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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공개

北 혁명조직원과의 死生決斷 대화록 ⑥ 北 혁명조직원이 말하는 김씨 일가의 선전법

김정일 “남한 위주의 통일 되면 우리 모두 죽는다”

글 :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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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성 시대와 김정일 시대의 선전 차이
⊙ ‘김정일판’ 카스트제도… 사회주의 체제의 허구성 드러나
⊙ 김정일, 미국을 적으로 몰아 동맹관계인 남한도 주적이라 주입
⊙ “모두 실업자 되거나 죽기 싫으면 좋든 싫든 우리 체제를 따르라”

도희윤
1967년생.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도대체TV 대표, 한국자유전선 사무총장, 뉴라이트 전국연합 북한인권특별위원장,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사무국장 역임

[편집자 註]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2019년 5월 16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부 혁명조직원 김씨와 2014년 중반부터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도 대표는 인터뷰에서 “혁명조직 일원은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방법은 그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또 “그는 새로운 지도자가 또 독재를 하더라도, 그건 개발독재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신격화된 독재보다 낫다. 박정희 같은 사람으로 북조선을 끌고 가다 통일을 이루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도 대표는 《월간조선》 기고를 통해 혁명조직원과 나눈 대화 내용 등을 자세히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도 대표가 보내온 ‘北 혁명조직원과의 사생결단(死生決斷) 대화록’ 제목의 글에는 그가 혁명조직원 김씨(닉네임 ‘최이상’)와 메신저를 통해 나눈 대화 등이 담겼다.
  참으로 바쁘게 지나간 한 달이다. 바쁜 만큼 의미가 있었다. 영국 런던에서 ‘북한의 솔제니친’ 반디 선생 시집 발간 북 콘서트가 있었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처음으로 홍콩·대만·일본과 신장 위구르 지역 등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서 자유·인권을 위해 헌신하는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동북아시아의 영속적인 안녕과 평화유지를 위해 존재해온 한·미·일 삼각 안보동맹이 파괴됨과 동시에, 기적의 대한민국적 가치가 훼손되고, 자유민주 체제가 합법이라는 미명하에 전복되고 있는 비상상황에 인식을 함께했다.
 
  중국과 북한이라는 반(反)자유, 반문명, 반평화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준동으로 야기되는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은, 미·중 문명전쟁이라는 새로운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이런 국제적 소용돌이 속에서 아시아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결집을 통해 지역안보의 군사동맹과 경제동맹에 이어 시민이 앞장서서 시민동맹(civil alliance)을 구축하고, 동북아의 안정적 번영과 항구적 평화에 대한 도전을 극복함으로써,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한반도의 자유통일을 이룩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그 현장을 함께한 필자에겐 아직도 잔잔한 감격의 여운이 있으며, 한반도 자유통일을 위한 대장정에 남북 혁명가의 대화록을 통해서나마 다시 한 번 동참할 수 있어 행복하다.
 
 
  김일성 시대의 선전과 김정일 시대의 선전
 
  지난 호를 통해 약속한 대로 이번 호에는 북한의 아우가 그 내부에서 각계 계층을 대상으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방식들을 고스란히 옮겨놓을까 한다. 약간의 오해도 있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찬찬히 살펴본다면 서로 조금씩 수긍하는 공감대가 형성되리라 확신한다. 여섯 번째 대화를 따라가 보자.
 
