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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

실패한 비핵화 사기극 | ‘주연’ 김정은과 그 ‘보증인’ 문재인

김정은이 주장한 ‘비핵화’의 목표는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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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른바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의 핵 역량을 파괴하려는 ‘저의’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 김정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 자력갱생하자!”
⊙ “문재인 정권 기간이 절호의 기회… 통일과업 실현하라!”고 지령 내려
⊙ 美 볼턴, “文이 ‘김정은, 1년 내 비핵화 약속했다’고 전해”… 靑은 “모른다”
⊙ “김정은의 ‘비핵화’는 CVID인가?”… 대답 피한 문재인
⊙ “영변만 폐기하면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로 접어든 것”이란 문재인의 ‘비현실적 주장’
⊙ 각종 미사일 쏴대는데도 “북한이 9·19군사합의 위반하지 않았다”는 문재인의 현실 인식 능력
⊙ 문재인이 ‘비핵화’ 보증할 동안 북한은 핵·ICBM·SLBM 모두 갖춰
⊙ 문재인의 신년사에서 사라진 단어 ‘비핵화’
사진=뉴시스
  북한 김정은의 ‘비핵화 사기극’이 막을 내렸다. 김정은은 그 어떤 제재가 있더라도 핵만은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요구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거부했다.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정은이 얘기하는 ‘비핵화’는 국제사회가 바라는 ‘비핵화’와 같다”고 주장하며,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보증’했지만, 실제 김정은의 언행은 이와 전혀 달랐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미북 최고위급 회담’이 결렬된 후, 김정은은 노골적으로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했다. 그 ‘셈법’은 다른 게 아니라 ‘영변 핵 시설 폐기’와 ‘대북 제재 전면 해제’ ‘대북 압박정책 폐기’를 맞바꾸자던 자신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라는 ‘억지’였다. 그러면서 시한은 2019년 말로 못박았다. 이때까지 미국이 ‘결정’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협박했다.
 
  연말이 다가오자, 김정은은 다시 이를 강조하면서 ‘비핵화 협상 불참’을 뜻하는 ‘새로운 길’을 운운했다.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이른바 ‘성탄 선물’을 예고하는 등 ‘엄포’를 놨지만, 이는 ‘허풍’에 불과했다. 해가 바뀌고, 김정은은 집권 이후 매년 내놓던 신년사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보고로 대체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은 “중중첩첩 겹 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정면돌파전’을 ‘시대적 과제’로 제시했다. ‘자력갱생’도 강조했다. 또 미국이 ‘대북 압박’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애초부터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보증’하고 다녔다.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란 소리까지 들을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속았던 걸까. 비핵화 구호 뒤에 감춘 ‘속셈’을 몰랐던 것일까. 알면서도 ‘동조’했던 것일까. 과연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어떤 식으로 ‘평화 마케팅’을 했는지 지난 2년6개월 동안의 언행을 살폈다.
 
 
  문재인, 집권 직후 ‘김정은 상봉’ 원하며 유화책 내놔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 북한은 4일 뒤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해당 미사일의 낙하 속도는 마하 15~24로 추정됐다. 마하 7 이상이면 무용지물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마하 14까지만 요격할 수 있는 사드(THAAD·종말 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북한의 신형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북한은 이를 과시하며 막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기선을 제압하려 했다. 5월 21일에도 북한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5월 27일에는 신형 지대공 요격 미사일, 6월 7일에는 신형 지대함 미사일을 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5일, 이른바 ‘6·15남북공동선언 17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무릎을 마주하고,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기존의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해나갈지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그리고 미북(문재인은 ‘북미’로 표현) 관계의 정상화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남북 간 합의란 ‘김대중-김정일’의 6·15선언(2000년), ‘노무현-김정일’의 10·4선언(2007년)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방점을 둔 ‘합의’는 대규모 대북 경제 지원을 약속한 ‘10·4선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을 ‘나라’라며 ‘위헌 발언’한 문재인
 
대북 제재에 허덕이던 북한 김정은은 2018년 1월,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고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앞줄 오른쪽)을 내려보내는 등 ‘평화 공세’를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김정은을 상대로 한 문 대통령의 ‘대화’ 요구는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6월 20일, “올해 안에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며 “북한에 대해서 다양하고 강도 높은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소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아주 비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나라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가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헌법상 북한은 대한민국의 북반부 영토를 불법 점유하고, 정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일 뿐이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유일 합법성을 부정하는 행위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북한을 ‘나라’라고 칭한 것은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3조,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명시된 헌법 제66조 2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6월 25일, 이듬해 2월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자신의 제안에 김정은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도 연이어 ‘대북 유화책’을 던졌다.
 
