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군 도입 활성화해야… 미국 16%, 영국 8.1%, 프랑스 13%, 우리나라 4.3%
⊙ 합동성 강화하려면 합참의장 ‘3軍 순번제’ 법제화해야
⊙ 3군 사관학교 통합은 합동성 강화에 도움 안 돼
尹淵
⊙ 1948년생. 해군사관학교 25기 졸업.
⊙ 기뢰부설함(풍도함) 함장, 초계함(포항함) 함장, 호위함(전남함) 함장, 제51대잠(對潛) 전대장,
제2전투전단장, 1함대사령관, 해군 전투발전단장, 기획관리참모부장, 해군작전사령관,
해군사관학교장,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 역임.
⊙ 現 STX조선해양 사외이사,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 합동성 강화하려면 합참의장 ‘3軍 순번제’ 법제화해야
⊙ 3군 사관학교 통합은 합동성 강화에 도움 안 돼
尹淵
⊙ 1948년생. 해군사관학교 25기 졸업.
⊙ 기뢰부설함(풍도함) 함장, 초계함(포항함) 함장, 호위함(전남함) 함장, 제51대잠(對潛) 전대장,
제2전투전단장, 1함대사령관, 해군 전투발전단장, 기획관리참모부장, 해군작전사령관,
해군사관학교장,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 역임.
⊙ 現 STX조선해양 사외이사,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은 우리 안보에 큰 경종(警鐘)을 울린 사건이었다. 이런 식으로는 북한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자성(自省)과 함께 안보의 일대 혁신을 요구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천안함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문제점으로 지적된 군(軍)의 보고 지연, 초동조치 미흡, 군의 음주문화 등에 실망했다. 대통령도 군의 매너리즘을 질타했다. 군 기강의 핵심은 장교들의 솔선수범에 있다. 특히 고급간부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하듯, 유능한 장교를 진급시키고 보직을 적재적소(適材適所)에 해야 군 개혁을 주도할 수 있다. 로마군대가 수백 년 동안 최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기반은 법과 규정을 엄정하게 시행한 결과였다. 인기영합, 온정주의 지휘풍토를 배격하고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불필요한 군 행정업무, 무기명 탄원서로 인한 조사 관행도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
병역의무를 위한 인센티브로 ‘군 복무 가산제도’를 부활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할 과제다. 공무원과 회사 채용시험 때에도 각종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는데, 하물며 군 병역의무를 필한 대한민국 남성에게 군필 자격증은 그 어느 자격증보다 고귀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
군 복무 가산점이 여성의 평등권을 저해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미국 등 선진 여러 나라에서도 이 같은 제대군인 우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군 복무성과 평가 제도’를 도입해 전역 이후 기업체 취업을 할 때 반영한다면 보다 능동적인 근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여군비율 美軍의 3분의 1 수준
노무현 정부는 ‘국방개혁 2020’ 추진에 따라 2016년까지 병(兵) 복무기간을 육군과 해병대는 24개월에서 18개월, 해군은 26개월에서 20개월, 공군은 27개월에서 21개월로 단축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2008년 1월부터 단축을 개시했다. 현재 입대자 기준 21개월로 단축됐고, 계속 진행 중이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사건에서 보았듯,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병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병력자원의 부족과 전투 숙련병 확보 차원에서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병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전투력 저하 방지를 위해 유급 지원병제를 추진하고 있으나, 경제 여건으로 국방비 증액이 계획대로 실행되지 못해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 복무기간 단축은 상대적으로 복무기간이 긴 장교나 부사관 등 군 간부 획득에도 큰 어려움을 초래했다. 학군장교는 28개월, 학사장교는 36개월을 복무함에 따라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18개월로 끝나는 병사 복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사장교의 경우, 2009년 지원율은 0.7대1로 나타났다. 또한 현 계획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육군 병보다 복무기간이 긴 해군(+2개월)과 공군(+3개월)은 병력획득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육군의 전차병, 해·공군의 전문직별 병에게 단축된 복무기간 18개월은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이다. 숙련병들은 신병훈련소 교육기간, 특기별 후반기 교육기간과 자대에 배치돼 기본임무에 숙달되는 기간까지 모두 1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들 숙련병이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해군은 일본과 같이 단순직무를 수행하는 수병(水兵)을 없애고 전문 부사관을 운영하면 제일 좋겠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이 또한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현재 군 복무기간 조정을 추진 중이다. 24개월 환원안, 21개월 동결안, 18개월 단축연기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야당과 좌파성향 시민단체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으로 타협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인 것이다.
