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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분석

7차 노동당 대회 후의 북한

북한 전문가 9인과 연구기관이 분석한 김정은 정권의 미래

글 : 김성동  월간조선 기자  ksdhan@chosun.com

취재지원 : 박건영  월간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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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한 변화와 개혁 추동력마저 상실… 산소호흡기 연명 상태”

⊙ 측근에 의한 김정은 암살이 가장 효율적인 북한 정권 붕괴
⊙ 민중봉기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 김정은의 선택은 전쟁도 경제도 아닌 권력 추구
⊙ 노동당 대회가 남긴 것은 북한 붕괴 징후의 구체화뿐

분석자 및 기관
김광인·김동식·김성민·김승철·마이클 리·유동렬·임을출·전옥현·정성장·현대경제연구원(가나다 순)
36년 만에 열린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는 김정은의 폐회사와 함께 9일 폐막했다.
  나흘간 일정으로 열린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당대회)가 5월 9일 끝났다. 5년마다 열려야 할 당대회가 36년 만에 열린 것이 가장 큰 뉴스였던 데서 알 수 있듯이 당대회가 열리기 전 북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는 뉴스다운 뉴스는 없었다.
 
  예상대로 핵·경제 병진 노선 천명 등이 있었고 김정은이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金日成)이 67년 전 차지했던 ‘노동당 위원장’ 자리에 추대됐다. 이 역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김정은 시대의 공식적인 개막을 알리는 대회’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었다.
 
  기자는 7차 당대회 종료 직후 9인의 북한 전문가들에게 향후 북한 김정은 정권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듣기 전에 3개의 관련 자료를 볼 수 있었다. 하나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당대회 전 ‘북한 7차 당대회와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남북관계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이고 또 하나는 코리아선진화연대 김광인 소장이 4월 26일 저녁 북한 전문가들을 상대로 비공개 강의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 관전법’이라는 자료였다. 마지막 하나는 정용석(鄭鎔碩) 단국대 명예교수가 쓴 ‘김정은 권력붕괴 4대 시나리오’였다.
 
  북한 전문가들의 향후 ‘북한 김정은 정권의 미래에 대한 전망’ 분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들 자료를 먼저 요약, 소개한다. 우선 현대경제연구원이 4월 14일부터 22일까지 9일간 통일·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부터 본다.
 
  이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10명 중 8명꼴로 7차 당대회에서 군사·경제 부문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군사 분야는 응답자의 41.0%가, 경제 분야는 38.0%가 강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은 시대의 정책 기조인 ‘핵·경제 병진 노선’이 7차 당대회에서 강조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대남 유화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67.0%가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번 당대회에서 군사회담 제의가 있었지만 관계 당국이나 전문가들은 당대회가 끝난 직후 “크게 의미가 없는 제안”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불안정하다는 의견은 32.0%였다. 10명 중 3명꼴로 그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이 항목이 유의미한 이유는 전년 조사와의 비교 때문이다. 전년도 같은 조사 항목에서 북한 체제가 불안정하다고 본 전문가는 14.4%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그 수치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정은 체제가 안정을 찾아간다기보다는 불안정성이 증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체제가 불안정하다고 보는 시각이 증가한 데 반해 체제 유지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정은 시대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감은 하락했다. 전문가 10명 중 6명은 김정은 체제의 개혁·개방 추진 의지가 김정일 체제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했다.
 
  김정은 체제의 개혁·개방 의지가 김정일 체제에 비해 높다는 응답은 28.0%로 2014년의 같은 조사 항목에 대한 응답 49.6%에 비해 21.6%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같은 결과는 향후 김정은 체제의 개혁·개방 추진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으로 나타나는데 북한의 개혁·개방 추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은 29.0%로 2014년 대비 13.7% 하락했다. 오히려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17.0%나 됐다.
 