  6월 30일에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연설을 통해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우리는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북한 정권의 교체나 정권의 붕괴를 원하지도 않는다. 인위적으로 한반도 통일을 가속화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이날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은 무모하고 잔인한 정권”이라며 “우리는 매우 강하고 확고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지금 솔직한 많은 옵션에 대해 논의하는 중”이라면서 “북한에 대해 많은 옵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문재인 정권 기간’을 ‘남한 적화 최적기’로 인식
 
  김정은은 ‘도발’로 답을 대신했다. 2017년 7월 4일, 북한은 평안북도 구성시에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해당 미사일의 경우 미국 서부까지 타격 가능한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핵 무력 완성의 최종 관문인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에 단번에 성공해 핵무기와 함께 세계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당당한 핵 강국으로서 미국의 핵전쟁 위협 공갈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게 됐다”고 위협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같은 날 김정은은 북한 재외공관에 긴급 지령문을 보내 “미국에 심리적 압력을 가해 ‘북한의 핵개발 포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게 한 뒤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하라”고 지시했다. 또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기간이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다. 호전 세력이 소란을 피우기 전에 통일 과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은 미국과의 ‘종전’을 전제로 한다. 북한은 ‘전쟁이 끝났다’는 명목으로 주한미군을 철수시킨 뒤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속셈으로 줄기차게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왔다.
 
  이처럼 김정은이 ‘적화 야욕’을 실현하는 데 ‘걸림돌’인 미국을 묶어두려고 ‘평화협정’을 추진할 때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 역시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화 제안’을 계속했다. 그는 7월 6일, 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했을 때 쾨르베르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강조했다. 다음은 당시 문 대통령 발언이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중략) 둘째,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겠습니다. (중략) 셋째,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해나가겠습니다. (중략) 북핵문제와 평화 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한반도에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겠습니다. 남북한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협력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중요한 토대입니다. (중략) 남과 북이 10·4 정상선언을 함께 실천하기만 하면 됩니다.”
 
 
  김정은의 ‘조선반도 비핵화’와 문재인의 ‘脫원전’
 
  현재 한반도에서 핵을 가진 곳은 북한뿐이므로 ‘북한 비핵화’라고 정확한 표현을 써야 하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굳이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다. ‘북한 비핵화’란 북한의 과거·현재·미래의 ▲핵무기 ▲핵 생산 시설 ▲핵물질 ▲핵개발 역량 등을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완전히 해체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달리 ‘한반도 비핵화’란 북한이 평소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같은 의미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김정은의 선대(先代)’인 김일성·김정일 시절 북한은 핵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이 말하던 ‘조선반도 비핵화’는 북한을 공격할 수 있는 우리의 핵개발 역량 제거, 미국의 핵전력과 핵우산 차단 등을 주장하는 ‘구호’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른바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의 핵 역량을 파괴하려는 ‘저의’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내놓는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 ▲중국 핵우산으로의 편입 같은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수상쩍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한마디로 ‘조선반도 비핵화’는 사실상 ‘한미동맹을 해체한 뒤 한반도 문제에 절대 관여하지 마라’는 식의 ‘남한 적화 묵인’을 미국에 요구하는 것이다. 후술하겠지만, 김정은이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 실제 2016년 7월, 북한은 소위 조선중앙통신의 ‘조선반도 비핵화’ 선결조치를 발표하면서 남한과 미국의 핵무기 제거, 주한미군의 철수, 체제 보장을 언급했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의도’를 떠나 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언급은 후일 북한의 억지를 자초하는 표현이 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국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바 없는 자신만의 대북 구상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평화협정 체결 ▲대북 지원 재개 및 확대 등을 약속했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 제안에 7월 28일,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화답’했다.
 
 
  ‘제재·압박’ 강조하면서 ‘인도적 대북 지원’ 승인?
 
  북한의 계속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김정은의 결정에 따라 북한이 언제든지 미국을 핵으로 때릴 수 있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위협을 느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이전까지 본 적이 없는 종류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8월 8일)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국민의 파멸을 이끌 어떤 행동도 고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재경고했다.
 
