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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代史 증언

美中 ‘화웨이 분쟁’에 소환된 ‘상감령 전투’

치열한 고지쟁탈전… 엄청난 희생, 국군 2사단의 승리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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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유엔군)은 백마고지를 빼앗길 것 같으니까, 중공군 전투력을 분산시키면서 저격능선을 확보할 생각에서 전투를 시작한 것이지. 그러나 중공군은 유엔군이 오성산을 빼앗으려 공격하는 것으로 오해했어요”

‌⊙ 중국의 입맛대로 역사 해석… 상감령 전투, 강원도 화천의 ‘破虜湖’ 명칭 변경 요구, 영화 〈안시성〉 항의
⊙ “TNT 15kg 삼각고지 중공군 땅굴 폭파… 100여 명 몰살시켜”(이상옥 당시 소위)
⊙ “수류탄 80발을 차례로 던졌죠. 7부 능선까지 올라오던 중공군들이 와르르 뒤로 밀려나게 되었어요. 간혹 중공군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죠.”(문관혁 당시 소위)
⊙ “지금 가보면 백마고지엔 아름드리 나무가 자랐지만, 저격 능선엔 나무가 없어”
강원도 화천에서 바라본 DMZ 지역의 북한의 오성산과 그 아래 저격능선이 군데군데 구름 그림자로 그늘이 져 장엄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이 최근 6·25전쟁을 언급하며 미국과의 항쟁의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영방송 CCTV를 통해 6·25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를 미화한 다큐멘터리 〈빙혈(冰血) 장진호〉, 철의 삼각고지 전투를 다룬 영화 〈상감령(上甘嶺)〉 등을 방영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상감령 전투가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 즉 6·25를 승리로 이끈 전투라고 자화자찬해왔다.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이런 말을 했다.
 
  “내년에 우수한 인재들이 배출되면 그들을 이끌고 상감령으로 진격할 수 있을 것이다.”(지난 5월 26일 CCTV 대담)
 
중국 영화 〈상감령〉 포스터. 중국에서 1956년 제작된 영화다.
  미·중 간 화웨이 분쟁에 상감령이 소환되는 게 우리나라로선 불쾌하다. 또 얼마 전 중국은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의미가 담긴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호수 ‘파로호(破虜湖)’의 명칭 변경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파로호는 6·25 당시 중공군에 승전한 것을 기념해 이승만 대통령이 지은 이름이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주중대사 시절 이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파로호 외에도 영화 〈안시성〉을 두고 중국 측이 “우리 영웅(당 태종)을 비하한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구려 장군 양만춘이 당 태종을 물리친 전투를 담은 영화가 불편했던 것이다.
 
  상감령 전투와 파로호, 영화 〈안시성〉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자기 입맛대로 역사 해석이 드세다. 우리 민족의 승전기록까지 바꾸겠다고 달려들지도 모르겠다.
 
  기자는 휴전을 한 해 앞둔 1952년 10월에서 11월 사이 벌어진 치열한 고지쟁탈전인 상감령 전투의 흔적을 더듬어보았다.
 
  우리 전사(戰史)에서는 1952년 10월 14일부터 11월 24일까지 42일간 철의 삼각지대(철원-김화-평강)에서 일어난 전투를 ‘저격능선’ ‘삼각고지 전투’라고 명명한다. 반면 중국은 저격능선과 삼각고지 사이에 있던 고개 이름을 따와 상감령 전투라고 부른다. 상감령 밑에 하감령이라는 고개도 있다.
 
 
  상감령 전투, 저격능선 전투, 삼각고지 전투…
 
이상옥 예비역 중령.
  먼저 우리 국군이 상감령이란 재 이름 대신 저격능선이라 부르게 된 것은 1951년 10월부터라고 한다. 당시 미 제25사단은 김화 지역에 진출하여 중공군 제26사단과 대치하고 있었다. 이 능선에 자리 잡은 중공군이 미군 병사를 그야말로 ‘저격’해 피해가 상당했다. 미군은 그 고지를 ‘스나이퍼 리지(Sniper Ridge)’라 부르며 치를 떨었다. 저격능선은 민통선 내 철원군 북방의 근동면 하소리에 위치한 매봉 위쪽의 ‘A고지’와 그 오른쪽의 ‘돌바위고지’, 그리고 북쪽의 ‘Y고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반면 삼각고지는 저격능선 바로 왼쪽의 해발 598m 능선을 말한다.
 
