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요한 시기에 정부·여당이 국정원을 완전히 無力化시킬 개혁을 추진하는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일각에서 ‘연방제 개헌으로 가려는 전초작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 對共수사권 폐지는 권력기관 개혁 명분으로 국정원 無力化하려는 의도
⊙ “경찰에 대공수사권 넘기는 게 무슨 흑역사 청산인가”
⊙ “국정원법 개정안, 對共수사 받은 적 있는 사람이 관여한 듯”
⊙ “대외안보정보원은 사생아 같은 명칭”
⊙ “박지원 원장, 가장 존경받는 또는 가장 나쁜 원장이란 평가받을 것”
廉燉載
1943년생. 연세대 정외과 졸업, 서울대 행정학 석·박사 / 중앙정보부 공채 5기 수석 합격, 정규과정·영어과정 수석 졸업 / 駐샌프란시스코·駐시카고 총영사관 영사, 청와대 정책비서관, 안기부 제1국 부국장, 駐독일 공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 경희대·강릉대·신성대 초빙교수,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 역임 / 저서 《독일 통일의 과정과 교훈》
⊙ 對共수사권 폐지는 권력기관 개혁 명분으로 국정원 無力化하려는 의도
⊙ “경찰에 대공수사권 넘기는 게 무슨 흑역사 청산인가”
⊙ “국정원법 개정안, 對共수사 받은 적 있는 사람이 관여한 듯”
⊙ “대외안보정보원은 사생아 같은 명칭”
⊙ “박지원 원장, 가장 존경받는 또는 가장 나쁜 원장이란 평가받을 것”
廉燉載
1943년생. 연세대 정외과 졸업, 서울대 행정학 석·박사 / 중앙정보부 공채 5기 수석 합격, 정규과정·영어과정 수석 졸업 / 駐샌프란시스코·駐시카고 총영사관 영사, 청와대 정책비서관, 안기부 제1국 부국장, 駐독일 공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 경희대·강릉대·신성대 초빙교수,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 역임 / 저서 《독일 통일의 과정과 교훈》
박지원 국정원장 취임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가정보원법 개정(改定)에 나섰다.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4일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發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국정원 업무에서 대공(對共)수사권을 삭제하고 국내 정보 수집의 대폭적인 제한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국정원의 기능은 해외와 북한에 집중하고,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안보침해 행위에 관한 정보 수집은 북한과 연계된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보안상 예산내역을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다. 세계 대부분의 정보기관도 마찬가지다. 이번 개정안에는 대북(對北)·해외 공작을 포함한 국정원 대부분의 정보활동과 예산내역을 감사원에 제출하고 국회 정보위원 3분의 2가 요구하면 외국 기관 제공 정보를 제외한 모든 정보, 사업, 예산, 조직, 소재지, 정원(定員)에 관한 자료를 정보위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아울러 김병기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출신 고위 인사들은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공수사권 이관, 사업 및 예산 공개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정원의 핵심 업무인 대공수사를 하지 못하게 손과 발을 자르면 북한의 대남(對南) 혁명전략 대응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국회 정보위와 감사원에 세부활동 내용과 예산까지 공개하면 정보기관으로서 유지해야 할 비밀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는 ‘어느 외국 정보기관이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하려 하겠느냐’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염돈재(廉燉載·77) 전 국정원 차장도 이런 걱정을 하는 이 중 한 명이다. 염돈재 전 차장은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에서 30년간 근무하고 20년간 안보와 정보를 연구 및 교육한 정통 ‘정보맨’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북방(北方)정책의 핵심 실무를 맡았으며, 특히 30년 전 독일 통일의 전(全)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학문적으로 연구한 전문가 중의 전문가다.
염돈재 전 차장을 만나 개정 발의한 ‘정보원법’ 각 조항에 담긴 문제점을 조목조목 들어봤다. 그를 통해 향후 국정원이 처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진단해보고, 그에 따른 대안도 모색해봤다.
“국정원이 도와주면 된다? 현실 모르고 하는 말”
― 김병기 의원이 발의한 국정원법 개정안의 문제점 중 핵심은 뭡니까.
“국정원 직무범위 축소, 대내외적 통제 강화, 보안규정의 대폭 완화입니다. 이렇게 되면 국정원이 완전히 무력화(無力化)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공수사, 그리고 북한과 연계되지 않은 안보침해 행위에 관한 정보 수집을 할 수 없고,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죄), 10조(불고지죄)에 관한 정보 수집도 금지되고, 국정원 직원의 직무 관련 범죄 수사권도 폐지됩니다.”
―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에 대해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정원이 협조하면 된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간첩 수사는 국내외 정보를 함께 활용해야 하는데, 경찰은 해외에서 정보 수집이나 수사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경찰이 외국에서 정보 수집이나 수사 활동을 하면 주권(主權)침해로 봅니다. 미국 FBI도 서울에서 정보 수집이나 수사 활동을 못 해요. 경찰이 외국에서 수집한 증거는 독수독과(毒樹毒果·법에 어긋난 방법으로 얻은 증거는 증거로 인정할 수 없음) 이론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경찰이 수사 역량은 갖추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 북한 간첩의 90%가 해외를 통해 침투하는데 경찰은 해외 행적 조사와 채증(採證)이 불가능해요. 더욱이 경찰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대공업무가 기피대상 1호가 돼 우수한 대공요원을 양성하지 못했어요. 국정원이 도와주면 된다는 주장도 현실을 모르는 얘깁니다. 국정원이 해외에서 수집한 간첩 관련 정보는 극히 민감한 출처에서 입수한 게 대부분이라 타(他) 기관의 제공 사실이 알려지면 첩보 출처와 외국 기관과의 협력이 모두 단절됩니다. 국정원 해외요원이 고유 업무만으로도 바쁜데 경찰 업무 지원에 정성을 바치리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박지원 원장은 ‘국정원의 흑역사 청산을 위해서라도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흑역사, 흑역사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문제가 된 경우는 2014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일명 ‘유우성 사건’)뿐입니다. 그 사건도 증거 조작이라기보다는 중국 내 협조자가 위조했거나 중국 당국이 부정 발급한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아요. 더욱이 과거 이근안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부천서 성(性)고문 사건 등 많은 흑역사를 가진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넘기는 게 무슨 흑역사 청산인가요? ‘정치 9단’(박지원 원장)이 좀 잘못 생각하신 거죠.”