  북한의 도발에 따라 한반도에 전운(戰雲)이 드리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누구도 대한민국 동의 없이 (대북)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에 ‘핵 동결’과 추가 도발 중단, 남북 대화를 촉구했다.
 
  8월 26일, 북한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다. 8월 29일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해당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9월 3일에는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칠 줄 모르는 북한의 도발에 국내 일각에서는 핵무장론,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론이 제기됐다. 북한의 핵 도발을 억지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였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9월 14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핵에 우리도 핵으로 맞서겠다는 자세로 대응한다면 남북 간에 평화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술핵을 다시 반입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을 압박해 ‘대화의 장’으로 유인하는 데 유용할 수 있는 수단들을 스스로 배제하면서 ‘평화’와 ‘대화’를 강조한 셈이다.
 
  9월 15일, 북한은 또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그 전날, 문 대통령은 이미 북한의 도발 징후를 보고받았지만, 통일부의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계획’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청와대’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 상황과 별개”라고 주장했다.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는 9월 21일, 국제아동기금(UNICEF)과 세계식량계획(WFP)의 모자보건·영양지원 등 대북 사업에 남북협력기금 800만 달러 공여안을 심의·의결했다.
 
 
  문재인의 거듭되는 ‘對北 구애’… 김정은은 미사일로 ‘화답’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유화책만 내놓지는 않았다. ‘제재와 압박’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평화’와 ‘대화’를 강조했다. ‘인도적 지원’이란 명목하에 대북 지원도 추진했다. 문 대통령의 언행을 살피면, 전체적으로 북한 도발에 대한 확고한 대응과 ‘결기’보다는 ‘대화 말고는 무슨 대안이 있느냐’라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대북 지원을 만지작거리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스스로 대북 협상력을 깎아 먹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행은 미국과의 공조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북한이 오해할 여지도 충분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호하게 말하면, 문 대통령은 ‘한반도 중재자’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하면서 이를 무마하는 발언을 했다. 예컨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9월 20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을 ‘불량정권’이자 ‘악(惡)’으로 규정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평화’를 30회 언급하며 “국제사회는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자칫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후에도 문 대통령은 ▲10·4선언 기념사 ▲국회 시정연설 등을 통해 같은 취지의 얘기를 하며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김정은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대북제재로 ‘돈줄’ 막히자 ‘대화 의사’ 밝힌 김정은
 
  김정은의 핵·미사일 도발 탓에 전쟁 직전까지 갔던, 2017년 당시 한반도 정세는 연말에 미국이 ‘대화 가능’이란 신호를 보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렉스 틸러슨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17년 12월 12일, “우리는 북한이 대화하고 싶을 때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기꺼이 첫 만남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도 “조건이 갖춰지면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건 2016년과 2017년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김정은의 ‘돈줄’을 죄기 위해 내놓은 대북 제재들 덕분이다. 당시까지 결의된 안보리 대북 제재는 총 4건이다.
 
  대북 제재로 인해 독재정권을 떠받치는 ‘토대’인 ‘달러’가 마르는 ‘위기’를 맞자, 김정은은 못 이기는 척 대화 국면으로 전환했던 셈이다. 여기에 국제사회가 북한의 ‘화성-15호’ 발사에 대한 후속 조치로 내놓은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김정은을 사실상 협상 테이블로 떠밀었다. 2017년 12월 23일 결의된 해당 대북 제재는 ▲북한의 유류 수입 제한 강화(정제유 수입 한도를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감축)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24개월 이내 송환 ▲북한의 식품, 농산물, 기계류, 전자기기, 목재류, 선박 수출 금지 ▲해상 차단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해외 송출 노동자가 송금하는 ‘외화 수입’을 없애고, 정유 수입량을 제한해 생산 활동을 묶어버리겠다는 의도였다.
 