  최: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 시 북한의 주민들에게 차려질 운명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북과 남은 분단 이후로 지금까지 서로 체제에 대하여 자기의 것이 우월하다고 상대방에게 선전하며 서로 제도를 비방하여 왔습니다. 말하자면 자기의 나라가 더 사람이 살기에는 좋다는 것이다, 그 좋다는 것을 선전하는 데는 방향이 있는데, 하나는 안쪽으로 하는 것이고 하나는 바깥쪽으로 하는 것입니다. 안쪽으로 하는 것은 자기 국민이나 자기 인민에게 하는 것이고, 바깥쪽으로 하는 것은 남에서는 북의 인민들에게, 북에서는 남의 국민에게 자기의 제도가 더 좋다고 너희 것은 나쁘다고 선전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경우 선전의 시대를 김일성 시대와 김정일 시대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어쨌든 남의 국민은 설득시키지 못했어도 자기 인민들만은 거머쥐었기에 아직도 두 개 제도가 북과 남에 시퍼렇게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자기의 인민들에게 자기의 체제가 남한 것보다 더 좋다는 것을 어떻게 교육하는가를 보기로 합시다. 김일성 시대에는 “북의 모든 인민이 다 같이 골고루 잘사는 사회이고, 남조선은 생산수단을 소유한 돈 있고 권세 있는 자들만을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우리의 것이 더 좋다” 이렇게 설득했습니다. 그때에는 그것을 안 받침 (입증)할 수 있는 사회적인 조건들이 있었는데, 우선 모든 사람이 직위 고하에 관계없이 자기의 거주지에 있는 식량배급소에서 식량을 받았고, 또 모든 생활용품들과 식품들을 거주지의 상점들에서 국가가 지정한 가격으로 샀습니다. 위로는 내각과 중앙당의 일군들부터 아래로는 탄광이나 건설사업소의 로동자에 이르기까지 한 달 한 사람이 받는 식량의 양은 같았고 월급도 비슷했으니 이러한 사회에서는 사회의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평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정일 때 불평등 시작
 
혁명조직원은 김일성 때보다 김정일 때의 선전이 교활하다고 했다.
  최: 오히려 중로동 부분의 로동자들이 월수입에서 간부계층의 사무원들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으며, 이때에는 자기의 제도에 대하여 선전하기도 쉬웠고 또 계층별 사람들에게 따로따로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때에는 북한은 “평등을 맛보려면 북으로 오라”고 선전했고, 남한은 자기의 제도가 평등하다고는 말할 수 없으니, “남한은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고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고 또 능력과 재능을 발휘하면 부자가 될 수 있으니 자유를 누리려거든 남한으로 오라”고 선전했습니다. 남한의 이 선전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꾸준히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는 데 비해서 북한은 시대가 달라지면서 선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서로 자기의 것이 좋다는 기본 골자가 하나는 평등해서 좋다는 것이고, 하나는 자유로워서 좋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사람은 모든 사람의 능력과 재능, 열심히 일하려는 근로정신 이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자유를 주면 점차 사람들의 능력의 차이로 인하여 빈부 격차가 생기기 때문에, 이 불평등을 없애자면 국가 권력의 힘으로 골고릅게(공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즉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존재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평등하자면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자유로우면 불평등해진다는 것입니다.
 
  남한의 자유민주주의보다 북한의 사회주의가 계속 좋은 사회로 되자면, 계속 평등한 사회로 남아 있어야 하겠는데, 북한이 자기의 제도가 좋다고 하는 데서 평등만 빠지면 결국 자유도 없고 불평등한 사회로 되며, 평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존재한다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정의로운 사명도 결국은 불평등과 자유의 억압이라는 부정의의 독재로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일 시대에 들어와서 이 평등이 서서히 불평등으로 변하였습니다.
 
