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들어 육·해·공·해병대 훈련 횟수도 연평균 200여 건 증가
⊙ 항모강습단 호송 훈련 첫날 노무현 8주기 참석한 문재인
⊙ “문재인 정부, 北이 핵 도발하지 않을 것이란 환상에 빠져”(한기호)
⊙ “한미연합훈련 취소·축소로 인해 北에 대한 우리 메시지 약화”(백승주)
⊙ “전략자산 참여 훈련은 핵 도발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양욱)
⊙ “북한이 주적인지가 연합훈련 횟수 차이로 나타나”(신인균)
⊙ 항모강습단 호송 훈련 첫날 노무현 8주기 참석한 문재인
⊙ “문재인 정부, 北이 핵 도발하지 않을 것이란 환상에 빠져”(한기호)
⊙ “한미연합훈련 취소·축소로 인해 北에 대한 우리 메시지 약화”(백승주)
⊙ “전략자산 참여 훈련은 핵 도발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양욱)
⊙ “북한이 주적인지가 연합훈련 횟수 차이로 나타나”(신인균)
《월간조선》이 국회 등으로부터 입수한 국방부 문건(훈련 현황 집계)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간 북한의 핵 공격을 막을 목적인 ‘미국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을 4번밖에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번의 훈련도, 모두 임기 첫해인 2017년도에 있었다. 이마저도 한미 공군 최대 규모(비질런트 에이스 이전)의 연합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는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바로 다음 날인 2017년 5월 11일에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문 전 대통령 임기 내 이뤄진 ‘미국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은 4번이 아닌 3번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맥스 선더는 한미 공군이 북한의 지대공·공대공 위협에 대응하는 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 향상하기 위해 2009년에 시작한 연합 공중작전 훈련이다. 미국 공군의 레드 플래그-알래스카(RF-A·Red Flag-Alaska) 훈련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공군은 2005년 RF-A 훈련에 전투기 참관 요원을 파견하고 이어 F-15K 전투기 인수·전력화가 맞물린 2008년에는 세인트루이스 보잉사(社) 공장에서 F-15K를 인수해 ‘Red Flag Nellis(넬리스)’ 훈련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2009년 맥스 선더 훈련이 탄생했다. 맥스 선더는 미군과 한국군이 어깨를 맞대고 훈련하며 한반도 국방과 안보에 필수적인 전술 기술을 연마하는 기회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 연합 편대군 종합훈련(Korea Flying Training)으로 대체되면서 사실상 폐지됐다.
항모강습단 호송 훈련 첫날 盧 추모식 참석한 文
맥스 선더 훈련 외 문재인 정부 시절 실행했던 훈련은 항모강습단 호송 훈련(5월 23~25일), MCSOF 훈련(10월 10~20일), 항모강습단 훈련(11월 8~14일)이다. 미 해군의 항공모함 강습단(Carrier Strike Group)은 일반적으로 항공모함을 기함(旗艦·Flag Ship)으로 삼고 그 함의 이름을 닉네임으로 쓴다. 이지스 구축함, 미사일 순양함, 군수지원함, 핵 추진 잠수함 등으로 편성된다. 항모강습단의 전력은 웬만한 국가의 해·공군력 전체와 맞먹는다. 항모를 ‘바다의 요새’ ‘떠다니는 해군기지’로 부르는 이유다. 항모강습단 호송 훈련이 있었던 시기(2017년 5월 23~25일) 문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에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23일 추도식에서 “노무현의 꿈이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해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됐다”며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보자. 우리(진보 세력)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자”면서 “문재인 정부가 못다 한 일은 다음 민주 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나가겠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바로 전날인 22일엔 연차휴가를 내고 경남 양산 사저(私邸)에 머물렀다.
그러니까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항모강습단 호송 훈련 바로 전날 연차를 냈고, 훈련 첫날에는 친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셈이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에서 안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2018~2021년 美 전략자산 전개 훈련 전무
MCSOF는 연합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Maritime Counter Special Operation Force) 훈련이다.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을 초기에 격멸하는 작전이다. 전시 20여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 특수작전부대가 공기부양정·잠수함정 등을 타고 후방에 상륙하면 막대한 피해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상륙 이전에 바다에서 이들을 탐지·격멸하는 MCSOF 훈련이 중요한 이유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국 전략자산 전개 연합훈련이 모두 2017년에 실행됐으며, 2018, 2019, 2020, 2021년에는 훈련이 전무(全無)했다. 사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시작부터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통일외교 안보 특보였던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 중단만 해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및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게 2017년 6월이었다. 문 전 대통령 취임 한 달째 되는 시기다.