“대공수사권 경찰에 몰아주는 게 무슨 권력분산?”
― 국정원은 노무현 정부 이후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죄), 10조(불고지죄) 관련 수사를 경찰에 맡겨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에서 이 기능을 삭제하더라도 문제 될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수사는 간첩이나 반(反)국가 사범 수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므로 아주 중요합니다. ‘노무현 국정원’은 간첩 등 주요 안보 사범 수사에 집중하고, 인권침해 시비(是非)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업무를 중단해 경찰만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곧 문제점이 발견돼 ‘이명박 국정원’은 찬양·고무죄 수사를 재개했습니다. 이번 법 개정으로 반국가 행위나 안보침해 행위에 대한 국정원의 정보 수집 범위를 ‘북한과 연계된’ 경우로 한정하면 앞으로는 간첩이나 반국가 행위자에 관한 정보 수집은 착수조차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에 관한 정보 수집과 수사를 국정원에 계속 맡기는 게 옳습니다.”
― 당·정·청은 개정안 발의 취지에 대해 ‘권력기관의 권력분산으로 견제·균형을 통해 권력남용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봅니까.
“현재 국정원과 경찰에 분산돼 있는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몰아주는 게 무슨 권력분산이고 견제와 균형입니까? 그리되면 국정원은 더 이상 권력기관이 아닙니다. 간첩, 반(反)국가 행위 수사만 하는데 무슨 권력기관이겠습니까.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는 권력기관 개혁을 명분으로 국가정보원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 앞으로는 국정원이 국내 정보 수집을 사실상 못 하게 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도 방첩, 대(對)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 형법상 내란의 죄, 외환(外患)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 암호부정사용죄, 군사기밀보호법에 규정된 죄에 관한 정보 등의 수집이 직무 범위에 포함돼 있어 국내 정보 수집 기능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 그런데 왜 문제가 됩니까.
“국정원법에 다소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던 국내 보안정보 수집, 대공 및 대(對)정부 전복(顚覆) 관련 정보 수집을 삭제하고,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찬양·고무죄는 제외)와 관련되고 북한과 연계된 안보침해 행위에 관한 정보만 수집하도록 됐어요. 역으로 말하면, 북한과 연계되지 않았거나 연계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안보 사범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정보 수집을 할 수 없게 된 거죠.”
“개정안 통과되면 ‘간첩 천국’ 될 것”
―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안보수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북한과의 연계성을 규명하는 것입니다. 혐의자가 가장 감추려 하는 부분이니까요. 따라서 법원의 영장을 받아 통신감청을 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수사 막바지에나 밝힐 수 있는 게 북한과의 연계성입니다. 북한과의 연계가 있는 안보침해 행위에 관한 정보만 수집하라는 건 안보정보 수집을 아예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죠. 만일 국정원 요원이 북한과의 연계가 밝혀지지 않은 안보침해 혐의자에 대해 정보수집에 착수하면 그것만으로도 기본권 침해나 직권남용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안보 위해(危害) 세력의 활동 공간을 대폭 넓혀줘 북한 간첩과 종북 세력, 반(反)체제 세력의 천국이 될 겁니다.”
― ‘간첩 천국’은 너무 과장된 얘기 아닙니까.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제까지 국정원이 갖고 있던 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 수사권도 삭제해 국정원 직원의 직무 관련 범죄도 검경의 수사를 받아야 합니다. 만일 어느 반체제·종북 인물이 북한과 연계가 있는 것처럼 위장해 국정원 직원의 정보 수집 활동을 유인한 후 고발하면 꼼짝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기밀누설 우려가 있는 경우 국정원장이 수사 중지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이 몇 번 쌓이면 국정원 직원은 정보 수집에 엄두조차 낼 수 없게 됩니다. 이러니 간첩 천국, 안보침해 사범 천국이 될 수밖에 없지요.”
―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불식시키기 위한 ‘필요악’이라고 보진 않습니까.
“법이 엄해지고 보안 노출 위험이 높은데 누가 무슨 영화(榮華)를 누리겠다고 그 짓(정치 개입)을 하겠어요?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이유로 국정원의 손발을 잘라버리는 건 핵심을 잘못 짚은 겁니다.”
― 예산 등 국정원 활동에 대한 국회 통제도 강화됐습니다.