  북한경제전문가들은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 시행 이전, 북한이 한 해에 벌어들인 외화 수입 규모를 40억~50억 달러라고 추정한다. 상기한 안보리 대북 제재 5건의 총 기대 효과는 북한의 연간 외화 수입 중 25억 달러가량 차단이지만, 실제 효과는 15억 달러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잇따른 대북 제재 시행 이후 북한은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 이처럼 미국이 주도한 대북 압박 탓에 ‘돈 가뭄’에 허덕이던 김정은은 ‘대화 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018년 1월 1일, 김정은은 그해 2월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르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라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면서 남북 관계 개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측에서 보수 정권이 무너지고 집권 세력이 바뀌었으나 달라진 게 없다”며 “남측은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고 미국의 핵장비들과 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를 걷어치우라”고 요구했다. “지금처럼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되는 속에서는 북과 남이 예정된 행사들을 성과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고 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요구대로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합의했다. 한미 정상 간 통화 후 미국 백악관은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지속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는 적극적인 대북 압박에 실패해 북한의 핵 개발 시간만 벌어준 일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한·미 양국의 다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문재인 청와대’의 발표문에는 해당 표현이 없었다.
 
 
  ‘분명하고 명백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018년 3월 5일, 김정은을 만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귀환 후 그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김정은이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분명히 밝힌 점을 주목해달라”고도 했다. 사진=뉴시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자,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해 1월 3일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한반도의 평화를 알리는 나팔이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이후 온 국민이 지원해 열리는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로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평화 마케팅’이 전개됐다. 김정은은 명목상 북한 정권의 ‘수반’인 김영남과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 현송월을 포함한 삼지연 관현악단을 내려보내 이에 가세했다. 또한 문 대통령에게 방북을 요청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후, 문 대통령은 3월 5일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겠다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필두로 한 대북 특별사절단을 평양에 파견했다. 정 실장은 “남북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을 살려 한반도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날, 정 실장은 김정은과의 면담 결과를 보고하면서 ‘문재인-김정은 회담 성사’를 알렸다. 그는 김정은이 “가능한 한 조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만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또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명백히’ 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분명히 밝힌 점을 주목해달라고도 했다.
 
 
  트럼프와의 회담 성사되자 ‘본색’ 드러낸 김정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전파한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김정은의 발언은 ‘북한 핵 폐기’가 아닌 ‘조선반도 비핵화’를 지칭한다. 김일성, 김정일이 주장한 ‘조선반도 비핵화’는 사실상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를 목표로 한다. 사진=조선DB
  ‘선대의 유훈’이라는, 김정은의 ‘조선반도 비핵화’는 앞서 밝힌 것처럼 ‘북한의 핵 포기’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정의용 실장은 마치 김정은이 ‘핵 포기’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처럼 발표했다. 언론은 ‘애초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 합의’라는 식으로 이를 보도했다.
 
  정 실장은 곧이어 미국으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밝혔다.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5월에 만나겠다고 밝혔다. 실제 미북 최고위급 회담이 이뤄진 시기는 2018년 6월 12일이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은 남북·미북 회담에 앞서 대응 전략을 ‘협의’하기 위해 김정은을 초청했다. 3월 25일, 김정은은 집권 이후 첫 해외 방문길에 올랐다. 다음 날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은 시진핑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또 ‘선대의 유훈’을 언급하며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단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의 ‘단계적·동시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조태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박근혜 정부)은 김정은이 얘기하는 ‘조선반도 비핵화’의 조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었다.
 
  “첫 번째, 북한은 미국의 핵무기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한다. 두 번째, 남조선의 모든 무기와 그 기지들을 철폐해야 자기들도 비핵화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말라는 것이다. 네 번째, 어떤 경우에도 핵이 동원되는 전쟁행위로 북한을 위협하지 마라. 즉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끝으로, 미군의 철수를 선포해야 핵 협상을 하겠다는 것인데, 말도 안 된다.”
 
 
  “당신과 김정은의 얘기가 왜 다른가?”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이들은 소위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5월 8일, 또 중국으로 가서 시진핑과 만나 후속 대응책을 논의했다. 5월 13일, 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 미국땅에 가져다 두는 ‘리비아식 핵 폐기’를 공식화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김정은 체제를 보장하는 동시에 미국 민간의 대북 투자를 허용해 북한 전력망과 도로 등 인프라와 농업 발전을 지원하는 ‘북한판 마셜플랜’도 제시했다.
 
