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美北정상회담 그 후

미국 국내정치 측면에서 본 美北정상회담

트럼프·김정은의 정치 戰利品으로 전락한 북한 非核化

글 :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평화 포럼 이사장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김정은, “핵무력을 완성했으니 이제부터 경제발전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은 2018년 중간선거와 2020년 재선이라는 정치적 미래를 보장하는 열쇠”(글렌 후쿠시마)
⊙ “영구적인 CVID에 반드시 합의하고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들을 모두 폐기해야”(밥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

장성민
1963년 출생.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강대 대학원 정치외교학 석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북한정치연구 수료 / 16대 국회의원·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역임. 현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 저서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 기로에 선 한반도 운명과 미중패권 충돌》 《전쟁과 평화: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은 중간선거와 대선 승리를 위해 김정은과 흥정을 했다. 사진=뉴시스
  2018년 6월 12일 전 세계인들의 눈길은 싱가포르로 집중되었다. 왜 그랬을까? 이곳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사상 첫 미북정상회담이 열렸기 때문이다. 전 세계 언론들은 수퍼 초강대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적 빈국이지만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의 김정은 간의 정상회담을 ‘세기적 회담’으로 불렀다.
 
  도대체 무엇이 트럼프-김정은 두 정상회담에 세기적 역사성을 부여하도록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북한의 핵무기 때문이다. 전 세계인들이 미북정상회담에 시선을 집중시켰던 이유도 바로 북한의 핵무기가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은둔의 왕국’인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첫 외출이라는 점에서도 세계인들의 호기심은 대단했다.
 
  지난 70년 동안 북한과 미국은 적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리고 이 두 나라는 서로 전쟁을 했던 전쟁 당사국이며, 정전협정의 주체국이다. 또한 이들 두 나라는 각각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신정적(神政的) 왕조체제의 기반 위에 세워진 국가라는 점에서 정치체제도 대단히 이질적이다. 여기에 말과 언어는 물론이고 문화와 법, 제도와 사상, 종교와 가치, 토양 그리고 곡물과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인종과 민족적 기질까지도 완전히 서로 다른 이질적인 나라이다. 철저한 개인의 자유 위에 세워진 개인주의 국가 미국과 절대독재자 한 사람의 자유 위에 세워진 전체주의 왕조국가 북한은 서로 융합할 수 있는 공통점이 단 한 가지도 없는 나라이다. 철저한 순수 백두혈통의 단일민족적 순혈주의 민족성을 강조해 온 북한과 전 세계 모든 인종들의 이민을 통해 세워진 다인종 연합국가인 미국 사이에 서로 같은 점은 찾아볼 수 없다.
 
 
  정치적 魔物이 된 핵무기
 
  그런데 이렇게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나라의 정상을 한자리로 불러들여 앉게 한 그 마력(魔力)은 무엇일까? 그것 또한 역시 북한의 핵무기이다.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이전까지 트럼프로부터 분노와 화염의 표적이었던 북한 핵무기는 이제 70년 동안 쌓여 왔던 미·북 양국 간의 증오와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는 외교적 요술방망이로 둔갑하고 있고, 김정은을 화려한 국제무대로 등장시키는 외교적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미·북 두 정상으로 하여금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전 세계 앞에 현실정치의 리얼리티 쇼를 펼치도록 만든 세계정치의 중심 주제가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갖는 역설적 기능은 이미 군사적 위협과 위력을 넘어섰다. 그것은 미·북 간의 적대적 관계를 정상적 관계로 돌려놓을지도 모르는 외교적 괴물로 등장했고,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떠올랐다. 김정은은 김정은대로 국내 정치에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고, 트럼프 역시 헤어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국내정치의 난제들이 그의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두 지도자에게 북한 핵문제는 내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국내정치적 골칫거리들을 덮고 가릴 수 있는 좋은 호재이자 기회인 것이다.
 