 
  북한 붕괴 4가지 시나리오
 
2016년 5월 10일 오전 평양시 김일성광장에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축하하는 평양시 군중대회가 열렸다.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 관전법’에서 코리아선진화연대 김광인 소장은 김정은이 36년 만에 당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를 “더 이상 (당대회를) 미룰 수 없는 한계 시점에 봉착했고 이제는 자신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하는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30여 년을 (김정은이) 본인과 ‘무관한 과거’로 차별화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또 대회 규모 예측에서 “제6차 당대회 때는 118개국에서 177개 축하사절단이 참석했지만 이번 7차 당대회에는 중국 대표단 참석도 불투명하고 여타 국가에서도 참석할 정상들이 별로 없어 모양새가 우스워질 형편이라 축하 사절단 없는 집안 잔치로 치를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정용석 교수의 ‘김정은 권력 붕괴 4대 시나리오’는 자못 흥미롭다. 다음은 4월 17일 자로 발표한 그 글을 발췌, 요약한 내용이다.
 
  〈중국 내 북한 식당 근무 종업원 13명의 8일 서울 도착과 북한 정찰총국 대좌의 한국 망명 11일 공개를 계기로 김정은 정권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설이 분분하다. 우리 정부도 8일 “북한 간부들의 잇따른 한국행이 북한 엘리트 사회의 붕괴 징후로 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정말 김정은 권력이 ‘붕괴’될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 권력 붕괴는 다음 네 가지 시나리오로 정리될 수 있다.(중략)
 
  북한 주민들은 앉아서 ‘희망’ 없이 고통을 당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 일어서서 김정은 권력과 싸워 ‘희망’을 찾자고 궐기, 김정은을 제거할 수 있다. 마치 1989년 루마니아 국민들이 일제히 봉기해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대통령을 체포, 간이 재판을 거쳐 1989년 12월 25일 처형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북한은 루마니아와는 다르다는 데서 주민봉기에 의한 김정은 제거는 쉽지 않다. 북한 주민들은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폐쇄와 감시, 그리고 잔혹한 처형 공포 속에 살고 있다. 그들은 루마니아인들처럼 전국적으로 봉기할 수 없다. 북한 주민들에 의한 김정은 제거는 앞으로도 북한이 루마니아만큼 개방되고 자유가 스며들지 않는 한 어렵다. (중략)
 
  두 번째 시나리오로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북한 침공에 의한 김정은 체포와 처형을 들 수 있다. 2003년 3월 미국은 이라크에 진격,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체포해 이라크인들에게 넘겨줬다. 이라크는 그를 교수형에 처했다.(중략)
 
  세 번째 시나리오로는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병사를 들 수 있다. 김정은은 1983년생으로 33세밖에 안 되었는데도 과체중이다. 그는 돌연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아직 30대 초반이고 의술과 예방의학이 발달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돌연 병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네 번째 시나리오로는 측근에 의한 암살을 상정할 수 있다. 노동당·정부·군 간부에 의한 제거를 예상할 수 있다.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2013년 말 고모부 장성택 즉결처형 후 계속되고 있다. 김정은은 2011년 집권 후 간부 70여 명을 총살 처형했다.(중략)
 
  북한 핵심 계층 몇 명이 김정은에 의해 언제 처형당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의기투합한다면 목숨 걸고 김정은을 처치할 수 있다. 그러나 철저하고 무자비한 처형 공포로 핵심 계층에 의한 거사도 쉽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은 네 가지 김정은 권력 붕괴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다. 언제 누구의 총구가 김정은을 향해 불을 뿜을지 모른다.(하략)〉
 
 
  민중봉기 가능성은 낮아
 
  정 교수가 4가지 북한 붕괴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을 《월간조선》이 만난 9인의 북한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을 높게 본 전문가는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김동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이었다. 이 가운데 김동식 연구원은 남파간첩 출신의 박사이고 김성민 대표는 인민군 대위 출신의 탈북자다,
 
  유동열 원장의 전망이다.
 
  “물리학에서 쇠가 강하면 부러지는 것처럼 공포정치가 계속된 나라들의 운명을 보면 내부 문제로 다 망하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포정치가 한계에 달하면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그 측근은 북한의 권력을 장악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기를 죽이려 하니까 살기 위해서 먼저 치는 것이다.”
 
  유 원장은 민중봉기 가능성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정은은 건강이 문제다. 체중이 110kg이 넘다 보니 심장도 약해지고 혈압도 올라가고 관절도 안 좋다. 집안 내력에 심근경색도 있어 건강상 문제로 자연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쿠데타라든지 주민봉기로 인해 끌려 내려오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김동식 박사도 유 원장의 견해와 비슷하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한다면 민중봉기에 의해서보다는 측근에 의한 암살에 의해 붕괴할 가능성이 보다 높다.”
 
