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보] 김정은의 친위대 봉화조의 실체 : 월간조선

2008년 8월 북한을 절대권력으로 통치하던 김정일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북한의 최고위 간부들은 김정일의 신상에 이상이 생기면 이를 금세 알아차린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980년대 초 김정일이 북한의 모든 권력을 손안에 넣은 후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보고문건(북한에서는 이를 제의서라고 호칭한다)은 김정일에게 먼저 올라가 결재를 받는다. 그 후에야 김일성에게 보고를 한다. 이것이 이른바 ‘당의 유일적 지도체제’다.

일부 당과 정부의 책임 간부들은 예전의 관습에 따라 주석부에 먼저 보고를 했다가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났다. 외교부에서도 김정일에게 모든 제의서가 먼저 보고되었다. 최대로 긴급한 보고는 모사보고(팩스)로 하거나 전화로 했고, 일상적인 제의서들은 매주 목요일에 보고해 그 다음날인 금요일에 김정일의 사인과 함께 외교부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1980년대는 김정일의 ‘기쁨조’ 활동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였다. 김정일은 자신의 최측근들과 주말에는 승마, 제트스키, 낚시, 사냥을 하고 주말 저녁에는 파티를 열었다. ‘뉴욕의 밤’, ‘모스크바의 밤’, ‘서울의 밤’, ‘파리의 밤’ 등으로 이름을 붙인 파티들은 이르면 목요일 저녁부터, 늦으면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일요일까지 계속되었다. 캉캉춤을 추는 무희들과 코냑, 곰발바닥요리, 캐비어, 샴페인 등이 어우러진 기쁨조 파티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호화 파티였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목요일이나 금요일, 토요일에 외국에서 일어나는 긴급상황들을 해외공관들이 외교부에 보고하여 김정일에게 전달됐으나 결재가 며칠씩 이뤄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었다. 긴급한 외교현안들이었음에도 지연되곤 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결재를 해 줘야 할 김정일이 주말에 며칠씩 만취 상태로 있으니 긴급 보고서들은 서기실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이 자주 있고, 어느 정도 기간이 흐르자 외교관들은 주말 파티 때문에 김정일의 결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파티뿐만이 아니었다. 김정일이 승마하다가 사고가 났을 때에도, 승용차 사고가 났을 때에도 결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필자가 서두에 이렇게 길게 설명을 하는 이유는 김정일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김정일의 결재가 이뤄지지 않으며,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김정일의 신변에 이상이 있는지를 고위간부들은 금방 알아차린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정은, 김정일보다 김일성 이미지 빌려

2011년 2월 14일 에릭 크랩튼의 공연이 열린 싱가포르에 나타난 김정일의 차남 김정철. 봉화조의 일부 멤버들도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도 북한의 고위급 간부들은 김정일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을 눈치챘다. 그의 와병 기간이 길어지고 상태가 심각한 것을 보면서 장성택과 김경희 등 김정일 일가와 서기실,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등은 후계를 결심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들은 2008년 가을 후계작업을 은밀하게 추진했고 2009년 초 김정은으로 후계가 결정됐다.

그런데 나이가 문제였다. 후계자로 결정할 때 김정은의 나이는 만 24세(김정은은 1984년 1월 8일생이다)에 불과했다. 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의 귀재인 북한은 김정은에게 할아버지 김일성의 이미지를 씌우기로 했다. 북한 주민들이 싫어하는 김정일보다 아직도 ‘신적인’ 존재로 남아 있는 김일성의 이미지를 덮어씌운다면 어린 나이를 일정수준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전략이 들어맞았다. 2010년 3차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공표될 때 공개된 김정은의 사진을 보는 순간 북한 주민들의 뇌리 속에는 ‘수령님께서 환생하셨다. 어쩌면 저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여기에 ‘후계자가 수령님을 닮았으니 김정일보다 더 나은 시대가 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생기기 시작했다. 김정은이 예상보다 ‘화려하게’ 후계자로 데뷔한 것이다. 앞으로 김정은은 김정일이 했던 것처럼 하나씩 북한 권력기구들을 제 손아귀에 넣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김정일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 충실한 심복들을 필요로 할 것이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다져 놓은 노동당 내부에 자신의 사람들을 심어 놓기 위해 1973년 당 중앙에 3대혁명소조 사업부를 만들어 놓고 전당적으로 ‘3대혁명소조 운동’이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김일성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관록 있고 나이가 많은 당과 정부의 간부들을 숙청했고 그 자리에 ‘젊고 패기가 넘치는’ 자신의 심복들을 채워 나갔다. 이 운동을 직접 책임졌던 사람이 바로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부장이었다. 그 당시 장 부장(당청년사업부장, 3대혁명소조사업부장 등)의 위세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 높았다. 김정일은 3대혁명소조운동을 통해 1970년대 중반 당권을 완전히 장악했고 이를 토대로 하여 보위안전, 외교, 정부, 군권을 차례로 장악했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김일성은 실권이 없는 ‘상왕’으로 전락되었다.