 
  불평등, 김정일이 중앙당 근무 성원들만 챙기면서 시작
 
  최: 변화의 시작은 김정일이 창광거리라는 중앙당 근무 성원들만이 따로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면서 시작되었는데, 물론 여기에 눈가림으로 한두 채의 아파트는 체육인들에게 주었으나 대부분은 중앙당 아파트였습니다. 중앙당 사람들만 따로 모여서 식량공급소도 별도로 만들고 부식물 공급도 특별히 생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본을 떠서 성(省) 중앙기관·무력부의 본청사 성원들과 특수기관 성원들, 이들마저 주택단지를 따로 짓고, 식량 및 물자공급소들을 따로 가지고 자기들만 특별히 잘 먹고 잘살기 시작하였지요. 결국 불평등의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북한은 대부분 산림이고 논농사는 얼마 없으므로 모든 북 주민들이 이밥(쌀밥) 먹기 어렵지요. 산이 많으니 축산업을 하면 고기야 먹을 수 있겠지만…. 잘 먹어야 5대(對)5의 잡곡밥인데 실제 잠깐 존재하고 영영 지나가버리긴 했지만, 평등의 시대 때는 모든 북 주민들이 지위고하에 구별 없이 잡곡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밥 먹어야 할 계층과 강냉이밥을 먹어야 할 계층이 구별된 세상이 되었습니다. 평등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착취제도의 싹이 자라나지 못하게 제압하기 위하여 존재한다는 프롤레타리아의 독재도, 이제는 권력계층의 리익을 지켜 근로 인민 대중을 억압하는 부정의의 무기로 자기의 계급적 성격이 변하였다고 볼 수 있죠.
 
  이쯤 되면 절대다수의 북반부 인민들이 평등 대신에 자유를 선택하여 남한 쪽으로 마음이 쏠릴 것 같은데, 왜 아직도 자기들의 리익보다는 얼마 안 되는 특권계층만을 위한 북한의 체제를 지키는가, 자기들이 지키는 체제가 자기들의 굶주림과 무권리 착취만을 지속시키는데도 왜 자기들의 고통의 시대를 계속 지속시키려고 하는가 하는 의문점이 들게 됩니다.
 
  여기에는 북한 선전 당국의 그럴듯한 해설과 론리로 이제 더는 평등한 사회라고 말할 수 없는 독재사회를 지지하고 따르도록 북 주민들을 교양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북한의 선전 당국이 매 계층별 사람들에게 무엇이라고 하는가를 들어봅시다.
 
 
  더욱 교활해진 김정일 시대의 당 선전부
 
북한의 주민교양사업은 가정, 직장, 학교 등 전역에서 매일 실시된다. 김정은이 지난 2019년 6월 4일 인민무력성에서 군복 차림의 어린이, 한복 차림의 여성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도: 잘 읽었습니다. 아우님은 강단에 서도 아주 탁월한 교수님이 되겠습니다. 아직 쓰실 내용이 많으실 거 같은데 상황 보시면서 천천히 보내주세요.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최: 김일성 시대에는 우리나라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 뿐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라고 선전하였지요. 외부정보가 차단된 북한의 인민들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시대에 들어서자 1995년 이후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라는 것이 시작되어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기에, 이제 더는 세상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 평등한 세상이라고 교양하기는 틀렸다고 판단한 북한의 당 선전부는, 북 주민들을 일정한 부류로 나누어 솔직하게 말해주어야 할 계층에게는 솔직하게 털어놓고, 또 얼려 넘겨야 할 계층에게는 거짓 약속을 하는 식으로 자기의 체제를 따르도록 하려고 교양사업과 선전사업의 전술을 바꾸었습니다.
 
  북한의 주민구성은 크게 4개의 계층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인민들의 머리 위에 군림해 있는 김씨 왕족 가문이 있고, 그 밑에 있는 최고위층 관료들이 1부류의 특권계층에 속합니다. 실례를 들면 최룡해나 황병서 같은 사람들이 대표적 인물들이고, 중앙당의 비서·부장·부부장 이상급, 내각의 총리나 부총리, 성의 당비서 이상급, 각급 지도국장들과 지도국 책임비서 이상급, 군대와 특수기관의 중장 이상급의 장령들, 각 도·시·군 당 위원회의 책임비서·조직비서·선전비서 이상급 등등이 속합니다.
 
  2부류 계층으로서는 그 밑에 급의 고위관료들로서 내각의 부장·부상, 중앙당의 과장 이상급, 2급 기업소 이상의 지배인·당비서, 군대와 특수기관의 대좌(대령) 이상급, 각 도·시·군 당 위원회의 부장·부부장 이상급이 속합니다.
 