장병 복무기간 환원과 연계해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 장교와 부사관에 대한 여군(女軍)도입 활성화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1.15명밖에 안돼 세계 최저수준이다. 남성의 입대자원이 점점 줄어들어 군 복무기간을 늘려야 하는 현실에서 여군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선진국의 여군비율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여성 군 진출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여군비율은 16%, 영국은 8.1%, 프랑스 1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장교가 4.3%, 부사관은 2.9%로서 총인원도 550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전은 몸으로 부딪쳐서 싸우기보다 정밀기계, 컴퓨터, 첨단 IT 등의 기술로 싸운다. 따라서 여성의 섬세한 능력은 전투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정훈, 경리, 보급, 정보, 심리전, 의무 등 비전투 분야에서 여성들은 얼마든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군대는 남자만 가는 곳이 아니며, 전투는 남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해사교장 시절, 여자 생도들이 남자 생도들과 똑같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국방부가 숙명여대를 여성 ROTC 최초 시범대학으로 선정, 올해부터 여성 ROTC 후보생 30명을 선발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군 전투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합동성 강화하려면, 합참의장 ‘3軍 순번제’ 법제화하라
합동성(Jointness)의 정의는 “미래전쟁에 부합된 합동개념을 발전시키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군사력을 건설해 각 군의 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 발휘하게 함으로써 ‘승수효과(Synergy)’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합동성이 중요시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있다. 우선 전장공간이 네트워크(Network)화된 다차원의 비선형 전장이며, 전쟁방식도 네트워크 중심전(NCW), 효과 중심전(EBO), 복합전(Hybrid Warfare)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戰時)작전권 전환에 따른 독자적 전쟁기획과 작전 수행능력 구비로 합동작전 수행체계 구축이 긴요한 시점에 와 있다. 합동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군(他軍)에 대한 신뢰와 삼군(三軍) 간의 공정한 의사결정에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합참은 의사결정이 편중됐고, 타군에 대한 신뢰도 부족했다. 그러니 국민과 언론은 육해공군이 자군(自軍) 이기주의에 편승해 일을 처리한다고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
합참 창설 이후, 합참을 거쳐 간 35명의 합참의장은 육군 출신이 34명, 공군출신이 1명이었다. 이렇다 보니 특정 군의 의견이 중시될 수밖에 없으며, 합동성을 강조하는 합참부터 합동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었다.
합동성 증진을 위해서는 우선 3군의 신뢰가 증진돼야 하며, 특정 군의 의견이 집중되지 않도록 합참의장은 3군 순환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군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은 오래 전에 3군 순번제를 법제화했다. 또한 전시 또는 국가비상사태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동일 군이 연임(連任)해선 안 된다.
합참의 육·해·공 비율도 1대1대1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해·공군의 인력을 고려해 기존의 2대1대1을 준수하되, 합참 작전수행과 전력소요 판단 의사결정 체계에는 육·해·공 1대1대1로 균형 보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성이 부족한 해·공군의 경우, 합동부대 근무를 위한 별도의 정원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군별 양성교육과 보수교육이 연계된 합동 군사교육 확대 시행으로 합동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합동 군사교육체계와 합동 전문인력 관리체계도 차제에 정비해야 한다. 현재 육·해·공 각 군 대학은 자운대에 함께 위치해 있으므로, 각 군 대학 교육기간 중 일정기간 동안 합동교육을 실시해 합동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장관급 ‘비상기획委’를 국장급 부서로 축소
천안함 피격사건을 계기로 범(汎)국가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 때 국방부와 합참은 신속하고 통합된 위기관리 조치가 미흡했다. 현 합참 지휘통제실은 작전상황 유지 위주로 운영해 상황발생시 즉각적인 초동조치가 어려웠다. 형식적이고 제한된 평시 위기관리 위주의 연습은 북의 비대칭적인 공격과 같은 위기관리에 부족했다.
세계 각국은 국가위기와 전시사태에 대비해 통합된 정부 차원의 위기관리기구를 창설해 대비하고 있다. 미국의 국토안보부, 러시아의 비상사태부, 캐나다의 공공안전대비부 등이 그 예이다.
우리는 1969년 정부 차원의 전시대비 업무를 관장하기 위해 설치한 국가비상기획위원회(장관급)를 폐지하고, 2008년 그 업무를 행정안전부 1개 국 40여 명으로 축소 운영하면서 이관하게 됐다. 행정안전부 1개 국이 유사시 시행 가능한 세부적 계획수립과 훈련 등 전시대비 태세를 갖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는 계획수립과 훈련시행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국가 차원의 총괄통제(Control Tower)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정부 각 부처와 기관의 평시 위기관리를 총괄 조정하는 통합된 국가 위기관리기구 창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합동군사령부 창설’은 ‘옥상옥’?