김정은이 김일성의 이미지를 빌려 정치적 데뷔에는 성공했지만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이고 후계를 실질적으로 뒤에서 떠받쳐야 할 기반이 필요하다. 바로 그 기반이 2000년대 초에 평양에서 결성된 ‘봉화조’이다. 봉화조라는 이름이 붙은 데는 여러 의미가 있다. 김일성의 부친 김형직이 태어난 곳이 바로 평양시 강동군 봉화리이다.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김씨 일가이니만큼 봉화조라는 말은 김정은의 증조부가 태어난 ‘봉화리’에서 따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혁명의 봉화’를 제일 먼저 든다는 의미까지 함께 내포되어 있다. 봉화조는 중국 고위간부 자제들의 모임인 ‘태자당’과 같은 것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오세현 그룹은 작년 외국자본 유치 사기사건에 휘말려

평양 광복거리에 있는 군병원인 어은병원에 세워진 김정일 현지지도 표석. 봉화조 멤버들은 이 병원에 모여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조의 중심에는 김정일과 고영희 사이에 맏아들로 태어난 김정철과 현재의 후계자 김정은이 서 있다. 봉화조의 핵심멤버들은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아들 오세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동생 장광호, 김원홍 북한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의 아들 김철, 강석주 내각 부총리의 아들 강태성, 김충일 김정일서기실 전(前) 부부장의 아들 김철훈, 김창섭 국가안전보위부 정치국장의 아들 김창혁, 이수영 전 스위스주재 북한대사이며 현 북한 합영투자위원장의 아들 리일혁, 전 북한 외무상 백남순의 삼남이며 현재 조선중앙은행 총재인 백룡천, 전 노동당 검열위원장 서철의 아들이며 현재 대외보험총국장인 서동명, 조명록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의 아들이며 북한군 고급장교인 조성호, 청년여행사 대표직을 맡고 있으며 현재 북한에서 떠오르는 별 중의 하나인 최룡해 당 중앙위 비서의 아들 등이다.

이 봉화조 내부에는 김정철, 김정은과의 친소관계와 부친들의 권력정도에 따라 크게 두 개의 분파가 형성되어 있다. 오세현, 장광호, 김철훈, 김철을 중심으로 한 오세현 그룹과 강태성, 리일혁, 김창혁을 중심으로 한 강태성 그룹이 현재 김정은으로부터 더 많은 신임을 얻기 위해 충성경쟁을 벌이면서 헤게모니를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오세현과 강태성 그룹 간의 가장 큰 갈등이 생기게 된 계기는 영국 국가대표 축구감독이었던 에릭슨(Sven Goran Eriksson)이 연관된 희대의 사기극이 탄로난 때부터이다. 지난해 10월 22일 조선중앙통신은 에릭슨 감독과 러셀 킹이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일정량의 주식도 넘겨주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올해 4월 18일 영국 정부기관인 중대범죄청이 북한 정부가 SCH(Swiss Commodity Holdings)의 대표 러셀 킹(Russel King)과 공모하여 전 영국 축구대표팀 감독 에릭슨(Sven Goran Eriksson)을 끌어들여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바로 이 사기사건의 북한 측 주모자가 오세현이다. 그는 대외적으로는 오태삼이라는 가명을 쓰고 있으며 현재 그의 공식 직위는 국방위원회 산하 조선자원개발투자회사(Chosun Natural Resources Development & Investment Co.)의 중국 대표이다. 오세현은 후계자금을 마련하려는 김정은의 재가를 받아 러셀 킹의 위장회사인 SCH에 북한의 금, 석탄, 철광석의 독점개발권을 양도했다. 러셀 킹은 SCH의 자회사인 AAH GOLD에 북한 금광산을, 러셀 킹의 동업자인 싱가포르 사업가 Shanti Sen 기업에 석탄광산과 철광산의 독점권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관광사업도 주선했다. 더 나아가 러셀 킹은 북한 광물자원 주식을 현금화하기 위해 유럽 주식시장 상장까지 추진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러셀의 사기행각은 중동에까지 이어진다. 러셀은 바레인 왕가의 재산을 투자 유치하려 기도했고 이 역시 사기행위로 들통나면서 실패했다. 러셀 킹은 사기행위로 올해 4월 바레인 정부에 의하여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오세현은 러셀 킹의 북한 광산개발과 주식시장 상장, 관광사업 등이 사기로 드러나자 지난해 11월 SCH와의 모든 독점개발 계약을 전면 무효화했다. 오세현이 러셀 킹이라는 국제 사기꾼의 진면목를 알아보지 못하고 러셀 킹의 놀음에 말려들었고 결국에는 북한 정부와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까지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북한의 보통 무역일꾼이라면 국가반역죄로 정치범수용소로 백번도 갈 수 있었던 사안이었으나 김정은이라는 막강한 후견인이 있어 오세현은 아직도 봉화조의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