“이번에 추가된 국회 통제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신(新)안보 분야의 정보 수집이 필요한 경우 정보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요. 둘째, 직무수행 원칙, 범위, 절차 등이 규정된 정보 활동 기본지침 수립도 정보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셋째 독립적 정보감찰관 임명 시 정보위원회가 추천한 2명 가운데 임명해야 하며, 넷째 예산집행 현황을 분기별(分期別)로 정보위원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정보위원회의 통제 강화는 정보기관의 자율적·창의적 업무 추진을 어렵게 만들 겁니다. 의회의 강력한 정보기관 통제 제도를 두고 있는 미국과 독일도 의회가 정보기관 업무에 이렇게까지 간섭하진 않습니다.”
― 국회뿐 아니라 감사원의 통제 관련 사항도 개정안에 담겨 있습니다.
“현행 국정원법에는 ‘감사원의 감사 시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고 답변하되, 중요한 국가기밀사항에 대해서는 자료 제출과 답변을 거부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는 ▲북한·외국인 및 외국과 연계된 내국인의 활동 견제·차단을 위한 대응조치 ▲국가·공공기관 대상 사이버 공격에 대한 예방 및 대응 ▲경제안보·펜데믹 등 신(新)안보 위협 가운데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고 정보위원회가 승인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나 답변을 거부할 수 없도록 돼 있어요.”
“세계 정보기관 중 ‘독립적 정보감찰관’ 있는 기관 없어”
― 그게 왜 문제가 됩니까.
“정보 업무는 비정형(非定型) 업무가 대부분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업무 여건과 업무 추진 방식이 매우 다양해 어떤 정형화된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성과 예측과 비용·편익 분석이 어려운 업무가 많고, 사업 추진 시 효율성보다는 효과성이 중시되지요. 따라서 법규 준수 여부, 성과 달성 여부, 효율성 및 회계·증빙자료의 정확성을 중시하는 감사원의 통제가 강화되면 국정원이 과감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죠. 더욱이 감사원 감사가 강화되면 보안누설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미국, 독일이 1970년대 중반 의회에 정보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보안 문제 등을 감안해 다른 기관의 감사를 배제하고 의회 통제로 일원화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는 국회 통제에 더해 감사원 감사까지 강화하겠다니 정보기관을 사실상 불구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로밖에는 안 들립니다.”
― 국회와 감사원뿐 아니라 국정원 스스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독립된 ‘정보감찰관’ 설치가 그것입니다. 정보감찰관은 국정원 직원의 직무 감찰, 회계 검사, 준법 활동 계획 등 광범한 분야에서 강력한 감찰권을 갖고 있는데, 국정원 근무 경력이 없는 사람 중에서 임명토록 돼 있어요. 정보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정보감찰관이 원장의 통제 없이 강력한 권한을 갖고 독립적으로 감찰 활동을 하게 되면 각 부서는 과감하고 창의적인 업무를 추진하기 어렵게 되고, 원장의 지휘력도 크게 약화됩니다. 또 정보감찰관은 국정원의 가장 민감한 정보를 원장보다 더 많이 알게 되는 직책인데, 외부 인사가 2~3년 한시직으로 근무하다 나가면 국정원은 ‘비밀 없는 비밀정보기관’이 될 겁니다. 세계 유수 정보기관 중 이런 감찰관을 두는 기관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치인들, 票 의식해 의도적으로 누설하는 경우도”
― 정보기관에 있어 최악은 ‘정보누설’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정보기관이 국회 정보위원의 애국심이나 보안 의식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기억력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여러 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으면 어디서 얻은 정보인지 기억이 희미해 정보기관의 비밀정보라는 것을 잊고 무심코 발설하는 경우가 많죠. 언론과 표(票)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누설하는 경우도 많고요.”
― 어떻게 보면 그 부분은 언론이 견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언론이 견제하면 참 좋은데 언론이 기밀누설을 조장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제가 차장으로 재직할 때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답변 중인데, 30분 전 정보위에서 보고한 내용이 방송에 나온 경우도 있었어요.
미국도 의회 정보위원회 설치 이후 몇 차례 기밀누설이 있었지만 윤리위의 징계는 한 번도 없었어요. 의원들의 생리상 ‘동료 감싸기’를 할 수밖에 없고, 정보기관도 의회와의 관계 악화를 원치 않기 때문이죠. 미국의 경우, 정보위원들과 정보기관은 ‘고도의 민감한 정보에 대해선 정보위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묵시적 합의’가 이뤄져 있습니다.”
― 현행 국정원법은 정보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행 국정원법에는 국가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자료 제출이나 증언을 거부할 수 있게 돼 있어요.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는 정보위원회 재적(在籍) 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정보기관의 조직, 소재지, 정원(定員)도 공개토록 돼 있어요. 이는 국정원의 국내외 거점과 소재지, 가장(假裝)업체, 공작요원 수, 예산 및 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 현황 등 매우 민감한 정보도 정보위에 공개해야 된다는 얘깁니다. 정보기관은 기본적으로 비밀 활동, 비(非)합법적 활동을 하는 조직인데, 이런 비밀이 다 공개되면 공작원, 협조자, 외국 기관과의 협력이 모두 끊어지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국가정보원이 ‘불구정보원’ ‘식물정보원’이 되는 셈이에요.”
“대외안보정보원? 사생아 같은 명칭”
― 국정원의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까.
“국가기관의 명칭은 그 기관의 업무를 명확히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정보원’이라는 현 명칭은 국내외 정보를 모두 담당하는 기관이고, 각 부처 수준이 아닌 국가 수준의 정보를 다루는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점을 잘 알려주는 아주 좋은 이름이에요. 그런데 대외안보정보원이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바꾼다니 딱합니다.”
― 대외안보정보원이라는 명칭이 왜 나쁘다고 봅니까.