  김성민 대표는 “간부들에 대한 숙청이 지속될수록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이 같은 암살은 북한군 야전 사·군단장들에 의해 설계될 가능성이 높고 장성택과 같은 위험에 처할 경우 황병서와 최룡해, 김원홍의 결탁에 의해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옥현 전 국정원1차장의 생각은 다르다. 전 차장은 “북한은 365일 24시간 철저한 감시와 통제 체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민중봉기나 측근에 의한 암살이나 쿠데타 등 대규모, 소규모의 반란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정은은 신변의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는 것 같다. 강력하게 체제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엘리트나 주민들을 혹사시키면서 가다 보면 유고 사태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탈북자 출신의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민중봉기나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은 없다”면서 “다만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는 특정 세력이 암살을 시도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인 소장은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그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측근에 의한 암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가장 적게 희생하면서 큰 효과를 내는, 이를테면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북한 출신 전문가들의 붕괴 예상
 
  측근에 의한 암살이나 민중봉기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붕괴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김정은 정권의 붕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김성민 대표, 김승철 대표, 김동식 박사 등 북한에서 살아 본 전문가들은 붕괴를 예측했고 학자 출신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다. 김승철 대표의 분석이다.
 
  “외부 환경이 북한 정권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김정은은 ‘정치적 사춘기’에서 못 벗어날 수도 있다. 김정은의 권력 스타일이 독불장군 식이어서 누구도 김정은에게 지혜를 주지 않을 것이고 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붕괴할 것이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김정은이 붕괴하는 것이지 북한 정권이 붕괴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은 김성민 대표의 예상이다.
 
  “현재 김정은은 ‘죽었던 리영길’도 되살려 놓을 만큼 자신감에 넘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성택, 현영철 등 죽은 자들로부터의 학습효과는 김정은에게 가까이 다가설수록 위험 요소가 크다는 점을 간부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고위 간부들에게 김정은은 과거처럼 두렵고 떨리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제거의 대상일 수도 있다.
 
  지금 북한에서는 이른바 ‘혁명적 수령관’과 ‘공산주의적 사고방식’으로부터의 탈피 현상이 일고 있다. ‘장사 제일주의’, ‘외화 제일주의’가 성행한다. 계획경제가 붕괴된 상황에서 오로지 장사를 통해서 나와 내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다는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김정은은 이번 당대회 이후 평양시 경축 대회장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정권 붕괴 프로세스는 진행 중이다.”
 
  전 CIA 요원 출신의 북한 전문가인 마이클 리 씨는 “김정은 정권의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고 단정한다.
 
  “김정은 체제가 표면적으로는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지만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힘은 당과 군부인데 당은 이미 인민을 통제할 능력을 상실했고 군부는 엄청난 경제적 압박으로 전투 능력과 사기가 추락했다. 북한의 붕괴는 시기를 언제라고 단정하지는 못하지만 아주 가까이 임박했다는 느낌이다. 북한은 생존을 위한 변화와 개혁 추동력마저 상실했다.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상태다.”
 
  김광인 소장은 “북한의 붕괴는 가능성이 아니라 자연법칙만큼이나 명백하다”고 단언했다.
 
  “북한은 스스로 먹고살 능력이 없다. 이번에 당대회를 통해서 일종의 배터리 충전 같은 걸 한 건데 사람의 심리는 사상교육 등을 통해서 충전할 수 있겠지만 배고픔은 사상교육을 통해서 충전이 될 수 없다. 결국 외부에서 뭔가 수혈이 돼야 하는데 과거 고난의 행군 시절에는 우리가 6·15로 링거를 꽂아서 살려놓았다. 더 이상 그런 일이 없다면 북한이 주저앉는 것은 자연의 법칙만큼이나 명백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과 전옥현 전 국정원 차장의 생각은 이들과 다르다. 정 실장의 말이다.
 
  “김정은 정권의 붕괴에 대해서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 90년대 중후반 북한에서 수도 없이 굶어죽었어도 북한이 무너지지 않았다. 매년 실시하는 북한 주민들의 조사를 보면 김정일이 사망하기 전 김정일에 대한 지지도보다 지금 김정은의 지지도가 더 높다. 시장에 대한 각종 규제 등을 풀어 줬기 때문이다. 주민들로서는 김정일 때보다 살기가 나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의 옷차림을 보더라도 김정일 시대에 비해 확실히 나아졌다.”
 