당시 문재인 청와대는 문 교수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 공식 정책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문 교수의 이런 생각이 문 전 대통령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 않다면 대통령 특보가 민감한 정책 사안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놓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계속 비난하자 훈련 정책을 조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미 정부는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했고 이 같은 기조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이어졌다.
문 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필요하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北과의 핵전쟁 막는 훈련인데…
서두에 간단히 언급했지만, 미국 전략자산이 투입되는 연합훈련은 북한의 핵 공격을 막는 게 목적이다. ‘미 전략자산(strategic U.S. military assets)’이란 게 있다. 미국이 동맹국에 확장억제력을 제공할 수 있는 무기를 의미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B-2, B-52 등), 전략핵잠수함(SSBN) 등 핵 관련 무기와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패트리엇, SM-3(미 해군 이지스함 탑재 요격미사일) 등이 전략자산으로 분류된다. 핵 추진 항공모함, 재래식 전략폭격기 B-1B, 줌왈트급 구축함 등도 재래식 무기이긴 하지만 상대에게 핵 공격에 버금가는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확장억제’란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같은 전력 수준으로 보복 응징 타격한다는 개념이다. 확장억제란 용어는 2006년 10월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명시됐다. 그 전에는 핵우산이란 용어가 사용됐다. 핵우산은 핵무기가 가진 파괴력이 주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적국이 핵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의미다. 핵우산이 포괄적 정치적 개념이라면 확장억제는 군사 전략적 차원에서 구체화한 개념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은 북한과의 핵전쟁 가능성을 누그러뜨릴 사실상의 유일한 수단, 방법이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은 ‘미국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체제의 종말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전략자산이 투입된 한미연합훈련은 워싱턴선언의 이행 의지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훈련”이라고 했다.
2023년 4월 26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文, 北이 핵 공격 안 할 것이란 환상에 빠져”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중요한 훈련을 거의 하지 않은 것과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환상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의 이야기다.
“북한에 대한 안일한 생각과 북한은 핵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환상이 (미국 전략자산 투입 연합훈련 축소, 중단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봅니다. 북한 눈치 보기가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지요.”
한 의원은 예비역 중장으로 5군단장을 역임했다. 강원도 철원에서 자랐으며,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지역구 의원이다. 육군사관학교 31기로 졸업해 군인 출신 현역 국회의원 중 가장 선배 격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핵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이 절대 우리에게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도 “정치적 계산에 따른 북한 눈치 보기가 훈련 축소로 이어졌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훈련 취소·축소 이후 北, 오히려 우리 우습게 봐”
문재인 정부가 연합훈련을 중단·축소했음에도, 북한은 핵개발을 지속했다. 대놓고 문재인 정부를 무시한 것이란 지적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의 말이다.
“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북한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임에 따라 북한의 눈치를 계속해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김여정이가 ‘삶은 소대가리’라고 욕을 해도 아무 말도 못 하지 않았나.”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략자산 전개는 핵 도발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이런 훈련을 축소, 중단시킨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우릴 무시한 건 당연한 결과란 것이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의 견해다.