“대외안보정보원은 해외 정보만 다루는 기관으로 오해하게 만들지요. 또 국가 수준의 정보를 다루는 최고 정보기관임을 나타내지도 못하죠. 명칭이 이렇게 이상하면 외국 정보기관들이 혼란스러워합니다. 자기 기관의 카운터 파트가 맞는지 알기 어려우니까요. 이름이 반듯해야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국가정보원이 가지고 있는 나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선 불가피한 일 아닙니까.
“1999년 국정원 출범 후 유우성 사건, 댓글 사건 외에 크게 문제 된 일이 없었고 세계 유수 정보기관 중 그런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기관은 없어요. 미국 CIA, 이스라엘 모사드와 신베트, 프랑스 해외안보총국, 영국 비밀정보부(MI6) 등이 모두 아픈 역사를 갖고 있지만 명칭을 바꾸지 않았어요. 흑역사를 안고 가면서 반성하고 개선해나가는 겁니다. 국가정보원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명칭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 과거사를 들춰내며 사생아(私生兒) 같은 이름으로 바꾼다니 안타까울 수밖에요.”
‘김장철’을 ‘긴장철’이라고 잘못 알아들은 美 CIA
― 사생아 같은 이름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해외에서 국정원이 차지하는 위상(位相)은 어느 정도입니까.
“국정원은 세계 10위권에 속하는 세계 유수의 정보기관입니다. 아마 세계 절반 이상의 나라와 정보협력 관계를 갖고 있을 겁니다. 특히 북한 정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요. 그런 점에서 아비의 성(姓)도 돌림자도 따르지 않고 되는대로 지은 대외안보정보원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역할과 기능에 맞지 않는 이름입니다.”
― 국정원의 북한 정보 역량이 미국보다 낫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기술정보(TECHINT) 능력은 우수하지만 인간정보(HUMINT)는 약합니다. 북한 전담 분석관도 10명이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국정원은 인간정보 능력이 미국보다 더 뛰어납니다. 국정원에는 20~30년간 북한만 들여다보는 분석관이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외국 정보기관이 북한 정보를 국정원에 의존합니다.
오래된 에피소드를 하나 얘기할게요. 1970년대 초 주말에 청와대 지시로 전군(全軍)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청와대에 알아보니 휴전선 인근 북한군에 비상대기 명령이 내려졌다는 미국 CIA 정보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국정원(당시는 중앙정보부)이 근거가 된 통신감청 내용을 대조해봤습니다. ‘지금 김장철이니까 모든 장비를 총동원하고 대기하라’는 북한군 지시를 CIA는 ‘김장철’을 ‘긴장철’이라고 잘못 알아듣고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겁니다. 천하 제일의 CIA도 이런 데가 있습니다. 미국의 정보 판단에도 허점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 국정원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줘야 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그런 교훈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선원 기조실장 발탁, 놀라운 일 아냐”
― 박지원 국정원장의 발탁을 어떻게 봅니까. 결국 박 원장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남북 대화 채널을 복구하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박지원 원장의 ‘노하우’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핵을 가진 채 외부 경제지원을 얻어내겠다는 김정은의 속셈이 변할 리 없고,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나 한국의 대북지원을 수락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유엔 제재 때문에 대북경협(對北經協) 카드를 쓰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북한 측이 박 원장에 대한 호의(好意) 표시로 일시적이나마 남북 대화 채널을 열어준다면 그나마 다행일 겁니다.”
― 가장 존경받는 국정원장이 신직수 중앙정보부장과 신건 국정원장이라 말한 적이 있는데 박지원 원장은 어떤 원장이 될 거라고 봅니까.
“그런 예측은 시기상조죠. 신임 원장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요. 아마도 가장 존경받는 원장이 되든지 가장 나쁜 원장이 되든지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국정원법 개정 문제가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할 거고요. 국정원 60년 역사에 이렇게 많은 전·현직들이 원장 방침에 반대하고 있는 일은 처음일 겁니다. ‘정치 9단’이 잘 하시기를 빌어야지요.”
―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가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언론에 그렇게 보도됐지만, 실제로는 안 그럴 겁니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통일부에 정보를 제대로 안 줘서 두 기관 사이에 마찰이 있다’고 하던데 사실과 다릅니다. 저는 ‘이인영 통일부’와 ‘박지원 국정원’ 간에 갈등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통일부의 남북 물물교환 추진을 둘러싼 해프닝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의 태도를 떠보기 위해 슬쩍 흘린 거 같아요. 통일부가 그 정도도 모를 리 없으니까요.”
― 국정원 기조실장에 발탁된 박선원이라는 인물도 주목됩니다. 1985년 삼민투위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던 이가 국정원 인사와 예산을 주무르는 기조실장에 발탁됐다는 건 일대 사건 아닙니까.
“지금은 ‘큰 사건’이 아니죠. 박선원 실장이 부임 6개월 만에 상하이 총영사직을 사임하고, 2018년 7월 서훈 전 국정원장(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특보로 왔을 때부터 차후 기조실장이나 차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으니까요. 그보다 더 관심이 가는 대목은 이번에 김병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정원법 개정안 초안을 누가 작성했느냐입니다. 대공사건으로 수사받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 법안 작성에 관여한 것 아닌가 의심이 들어요.”