  3부류 계층으로서는 국가기관의 일반 공무원들, 당기관의 일반 지도원들, 군대와 특수기관의 중좌(중령) 이하의 군관들과 국가기관의 과학자, 대학교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근무하는 교육자들이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4부류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로서는 나머지 모든 사람이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남한에서 말하는 장마당 세대가 여기에 속합니다.
 
 
  남조선 같은 자본주의 되면 모두 실업자 된다고 선전
 
  최: 선전사업의 기본은 아무런 자유도, 대의명분으로 내세웠던 평등도 없는 국가의 체제를 어떻게 하면 자기들이 살아야 할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게 할 것인가였습니다. 여기서 1부류나 2부류에 속하는 특권 계층에게는 김일성 시대 때보다 오히려 독재체제를 따르게 하기가 김정일 시대의 상황이 더 쉬웠습니다. 그것은 불평등과 독재만이 남은 조건에서 이것이 4부류 계층에게는 빈곤과 아사를 가져다주었지만, 그만큼 1, 2부류의 계층에게는 호화 부와 사치, 특권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도 기본은 1부류 고위 특권 계층인데, 이들에 대한 교양사업이나 설득은 할 필요가 없었지요. 오히려 이들의 책무가 2부류 계층에게 현재의 김정일 독재정치가 인민들에게는 좀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특권층이 살기에는 김일성 시대 때보다 더 좋지 않으냐 하는 식으로 솔직하게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실례가 있습니다. 1997년엔가 중앙당에서 무력기관과 사회의 당 일군들, 정치 일군들의 강습을 조직한 자리에서 중앙당 선동선전부 과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여기에 모두 당 일군들만 모였는데 내 동무들에게 한 가지 물어봅시다. 우리가 사회주의 제도를 지켜내지 못해 우리의 체제가 전복됐다고 합시다. 남조선 같은 자본주의가 됐다고 합시다. 그러면 동무들 같은 당 일군들은 모두 직업을 잃은 실업자가 되겠는데 그러면 어떤 직업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나 당 일군 아니더라도 다른 직업으로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동무 손들어 보시오.
 
  또 ‘우리 단위에서 당 비서는 나 말고는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은 당 비서를 시켜주어도 하지 못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동무 있으면 손들어보시오. 또 ‘당 비서 직에서 해임하게 해서 다른 기사나 설계사, 교원을 시켜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하는 동무 손들어보시오. 고난의 행군 시에 당 비서가 굶어 죽은 것을 본 사람 있다면 손들어 보시오. ‘승용차가 없어서 나 매일 걸어 다닙니다’ 하는 동무 있으면 손들어 보시오. ‘나 당 비서인데 집이 없어서 남의 집에 동거(셋방) 살이 합니다’ 하는 동무 있으면 손들어 보시오.
 
  보십시오. 한 동무도 없습니다. 당 비서나 정치 일군은 과학자나 기술자, 연구사나 대학의 교원들과 같이 특별한 능력이나 실력이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키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그러니 여기에 모인 동무들은 당 비서를 그만두면 당장 먹고살 대책도 없는 실업자가 되고 맙니다.
 
  우리가 만일 사회주의를 지켜내지 못하여, 우리의 체제가 전복되거나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 남조선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가 도래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굶어 죽을 대상들은 바로 동무들입니다. 자기의 지식이나 육체 기능으로 생활하는 기술자나 로동자들의 경우에는 지금의 환경보다 자본주의적 환경이 오히려 먹고살아가는 데는 더 나을 수 있겠지만, 동무들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고난의 행군은 3, 4부류 인민들에게만 고통 줘
 
  최: 이렇게 1부류에 속하는 고위 특권 계층은, 2부류에 속하는 특권 계층에게 만일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의한 한반도의 통일이라는 환경이 도래하면, 자기들의 특권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없어지며, 또 3부류나 최하층 4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개혁과 개방 변화의 쪽으로 쏠릴 수 있으니 막아야 한다고, 고난의 행군이라는 고난은 3부류나 4부류에 해당하는 인민들에 한한 것이지, 자기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독재와 불평등만이 남은 북한의 체제를 변함없이 받들도록 교양하는 것입니다.
 