  북한 붕괴에 대한 전옥현 전 국정원 차장의 진단은 정 실장과 약간 다르지만 붕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김정은 체제는 비록 강권 통치와 공포정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외형적으로는 흔들리지 않는 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곪아 갈 것이다. 체제 불만이나 체제 이완 요소 같은 경우는 늘어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해쳐서 혼란 국면으로 빠트리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강권 통치가 강하기 때문이다.”
 
  임을출 교수도 붕괴 가능성이 엷다는 입장이다.
 
  “이번 당대회에서 제시했던 여러 가지 비전이나 청사진 등이 얼마나 순조롭게 이행되는가가 관건이다. 북한 주민들의 눈높이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에 김정은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단 이번 당대회는 체제를 공고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핵 보유 그 자체가 북한에는 재앙
 
2016년 1월 6일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국제적인 대북 제재를 부르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7차 당대회 이후 북한은 어떤 노선을 견지할 것인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전쟁 추구 노선인가, 시급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 건설 추구 노선인가. 9인의 북한 전문가들은 핵·경제 병진 노선 추구(정성장, 김동식), 경제 문제 집중(임을출, 마이클 리, 김성민), 전쟁 노선 추구(전옥현), 한반도 적화 통일 위한 기존 정책 고수(유동열)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김정은은 핵(전쟁)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쫓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경제 발전을 추구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다고 하면 중국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하게 압박할 것이기 때문에 핵과 경제를 함께 추진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정성장)
 
  “김정은은 핵, 미사일 등 국방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경제난 극복에 힘쓰는 등 현재와 같은 정책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김동식)
 
  “미국이나 한국의 대북 정책이 변수가 될 것이다. 핵이나 미사일 무력은 어느 정도 완성도를 높여 놨기 때문에 결국은 경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학자들도 주민들이 체감하는 것은 경제 문제이고 북한 지도부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경제 문제에 보다 집중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임을출)
 
  “내부적으로는 경제 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완전 폐기가 없는 한 경제 발전은 불가능하다. 북한이 아무리 큰소리를 쳐도 핵 보유 그 자체가 북한으로서는 큰 재앙이 될 것이다.”(마이클 리)
 
  “그간의 핵실험 등으로 김정은은 외부로부터 제재를 받는 동시에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의 위협을 빗댄’ 내부 결속을 다져 왔다. 김정은은 노동당 위원장 직책으로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이 경제를 살리는 것과 이를 위해 외부로부터 원조 내지는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선택을 할 것이다.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김정은도 전쟁이라는 선택이 자신의 죽음과 직결된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따라서 전쟁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김성민)
 
  전옥현 전 국정원 차장은 북한이 당대회 후에도 전쟁 노선 추구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전 차장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기반으로 하는 전쟁 노선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군사회담 등 대화 제의를 했지만 진정성이 없고 경제성장에 매진할 여력도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광인 소장은 북한 김정은의 최고 관심사는 “생존”이라고 단언했다.
 
  “김정은의 머릿속에는 지금 이 체제를 어떻게 하면 유지시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존 문제밖에 없다. 바깥으로는 ‘제발 우리를 건드리지 말아 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남북 관계에서는 평화라는 이름으로 6·15와 같은 공존을 말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상황이 국제 관계에서나 남북 관계에서 받아들여지기가 힘든 상황이다.”
 
  김승철 대표는 ‘권력’이라는 색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김정은의 선택은 전쟁도 경제도 아니다. 김정은의 선택은 여전히 권력이다. 김정은의 북한은 전쟁 능력이 없다. 핵은 전쟁 수단이 아니라 권력의 핵심 수단일 뿐이다. 권력이 안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유엔 제재와 중국의 제재가 있는 한 경제를 살릴 수는 없다.”
 
  유동렬 원장은 “북한은 기본적으로 김정은이 지난 4년여 동안 해 왔던 대남 정책 기조를 7차 당대회 이후에도 그대로 끌고갈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당대회 이후에도 한반도 적화통일 위한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는?
 