“일각에선 ‘연방제 개헌의 전초작업 아닌가’ 의심”
― 본인의 국정원 차장 재임 시기는 노무현 정권이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는 국정원 개편에 꽤 열을 올렸던 것으로 압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대선 후보 때 국정원을 해외정보처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하셨지요. 하지만 취임 후 국정원에 전혀 손대지 않았어요. 민변(民辯) 초대 회장 고영구 원장을 신뢰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정원의 역할과 능력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일 겁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후보 때는 국정원의 기능을 약화하겠다는 취지의 공약(公約)을 내세웠지만 취임 후에는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정파적 이익보다 나라를 생각한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은 국정원이 정치 개입 의혹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시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현 정부는 왜 국정원 개조(改造)에 박차를 가하는 겁니까.
“국정원 해체는 주한미군 철수와 함께 북한이 지난 60년간 가장 끈질기게 요구하고 노력해온 일입니다. 북한이 말하는 이른바 ‘남조선 혁명’에 가장 큰 걸림돌이니까요. 남조선 혁명의 가능성이 보이는데 김정은이 핵 포기나 진지한 남북대화를 하겠어요? 저는 이 중요한 시기에 정부·여당이 국정원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개혁을 추진하는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일각에서 ‘연방제 개헌으로 가려는 전초작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국민들이 국정원법 개정에 좀 더 관심을 갖고, 국가와 국정원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잘 감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4일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發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국정원 업무에서 대공(對共)수사권을 삭제하고 국내 정보 수집의 대폭적인 제한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국정원의 기능은 해외와 북한에 집중하고,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안보침해 행위에 관한 정보 수집은 북한과 연계된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보안상 예산내역을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다. 세계 대부분의 정보기관도 마찬가지다. 이번 개정안에는 대북(對北)·해외 공작을 포함한 국정원 대부분의 정보활동과 예산내역을 감사원에 제출하고 국회 정보위원 3분의 2가 요구하면 외국 기관 제공 정보를 제외한 모든 정보, 사업, 예산, 조직, 소재지, 정원(定員)에 관한 자료를 정보위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아울러 김병기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출신 고위 인사들은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공수사권 이관, 사업 및 예산 공개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정원의 핵심 업무인 대공수사를 하지 못하게 손과 발을 자르면 북한의 대남(對南) 혁명전략 대응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국회 정보위와 감사원에 세부활동 내용과 예산까지 공개하면 정보기관으로서 유지해야 할 비밀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는 ‘어느 외국 정보기관이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하려 하겠느냐’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염돈재(廉燉載·77) 전 국정원 차장도 이런 걱정을 하는 이 중 한 명이다. 염돈재 전 차장은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에서 30년간 근무하고 20년간 안보와 정보를 연구 및 교육한 정통 ‘정보맨’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북방(北方)정책의 핵심 실무를 맡았으며, 특히 30년 전 독일 통일의 전(全)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학문적으로 연구한 전문가 중의 전문가다.
염돈재 전 차장을 만나 개정 발의한 ‘정보원법’ 각 조항에 담긴 문제점을 조목조목 들어봤다. 그를 통해 향후 국정원이 처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진단해보고, 그에 따른 대안도 모색해봤다.
“국정원이 도와주면 된다? 현실 모르고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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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전경. 국가정보원이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되는 등 그 위상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조선DB |
“국정원 직무범위 축소, 대내외적 통제 강화, 보안규정의 대폭 완화입니다. 이렇게 되면 국정원이 완전히 무력화(無力化)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공수사, 그리고 북한과 연계되지 않은 안보침해 행위에 관한 정보 수집을 할 수 없고,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죄), 10조(불고지죄)에 관한 정보 수집도 금지되고, 국정원 직원의 직무 관련 범죄 수사권도 폐지됩니다.”
―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에 대해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정원이 협조하면 된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간첩 수사는 국내외 정보를 함께 활용해야 하는데, 경찰은 해외에서 정보 수집이나 수사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경찰이 외국에서 정보 수집이나 수사 활동을 하면 주권(主權)침해로 봅니다. 미국 FBI도 서울에서 정보 수집이나 수사 활동을 못 해요. 경찰이 외국에서 수집한 증거는 독수독과(毒樹毒果·법에 어긋난 방법으로 얻은 증거는 증거로 인정할 수 없음) 이론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경찰이 수사 역량은 갖추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 북한 간첩의 90%가 해외를 통해 침투하는데 경찰은 해외 행적 조사와 채증(採證)이 불가능해요. 더욱이 경찰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대공업무가 기피대상 1호가 돼 우수한 대공요원을 양성하지 못했어요. 국정원이 도와주면 된다는 주장도 현실을 모르는 얘깁니다. 국정원이 해외에서 수집한 간첩 관련 정보는 극히 민감한 출처에서 입수한 게 대부분이라 타(他) 기관의 제공 사실이 알려지면 첩보 출처와 외국 기관과의 협력이 모두 단절됩니다. 국정원 해외요원이 고유 업무만으로도 바쁜데 경찰 업무 지원에 정성을 바치리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박지원 원장은 ‘국정원의 흑역사 청산을 위해서라도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흑역사, 흑역사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문제가 된 경우는 2014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일명 ‘유우성 사건’)뿐입니다. 그 사건도 증거 조작이라기보다는 중국 내 협조자가 위조했거나 중국 당국이 부정 발급한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아요. 더욱이 과거 이근안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부천서 성(性)고문 사건 등 많은 흑역사를 가진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넘기는 게 무슨 흑역사 청산인가요? ‘정치 9단’(박지원 원장)이 좀 잘못 생각하신 거죠.”
“대공수사권 경찰에 몰아주는 게 무슨 권력분산?”