“전략자산이 전개된 한미연합훈련이 줄어들면 결국 전투력 악화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두렵겠습니까?”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니, 북한 버릇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백승주 회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훈련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문재인 정권 때 한미연합사령관과 만나 훈련 축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당시 사령관이 ‘전략자산이 투입된 훈련은 대규모로 진행해야 하는데 소규모 훈련 또는 시뮬레이션 훈련에 그쳐 전투력 손실이 클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는 올해 초인 1월 3일(현지시각)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겠다는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 목표는 더는 유용하지 않다”며 “단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하려고 제재를 완화하고 합동군사훈련을 줄이는 것은 헛수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미 협상이 진행됐던 2018~2021년 주한 미국 대사를 지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타임스》 재단 주최 웨비나에서 “KJU(북한 김정은)가 원하는 것은 제재 완화, 핵무기 보유, 한미동맹 약화, 한반도 지배 등 네 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연합사령부 역대 사령관·부사령관들도 한미동맹재단(회장 정승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주최한 ‘연합사 지휘관 포럼’(2022년 10월 25일 개최)에서 “한미연합훈련이 가장 확실한 대북 억지력이고 압박 수단”이라며 “미래에 비핵화 협상이 개시되더라도 절대로 훈련 규모를 축소·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연 예비역 해군 중장은 2021년 3월 17일 《조선일보》 발언대에 이렇게 썼다.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은 꾸준한 교육 훈련으로 길러진다. 군인이 혹독한 추위와 폭염 속에서 훈련을 받는 것은 평소 훈련 때 흘린 땀 한 방울이 전시에 귀중한 생명을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평화를 원하지만, 평화는 공짜로 얻을 수 없다. 평화를 원하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한미연합훈련도 대규모 실제 기동 훈련을 해야 대비 태세를 보장할 수 있다. 이 훈련은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버팀목이다. 한미연합사의 구호인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오늘 밤이라도 즉각 싸울 수 있는 상시 전투태세)’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尹 취임 후 국방·안보 분야 곳곳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이뤄져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국방·안보 분야 곳곳에서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방부 문건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23년 5월 현재 미 전략자산 전개하 훈련은 총 15회 진행됐다. 횟수에서 전 정부 때와 큰 차이를 보인다. 6~8월에도 다수의 한미연합훈련이 치러진 것을 감안하면 그 격차는 더욱 클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 각 군의 훈련 횟수도 연평균 200여 건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는 1년에 평균 880여 건의 훈련을 시행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는 평균 훈련 횟수가 1135건으로 증가했다. 군대를 군대답게 만들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물론 전 정부 입장에서는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있었다고 반박할 수 있겠으나, 문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코로나19 창궐 전부터 한미연합훈련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윤석열 정부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은 한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강력한 군이 되면 뭘 해도 안 되니 아예 전쟁 준비를 안 하는 분위기를 우리 군에 조성하려 한다”면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강군이 되려면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이라는 자산과 6·25에서 나라를 지킨 선배의 전투 경험과 훈련을 통해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아주 싫어하는 훈련 재개
윤 대통령 취임 후 시행한 미 전략자산 전개하 훈련 15개는 다음과 같다.
〈▲2022년 9월 26일 한미연합훈련(美 로널드 레이건 항모) ▲2022년 9월 30일 한·미·일 대잠전 훈련 ▲2022년 10월 6일 한·미·일 해상미사일 방어 훈련 ▲2022년 11월 5일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 ▲2022년 11월 19일 연합공중훈련 ▲2022년 12월 20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2월 1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2월 19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3월 3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3월 6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3월 19일 ‘23 FS’ 연습 일환 연합공중훈련 ▲2023년 3월 27일 한미연합훈련(美 니미츠 항모) ▲2023년 4월 5일 한·미·일 대잠전 훈련, 수색구조 훈련 ▲2023년 4월 5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4월 14일 연합공중훈련〉
2022년 9월 23일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는데, 미 항모가 한국 작전구역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2017년 11월 3척의 미 항모가 동시에 동해를 찾은 후 5년 만이었다. 이 훈련에는 미 7함대 소속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과 핵 추진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함정 20여 척과 항공기 110여 대가 참가했다.
한·미·일 3국 해군이 연합해상훈련을 한 것도 5년 만이었다. 이 훈련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중단됐던 한·미·일 군사·안보 공조를 복원·강화하는 것을 의미했다.
2022년 9월 30일 한·미·일 대잠전 훈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지난 2017년 4월 처음으로 시행된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은 김정은이 아주 싫어하는 훈련 중 하나다. 연합공중훈련에는 미 전략폭격기 ‘B-52H’도 참여하는데 이는 김정은이 두려워하는 무기로 꼽힌다.
B-52H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핵 3축 무기에 들어가는 전략자산이다. B-52H는 사거리 200km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비롯해 초정밀 장거리공대지미사일(JASSM·재즘) 등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km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할 수 있다.