  그럼 어떻게 북한의 핵무기가 이런 엄청난 괴력(怪力)을 가진 새로운 성물(聖物)이 되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판매할 수 있는 예측불가능하고 비정상적 불량국가인 북한의 손에 핵무기가 들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북한이라는 불량국가는 실제로 자신들의 핵무기를 군사적 공격수단으로 삼겠다고 호언해 왔고, 미국을 공격대상으로 지목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이라는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인 국가가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보유한 핵무기를 반미(反美) 테러주의자들에게 판매하고 이 핵무기가 반미 테러활동에 사용된다고 가정해 본다면 북한의 핵무기 생산은 곧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 각국들에는 재앙의 태풍이 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전 세계 인류에게 재앙의 씨앗이자, 제3차 세계대전의 불씨이며, 인류 평화의 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전 세계가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 이목을 집중시킨 결정적 요인이 바로 북한 핵무기가 갖고 있는 ‘인류 파괴적 폭발성’ 때문인 것이다.
 
  북한은 이런 핵무기의 위력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북한은 지금까지 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모든 국가적 능력을 총동원하여 투입해 왔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군사적 목적 이전에 정치적 결단의 산물인 것이다. 북한에 핵무기는 국가 대전략의 중추 신경이자 체제의 심장이다. 아니, 체제 그 자체이자 국가의 본체인 것이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되는 날…
 
  이런 점에서 북한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총체적 에너지를 이 핵무기 개발에 총력 투자해 왔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국민이 굶어 쓰러지고 죽어 간 고난의 행군 속에서도 북한이라는 나라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핵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총집결해 왔으며, 오직 그날, 바로 그 핵무기를 완성하는 그날을 위해서 북한은 모든 외교적 수모와 경제적 고통을 참아 왔다. 그러는 가운데 북한은 오로지 핵개발 완성이라는 그 고지만 점령하면 자신들이 겪고 있는 그 모든 어려움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정치적 확신과 꿈을 키워 왔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은 정치적 결단을 통해 핵개발을 완성하고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받게 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다음과 같은 점을 기대할 수 있다고 여겨 왔다.
 
  첫째,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받아 왔던 체제위협을 종식시키고 완전한 체제보장을 받을 수 있다.
 
  둘째,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셋째, 정치적 주체와 김일성 사상을 완성하는 자립국가로 발전할 수 있다.
 
  넷째, 외부적 위협으로부터 자위적 수단을 갖춘 군사적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다섯째, 외교적 고립으로부터 탈피하여 전방위적으로 다국적 신외교항로를 개척할 수 있다.
 
  여섯째, 북한에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
 
  일곱째, 남북한 간의 군사적 적대 체제인 정전(停戰)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켜 한반도를 주변 강대국들의 분할 영향권으로부터 북한의 지배적 영향권으로 돌려놓아 북한 중심의 통일국가를 이룩할 수 있다.
 
  여덟째, 이 핵무기 하나를 통해서 그들이 필요한 모든 경제적 자본과 원조, 투자 및 기술과 에너지까지도 일거에 확보하여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은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핵무기 보유를 북한체제 유지의 최후 수단이자 보검(寶劍)으로 부른다. 헌법에 핵보유를 명기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처럼 북한에 핵개발 완성의 의미는 3대에 걸쳐 꿈꿔 온 김씨 왕조체제의 꿈의 실현이요, 북한이라는 한 국가목표의 완성이자, 강성대국의 꿈이 현실로 나타나는 힘(Power)의 완결체이며, 국제사회에서 강대국가로 예우 받는 국가존엄과 위신의 상징인 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에 핵개발 완성은 북한의 존재 이유 그 자체이자 “조선이 없는 지구는 필요가 없다”는 자신들의 말처럼 북한을 지구의 중심에 세워 놓는 국가의 핵심 기둥인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얼마나 알고 있나
 
정변으로 비참하게 죽은 리비아의 카다피.
  여기서 우리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왜 핵무기를, 그 개발에 그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하여 지금의 탈진상태에 이를 만큼 처참한 체제위기를 감내하면서까지 끝내 참고 얻어 내야만 하는 ‘열망의 알파이자 오메가’로 인식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는 왜 북한이 핵개발을 완성한 바로 그날을 국가적 대축제일로 경축하면서 밤낮없이 불꽃놀이 축제로 열광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북한이 왜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했는지 그 이유를 다시 분석해 봐야 한다.
 