2015년 12월 1일 이후 전시작전지휘권이 한국군으로 이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파생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진단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연합사 해체와 더불어 한반도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별도의 부대를 창설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 현재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는 합동군사령부 창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합참업무에 ‘옥상옥(屋上屋)’ 혹은 ‘옥중옥(屋中屋)’이 되지 않을지 전문가들의 진단이 필요하다. 현 합참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각 군 총장들에게 군령권(軍令權)을 환원하는 방안도 차제에 심도있게 검토하기 바란다. 각 군 총장에게 군정권(軍政權)과 군령권을 주면, 교육훈련과 실제 작전이 효율적으로 연계돼 더욱 전투력이 증강된다. 계룡대에 위치한 각 군 본부도 하루빨리 국방부나 합참 건물로 들어와야 한다. 세계 모든 선진국의 각 군 본부는 국방부·합참과 같은 건물 내에 있든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그래야 위기 때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각 군 본부가 수도권에 있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차제에 우리는 군의 상부구조는 물론 하부구조도 한국적 지형에 맞는 경쾌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갖춘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 적의 지상군 숫자가 늘어났다고 우리도 늘릴 수는 없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래서 각국은 군사혁신(RMA)으로 방위력을 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전쟁을 주도하는 군이 되기 위해 전작권 전환 이후의 한미관계와 군 구조를 고려한 최상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3군 사관학교, 통합이 능사일까
천안함 사건이 터지자 언론은 일제히 합동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합동성을 증가시키고 자군(自軍) 이기주의를 없애려면 삼군(三軍) 사관학교를 통합하면 된다는 방안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다.
삼군 사관학교의 1학년 공통 교양과정을 통합해 함께 교육시키면 합동성이 증가되고, 자군 이기주의가 해소될까. 해사(海士)교장을 역임한 필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이다.
각군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은 자군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만큼 소속 군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또한 높은 것이고, 그것이 국가를 위한 길이다. 제한된 국방예산과 인력을 삼군이 나누어 쓰려면, 선의(善意)의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각 군 사관학교는 입학에서 졸업까지 학년별로 수료해야 할 군사학 과정이 있고, 이 과정은 나름대로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다. 통합 등의 문제로 시기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교육과정의 연속성 결여로 효율적인 교육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훈육·행정과 각종 예산집행상에도 많은 문제점이 예상된다.
생도생활 4년을 함께하면 친화력은 높아지겠지만, 임관하면 육·해·공으로 분리돼 소속 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임관 후 이해관계가 있으면 충돌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군사기술은 더욱 첨단화돼 가고 있으며, 고도의 전문지식이 없으면 운용할 수 없다. 지금 우리 군에 필요한 장교는 각 군의 전문화된 엘리트 요원들이어야 한다. 지상에서는 사자처럼, 바다에서는 상어처럼, 하늘에서는 독수리처럼 특성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삼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것은 육지에서 뒤뚱거리며 걷고, 바다에서 아주 천천히 헤엄칠 수 있으며, 하늘에서 기껏해야 몇 미터를 날 수 있는 쓸모없는 오리를 만들 뿐이다.⊙
천안함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문제점으로 지적된 군(軍)의 보고 지연, 초동조치 미흡, 군의 음주문화 등에 실망했다. 대통령도 군의 매너리즘을 질타했다. 군 기강의 핵심은 장교들의 솔선수범에 있다. 특히 고급간부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하듯, 유능한 장교를 진급시키고 보직을 적재적소(適材適所)에 해야 군 개혁을 주도할 수 있다. 로마군대가 수백 년 동안 최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기반은 법과 규정을 엄정하게 시행한 결과였다. 인기영합, 온정주의 지휘풍토를 배격하고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불필요한 군 행정업무, 무기명 탄원서로 인한 조사 관행도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
병역의무를 위한 인센티브로 ‘군 복무 가산제도’를 부활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할 과제다. 공무원과 회사 채용시험 때에도 각종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는데, 하물며 군 병역의무를 필한 대한민국 남성에게 군필 자격증은 그 어느 자격증보다 고귀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
군 복무 가산점이 여성의 평등권을 저해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미국 등 선진 여러 나라에서도 이 같은 제대군인 우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군 복무성과 평가 제도’를 도입해 전역 이후 기업체 취업을 할 때 반영한다면 보다 능동적인 근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여군비율 美軍의 3분의 1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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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력자원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여군의 비중과 역할을 늘릴 필요가 있다. 사진은 소말리아해역에 파견된 청해부대 소속 여군들. |