재즘은 미국의 대표적 초정밀 장거리 타격 무기다. 최대 사거리가 925km에 달하지만 오차 범위는 3m 이내로 알려져 있다. 최대 450kg급 관통폭발 파편형 탄두를 장착해 요새화된 진지와 지하 벙커를 완파할 수 있고, 적외선 추적 장치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재밍(교란) 대응 장치가 탑재돼 전천후 주야간 작전도 가능하다. 또 스텔스 설계가 적용된 외형으로 레이더로 탐지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연합훈련 때 입항한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미 해군이 운용 중인 배수량 10만t 안팎의 핵 추진 항모다.
정권 바뀌니 한미연합훈련 정상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1년간의 국정을 돌아보며 “외교·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루어진 분야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일·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현 정부에서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은 TV로 생중계됐다. 취임 1년(10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사실상 대국민 담화였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 안보를 탈바꿈했다.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적의 선의에 기대는 평화는 가짜다. 현 정부에선 킬체인 등 3축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한미연합훈련, 민방위 훈련을 재개했다.”
사실상 미국의 전략자산이 투입되는 한미연합훈련이 부활한 것과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나라가 정상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기호 의원은 “윤석열 정권 들어 한미연합훈련이 정상화된 것”이라고 했다.
백승주 회장 또한 “싱가포르 회담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선물 주듯이 하지 않겠다고 한국과 협의 없이 일방 선언했다”며 “문제는 문재인 정부였다. 그 어떤 어필도 하지 않았다. 반면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을 정상화했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식 변화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신인균 대표의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한미연합훈련 횟수의 차이는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서 나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김정은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권력자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의지가 미국과의 동맹을 지키겠다는 의지보다 컸다.”
다시 그의 이야기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투입된 한미연합훈련이 전 정권에 비해 훨씬 많이 이뤄지는 것은 한미동맹을 복원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욱 위원은 “북한에 전하는 경고 메시지의 수위가 변한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땐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전략자산 투입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다. 그런데 북한의 비핵화가 결국 거짓으로 밝혀지게 되면서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략자산 전개는 핵 도발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한 것이나 다름없다.”
태풍 때도 전쟁 입에 올린 김정은 믿은 대가는?
김정은은 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상황에서도 ‘공세적 전쟁 준비’를 이야기했다.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8월 10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정세 악화 주범들의 군사적 준동을 분석하고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들을 결정했다”고 했다. 유사시 적들의 공격을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으로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동시다발적인 군사적 공세를 취하기 위한 확고한 전쟁 준비 태세를 갖춘 데 대한 문제들이 중요 의제였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확대·변화된 작전 영역과 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 지침을 시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새로운 전략적 임무에 따르는 실전 훈련을 적극 실시하고 상시적인 작전 준비 태세를 갖추기로 하는 결정을 전원일치로 가결했다”고 했다.
《로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이 대한민국 지도의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정은은 회의에서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쳐라”고 지시하며 “적의 군사력 사용을 사전에 제압하며 전쟁 발생 시 적의 각이한 형태의 공격행동을 일제히 소멸하기 위한 당 중앙의 군사전략적 기도 실현에서 기본은 강한 군대가 준비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이날 총참모장 박수일 대장을 해임하고 리영길 차수를 임명하기도 했다.
한국 무시했던 김정은 정권 바뀌자 초조해해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다. 그런데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인 한국이 언제부턴가 최빈국 북한에 조롱·모욕당하는 게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결과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축소·취소 등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21년 1월 1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
특히 남북 관계와 관련,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강조하며 핵잠·전술핵 등 대남·대미용 핵개발을 공개 지시했다. ‘핵’을 36차례 언급하면서 비핵화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국군통수권자가 핵을 수십 번 언급해도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식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판단했기에 북한이 우리를 우습게 본 것이다. 그랬던 김정은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한미연합훈련이 정상화되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문 전 대통령 임기 내 이뤄진 ‘미국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은 4번이 아닌 3번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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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이 국회 등으로부터 입수한 국방부 문건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간 북한의 핵 공격을 막을 목적인 ‘미국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을 4번밖에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번의 훈련도, 모두 임기 첫해인 2017년도에 있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23년 5월 현재 ‘미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은 총 15회 진행됐다. 각 군의 훈련 횟수도 연 평균 200여 건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월간조선 |
항모강습단 호송 훈련 첫날 盧 추모식 참석한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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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강습단 호송 훈련이 있었던 시기(2017년 5월 23일부터 2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에 참석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23일 추도식에서 “노무현의 꿈이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해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됐다”며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보자. 우리(진보 세력)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자”면서 “문재인 정부가 못다 한 일은 다음 민주 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나가겠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바로 전날인 22일엔 연차휴가를 내고 경남 양산 사저(私邸)에 머물렀다.
