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중국 內需(내수)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인들을 취재하기 위해 2박 3일간 중국 톈진(天津)과 베이징(北京)을 다녀왔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베이징은 정말 많이 변해 있었다. 새로 지은 서우두(首都)공항 제3터미널, 작년 베이징올림픽을 치렀던 올림픽스타디움은 물론이고 개성 있게 생긴 빌딩 하나하나가 눈을 크게 뜨게 만들었다.
톈진 빈하이신구(浜海新區)의 한 소학교(초등학교) 건물은 담장에 물이 흐르는 것이 작은 공원을 연상케 했다. 베이징에서 톈진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는 화물차량이 줄을 이어 달리고 있었다.
작년도 중국의 1인당 PPP(구매력환산 GDP)는 6000달러로 2만6000달러 수준인 한국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이 이 정도인데,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대국으로 자리를 굳히게 되면, 그 옆에 사는 우리는 과연 숨이나 제대로 쉬고 살 수 있을까?
톈진에서 만난 룽정(龍井) 출신 아가씨(27세)는 “내가 6~7세 때만 해도 북조선이 중국보다 잘살았다. 어렸을 때 북조선에서 만든 ‘용감한 너구리’ 등 動畵(동화·만화)를 보면서 자랐다. 그때 중국에서는 동화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만난 조선족 여성(36세)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창바이(長白) 조선족자치현 출신인 그는 중국이 북한보다 잘살기 시작한 것이 1986년부터였다고 기억했다.
“내가 소학교에 다닐 때는 북조선에서 옷을 들여다 입었다. 신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1986년 우리 마을에서 생산대(집단농장)가 폐지되고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줬다. 우리 집을 갖게 된 것도, 북한에서 옷과 신발을 들여오는 것을 그만두게 된 것도 그해부터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생각나는 얘기가 있었다. 1984년엔가 후야오방(胡耀邦)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金日成(김일성)에게 “우리는 이제 개혁개방으로 간다”면서 “조선도 우리와 함께 개혁개방으로 가자”고 권유했지만, 김일성이 그 제안을 일축했다는 얘기였다.
영국의 여류 경제학자 조안 로빈슨으로부터 ‘코리안 미라클’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앞서가던 북한과 10년간의 문화대혁명으로 낙후되어 있던 중국의 처지가 역전되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때부터였다. 오늘의 중국과 북한은 지도자의 선택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베이징은 정말 많이 변해 있었다. 새로 지은 서우두(首都)공항 제3터미널, 작년 베이징올림픽을 치렀던 올림픽스타디움은 물론이고 개성 있게 생긴 빌딩 하나하나가 눈을 크게 뜨게 만들었다.
톈진 빈하이신구(浜海新區)의 한 소학교(초등학교) 건물은 담장에 물이 흐르는 것이 작은 공원을 연상케 했다. 베이징에서 톈진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는 화물차량이 줄을 이어 달리고 있었다.
작년도 중국의 1인당 PPP(구매력환산 GDP)는 6000달러로 2만6000달러 수준인 한국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이 이 정도인데,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대국으로 자리를 굳히게 되면, 그 옆에 사는 우리는 과연 숨이나 제대로 쉬고 살 수 있을까?
톈진에서 만난 룽정(龍井) 출신 아가씨(27세)는 “내가 6~7세 때만 해도 북조선이 중국보다 잘살았다. 어렸을 때 북조선에서 만든 ‘용감한 너구리’ 등 動畵(동화·만화)를 보면서 자랐다. 그때 중국에서는 동화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만난 조선족 여성(36세)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창바이(長白) 조선족자치현 출신인 그는 중국이 북한보다 잘살기 시작한 것이 1986년부터였다고 기억했다.
“내가 소학교에 다닐 때는 북조선에서 옷을 들여다 입었다. 신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1986년 우리 마을에서 생산대(집단농장)가 폐지되고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줬다. 우리 집을 갖게 된 것도, 북한에서 옷과 신발을 들여오는 것을 그만두게 된 것도 그해부터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생각나는 얘기가 있었다. 1984년엔가 후야오방(胡耀邦)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金日成(김일성)에게 “우리는 이제 개혁개방으로 간다”면서 “조선도 우리와 함께 개혁개방으로 가자”고 권유했지만, 김일성이 그 제안을 일축했다는 얘기였다.
영국의 여류 경제학자 조안 로빈슨으로부터 ‘코리안 미라클’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앞서가던 북한과 10년간의 문화대혁명으로 낙후되어 있던 중국의 처지가 역전되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때부터였다. 오늘의 중국과 북한은 지도자의 선택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박혜연
(201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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