  북한은 반발하며 ‘미북 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5월 16일,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 김계관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핵·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완전 폐기’를 거부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계관은 또 김정은이 얘기한 ‘비핵화’의 ‘진의’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해 미국의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조건으로 된다는 데 대하여 수차에 걸쳐 천명했다”며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 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19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왜 북한의 최근 태도가 지난달 당신이 김정은을 만난 이후 내게 들려준 얘기와 다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김정은의 ‘비핵화’는 CVID인가?”… 대답 피한 문재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5월 24일 ‘미북 최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다. 북한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그 다음 날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만나고 돌아와 “김 위원장이 다시 한 번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2018년 5월 24일, 북한 외무성 부상 최선희가 미국을 향해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라고 도발하며 “미북정상회담 재고를 최고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전격적으로 김정은과의 만남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수를 내놓자 김정은은 문 대통령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5월 26일,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만나고 돌아온 다음 날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김정은)은 다시 한 번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에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다”는 식으로 김정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기자들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사실 여부를 계속 묻자 “그 점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설명을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방북 시 김 위원장을 만나 직접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에 대한 추가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가 CVID를 뜻하는 것인가’란 질문에도 “북한 비핵화 의지는 내가 거듭 말했기 때문에 나의 거듭된 답변이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하면서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김정은의 ‘진의’와 무관하게 문 대통령은 이처럼 전 세계에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사실상 수차례에 걸쳐 분명하게 ‘보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보증인’을 믿고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최고위급 회담’을 재추진했다.
 
 
  북한, 미국의 CVID 계획에 ‘강도 같은 요구’라며 반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 등을 담은 합의문을 만들었다. 그 내용은 ‘비핵화’의 정의,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보장’의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담지 못한, 오히려 과거 미국과 북한 사이의 합의안보다 퇴보한 것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의(善意) 있는 비핵화 협상’을 전제로 김정은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도 수용했다. 더구나 그는 동맹국과의 군사훈련을 ‘값비싼 워게임’이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내용만 놓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김정은과 만났다는 점 말고는 ‘소득’이 없었다. 김정은은 세계 최고 실세인 미국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원하던 요구 사항을 관철하고, 차후 협상에 유리한 근거가 될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 같은 표현들을 합의문에 넣는 데 성공했다. 한마디로 김정은이 ‘협상가’를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협상이었다.
 
  ‘첫 단추’가 부실했던 만큼 ‘최고위급 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의 목표와 방식, 일정 등 핵심 사안에서 전혀 다른 입장을 보였다. 북한의 경우에는 ‘핵 동결’ 수준에서 자신들의 원하는 요구 사항을 미국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비핵화 후속 조치를 담판 짓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월 5일,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말한 ‘1년 내 비핵화’란 일정표를 들고 평양에 가서 통일전선부장 김영철과 ‘고위급 회담’을 했지만, 성과는 얻지 못했다. 김정은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회담 직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문에서 “우리의 비핵화 의지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국면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CVID, 신고, 검증 등 강도적 비핵화 요구만 들고나왔다”며 “이는 과거 미(美) 행정부들이 고집하다 전쟁 위험만 증폭시킨 암적 존재”라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해 “북한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며 “비핵화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대북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개된 ‘文-金’ 대화… 金이 정말 ‘1년 내 비핵화’에 동의했을까
 
  볼턴 보좌관은 8월 5일, 북한이 반발한 ‘1년 내 북한 비핵화’에 대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 약속을 했다. 1년 내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따라서 현재 초점은 김정은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1년 내에 비핵화를 끝낸다는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는 논란이 많았지만, 이는 김정은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1년 안에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일 실제 김정은이 ‘1년 내 비핵화’란 파격적인 약속을 했다면, 그토록 ‘평화’를 노래했던 문재인 정권에는 ‘대형 호재’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100일 동안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외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말을 미국에 잘못 전달한 것일까.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하려고 애초부터 없었던 얘기를 가공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볼턴 보좌관이 ‘거짓’을 말한 것일까. 이와 관련, ‘문재인 청와대’는 “그에 대한 정보가 없다.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 간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지 못한다”며 “설령 알아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볼턴 보좌관은 8월 21일과 9월 10일, 이전에 밝힌 것보다 더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이 미국에 전한 김정은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에 따르면 4월 27일, 1차 판문점 회동 당시 김정은은 문 대통령에게 “우리가 2년 이내로 (비핵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더 빨리 비핵화할수록 한국·일본의 원조, 수많은 국가의 해외 투자를 더 빨리 얻을 수 있다”며 “이것들을 1년 이내에 하자”고 제안했고, 김정은은 “그렇게 하자”면서 이를 수용했다.
 