그러나 천안함 폭침사건에서 보았듯,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병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병력자원의 부족과 전투 숙련병 확보 차원에서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병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전투력 저하 방지를 위해 유급 지원병제를 추진하고 있으나, 경제 여건으로 국방비 증액이 계획대로 실행되지 못해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 복무기간 단축은 상대적으로 복무기간이 긴 장교나 부사관 등 군 간부 획득에도 큰 어려움을 초래했다. 학군장교는 28개월, 학사장교는 36개월을 복무함에 따라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18개월로 끝나는 병사 복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사장교의 경우, 2009년 지원율은 0.7대1로 나타났다. 또한 현 계획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육군 병보다 복무기간이 긴 해군(+2개월)과 공군(+3개월)은 병력획득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육군의 전차병, 해·공군의 전문직별 병에게 단축된 복무기간 18개월은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이다. 숙련병들은 신병훈련소 교육기간, 특기별 후반기 교육기간과 자대에 배치돼 기본임무에 숙달되는 기간까지 모두 1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들 숙련병이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해군은 일본과 같이 단순직무를 수행하는 수병(水兵)을 없애고 전문 부사관을 운영하면 제일 좋겠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이 또한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현재 군 복무기간 조정을 추진 중이다. 24개월 환원안, 21개월 동결안, 18개월 단축연기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야당과 좌파성향 시민단체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으로 타협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인 것이다.
장병 복무기간 환원과 연계해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 장교와 부사관에 대한 여군(女軍)도입 활성화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1.15명밖에 안돼 세계 최저수준이다. 남성의 입대자원이 점점 줄어들어 군 복무기간을 늘려야 하는 현실에서 여군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선진국의 여군비율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여성 군 진출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여군비율은 16%, 영국은 8.1%, 프랑스 1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장교가 4.3%, 부사관은 2.9%로서 총인원도 550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전은 몸으로 부딪쳐서 싸우기보다 정밀기계, 컴퓨터, 첨단 IT 등의 기술로 싸운다. 따라서 여성의 섬세한 능력은 전투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정훈, 경리, 보급, 정보, 심리전, 의무 등 비전투 분야에서 여성들은 얼마든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군대는 남자만 가는 곳이 아니며, 전투는 남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해사교장 시절, 여자 생도들이 남자 생도들과 똑같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국방부가 숙명여대를 여성 ROTC 최초 시범대학으로 선정, 올해부터 여성 ROTC 후보생 30명을 선발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군 전투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합동성 강화하려면, 합참의장 ‘3軍 순번제’ 법제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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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3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에서 국방 분야 개혁 과제를 보고받고 있다. |
특히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戰時)작전권 전환에 따른 독자적 전쟁기획과 작전 수행능력 구비로 합동작전 수행체계 구축이 긴요한 시점에 와 있다. 합동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군(他軍)에 대한 신뢰와 삼군(三軍) 간의 공정한 의사결정에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합참은 의사결정이 편중됐고, 타군에 대한 신뢰도 부족했다. 그러니 국민과 언론은 육해공군이 자군(自軍) 이기주의에 편승해 일을 처리한다고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
합참 창설 이후, 합참을 거쳐 간 35명의 합참의장은 육군 출신이 34명, 공군출신이 1명이었다. 이렇다 보니 특정 군의 의견이 중시될 수밖에 없으며, 합동성을 강조하는 합참부터 합동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었다.
합동성 증진을 위해서는 우선 3군의 신뢰가 증진돼야 하며, 특정 군의 의견이 집중되지 않도록 합참의장은 3군 순환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군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은 오래 전에 3군 순번제를 법제화했다. 또한 전시 또는 국가비상사태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동일 군이 연임(連任)해선 안 된다.