그러니까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항모강습단 호송 훈련 바로 전날 연차를 냈고, 훈련 첫날에는 친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셈이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에서 안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2018~2021년 美 전략자산 전개 훈련 전무
MCSOF는 연합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Maritime Counter Special Operation Force) 훈련이다.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을 초기에 격멸하는 작전이다. 전시 20여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 특수작전부대가 공기부양정·잠수함정 등을 타고 후방에 상륙하면 막대한 피해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상륙 이전에 바다에서 이들을 탐지·격멸하는 MCSOF 훈련이 중요한 이유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국 전략자산 전개 연합훈련이 모두 2017년에 실행됐으며, 2018, 2019, 2020, 2021년에는 훈련이 전무(全無)했다. 사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시작부터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통일외교 안보 특보였던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 중단만 해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및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게 2017년 6월이었다. 문 전 대통령 취임 한 달째 되는 시기다.
당시 문재인 청와대는 문 교수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 공식 정책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문 교수의 이런 생각이 문 전 대통령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 않다면 대통령 특보가 민감한 정책 사안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놓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계속 비난하자 훈련 정책을 조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미 정부는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했고 이 같은 기조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이어졌다.
문 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필요하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北과의 핵전쟁 막는 훈련인데…
서두에 간단히 언급했지만, 미국 전략자산이 투입되는 연합훈련은 북한의 핵 공격을 막는 게 목적이다. ‘미 전략자산(strategic U.S. military assets)’이란 게 있다. 미국이 동맹국에 확장억제력을 제공할 수 있는 무기를 의미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B-2, B-52 등), 전략핵잠수함(SSBN) 등 핵 관련 무기와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패트리엇, SM-3(미 해군 이지스함 탑재 요격미사일) 등이 전략자산으로 분류된다. 핵 추진 항공모함, 재래식 전략폭격기 B-1B, 줌왈트급 구축함 등도 재래식 무기이긴 하지만 상대에게 핵 공격에 버금가는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확장억제’란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같은 전력 수준으로 보복 응징 타격한다는 개념이다. 확장억제란 용어는 2006년 10월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명시됐다. 그 전에는 핵우산이란 용어가 사용됐다. 핵우산은 핵무기가 가진 파괴력이 주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적국이 핵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의미다. 핵우산이 포괄적 정치적 개념이라면 확장억제는 군사 전략적 차원에서 구체화한 개념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은 북한과의 핵전쟁 가능성을 누그러뜨릴 사실상의 유일한 수단, 방법이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은 ‘미국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체제의 종말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전략자산이 투입된 한미연합훈련은 워싱턴선언의 이행 의지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훈련”이라고 했다.
2023년 4월 26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중요한 훈련을 거의 하지 않은 것과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환상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의 이야기다.
“북한에 대한 안일한 생각과 북한은 핵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환상이 (미국 전략자산 투입 연합훈련 축소, 중단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봅니다. 북한 눈치 보기가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지요.”
한 의원은 예비역 중장으로 5군단장을 역임했다. 강원도 철원에서 자랐으며,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지역구 의원이다. 육군사관학교 31기로 졸업해 군인 출신 현역 국회의원 중 가장 선배 격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핵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이 절대 우리에게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도 “정치적 계산에 따른 북한 눈치 보기가 훈련 축소로 이어졌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훈련 취소·축소 이후 北, 오히려 우리 우습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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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17일 한국과 미국 공군이 대규모 연합편대군종합훈련을 펼쳤다. 한국은 F-35A, KF-16, FA-50 경공격기, KC-330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등 60여 대가 나섰다. 미국은 F-16 전투기, A-10 공격기, KC-135가 참가했다. 또 공중급유기와 미 해병대 F-35B 전투기, FA-18 전투공격기 등 40여 대도 함께했다. 사진=조선일보 |
“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북한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임에 따라 북한의 눈치를 계속해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김여정이가 ‘삶은 소대가리’라고 욕을 해도 아무 말도 못 하지 않았나.”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략자산 전개는 핵 도발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이런 훈련을 축소, 중단시킨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우릴 무시한 건 당연한 결과란 것이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의 견해다.