 
  3부류 계층(통제 계층)에 대한 교양사업
 
  최: 다음으로는 3부류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독재정권을 지키도록 선전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3부류 계층의 기본 구성원은 주로 군인과 사법검찰·보위·보안에서 종사하는 하급 군관들이거나 하급 공무원입니다. 이들에게는 특권적 지위는 보장되지 않지만, 식량 공급과 그리고 여러 가지 생활보장의 혜택들이 차려지고 있으며, 또 잘하면 1부류의 계층에는 속할 수 없지만 2부류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있는 대상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들에게는 나라의 현실에는 상관하지 말고 사회주의의 수호자이며 운명이신 장군님만 결사 옹위해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이 도래하면, 주로 정권유지에 종사하던 3부류의 계층은 청산되거나 처형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도 독재체제를 지키는 것입니다. 1부류와 2부류는 주로 독재체제로 변한 북한의 사회주의에서 지도 계층에 속한다면, 3부류는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에서 통제의 기능을 수행하는 통제 계층에 속하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 3부류 계층은 북한이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에 따라 통일되는 경우 1부류, 2부류와는 달리 자기의 처지가 불리해지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리해질 수도 있고 유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독재자도 3부류 계층에 대한 교양사업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데, 만약 이들이 흔들리면 반드시 전체적인 파동의 시작점이 되기에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최하층에 속하는 4부류 계층에게는, 북한의 선전 당국이 사회주의가 사람 살기가 좋아서 지키고 지지해야 한다고 선전하거나 교양할 수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이 도래하는 경우 그들의 처지가 개선될 수밖에 없습니다. 4부류 계층은 국가로부터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생산 활동의 창조물은 그들의 몫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1부류, 2부류, 3부류의 생활을 보장하는 데 전부 돌려지기 때문에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통제와 제한 속에서 무보수 로동 외에 추가로 진행하는 시장활동으로 근근이 살아가기 때문에, 시장활동의 자유와 로동에 대한 보수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야말로 이들이 지금의 북한 상황에서 바라고 바라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교양사업은 1부류, 2부류와도 달라야 하며, 3부류와도 달라야 합니다. 사실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4부류의 계층에게는 북한의 제도가 김일성 시대처럼 세상에서 제일 잘산다느니 평등하게 골고루 산다느니 하는 선전이 더는 통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남한에 의해 통일이 되면 모두 무참하게 죽게 된다고 선전하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이들을 납득시킬 만한 그럴듯한 론거가 있습니다.
 
 
  공포를 무기로 활용
 
  최: 6·25전쟁 당시 미국은 북한 지역에 무차별적인 폭격을 퍼부어 수많은 민간인을 살해하였습니다. 미국의 민간지역에 대한 폭격은 상대방의 전쟁 수행 능력을 없애려는 목적을 넘어, 북의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죽이려는 의도로 리해될 수 있을 만한 공격이었습니다. 만일 미군이 지금과 같은 정밀 폭격 능력을 6·25전쟁 당시 가졌다면 아마 북 주민들이 대부분이 소멸하였을 것입니다.
 
  아우와 북한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곤혹스럽고 치열하게 논쟁까지 진행되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사실 모든 목표와 방향, 미래에 대한 비전 등 대부분이 일치된 의견을 가졌지만, 유독 미국에 대한 반감만큼은 어느 정도 인식의 차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아우와 대화를 하면서 느낀 의문에 대해 조심스럽게 문의해본 전문가분이 있었는데 그분의 말씀이 기억이 난다. 북한에서 혁명하겠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턱대고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절대로 믿지 말라고 당부했던 적이 있었다. 우리 민족끼리 혁명하자는 것 정도는 이해해도 미국 힘을 빌리자고 하는 것은 대부분 돈을 바라거나 다른 목적이 있어 그런 것이니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나의 아우는 미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이야기했다. 거의 논쟁 수준까지 갔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나의 아우에게 믿음이 갔다. 기회가 된다면 논쟁 수준까지 진행된 미국에 대한 의견들을 소개할까 하니, 너무 속단하지 말고 북한의 혁명세력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찬찬히 한번 살펴보기를 권고한다.
 