강태성 그룹의 리일혁, 황금평지구 개발에도 관여

강태성은 그 유명한 강석주 부총리의 아들이며 그의 현재 공식 직함은 제2자연과학원(제2자연과학원은 국방과학원의 코드네임이다) 산하 무역회사 중국 대표이다. 강태성의 뒤를 적극 봐주고 있는 인물은 장성택 부장, 강석주 부총리, 전 제네바 주재 북한대사 겸 김정일서기실 부부장이었으며 현재 북한 합영투자위원장 이수영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태성은 이수영 위원장의 아들로서 북한 최고검찰소 검사인 리일혁과 함께 강태성 그룹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김정은에게서 더 많은 신임을 얻기 위해 오세현 그룹과 암투를 벌이고 있다. 강태성은 국가경제개발총국을 통해 호주 자금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리일혁은 부친 이수영의 도움을 받아 광산개발, 황금평지구 개발, 나선지구 개발을 위해 뛰고 있다. 리일혁은 김정철, 김정은 형제가 스위스에서 유학할 때 동문수학한 인물이며 이 인연으로 김정철, 김정은과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대북 소식통에 의하면 리일혁은 스위스 유학시절 김정일의 아들들 중 후계자 김정은보다 그의 형 김정철과 더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이들은 김정은에게 후계자금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충성의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희대의 국제 사기사건으로 체면을 구긴 오세현 그룹보다 강태성 그룹이 충성경쟁에서 현재 앞서나가는 형국이라고 한다. 이에 초조감을 느낀 오세현은 봉화조의 멤버이자 북한 청송연합그룹 베이징대표인 최광혁을 급히 투입하여 동남아와 아프리카 나라들에 북한산 무기들을 밀매하여 후계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봉화조는 북한에서 돈이 될 만한 모든 것에 손을 대고 있다. 봉화조는 북한에서 금광, 석탄, 철광석, 유색금속, 관광 등에 손을 대는 것도 모자라 무기밀매, 달러위폐, 마약 등 불법무역 행위들을 벌이고 있다. 북한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 김원홍의 장남 김철은 중국의 동북삼성과 중국의 동해안 도시들에서 마약밀매를 지휘하여 벌어들인 돈을 김정은에게 상납하여 김정은의 치하를 받았으며 국가안전보위부 정치국장 김창섭의 아들인 김창혁 역시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 근무할 때 중국내 마약거래처 확보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봉화조는 북한에서 위조달러 제작과 유통에도 손을 대고 있다. 북한산 위조달러인 ‘수퍼노트’는 코드명 ‘평성상표인쇄공장(일명 926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유통수익 규모가 1500만~17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봉화조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 위폐를 유통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수영 전 제네바 주재 대사의 아들이며 봉화조 멤버인 리일혁은 2010년 2월 스위스에서 부친의 도움을 받아 위조달러 제작용 잉크와 종이를 수입한 적도 있다.

핵심멤버들은 도박·마약 등 서방문화 즐겨

여기서 잠깐 봉화조 멤버들의 호화스런 생활을 들여다보자. 2011년 2월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기 위해 싱가포르에 갔을 때 봉화조의 일부 멤버들이 김정철과 동행했다. 이들은 싱가포르와 마카오,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면서 30만 달러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하기도 했다.