  북한은 그동안 핵을 개발한 나라들이 중간에 핵을 포기한 후 어떤 비극적 사태를 맞았는지도 잘 보아 왔다. 특히 리비아의 경우, 선 핵포기 이후 경제적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곧장 미국과의 연락사무소 설치에 돌입하고 수교관계를 맺은 뒤 얼마 되지 않아 독재자 카다피 정권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비참한 종말을 맞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이런 북한이 지금에 이르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와 번영’이라는 화두를 들고 나와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자 전 세계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를 한 편의 대하드라마처럼 지켜보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나라 북한과 70년 동안이나 총부리를 마주하며 적대관계를 유지해 오면서도 ‘이상한 나라’ 북한을 제대로 연구하지도 분석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또 하나의 이상한 나라’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북한이 수십 년에 걸쳐 국가적 목표로 삼고 그 모든 것을 걸고 이룩했던 괴력의 핵무기를 이제 와서 협상테이블에 ‘흥정의 매물’로 내놓은 그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알고 있을까? 핵개발을 완성한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핵무력을 완성했으니 이제부터 경제발전에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북한의 관심을 핵개발로부터 경제발전 쪽으로 이동시킨 그 배경이 무엇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파악하고 있을까? 김정은이 주장한 ‘한반도 비핵화’의 실체를 트럼프 대통령은 도대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미국의 핵공포
 
  지구상에서 핵무기를 갖고 전쟁을 치렀던 유일한 나라는 미국뿐이었다. 인류가 전쟁을 통해 핵무기의 위협과 위력을 알게 된 것도 미국의 핵무기 사용으로부터였다. 미국은 2차 대전 중에 지금의 동맹국 일본과의 전쟁을 종결짓기 위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두 발의 핵폭탄을 투하했다. 그리고 미국의 희망대로 일본은 항복했고 전쟁은 조기 종결되었다.
 
  미국이 일본의 영토에 핵무기를 투하한 그 시간은 핵무기의 위협이 얼마나 가공할 만한 공포의 무기인지, 얼마나 순식간에 인류를 절멸시킬 수 있는 대량살상의 두려운 무기인지를 전 인류에게 인식시킨 처음이자 유일한 순간이었다. 그런 이후 전 세계는 핵무기 사용 그 자체를 두려워했고, 핵무기는 일명 사용될 수 없는 방어무기(unused weapons) 혹은 억지(deterrence)의 무기로 통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 공포의 가공할 무기를 실제 군사적 공격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호언하는 나라가 등장했다. 그것도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핵강국인 미국을 핵공격의 목표로 외치면서 전 미국인들을 서서히 핵공포의 불안 속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 나라가 출현한 것이다. 이런 간 큰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해 본 적이 있는 미국이야말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핵위협을 가장 잘 아는 나라이며,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핵공포 또한 크게 갖고 있는 나라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미국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건드리기 시작했고, 그 부분이 바로 미국을 핵공격한다는 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언제든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버튼이 집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떠들자, 자신은 더 큰 핵버튼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을 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김정은은 ‘화염과 분노’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체제붕괴까지 가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김정은의 참수작전에서부터 체제붕괴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은 항상 자신의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할아버지 김일성의 유훈 정치, 영정 사진을 갖고 통치를 해 온 김정은은 누구보다도 미국을 잘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전쟁 기간 동안 미국의 폭격으로 초토화되었던 북한의 찢어진 산하의 역사를 통해 미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미국을 향한 김정은의 정치적 핵 불장난으로 한반도는 새로운 핵전쟁의 늪지대로 점점 빨려 들고 있었다. 재일본 조총련신문인 《조선신보》가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교전상태에 있는 핵보유국 수뇌들의 만남’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만 봐도 북한의 대미(對美) 핵 불장난의 속내가 어떤 것인지 잘 드러난다.
 
  북한의 김정은이 미국을 핵공격한다고 떠들던 그 시점에 미국의 매티스 국방장관은 매우 심각한 대북 선제공격론을 암시했다. 그리고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론을 뒷받침할 경고성 증거로서 한국전쟁을 다룬 시어도어 페렌바크의 저서 《이런 전쟁(This Kind of War)》을 읽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각군 참모총장들에게도 읽어 볼 것을 세 번이나 권면했다.
 