― 국정원은 노무현 정부 이후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죄), 10조(불고지죄) 관련 수사를 경찰에 맡겨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에서 이 기능을 삭제하더라도 문제 될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수사는 간첩이나 반(反)국가 사범 수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므로 아주 중요합니다. ‘노무현 국정원’은 간첩 등 주요 안보 사범 수사에 집중하고, 인권침해 시비(是非)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업무를 중단해 경찰만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곧 문제점이 발견돼 ‘이명박 국정원’은 찬양·고무죄 수사를 재개했습니다. 이번 법 개정으로 반국가 행위나 안보침해 행위에 대한 국정원의 정보 수집 범위를 ‘북한과 연계된’ 경우로 한정하면 앞으로는 간첩이나 반국가 행위자에 관한 정보 수집은 착수조차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에 관한 정보 수집과 수사를 국정원에 계속 맡기는 게 옳습니다.”
― 당·정·청은 개정안 발의 취지에 대해 ‘권력기관의 권력분산으로 견제·균형을 통해 권력남용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봅니까.
“현재 국정원과 경찰에 분산돼 있는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몰아주는 게 무슨 권력분산이고 견제와 균형입니까? 그리되면 국정원은 더 이상 권력기관이 아닙니다. 간첩, 반(反)국가 행위 수사만 하는데 무슨 권력기관이겠습니까.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는 권력기관 개혁을 명분으로 국가정보원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 앞으로는 국정원이 국내 정보 수집을 사실상 못 하게 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도 방첩, 대(對)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 형법상 내란의 죄, 외환(外患)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 암호부정사용죄, 군사기밀보호법에 규정된 죄에 관한 정보 등의 수집이 직무 범위에 포함돼 있어 국내 정보 수집 기능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 그런데 왜 문제가 됩니까.
“국정원법에 다소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던 국내 보안정보 수집, 대공 및 대(對)정부 전복(顚覆) 관련 정보 수집을 삭제하고,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찬양·고무죄는 제외)와 관련되고 북한과 연계된 안보침해 행위에 관한 정보만 수집하도록 됐어요. 역으로 말하면, 북한과 연계되지 않았거나 연계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안보 사범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정보 수집을 할 수 없게 된 거죠.”
“개정안 통과되면 ‘간첩 천국’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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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發議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
“안보수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북한과의 연계성을 규명하는 것입니다. 혐의자가 가장 감추려 하는 부분이니까요. 따라서 법원의 영장을 받아 통신감청을 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수사 막바지에나 밝힐 수 있는 게 북한과의 연계성입니다. 북한과의 연계가 있는 안보침해 행위에 관한 정보만 수집하라는 건 안보정보 수집을 아예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죠. 만일 국정원 요원이 북한과의 연계가 밝혀지지 않은 안보침해 혐의자에 대해 정보수집에 착수하면 그것만으로도 기본권 침해나 직권남용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안보 위해(危害) 세력의 활동 공간을 대폭 넓혀줘 북한 간첩과 종북 세력, 반(反)체제 세력의 천국이 될 겁니다.”
― ‘간첩 천국’은 너무 과장된 얘기 아닙니까.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제까지 국정원이 갖고 있던 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 수사권도 삭제해 국정원 직원의 직무 관련 범죄도 검경의 수사를 받아야 합니다. 만일 어느 반체제·종북 인물이 북한과 연계가 있는 것처럼 위장해 국정원 직원의 정보 수집 활동을 유인한 후 고발하면 꼼짝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기밀누설 우려가 있는 경우 국정원장이 수사 중지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이 몇 번 쌓이면 국정원 직원은 정보 수집에 엄두조차 낼 수 없게 됩니다. 이러니 간첩 천국, 안보침해 사범 천국이 될 수밖에 없지요.”
―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불식시키기 위한 ‘필요악’이라고 보진 않습니까.
“법이 엄해지고 보안 노출 위험이 높은데 누가 무슨 영화(榮華)를 누리겠다고 그 짓(정치 개입)을 하겠어요?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이유로 국정원의 손발을 잘라버리는 건 핵심을 잘못 짚은 겁니다.”
― 예산 등 국정원 활동에 대한 국회 통제도 강화됐습니다.
“이번에 추가된 국회 통제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신(新)안보 분야의 정보 수집이 필요한 경우 정보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요. 둘째, 직무수행 원칙, 범위, 절차 등이 규정된 정보 활동 기본지침 수립도 정보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셋째 독립적 정보감찰관 임명 시 정보위원회가 추천한 2명 가운데 임명해야 하며, 넷째 예산집행 현황을 분기별(分期別)로 정보위원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정보위원회의 통제 강화는 정보기관의 자율적·창의적 업무 추진을 어렵게 만들 겁니다. 의회의 강력한 정보기관 통제 제도를 두고 있는 미국과 독일도 의회가 정보기관 업무에 이렇게까지 간섭하진 않습니다.”
― 국회뿐 아니라 감사원의 통제 관련 사항도 개정안에 담겨 있습니다.
“현행 국정원법에는 ‘감사원의 감사 시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고 답변하되, 중요한 국가기밀사항에 대해서는 자료 제출과 답변을 거부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는 ▲북한·외국인 및 외국과 연계된 내국인의 활동 견제·차단을 위한 대응조치 ▲국가·공공기관 대상 사이버 공격에 대한 예방 및 대응 ▲경제안보·펜데믹 등 신(新)안보 위협 가운데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고 정보위원회가 승인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나 답변을 거부할 수 없도록 돼 있어요.”
― 그게 왜 문제가 됩니까.