  기자가 만난 이상옥(李相玉) 예비역 중령은 삼각고지 전투에 참전했다. 1931년생인 그는 경남 의령이 고향이다. 유년 시절 일본에서 자랐고, 경남 진주의 진주중을 졸업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입대해 국군 제8사단에서 복무하다 6·25가 한창인 1952년 육군보병학교 갑종장교 25기로 임관했다.
 
  소위 임관은 그해 8월 26일. 두 달도 채 안 돼 이른바 삼각고지 전투, 혹은 상감령 전투에 참전했다.
 
 
  ‘42일간의 전투’
 
삼각고지 전투에서 발생한 부상병을 호송하는 모습이다. 사진=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제공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펴낸 《6·25전쟁사》에는 ‘42일간의 싸움’으로 기록돼 있다. ‘42일간 미 제9사단 소속의 국군 제2사단과 미 제7사단이 김화 북방 7km 지점에 위치한 저격능선과 삼각고지에서 중공군 제15군단과 공방전을 벌인 전투’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햇병아리 이상옥 소위는 6·25전쟁 중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전투에 첫 지휘관으로 참전한 셈이다.
 
  이 소위의 증언을 본격적으로 듣기에 앞서 국군 제2사단의 위치를 더듬어볼 필요가 있다.
 
  2사단은 하감령(상감령 아래)에서 동북쪽으로 하소리에 이르는 주(主)저항선에서 오성산(해발 1062m)을 확보하고 있던 중공군 제15군단의 제45사단과 대치 중이었다. 또 2사단의 왼쪽에는 미 제7사단이 철원평야 동쪽에서 김화 북쪽 하감령에 이르는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무렵 중공군 제45사단은 오성산에서 김화로 뻗어 내린 능선상의 고지군에 전초진지를 설치하고 있었다. 당시 중공군의 전초진지는 국군 2사단과 미 7사단의 전초와 불과 200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특이점이라면 중공군이 엄청난 지하갱도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땅굴’을 말한다. 중공군과 북한 인민군은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250여km에 걸쳐 땅굴을 거점으로 한 지하진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하나의 진지는 20~30km의 종심(縱深)을 가진 거대한 거미집과 같았다고 한다.
 
중공군과 북한 인민군은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250여km에 걸쳐 땅굴을 거점으로 한 지하진지를 구축했다. 사진은 중공군의 땅굴도서관.
  1952년 10월 14일 국군 제2사단 31연대 2대대 5중대 2소대장으로 삼각고지 전투에 참전한 이상옥씨의 회고다.
 
  “갑종장교 25기 발령을 받고 31연대에 신임 소위 12명이 갔어요. 나도 12명 중 한 명이었어. 2사단에서는 우리를 바로 전쟁터로 보내지 않았어. 왜냐? 배치하면 바로 죽으니까. 사단장이 목숨을 아끼려고(지켜주려고) 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당시 2사단장은 정일권(丁一權)이었다. 훗날 국무총리(1964~1970)와 국회의장(1973~1978)을 역임했다.
 
  “정일권 장군은 신임 소위들에게 낮에는 국군 진지를 둘러보고 오라고 시켰어. 그러고 나서 소감을 물었고, 우리는 보병학교 전술학 시간에 배운 대로 이야기했지. 정 장군은 이야기를 듣고서 ‘(내일) 너희가 가서 고쳐주고 오라’고 지시했어요.
 
  그러나 전시상황이 급해지니까 배치하더군. 철원평야를 가본 적이 있나요? 철원평야가 무지 넓어요. 김일성이 중공군에게 철원 땅만은 지켜달라고 부탁했을 만큼 곡창지대야. 북한에 그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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