  실제로 매티스 장관은 던포드 합참의장과 함께 각 군 참모총장과 주요 사령관들에게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 가능성을 대비해 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으며, 지난 2월 2일 국방부의 핵 태세 검토(NPR)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본토와 이익, 그리고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모든 힘을 방어에만 할애하지 않는다”고 강조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던포드 합참의장과 함께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차례에 걸쳐 대북 군사옵션에 대해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미국 간에는 일촉즉발의 핵전쟁이 촉발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로 둔갑한 ‘북한 비핵화’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북한은 원래 핵무기 개발을 완성하면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왔다는 점이다. 심지어 남한 경제를 통째로 인질로 잡을 수도 있고, 일본 열도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 수 있으며, 자신의 체제 보장은 물론 북한에 위협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 주일미군까지도 한반도와 일본으로부터 모두 철수시킬 수 있다고 자신해 왔다. 그러니까 북한은 핵무기 하나만 가져도 자신들의 모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정치적 결단으로 이룩한 정치적 주권국가의 완성물인 것이다.
 
  그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곧 정치적 주권을 포기하는 일이고, 체제유지의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며, 북한이라는 국가 그 자체를 버리는 일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 비핵화는 곧 체제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은 현재 입장에서 어떤 국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서서 경제적 부국을 완성하는 길일까, 아니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으면 핵을 포기하지 않은 채 군사적 강국과 경제적 부국을 동시에 이룩하는 길일까. 이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그런 북한이 지금 미국을 상대로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자 트럼프는 여기에 흥분하고 들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스스로 ‘북한의 비핵화’라는 말보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정상회담은 외형과 형식에서는 성공한 회담이었을지 모르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라는 실질적, 내용적 측면에서는 실패한 회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본질에 집중하기보다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세기적 만남이라는 포토섹션에 더 집착한 나머지 정작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북한 비핵화의 핵심사항인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원칙이 빠져 버렸다.
 
  이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CVID는 오늘 주제의 핵심이 아니었다. 시간이 없어서 그 단어는 공동성명에 담을 수 없었으며, 완전한 비핵화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핵무기는 한 번에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기존 입장을 전면 뒤집어 버렸다.
 
  정상회담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CVID가 핵심이고, 김정은이 이러한 자신의 입장과 다를 때는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서 곧바로 회담장 문을 박차고 나올 것이며, 어떤 경우든 더 이상 북한에 속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해 왔다. 그리고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절대로 시간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바라는 단계적 접근방식보다는 원샷으로 해결하는 일괄타결 방식을 적용하여 가능한 한 북한 핵무기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서는 기존의 입장으로부터 전면 후퇴한 것이다. 대신에 북한의 입장을 전폭 수용해서 그가 왜 무엇 때문에 정상회담장에 나갔는지에 대한 깊은 의문까지 남겼다.
 
 
  북한, CVID 거부의사 밝혀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김정은과의 사진 한 장이 더욱 흥미로웠던 것일까? 《협상의 기술》이란 책을 쓴 저자로서 트럼프의 협상력에 대한 모든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졌으며 그에게는 이제 ‘허풍의 기술’만이 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평화와 인류를 위협한 북한 핵개발에 대한 미국 매파들의 기세는 온순한 집비둘기로 돌변해 버렸다.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여 핵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대한 전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는 맥 빠진 협상으로 인해 차갑게 식어 버렸다.
 
  어떤 경우에도 CVID 문제는 절대 관철시키겠다는 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은 회담 후 어디로 증발했는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선 핵포기, 후 경제지원’이라는 리비아식 모델을 북한 비핵화에 적용할 것을 강조해 왔던 존 볼턴 안보보좌관의 입은 회담 내내 열리지 않았고 끝까지 닫혀 있었다.
 