“정보 업무는 비정형(非定型) 업무가 대부분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업무 여건과 업무 추진 방식이 매우 다양해 어떤 정형화된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성과 예측과 비용·편익 분석이 어려운 업무가 많고, 사업 추진 시 효율성보다는 효과성이 중시되지요. 따라서 법규 준수 여부, 성과 달성 여부, 효율성 및 회계·증빙자료의 정확성을 중시하는 감사원의 통제가 강화되면 국정원이 과감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죠. 더욱이 감사원 감사가 강화되면 보안누설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미국, 독일이 1970년대 중반 의회에 정보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보안 문제 등을 감안해 다른 기관의 감사를 배제하고 의회 통제로 일원화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는 국회 통제에 더해 감사원 감사까지 강화하겠다니 정보기관을 사실상 불구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로밖에는 안 들립니다.”
― 국회와 감사원뿐 아니라 국정원 스스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독립된 ‘정보감찰관’ 설치가 그것입니다. 정보감찰관은 국정원 직원의 직무 감찰, 회계 검사, 준법 활동 계획 등 광범한 분야에서 강력한 감찰권을 갖고 있는데, 국정원 근무 경력이 없는 사람 중에서 임명토록 돼 있어요. 정보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정보감찰관이 원장의 통제 없이 강력한 권한을 갖고 독립적으로 감찰 활동을 하게 되면 각 부서는 과감하고 창의적인 업무를 추진하기 어렵게 되고, 원장의 지휘력도 크게 약화됩니다. 또 정보감찰관은 국정원의 가장 민감한 정보를 원장보다 더 많이 알게 되는 직책인데, 외부 인사가 2~3년 한시직으로 근무하다 나가면 국정원은 ‘비밀 없는 비밀정보기관’이 될 겁니다. 세계 유수 정보기관 중 이런 감찰관을 두는 기관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치인들, 票 의식해 의도적으로 누설하는 경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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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돈재 전 국정원 차장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사진)에 대해 “가장 존경받는 원장이 되든지 가장 나쁜 원장이 되든지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조선DB |
“그렇습니다. 정보기관이 국회 정보위원의 애국심이나 보안 의식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기억력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여러 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으면 어디서 얻은 정보인지 기억이 희미해 정보기관의 비밀정보라는 것을 잊고 무심코 발설하는 경우가 많죠. 언론과 표(票)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누설하는 경우도 많고요.”
― 어떻게 보면 그 부분은 언론이 견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언론이 견제하면 참 좋은데 언론이 기밀누설을 조장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제가 차장으로 재직할 때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답변 중인데, 30분 전 정보위에서 보고한 내용이 방송에 나온 경우도 있었어요.
미국도 의회 정보위원회 설치 이후 몇 차례 기밀누설이 있었지만 윤리위의 징계는 한 번도 없었어요. 의원들의 생리상 ‘동료 감싸기’를 할 수밖에 없고, 정보기관도 의회와의 관계 악화를 원치 않기 때문이죠. 미국의 경우, 정보위원들과 정보기관은 ‘고도의 민감한 정보에 대해선 정보위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묵시적 합의’가 이뤄져 있습니다.”
― 현행 국정원법은 정보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행 국정원법에는 국가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자료 제출이나 증언을 거부할 수 있게 돼 있어요.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는 정보위원회 재적(在籍) 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정보기관의 조직, 소재지, 정원(定員)도 공개토록 돼 있어요. 이는 국정원의 국내외 거점과 소재지, 가장(假裝)업체, 공작요원 수, 예산 및 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 현황 등 매우 민감한 정보도 정보위에 공개해야 된다는 얘깁니다. 정보기관은 기본적으로 비밀 활동, 비(非)합법적 활동을 하는 조직인데, 이런 비밀이 다 공개되면 공작원, 협조자, 외국 기관과의 협력이 모두 끊어지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국가정보원이 ‘불구정보원’ ‘식물정보원’이 되는 셈이에요.”
― 국정원의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까.
“국가기관의 명칭은 그 기관의 업무를 명확히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정보원’이라는 현 명칭은 국내외 정보를 모두 담당하는 기관이고, 각 부처 수준이 아닌 국가 수준의 정보를 다루는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점을 잘 알려주는 아주 좋은 이름이에요. 그런데 대외안보정보원이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바꾼다니 딱합니다.”
― 대외안보정보원이라는 명칭이 왜 나쁘다고 봅니까.
“대외안보정보원은 해외 정보만 다루는 기관으로 오해하게 만들지요. 또 국가 수준의 정보를 다루는 최고 정보기관임을 나타내지도 못하죠. 명칭이 이렇게 이상하면 외국 정보기관들이 혼란스러워합니다. 자기 기관의 카운터 파트가 맞는지 알기 어려우니까요. 이름이 반듯해야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국가정보원이 가지고 있는 나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선 불가피한 일 아닙니까.
“1999년 국정원 출범 후 유우성 사건, 댓글 사건 외에 크게 문제 된 일이 없었고 세계 유수 정보기관 중 그런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기관은 없어요. 미국 CIA, 이스라엘 모사드와 신베트, 프랑스 해외안보총국, 영국 비밀정보부(MI6) 등이 모두 아픈 역사를 갖고 있지만 명칭을 바꾸지 않았어요. 흑역사를 안고 가면서 반성하고 개선해나가는 겁니다. 국가정보원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명칭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 과거사를 들춰내며 사생아(私生兒) 같은 이름으로 바꾼다니 안타까울 수밖에요.”