합참의 육·해·공 비율도 1대1대1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해·공군의 인력을 고려해 기존의 2대1대1을 준수하되, 합참 작전수행과 전력소요 판단 의사결정 체계에는 육·해·공 1대1대1로 균형 보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성이 부족한 해·공군의 경우, 합동부대 근무를 위한 별도의 정원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군별 양성교육과 보수교육이 연계된 합동 군사교육 확대 시행으로 합동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합동 군사교육체계와 합동 전문인력 관리체계도 차제에 정비해야 한다. 현재 육·해·공 각 군 대학은 자운대에 함께 위치해 있으므로, 각 군 대학 교육기간 중 일정기간 동안 합동교육을 실시해 합동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장관급 ‘비상기획委’를 국장급 부서로 축소
천안함 피격사건을 계기로 범(汎)국가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 때 국방부와 합참은 신속하고 통합된 위기관리 조치가 미흡했다. 현 합참 지휘통제실은 작전상황 유지 위주로 운영해 상황발생시 즉각적인 초동조치가 어려웠다. 형식적이고 제한된 평시 위기관리 위주의 연습은 북의 비대칭적인 공격과 같은 위기관리에 부족했다.
세계 각국은 국가위기와 전시사태에 대비해 통합된 정부 차원의 위기관리기구를 창설해 대비하고 있다. 미국의 국토안보부, 러시아의 비상사태부, 캐나다의 공공안전대비부 등이 그 예이다.
우리는 1969년 정부 차원의 전시대비 업무를 관장하기 위해 설치한 국가비상기획위원회(장관급)를 폐지하고, 2008년 그 업무를 행정안전부 1개 국 40여 명으로 축소 운영하면서 이관하게 됐다. 행정안전부 1개 국이 유사시 시행 가능한 세부적 계획수립과 훈련 등 전시대비 태세를 갖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는 계획수립과 훈련시행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국가 차원의 총괄통제(Control Tower)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정부 각 부처와 기관의 평시 위기관리를 총괄 조정하는 통합된 국가 위기관리기구 창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합동군사령부 창설’은 ‘옥상옥’?
2015년 12월 1일 이후 전시작전지휘권이 한국군으로 이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파생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진단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연합사 해체와 더불어 한반도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별도의 부대를 창설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 현재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는 합동군사령부 창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합참업무에 ‘옥상옥(屋上屋)’ 혹은 ‘옥중옥(屋中屋)’이 되지 않을지 전문가들의 진단이 필요하다. 현 합참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각 군 총장들에게 군령권(軍令權)을 환원하는 방안도 차제에 심도있게 검토하기 바란다. 각 군 총장에게 군정권(軍政權)과 군령권을 주면, 교육훈련과 실제 작전이 효율적으로 연계돼 더욱 전투력이 증강된다. 계룡대에 위치한 각 군 본부도 하루빨리 국방부나 합참 건물로 들어와야 한다. 세계 모든 선진국의 각 군 본부는 국방부·합참과 같은 건물 내에 있든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그래야 위기 때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각 군 본부가 수도권에 있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차제에 우리는 군의 상부구조는 물론 하부구조도 한국적 지형에 맞는 경쾌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갖춘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 적의 지상군 숫자가 늘어났다고 우리도 늘릴 수는 없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래서 각국은 군사혁신(RMA)으로 방위력을 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전쟁을 주도하는 군이 되기 위해 전작권 전환 이후의 한미관계와 군 구조를 고려한 최상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3군 사관학교, 통합이 능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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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군사관학교 통합은 합동성 강화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각군의 독자적인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사진은 국군의 날 행사를 준비 중인 3군사관학교 생도들. |
삼군 사관학교의 1학년 공통 교양과정을 통합해 함께 교육시키면 합동성이 증가되고, 자군 이기주의가 해소될까. 해사(海士)교장을 역임한 필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이다.
각군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은 자군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만큼 소속 군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또한 높은 것이고, 그것이 국가를 위한 길이다. 제한된 국방예산과 인력을 삼군이 나누어 쓰려면, 선의(善意)의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각 군 사관학교는 입학에서 졸업까지 학년별로 수료해야 할 군사학 과정이 있고, 이 과정은 나름대로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다. 통합 등의 문제로 시기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교육과정의 연속성 결여로 효율적인 교육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훈육·행정과 각종 예산집행상에도 많은 문제점이 예상된다.
생도생활 4년을 함께하면 친화력은 높아지겠지만, 임관하면 육·해·공으로 분리돼 소속 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임관 후 이해관계가 있으면 충돌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군사기술은 더욱 첨단화돼 가고 있으며, 고도의 전문지식이 없으면 운용할 수 없다. 지금 우리 군에 필요한 장교는 각 군의 전문화된 엘리트 요원들이어야 한다. 지상에서는 사자처럼, 바다에서는 상어처럼, 하늘에서는 독수리처럼 특성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삼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것은 육지에서 뒤뚱거리며 걷고, 바다에서 아주 천천히 헤엄칠 수 있으며, 하늘에서 기껏해야 몇 미터를 날 수 있는 쓸모없는 오리를 만들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