 
  유의미한 성과 없는 문재인과 김정은의 만남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18일 김정은을 만나러 평양에 갔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9월 19일, 소위 ‘평양선언’에 합의했다. 평양선언은 ▲비핵화 ▲군사 ▲경제 ▲이산가족 ▲문화·체육 교류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다. 비핵화 부문의 경우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폐기와 미국의 ‘상응 조치’ 이후 영변 핵시설 폐기를 약속했다. 이미 미국을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생산·보유하고, 이동식 발사대를 운용하는 북한 입장에서 동창리 발사장은 효용이 크지 않은 시설이다.
 
  영변 핵시설도 마찬가지다. 이미 다수의 농축 우라늄 추출 시설과 장비를 가진 북한에 ‘플루토늄 재처리용’인 영변 핵시설은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이다. 더구나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후 관련 협상을 진행하면서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은폐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걸 감안하면, 외부에 공개된 동창리 발사대나 영변 핵시설 폐기는 본질을 호도하는 ‘쇼’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평양선언’ 중 문제가 되는 대목은 군사 분야 합의다. 문 대통령은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을, 김정은은 소위 ‘인민무력상’ 노광철을 통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이하 9·19군사합의)를 작성했다.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고 시작하는 해당 합의서는 우리 군(軍)의 대북 감시·정찰·대비 태세와 한미 연합전력 운용 능력을 무력화(無力化)하는 조치라는 비판을 받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형사소송 대리인으로 활동한 채명성 변호사는 해당 합의에 대해 “국가 안보를 무력화해 대한민국의 ‘계속성’을 침해했다”며 이를 ‘문재인 탄핵 사유’로 꼽았다.
 
 
  북한은 비핵화 안 하는데 미국의 ‘상응 조치’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22~26일, 73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15분 가까이 진행된 유엔 총회 기조연설의 대부분을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데 할애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중략) 또한 비핵화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우선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국제적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나아가서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정신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중략)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습니다.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입니다. (중략)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는 하지 않는 북한은 비판하지 않고, ‘북미 합의정신’을 운운하며 미국의 ‘상응 조치’를 강조했다. 당시 그는 “종전 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며 “설령 (대북) 제재를 완화해도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종전 선언은 문 대통령 말처럼 언제든 번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대북 제재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북한의 종전 선언은 한반도 정세에 예측 불가한 변화를 가져온다. 6·25전쟁을 끝내면, 유엔군사령부는 해체된다. 이후 북한이 남침한다고 해도 국제사회가 이전처럼 개입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남침 규탄과 대북 제재, 유엔군 파병에 관한 결의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중 ‘친북(親北)’인 중국과 러시아 중 한 곳만 ‘반대표’를 던져도 무산될 수밖에 없다. 종전 선언은 북한 입장에선 눈엣가시인 주한미군 철수 주장의 유용한 논거로 악용될 수 있다. 대북 제재 역시 북한의 기만술에 넘어가 비핵화 조치 이전에 해제 또는 완화한다면, 차후 북한이 고강도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 한 재개하기 어렵다.
 
  이처럼 김정은 옹호성 발언을 계속하는 문 대통령을 두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9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2019년 3월 12일,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면서 해당 기사의 제목을 인용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말을 안 듣게 해달라”고 꼬집은 바 있다.
 
 
  문재인의 ‘대북 제재 완화’ 주장 일축한 유럽 정상들
 
2018년 유럽 순방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만나 ‘대북 제재 완화 협조’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유럽 정상들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 이행을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2018년 10월 7일,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 김정은에게 ‘CVID’를 촉구하기 위해 방북했다. 그는 김정은을 만나 북한 핵무기 및 핵시설 관련 목록을 공개하라고 했다. 김정은은 이를 거부하면서 되려 대북 제재 해제와 종전 선언 등 미국의 ‘선(先)보상’을 요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9·19 남북 평양 공동선언에서 밝힌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종전 선언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단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무기 계획 제거도 요구하고, 보유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대를 일부라도 폐기하거나 해외로 반출하면 ‘종전 선언’ 등 북한이 납득할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의 확고한 ‘CVID 원칙’을 확인한,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3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ASEM) 참석차 떠난 유럽 순방에서 유럽 주요국에 대북 제재 해제 또는 완화를 호소했다. 그는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김정은의 입장을 대변하며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각국 정상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부정적이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설득을 사실상 일축하면서 ‘CVID’를 언급했다. 심지어 아셈 51개국 정상은 10월 19일, 김정은의 목줄을 죄는 ▲북핵 CVID 촉구 ▲완전한 대북 제재 이행 약속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외교 노력 등을 의장 성명으로 채택했다. 이처럼 자신의 ‘대북 제재 완화론’이 국제사회에서 거부당했는데도, 문 대통령은 10월 23일 유럽 순방 귀국 후 첫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자화자찬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보증’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조치는 2018년 말까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북한은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언급한 ‘조선반도 비핵화’의 정의를 미국이 ‘북한 비핵화’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그릇된 인식”이라면서 “우리(북한)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의”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한 해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선전했던, ‘김정은식 비핵화’의 방점은 ‘북핵 폐기’가 아닌 ‘한미동맹 해체’와 ‘미국 핵우산 제거’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文, “김정은식 비핵화는 美 CVID 방식과 같아”… 통일부는 “다르다”
 