“전략자산이 전개된 한미연합훈련이 줄어들면 결국 전투력 악화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두렵겠습니까?”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니, 북한 버릇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백승주 회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훈련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문재인 정권 때 한미연합사령관과 만나 훈련 축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당시 사령관이 ‘전략자산이 투입된 훈련은 대규모로 진행해야 하는데 소규모 훈련 또는 시뮬레이션 훈련에 그쳐 전투력 손실이 클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는 올해 초인 1월 3일(현지시각)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겠다는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 목표는 더는 유용하지 않다”며 “단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하려고 제재를 완화하고 합동군사훈련을 줄이는 것은 헛수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미 협상이 진행됐던 2018~2021년 주한 미국 대사를 지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타임스》 재단 주최 웨비나에서 “KJU(북한 김정은)가 원하는 것은 제재 완화, 핵무기 보유, 한미동맹 약화, 한반도 지배 등 네 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연합사령부 역대 사령관·부사령관들도 한미동맹재단(회장 정승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주최한 ‘연합사 지휘관 포럼’(2022년 10월 25일 개최)에서 “한미연합훈련이 가장 확실한 대북 억지력이고 압박 수단”이라며 “미래에 비핵화 협상이 개시되더라도 절대로 훈련 규모를 축소·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연 예비역 해군 중장은 2021년 3월 17일 《조선일보》 발언대에 이렇게 썼다.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은 꾸준한 교육 훈련으로 길러진다. 군인이 혹독한 추위와 폭염 속에서 훈련을 받는 것은 평소 훈련 때 흘린 땀 한 방울이 전시에 귀중한 생명을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평화를 원하지만, 평화는 공짜로 얻을 수 없다. 평화를 원하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한미연합훈련도 대규모 실제 기동 훈련을 해야 대비 태세를 보장할 수 있다. 이 훈련은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버팀목이다. 한미연합사의 구호인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오늘 밤이라도 즉각 싸울 수 있는 상시 전투태세)’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尹 취임 후 국방·안보 분야 곳곳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이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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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9일 오전 포항시 북구 화진해수욕장 일대에서 ‘23 쌍용훈련, 결정적 행동’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조선DB |
우리 각 군의 훈련 횟수도 연평균 200여 건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는 1년에 평균 880여 건의 훈련을 시행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는 평균 훈련 횟수가 1135건으로 증가했다. 군대를 군대답게 만들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물론 전 정부 입장에서는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있었다고 반박할 수 있겠으나, 문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코로나19 창궐 전부터 한미연합훈련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윤석열 정부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은 한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강력한 군이 되면 뭘 해도 안 되니 아예 전쟁 준비를 안 하는 분위기를 우리 군에 조성하려 한다”면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강군이 되려면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이라는 자산과 6·25에서 나라를 지킨 선배의 전투 경험과 훈련을 통해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아주 싫어하는 훈련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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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8일 오전 제주 남방서 한미 해군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 68·10만t급)가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니미츠함은 길이 332.8m, 폭 76.8m, 축구장 3배 넓이의 비행갑판을 갖추고 승조원 6000여 명을 태울 수 있다. 사진=조선DB |
〈▲2022년 9월 26일 한미연합훈련(美 로널드 레이건 항모) ▲2022년 9월 30일 한·미·일 대잠전 훈련 ▲2022년 10월 6일 한·미·일 해상미사일 방어 훈련 ▲2022년 11월 5일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 ▲2022년 11월 19일 연합공중훈련 ▲2022년 12월 20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2월 1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2월 19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3월 3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3월 6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3월 19일 ‘23 FS’ 연습 일환 연합공중훈련 ▲2023년 3월 27일 한미연합훈련(美 니미츠 항모) ▲2023년 4월 5일 한·미·일 대잠전 훈련, 수색구조 훈련 ▲2023년 4월 5일 연합공중훈련 ▲2023년 4월 14일 연합공중훈련〉
2022년 9월 23일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는데, 미 항모가 한국 작전구역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2017년 11월 3척의 미 항모가 동시에 동해를 찾은 후 5년 만이었다. 이 훈련에는 미 7함대 소속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과 핵 추진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함정 20여 척과 항공기 110여 대가 참가했다.