 
  죽기 싫으면 사회주의 싫든 좋든 지켜라
 
김정일은 통일 시 남한이 미군과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으므로 북 지역에 미군이 들어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 주민들을 한명도 살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전했다. 황해도 신천의 신천박물관에 전시된 기념물.
  최: 지금 유엔 무대에서 미국이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 행위에 대하여 떠들어도 북한 사람들이 별로 반응하지 않는 리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말하자면 미국이 하는 소리는 틀린 데는 없지만, 미국의 입으로 떠드는 소리는 듣기 싫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북한 주민을 모두 죽이려고 작정했던 나라이지만, 북한의 독재정권은 수용소를 운영해도 북한 사람 모두를 수용소에 보낸 것은 아니고, 모두를 굶겨 죽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러니 다른 나라가 북한 정권의 수용소 실태나 아사에 대하여 말한다면 공감하여 우리의 처지를 동정하여 도와주려 하는구나 하고 공감할 수 있지만, 미국은 북의 아사나 수용소에 대하여 말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북한 주민들의 반미감정은 북한의 선전에 의하지 않더라도 대단히 높습니다. 여기에 북한이 선전으로 약간만 부채질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되지요.
 
  그런데 그 자유민주주의가 미국과 함께 서 있는 것입니다. 6·25전쟁 당시 북한 지역으로 남한의 국군과 미군이 북상하여 차지한 시간이 50일 정도이지만, 국군에 의한 북의 민간인 학살은 기록된 것이 없고, 북한의 선전 당국도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는 않았습니다.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 시 남한이 미군과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으므로 북 지역에 미군이 들어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 주민들을 한 명도 살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전함으로써, 북한의 사회주의는 싫든 좋든 지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무참한 죽음이 차려질 것이라고 4부류 계층의 사람들을 교양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北 주민의 증오 대상
 
북한은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이 도래하면, 인민들은 청산되거나 처형당할 것이라고 선전했다. 황해도 신천의 신천박물관에 전시된 기념물.
  최: 우리가 이 자리에서 주한미군의 문제에 대하여 말한다고 해서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독재자가 정권을 유지하는 데는 미국이 크게 도와주는 셈이지요. 또 대한민국은 북 사람들의 증오의 상대인 미국과의 군사적 공조 때문에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시대에 들어와서는 이 감정을 잘 활용하여 지금까지 불평등과 독재만이 남아 있는 자기의 체제를 가지고도, 자유가 보장됐다고 하는 남한에 쏠릴 수 있는 민심을 자기가 거머쥐고 자기의 독재체제를 용케도 지금까지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남한이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고 단독으로 북의 군사력을 제압한 상태에서 북 주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에 대하여 잘 납득시킨다면, 통일의 그날이 빨리 오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고 북한 주민들의 감정을 무시하고 미국과의 군사적 공조로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한 상태에서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이루려고 시도한다면, 북한의 모든 계층의 주민들은 아마도 계속 김씨 왕조를 따를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도: 조직의 분석능력과 아우님의 설명능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충분히 이해가 가고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도 그림이 그려지네요. 그만큼 조직의 활동이 중요하리라 여겨집니다. 긴 글 쓰시느라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감동 그 자체입니다. 미국 문제는 두고두고 상의하도록 하시지요.
 