  2019년 1월 1일, 북한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미북 최고위급 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하면서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위협했다.
 
  비핵화에 대해서는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을 뿐 ‘북한 핵 폐기’ 관련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대신 핵무기의 제조·시험·사용·확산 중단 등 ‘핵 동결’을 할 테니 상응하는 보상을 하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러면서 남한에는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반입을 중단하라’고 강요했다. 교류·협력의 전면 확대 명목을 내세워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 의사를 밝히면서 “외부 세력의 간섭과 개입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무관하게 대북 지원을 빨리 개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며 “이로써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또 김정은이 얘기하는 비핵화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받자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와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얘기하는 CVID 비핵화는 다를 것이라고 의견이 많은데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답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과 달리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은 전날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에 참석해 김정은의 ‘조선반도 비핵화’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북한 비핵화’는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조급해진 문재인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최고위급 회담에서 김정은은 쓸모없는 ‘영변 핵시설’만 내놓고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요구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회담을 결렬시켰다. 사진=뉴시스
  2019년 2월 2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김정은은 ‘영변 원자로’만 폐기할 테니 2016년과 2017년에 연달아 결의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5건을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통해 국내 일각에서는 ‘무용론’을 주장했던 대북 제재가 실은 북한 독재정권의 치명적 약점이란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미 다수의 북한 핵시설 현황을 파악한 상태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비핵화 사기극’을 거부했다. 그는 협상장에서 북한의 비밀 핵시설에 관한 정보를 내놔 김정은을 당황케 했다고 한다. 북한이 없애겠다고 한 쓸모없는 영변 핵시설 아니라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농축 우라늄 관련 시설’에 대한 정보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모든 핵 능력을 되돌릴 수 없도록 폐기하고, 핵무기·미사일·생화학무기를 없애면 북한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소위 ‘빅딜’을 제안했다. ‘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던 김정은은 당연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담은 무산됐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3월 4일, ‘하노이 회담’과 관련해서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와 부분적인 경제 제재 해제가 논의된 사실 자체를 성과로 꼽았다. 특히 그는 “영변 핵시설이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변 핵시설 폐기’와 ‘부분적인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스몰 딜’ 또는 ‘굿 이너프 딜(적당히 괜찮은 거래)’을 제안했다. 4월 1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핵무기를 없애는 빅딜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거부했다. 문 대통령이 대북 보상안으로 제시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서도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한미정상회담 결과 아무런 소득이 없자, 김정은은 4월 1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게 아니라 제정신을 가지고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은 채 “장기간의 핵 위협을 핵으로 종식했다”는 식의 핵 개발·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4월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고 또 ‘김정은 보증’을 섰다. ‘무소득’이란 평가를 받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이번 (한미 정상 간) 회담은 북미 대화의 동력을 되살리는 동맹 간의 전략 대화였다”고 자평했다.
 
 
  北, 미사일 도발 재개… 文, “군사합의 위반 없어”
 
북한 김정은은 2019년 5월부터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는 등 총 14회에 걸쳐 ‘도발’을 감행했다. 이는 명백한 유엔 대북 제재 결의와 ‘9·19군사합의’ 위반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서 “단 한 건의 위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북한의 김정은은 2019년 5월 들어 도발을 재개했다. 5월 4일, 북한은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KN-23) 2발과 300mm 신형 방사포를 발사했다. 18개월 만에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와 “남과 북은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한다”는 ‘9·19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합동참모본부는 처음에는 ‘단거리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40여 분 뒤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로 바꿔 불렀다.
 