  CVID 원칙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우리를 더욱 놀라게 만든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6월 13일자 보도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목표에 대해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조미(미북)수뇌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부정하고 왜소화시키는 정보조작, 여론유도에 불과했다”고 주장하면서 “어느 일방의 굴종에 다른 일방이 보상을 주는 거래방식은 서로 핵무기를 겨누고 싸우는 두 나라 사이에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CVID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CVID에 대한 트럼프의 압박은 한풀 꺾인 반면에 이에 대한 북한의 거부는 더욱 강화된 느낌이다.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모든 것을 달성한 승자로 보였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완패자로 보였다. 김정은은 디테일에 강했고 트럼프의 속내를 정확히 읽고 있었다. 트럼프의 마음을 김정은 자신의 의중대로 끌고 다니기 위해서 트럼프를 철저히 연구한 흔적들이 역력히 드러났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거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1일 북한 김영철과 만나 김정일의 친서를 받았다. 사진=뉴시스
  김정은이 트럼프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가 안고 있는 국내정치의 난제들 즉, 러시아 스캔들, 뮬러 특검일정, 섹스 스캔들, 노벨 평화상,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비롯해서 2020년 대통령 재선 일정까지의 모든 국내정치의 어려움들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바로 북한의 비핵화 협상 스케줄에 담겨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가 바로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이라는 점을 충분히 숙지했을 것이며, 이에 맞춰 미북 핵협상을 진행시켜 나가면 그때마다 맞닥뜨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난제들을 모두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핵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없고 디테일에 약한 트럼프를 깊숙이 파고들어 그가 좋아하는 ‘칭찬과 띄워주기’를 통해 북한과의 핵협상이 그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겨 주게 될 것이라며 그의 심리적 분위기를 고양시켰을 것이고,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맞춰 그에게 경제적 이득을 주는 방식으로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미군철수 문제를 설득해 들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다가올 11월 중간선거 바로 직전 타임에 북핵문제의 중요한 진전을 이루는 상황을 전 세계에 발표하고 이러한 기획행사의 장소로 백악관을 정하여 김정은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서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백악관에서 갖는다면 트럼프 공화당은 11월 중간선거에 압승할 수 있을 것이란 설득도 전개했을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김정은은 미국의 대선이 있는 2020년을 맞아 김정은이 직접 비핵화 완결을 짓고 제3차 혹은 제4차 미북정상회담을 백악관에서 개최하여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며 이를 트럼프 정부의 외교적 업적으로 선전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당선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집요하게 설득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카드를 통해 평생의 숙원인 주한미군 철수라는 북한의 대남전략과 미국에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주의로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 간의 공감대를 확대해 나갔을 것이다. 이때 만일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면서 미국의 많은 경제적 손실을 주고 있는 주한미군의 감군 혹은 철수까지를 발표한다면 미국 내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다시 열광할 것이고 이것은 곧 트럼프 대선을 보장하는 결정요인이 될지도 모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완결시기로 제시한 시점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2020년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자신들의 핵협상 스케줄을 트럼프의 정치적 스케줄에 맞춰서 그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 주겠다는 설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린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런 김정은의 유혹에 빠진 트럼프는 미북정상회담의 정치적 유용성을 절감하게 되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평양에 갈 수도 있고 김정은이 백악관에 올 수도 있으며 김정은을 자신의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로 초청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도 하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찍이 미북정상회담을 자신의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5월 24일 김 위원장에게 미북정상회담 취소 서한을 보내 세상을 놀라게 했다가 다시 8일 만에 김정은으로부터 친서 답장을 받는 형식으로 회담 재개를 선언하여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친서를 가져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차량까지 배웅한 뒤 “빅딜은 하나의 과정”이며 “6월 12일은 과정의 시작”이라고 말하면서 김 위원장의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 “더 이상 ‘최대 압박’이란 말을 사용하길 원치 않는다”며 자신의 대표적 대북정책을 스스로 철회하는 듯한 달라진 태도를 취했다.
 
  이에 대해서 미국진보연구소의 글렌 후쿠시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은 2018년 중간선거와 2020년 재선 승리라는 정치적 미래를 보장하는 열쇠”라며 “트럼프는 외교정책을 뮬러 특검의 러시아 공모 의혹과 후속 사법방해 수사로부터 관심을 돌리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국내적으로 뮬러 특검의 칼날이 다가올수록 북한 핵문제를 크게 외쳤다.
 