 
  혁명조직 상급자의 이야기
 
  최: 제가 옛날 이야기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저희 조직의 상급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옛날 조선시대 때 있었던 이야기인데, 어느 한 마을에 10명의 젊은이가 모여서 몹시 흥분하여 떠들어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웃 마을의 어느 한 집에 불을 지르자고 하고 있었는데, 사연은 알 수 없으나 그들의 기세로 보아 말린다고 들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10명 중의 1명의 젊은이가 생각하기를 아무래도 남의 집에 불을 지르는 것이 잘된 일 같지 않아서, 9명의 사람을 말리려고 마음먹었으나 흥분하고 결심도 확고한 이들을 말려낼 것 같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들을 말리려 들다가는 분별을 잃은 9명에게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를 판이였는데, 이들을 말리기는 글렀다고 생각하고 이들과 합세하여 이웃 마을의 어느 한 집에 불을 지르는 데 합세하기로 하였답니다.
 
  9명은 흥분에 떠 그냥 불을 지르러 가자고 막 떠날 판이였는데, 1명은 “흥분하여 그러지 말고 불을 제대로 지르자면 잘 생각도 해보고 준비도 잘해서 떠나야 실수가 없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분담이 이루어졌는데, 누구는 기름을 준비하라고 했고, 그 리유를 매번 설명해주었습니다. “어제 비가 왔으니 지붕이 젖어 그냥은 불이 잘 안 댕기니 기름을 뿌려야 한다”고 했는데 듣고 보니 그 말이 맞아 기름을 준비했습니다.
 
  그다음은 몇 명에게 몽둥이를 준비하라고 했는데 그 리유는, “만일 우리가 불을 지르면 영문을 모르는 이웃 동리(동네)의 어르신들과 마을 사람들이 무작정 말리려 들 테니 그들을 때려눕혀야 할 게 아닌가” 하고 했습니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아 다음은 칼과 창, 활을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그 리유는 “우리가 불을 지르고 이웃 동리의 어르신들과 사람들을 때려눕히면 어떤 사람이 관가에 알릴 터인즉, 그때에는 관가의 포졸 군사들이 달려들 텐데 그들과 싸우자면 무기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도: 점점 흥미로워집니다. 결말이 너무 궁금해지네요.
 
  최: 듣고 보니 그 말도 맞아서 모든 준비가 완료되자 구체적인 분담이 이루어졌습니다. 누구는 기름을 뿌려 불을 지르고, 아무개와 아무개는 동리 사람들을 때려눕히고, 누구는 동리 입구에서 망을 보다가 군사들이 달려오면 알려주고…. 이렇게 매 사람당 임무가 할당되고 길을 떠나자고 하였습니다. 늦게 참여한 1사람이 이제는 준비가 완료됐으니 길을 떠나자고 하였는데, 주객이 바뀌여졌습니다. 피동이 주동이 되고 주동분자들이 피동으로 되었습니다.
 
 
  김정일만 욕해도 김일성 신화 무너져
 
  최: 길을 떠나자고 재촉하니 9명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불만 지르자고 했는데 불을 지르자니 아무래도 이웃 동리 어른들이랑 사람들을 해치지 않으면 일이 성사될 것 같지 않고, 또 사람을 해치고 관가의 포졸군사들과 전투까지 치러야 하니 아무래도 자기들이 하려는 일이 잘하는 일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9명 중 어떤 사람이 입을 열었습니다.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잘하는 일 같지 않아.”
 
  모두 곰곰이 생각해보니 흥분도 가라앉았고 리성도 되찾았습니다. 그래서 그만두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집으로 헤어져 갔습니다.
 
  1명은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말리려 들었다가는 지금쯤 나는 9명에게 뭇매를 맞아 병신이 됐을 것이고, 이웃 동리에는 불이 났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도: 하하. 의미심장하네요.
 
  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상급이 이야기의 뜻을 풀이했습니다. 우리가 주민들을 계몽하는 데 있어서 절대로 김일성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9명에게 뭇매를 맞을 수 있다. 처음에는 그를 민족의 영웅으로 추어올리고 아들만 비판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아버지도 같은 사람으로 된다. 우리 입으로 비판하여 깨우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게 해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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