  북한은 5월 9일에도 KN-23 2발을 쐈다. 이날 합참은 ‘단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라고 발표했다. ‘문재인 청와대’는 “계속 분석하고 있다”면서 ‘탄도미사일’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탄도미사일로 인정할 경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은 러시아의 이스칸다르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이 맞다. 이 역시 9·19군사합의 위반이다.
 
  북한은 말 폭탄 투하와 미사일 발사를 번갈아가며 계속 강행했다. 김정은은 7월 25일, 우리 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과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면서 KN-23 발사 도발을 직접 지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지목하며 “남조선 당국자(문재인)가 사태 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에 깨닫고 최신 무기 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은 7월 31일과 8월 2일, 6일에도 KN-23을 쐈다. 8월 10일에는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8월 16일에는 전날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확고히 하고 그 위에 평화경제를 시작해 통일로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망발’이라고 깎아내렸다. 이날, 북한의 대남 선전기구인 소위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역시 한미 연합훈련을 언급하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하늘을 보고 크게 웃음)할 노릇”이라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 같은 모욕성 발언을 쏟아냈다. 미사일 도발도 건너뛰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앞서 밝힌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했다. 8월 26일에는 후일 미군이 ‘KN-25’라고 명명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쐈다. 9월 10일에는 그해 들어 10번째 미사일(KN-25) 도발을 강행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9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74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평화’를 53회 언급하면서 “북한은 작년 9·19군사합의 이후 단 한 건의 위반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SLBM까지 갖춘 김정은… 문재인은 NSC 주재도 안 해
 
  이후에도 북한 김정은은 보란 듯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 10월 3일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은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기습적인 핵 타격을 감행할 수 있다. 적이 핵 보복을 하더라도 파괴되지 않고, 재공격을 할 수 있어 전장의 판도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전략무기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를 자처하며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보증’해 시작된 비핵화 협상 기간에 북한은 핵을 은폐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요격이 어려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차례로 확보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조차 주재하지 않았다.
 
  당시 문 대통령의 제일 관심사는 ‘김정은의 답방’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1월 말 부산에서 열릴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이 오기를 바랐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통일부는 탈북 선원 2명을 흉악범죄를 저지른 중대 범죄자라면서 11월 7일에 안대를 씌우고 재갈까지 준비해 판문점에서 강제로 북송시켰다. 11월 15일에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에도 불참했지만, ‘김정은 답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정은은 오히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막일 하루 전인 11월 23일, 9·19군사합의에 따라 완충수역으로 지정된 서해 창린도를 찾아 해안포 사격을 했다. 국방부는 이틀 뒤 북한 매체가 보도한 후 뒤늦게 이를 파악했다. 문 대통령은 9·19군사합의를 위반하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찬물’을 끼얹은 북한 도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북한은 11월 28일에 KN-25를 또 발사했다. 이어 12월 들어서는 폐쇄하기로 약속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전략적 지위 변화’를 가져올 ‘중대한 실험’을 하는 등 문 대통령이 강조한 ‘비핵화 의지’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비핵화 의지 없는데 북한에 ‘선물 보따리’ 내놓은 문재인
 
  2020년 1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 정부 들어 평화가 성큼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에게 답방을 제안하며 “남과 북이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자”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고 있지만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국제평화지대화 ▲접경 지역 협력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연결 ▲스포츠 교류 등 5대 협력사업을 제안했다. ‘비핵화’는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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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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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철    (2020-01-29) 찬성 : 2   반대 : 10
오죽 못났으면 아직도 유엔사(실제는 미군) 허락받아야 DMZ에 들어가냐? 북한은 자기가 자기 생존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나라고 니들은 외세에 얽매어 입만 살어서 벙긋거리는 청개구리들이잔아 니들이 머가 그리 잘났냐? 좀 창피한줄 알거라
  김완석    (2020-01-28) 찬성 : 12   반대 : 1
하여튼 빨간 애덜은 국민 세금 제멋대로 쓰고, 삶은 소대가리보다 못한 대접 받으면서 안보에 대해서는 해 놓은 것 없이...... ㅉㅉㅉㅉㅉㅉ, 빨리 4.15로 탄핵을...
  rhvhfl    (2020-01-27) 찬성 : 8   반대 : 1
정신 나간.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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