봉화조의 핵심멤버들은 마카오의 WYNN, MGM, SANDS 카지노, 싱가포르의 MARINA BAY SANDS 카지노 등의 VIP 고객들이다. 오세현의 측근 최광혁은 《중앙일보》 2010년 11월 10일자에 소개된 바 있다. 신문에 의하면 그는 베이징 중심가 윈틀(Wintle)센터의 최고급 주택에 살고 있으면서 S350벤츠를 타고 골프장 VIP 회원권을 구입하여 거의 매일 골프를 즐기며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강석주 부총리의 아들 강태성 역시 베이징의 호화주택에 살면서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달러를 물 쓰듯이 쓰고 있으며 무리지어 일부 한국인들과 어울리면서 한국 노래방들을 들락거리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김원홍 총정치국 부국장의 아들 김철 역시 독일산 고급차를 타고 유럽 명품을 들고 다니며 달러를 쓰고 퇴폐성매매업소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봉화조 멤버들의 호화생활은 도를 넘어 마약을 투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들은 북한군 장군전용병원인 ‘어은병원’에 모여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여하고 있으며 고위급 간부들과 의사들은 이들을 ‘마약동호회’ 성원들이라고 부를 정도라고 한다. 2011년 7월 《주간조선》은 2005년 평양의 고위급 간부 전용 아파트에서 고위급 간부 자제들이 모여 마약을 흡입하면서 여대생들과 집단 성행위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현재 봉화조의 중요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과 고영희 사이에 태어난 두 아들인 김정철과 김정은, 그리고 김정일과 첫 번째 여인 성혜림 사이에 태어난 김정남 사이에 묘한 알력관계도 세인의 관심거리다. 대북 소식통들에 의하면 현재 마카오에 머물고 있는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남이 중국에서 강태성 및 김창혁과 몰래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며 이들에게 봉화조에서 탈퇴하라는 당부까지 했다고 한다. 김정남은 대북 투자유치 사기사건이 터지자 오세현에게 “공화국 망신을 시키지 말라”고 비난했고 김철에게는 “남조선 오렌지족들처럼 명품으로 치장하고 유흥업소를 들락거리면서 외화를 물 쓰듯 하는 바보짓을 그만두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일본의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봉화조와 김정은을 연결시켰던 리일혁이 김정철과 더 가깝기에 만약 김정철이 반(反)김정은으로 돌아선다면 그가 최전면에 나올 수 있는 인물이며, 봉화조 역시 지금은 비록 김정은의 후원그룹이긴 하나 추후 김정철의 반역을 부추기는 그룹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김정은은 봉화조를 1970년대의 3대혁명소조처럼 자신의 친위대로 쓰려 하고 있지만 봉화조가 김정은의 친위대, 돌격대로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장성택, 오극렬, 강석주, 백남순, 조명록(사진 왼쪽부터) 등 전·현직 북한 최고위층의 아들이나 동생이 봉화조의 핵심멤버들이다.

오진우의 아들 등은 봉화조와 거리 두고 있어

설령 성공하더라도 최근에 부상한 혁명1세대의 간판인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며 현재 당 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인 오일정과 전 북한군 대장 오백룡의 아들이며 북한 공군사령관을 지낸 오금철과 봉화조와의 갈등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은 현재 봉화조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이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혁명2세대 보수그룹은 봉화조가 서방문화와 퇴폐문화에 젖어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김정일의 갑작스런 유고시, 김정은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군과 정치권력 장악을 두고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봉화조는 김정일의 세 아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 내부는 크게 보아 두 개의 분파로 나뉘어 있다. 여기에 봉화조에 대한 소식들이 북한 고위층 내부에 흘러들면서 그들에게 서로 줄을 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적지 않은 고위간부들이 ‘혁명의 대를 이을’ 사람들이 마약이나 하고 외화를 물 쓰듯이 하니 나라꼴이 이게 뭐냐며 탄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정일이 장성택을 통해 3대혁명소조를 이용, 일사불란하게 권력을 장악한 것과 달리 봉화조는 크게는 배다른 김정일 아들들 사이의 갈등과 작게는 봉화조 내부의 분파싸움,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고위간부들의 우려 등으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서 돌격대 역할은커녕 갈등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부패한 봉화조에 의지한 김정은이 북한을 거머쥘 수 있을까.

봉화조의 움직임은 국내 좌파진영 내에서도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국내 좌파진영도 북한의 3대세습에 침묵하고 있는 그룹과 적극 비판하고 있는 그룹으로 나뉜다. 세습에 비판적인 그룹은 김정은과 이를 떠받치고 있는 봉화조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직은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은 김정은의 옹위부대 봉화조. 김정은이 김정일의 북한 권력을 어떻게 승계하느냐와 승계후 북한의 진로 등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잣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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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친위대 봉화조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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