한·미·일 3국 해군이 연합해상훈련을 한 것도 5년 만이었다. 이 훈련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중단됐던 한·미·일 군사·안보 공조를 복원·강화하는 것을 의미했다.
2022년 9월 30일 한·미·일 대잠전 훈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지난 2017년 4월 처음으로 시행된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은 김정은이 아주 싫어하는 훈련 중 하나다. 연합공중훈련에는 미 전략폭격기 ‘B-52H’도 참여하는데 이는 김정은이 두려워하는 무기로 꼽힌다.
B-52H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핵 3축 무기에 들어가는 전략자산이다. B-52H는 사거리 200km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비롯해 초정밀 장거리공대지미사일(JASSM·재즘) 등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km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할 수 있다.
재즘은 미국의 대표적 초정밀 장거리 타격 무기다. 최대 사거리가 925km에 달하지만 오차 범위는 3m 이내로 알려져 있다. 최대 450kg급 관통폭발 파편형 탄두를 장착해 요새화된 진지와 지하 벙커를 완파할 수 있고, 적외선 추적 장치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재밍(교란) 대응 장치가 탑재돼 전천후 주야간 작전도 가능하다. 또 스텔스 설계가 적용된 외형으로 레이더로 탐지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연합훈련 때 입항한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미 해군이 운용 중인 배수량 10만t 안팎의 핵 추진 항모다.
정권 바뀌니 한미연합훈련 정상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1년간의 국정을 돌아보며 “외교·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루어진 분야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일·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현 정부에서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은 TV로 생중계됐다. 취임 1년(10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사실상 대국민 담화였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 안보를 탈바꿈했다.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적의 선의에 기대는 평화는 가짜다. 현 정부에선 킬체인 등 3축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한미연합훈련, 민방위 훈련을 재개했다.”
사실상 미국의 전략자산이 투입되는 한미연합훈련이 부활한 것과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나라가 정상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기호 의원은 “윤석열 정권 들어 한미연합훈련이 정상화된 것”이라고 했다.
백승주 회장 또한 “싱가포르 회담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선물 주듯이 하지 않겠다고 한국과 협의 없이 일방 선언했다”며 “문제는 문재인 정부였다. 그 어떤 어필도 하지 않았다. 반면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을 정상화했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식 변화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신인균 대표의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한미연합훈련 횟수의 차이는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서 나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김정은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권력자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의지가 미국과의 동맹을 지키겠다는 의지보다 컸다.”
다시 그의 이야기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투입된 한미연합훈련이 전 정권에 비해 훨씬 많이 이뤄지는 것은 한미동맹을 복원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욱 위원은 “북한에 전하는 경고 메시지의 수위가 변한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땐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전략자산 투입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다. 그런데 북한의 비핵화가 결국 거짓으로 밝혀지게 되면서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략자산 전개는 핵 도발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한 것이나 다름없다.”
태풍 때도 전쟁 입에 올린 김정은 믿은 대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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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8월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10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회의에서 지금의 한반도 지역 정세를 심도 있게 개괄 분석하고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치는 것에 대한 강령적 결정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진=조선DB |
《로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이 대한민국 지도의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정은은 회의에서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쳐라”고 지시하며 “적의 군사력 사용을 사전에 제압하며 전쟁 발생 시 적의 각이한 형태의 공격행동을 일제히 소멸하기 위한 당 중앙의 군사전략적 기도 실현에서 기본은 강한 군대가 준비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이날 총참모장 박수일 대장을 해임하고 리영길 차수를 임명하기도 했다.
한국 무시했던 김정은 정권 바뀌자 초조해해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다. 그런데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인 한국이 언제부턴가 최빈국 북한에 조롱·모욕당하는 게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결과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축소·취소 등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21년 1월 1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
특히 남북 관계와 관련,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강조하며 핵잠·전술핵 등 대남·대미용 핵개발을 공개 지시했다. ‘핵’을 36차례 언급하면서 비핵화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국군통수권자가 핵을 수십 번 언급해도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식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판단했기에 북한이 우리를 우습게 본 것이다. 그랬던 김정은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한미연합훈련이 정상화되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