발구를 비롯한 개발구 개발에 필요한 투자를 끌어들인다.”
김성남씨는 “지금 중국 동북 지역에 가보면 북한에 투자했다가 뒤통수 맞고 쫓겨 나온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북한은 상습적으로 투자를 받아놓고 전면 몰수하는 식으로 지금까지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그런데 과연 누가 투자를 하겠다고 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금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를 살리고 싶겠지만 이런 환경이라면 절대로 북한 경제는 좋아질 수 없을 것”이라며 “만약 어느 정도의 개혁개방을 한다면 희망이 보일지 몰라도 그 전엔 절대로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이다. 박은주 부연구원은 “지금 미국이 대북제재를 하고 있는 속에서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을 통해 몰래 들여가는 방법밖에는 없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며 “북한을 살릴 길은 두 가지다. 개혁개방인지, 핵 포기인지 그런데 북한 입장에선 두 가지 모두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