‘김장철’을 ‘긴장철’이라고 잘못 알아들은 美 CIA
― 사생아 같은 이름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해외에서 국정원이 차지하는 위상(位相)은 어느 정도입니까.
“국정원은 세계 10위권에 속하는 세계 유수의 정보기관입니다. 아마 세계 절반 이상의 나라와 정보협력 관계를 갖고 있을 겁니다. 특히 북한 정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요. 그런 점에서 아비의 성(姓)도 돌림자도 따르지 않고 되는대로 지은 대외안보정보원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역할과 기능에 맞지 않는 이름입니다.”
― 국정원의 북한 정보 역량이 미국보다 낫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기술정보(TECHINT) 능력은 우수하지만 인간정보(HUMINT)는 약합니다. 북한 전담 분석관도 10명이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국정원은 인간정보 능력이 미국보다 더 뛰어납니다. 국정원에는 20~30년간 북한만 들여다보는 분석관이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외국 정보기관이 북한 정보를 국정원에 의존합니다.
오래된 에피소드를 하나 얘기할게요. 1970년대 초 주말에 청와대 지시로 전군(全軍)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청와대에 알아보니 휴전선 인근 북한군에 비상대기 명령이 내려졌다는 미국 CIA 정보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국정원(당시는 중앙정보부)이 근거가 된 통신감청 내용을 대조해봤습니다. ‘지금 김장철이니까 모든 장비를 총동원하고 대기하라’는 북한군 지시를 CIA는 ‘김장철’을 ‘긴장철’이라고 잘못 알아듣고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겁니다. 천하 제일의 CIA도 이런 데가 있습니다. 미국의 정보 판단에도 허점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 국정원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줘야 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그런 교훈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선원 기조실장 발탁, 놀라운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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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원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은 1985년 삼민투위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인물이다. 사진=뉴시스 |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박지원 원장의 ‘노하우’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핵을 가진 채 외부 경제지원을 얻어내겠다는 김정은의 속셈이 변할 리 없고,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나 한국의 대북지원을 수락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유엔 제재 때문에 대북경협(對北經協) 카드를 쓰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북한 측이 박 원장에 대한 호의(好意) 표시로 일시적이나마 남북 대화 채널을 열어준다면 그나마 다행일 겁니다.”
― 가장 존경받는 국정원장이 신직수 중앙정보부장과 신건 국정원장이라 말한 적이 있는데 박지원 원장은 어떤 원장이 될 거라고 봅니까.
“그런 예측은 시기상조죠. 신임 원장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요. 아마도 가장 존경받는 원장이 되든지 가장 나쁜 원장이 되든지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국정원법 개정 문제가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할 거고요. 국정원 60년 역사에 이렇게 많은 전·현직들이 원장 방침에 반대하고 있는 일은 처음일 겁니다. ‘정치 9단’이 잘 하시기를 빌어야지요.”
―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가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언론에 그렇게 보도됐지만, 실제로는 안 그럴 겁니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통일부에 정보를 제대로 안 줘서 두 기관 사이에 마찰이 있다’고 하던데 사실과 다릅니다. 저는 ‘이인영 통일부’와 ‘박지원 국정원’ 간에 갈등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통일부의 남북 물물교환 추진을 둘러싼 해프닝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의 태도를 떠보기 위해 슬쩍 흘린 거 같아요. 통일부가 그 정도도 모를 리 없으니까요.”
― 국정원 기조실장에 발탁된 박선원이라는 인물도 주목됩니다. 1985년 삼민투위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던 이가 국정원 인사와 예산을 주무르는 기조실장에 발탁됐다는 건 일대 사건 아닙니까.
“지금은 ‘큰 사건’이 아니죠. 박선원 실장이 부임 6개월 만에 상하이 총영사직을 사임하고, 2018년 7월 서훈 전 국정원장(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특보로 왔을 때부터 차후 기조실장이나 차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으니까요. 그보다 더 관심이 가는 대목은 이번에 김병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정원법 개정안 초안을 누가 작성했느냐입니다. 대공사건으로 수사받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 법안 작성에 관여한 것 아닌가 의심이 들어요.”
“일각에선 ‘연방제 개헌의 전초작업 아닌가’ 의심”
― 본인의 국정원 차장 재임 시기는 노무현 정권이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는 국정원 개편에 꽤 열을 올렸던 것으로 압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대선 후보 때 국정원을 해외정보처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하셨지요. 하지만 취임 후 국정원에 전혀 손대지 않았어요. 민변(民辯) 초대 회장 고영구 원장을 신뢰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정원의 역할과 능력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일 겁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후보 때는 국정원의 기능을 약화하겠다는 취지의 공약(公約)을 내세웠지만 취임 후에는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정파적 이익보다 나라를 생각한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은 국정원이 정치 개입 의혹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시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현 정부는 왜 국정원 개조(改造)에 박차를 가하는 겁니까.
“국정원 해체는 주한미군 철수와 함께 북한이 지난 60년간 가장 끈질기게 요구하고 노력해온 일입니다. 북한이 말하는 이른바 ‘남조선 혁명’에 가장 큰 걸림돌이니까요. 남조선 혁명의 가능성이 보이는데 김정은이 핵 포기나 진지한 남북대화를 하겠어요? 저는 이 중요한 시기에 정부·여당이 국정원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개혁을 추진하는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일각에서 ‘연방제 개헌으로 가려는 전초작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국민들이 국정원법 개정에 좀 더 관심을 갖고, 국가와 국정원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잘 감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