2016년 3월 21일 한미 양국은 한미 고위급 대북 제재 협의를 가졌다.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강화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 아닌가.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정성장 실장은 “대북 제재가 북한 지도부에 고통을 주고 있긴 하지만 그 고통이 감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해 아직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임을출 교수는 “지금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통해서는 효과를 느끼기 힘들다”고 전제하면서 “제재 효과는 통치자금에 얼마나 압박을 주느냐가 중요한데 통치자금이 갑자기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인 소장도 “연말까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식 박사의 견해도 두 사람의 견해와 유사하다.
 
  “당장은 북한의 평범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연말쯤부터는 김정은의 통치자금이 고갈돼 측근들에게 충분한 선물을 줄 수 없게 됨으로써 간부들의 충성심이 떨어질 것이다. 더 이상의 핵, 미사일 개발이 어렵게 되는 한편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전직 CIA 요원 출신인 마이클 리도 김정은의 통치자금 이야기를 꺼냈다.
 
  “국제사회의 제재는 상당한 압박 수단이 되고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나진항과 신의주를 통한 은밀한 교역을 막을 길이 없으며 중국 정부도 어쩌지 못하는 북한 내 화교들에 의한 북·중 경제교류는 북한 경제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통치자금 고갈은 김정은을 옥죄는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될 것이다.”
 
  전옥현 전 국정원 차장은 “실효는 거두고 있지만 북한의 변화까지 유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말이다.
 
  “국제적인 대북 제재가 실효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5차 핵실험도 미루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상당히 영향을 끼치겠지만 이미 사실상 핵무기 소형화와 미사일 탑재 등 상당한 수준의 기술적 성과를 이루어 냈기 때문에 핵 노선을 역전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일시적으로는 김정은 체제에 정치적인 고통을 주겠지만 그것이 북한의 성격과 노선의 변화까지 유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승철 대표는 제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북 제재가 북한 정권에는 위기를 고조시키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렇다고 권력이 약해지지는 않는다. 권력을 약화시키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김성민 대표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 주민들의 정서를 흔들고 있다는 색다른 분석을 내놨다.
 
  “북한의 현 체제를 지탱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이른바 ‘주민 정서’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대북 제재 참여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대 지원국인 중국마저 화나게 만든 김정은의 리더십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당장 눈에 띄는 제재 효과는 없지만 주민들의 이 같은 반응은 김정은 정권에 어떤 제재보다도 큰 타격이 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 추대는 별 의미 없어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을 당 위원장으로 추대한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알리고 확인시키는 것 외에 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광인 소장의 말이다.
 
  “위원장이다, 제1비서다 하는 명칭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 명칭 자체를 가지고 북한 체제를 해석하는 것은 난센스다. 김정은의 위상이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호칭만 바뀐 것뿐이다. 다만 김정은을 당 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당의 비서국이 사라지고 정무국이 생겼다. 당의 틀을 조금 바꿈으로써 새 시대를 열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고 형식상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확고해졌다는 평가는 가능할 것 같다. 이번 7차 대회는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공식적으로 대내외에 알린 것 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본다.”
 
  당대회의 의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견해는 비슷했다. 김 소장의 말처럼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공식적으로 대내외에 알렸다는 것 외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마이클 리의 평가다.
 
  “7차 당대회는 36년간의 공백을 메우고 김정은 시대의 출범을 공식화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할 아무 이유가 없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하든 김일성 일가에 의한 독재 체제가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북한이 새로워지고 있다는 아무런 징후도 없다. 다만 불안한 북한이 보일 뿐이다. 당대회가 남긴 것은 북한 붕괴 징후의 구체화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이클 리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지금 북한의 핵개발은 IAEA의 감시나 간섭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핵시설의 안전관리는 원시적 수준이라고 한다. 만일 안전관리 실수로 방사능 누출의 사고가 발생하면 ‘체르노빌 참사’보다 몇 배의 무서운 참화가 예상된다. 중국의 동북부, 일본과 한반도 전역이 피해 지역이 된다고 한다. 이 문제를 놓고 현재 중국과 일본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북핵 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고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북한 붕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9명의 북한 전문가들의 일치하는 견해가 또 있었다. ‘핵을 이유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들의 일치된 견해는 “가능성 없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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