 
  미국 의회의 협조 방안 강구해야
 
  북한의 비핵화가 그 본질을 망각한 채 미북정상회담이라는 정치쇼의 재료로만 등장할 때 우리의 운명은 심각한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 우리의 운명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비핵화 정치놀음에 내몰리는 상황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김정은을 틀림없이 초청하여 여러 차례 만나겠다”고 말하는 그 순간부터 북핵문제는 이미 트럼프의 리얼리티 정치쇼의 소재로 전락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럴수록 우리는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문제가 되었던 협상의 허술함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첫째, ‘한반도의 비핵화’란 말을 반드시 ‘북한의 비핵화’란 말로 돌려놓고, 차후에 열릴 미북정상회담에서는 반드시 CVID라는 원칙이 명문화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더 이상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비핵화 정치놀음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북한으로 하여금 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을 앞당겨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요구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과거의 핵과 현재의 핵 그리고 미래의 핵 가운데 모두를 비핵화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미래의 핵만 비핵화하겠다는 것인지 비핵화의 대상과 범위를 분명히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이 언제쯤 핵시설과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폐기, 반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시기도 명확히 공표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의 본질은 남겨 둔 채, 이를 자신의 국내정치적 문제에 활용코자 한다면, 우리는 미국의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협의하여 보다 구체적인 비핵화조치를 취해 나가도록 그들과 공조체제를 맺어야 한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도출한 미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은 반드시 미 의회에 제출해야 하고 미 의회의 승인을 받게 되어 있다. 그동안 미국 의회는 북핵 협상의 뼈대라 할 수 있는 CVID 원칙을 강조해 왔다. 트럼프는 이번 미북정상회담 합의문에 CVID의 원칙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는 미 의회가 미·북 정상 간의 공동합의에 신뢰를 보낼 수 없는 요인이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한미 군사훈련에서 전략자산들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에 관해 언급했다.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美 의회, 벌써부터 트럼프 견제 시작
 
밥 메넨데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실제적인 북핵 제거가 아니라 이를 자신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삼고 국정운영의 난제들을 덮는 소재로 활용하여 작게는 러시아 스캔들을 극복하고 나아가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2020년에 있게 될 대통령 선거에 재선 성공을 도모하는 측면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바로 이 점을 북한은 정확히 파고들었고 지금까지는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대통령이 가고 싶은 대로만 갈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삼권분립이 확실한 미국에서 실질적인 힘은 대통령에게 있기보다는 의회에 집중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류를 종말에 이르게 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갖고 마냥 정치적 리얼리티쇼 무대의 재료로만 활용할 수 없는 것도 바로 의회 때문이다.
 
  의회 중에서도 외교위원회는 트럼프의 북핵 협상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장치이다. 특히 차기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밥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는 트럼프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이다. 그는 최근 북한 비핵화와 관련하여 다음 사항들을 요구했다.
 
  첫째, 영구적인 CVID에 반드시 합의할 것.
 
  둘째, 북한의 모든 화학, 생물학 무기를 포함해서 일체의 대량살상 무기들을 모두 폐기할 것.
 
  셋째, 군사적 목적의 우라늄 및 플루토늄의 생산, 농축을 중단할 것.
 
  넷째, 핵실험장과 연구 및 농축시설 등 핵무기 기반시설 등은 영구적으로 해체할 것.
 
  다섯째, 탄도미사일을 해체할 것.
 
  그는 이상의 조건들을 대북제재를 해제할 ‘절대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이 미 의회 외교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한 트럼프식 북한 비핵화는 절대로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다. 그리고 미 의회에서의 북핵 합의에 대한 검증은 매우 까다롭고 철저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쉽사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상원 지도부는 “핵은 물론이고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까지도 폐기해야 하며, 검증 전에는 그 어떤 대북 제재도 해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또한 존 코닌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도 “의회가 다른 무엇보다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선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 해제도 트럼프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할 수 없는 일이고 반드시 의회가 통과시킨 대북제재 법률 등의 개정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트럼프는 이미 북한이 자신들의 핵협상 스케줄에 맞춰 계획한 트럼프의 정치적 스케줄이란 늪지대에 점점 빨려 들고 있다. 트럼프가 헤어나기 힘든 것은 북한이 제시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정치적 유혹이다. 지금 독재자 김정은에게 압도당한 한국의 6·13 지방선거의 결과와 높은 대통령의 지지율은 트럼프가 얻고 싶은 최고의 정치적 목표일 것이다. 젊은 독재자 김정은은 지금 핵무기 하나로 한국의 선거정국을 들썩이게 했고, 이제 미국의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시험단계에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 한반도 비핵화란 이름하에 한국의 안보와 운명은 허허벌판으로 내몰리고 있다. 북한 핵무기의 본질은 자취를 감추고 평화라는 이름하에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치 노리개로 전락해 가고 있다.⊙
조회 : 8011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201812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