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일본에 건너간 우리 생활문화 (김광언 지음 | 기파랑 펴냄)

일본인은 물론, 개와 닭도 한반도에서 건너갔다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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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큰 서점에 가서 일본 관련 도서들을 살펴보면, ‘고대(古代) 일본은 한국인이 만들었고, 일본 문화는 죄다 한국에서 건너간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담은 책들이 적지 않다. 물론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과 문물(文物)이 고대 일본 형성에 크게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대 국가 형성기에 우리 민족이 낙랑군 등 중국으로부터 받은 영향이나 일제(日帝) 시대에 일본으로부터 받은 영향은 애써 외면하면서, 우리가 일본에 끼친 영향은 과도하게 내세우는 것은 민망하다.
 
  ‘왜(倭)는 조선(朝鮮)이다’라는 부제(副題)가 붙은 이 책은 밥, 된장, 초밥 같은 먹거리에서부터 윷·장기·줄다리기 같은 놀이들, 각종 농기구, 그리고 신사(神社)와 신궁(神宮) 및 그곳에 모셔진 신(神)들까지도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책은 ‘만물조선기원설(萬物朝鮮起源說)’을 주장하는 이른바 ‘국뽕’ 부류의 책들과는 결을 달리 한다.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문물이 건너간 사실 못지않게, 그러한 문물들이 어디에서 기원해서 한반도에 들어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비교적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인과 일본인, 그리고 한국·일본의 개·소·닭 같은 가축들의 친연성(親緣性)을 보여주는 과학적 근거들도 많이 제시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문화는 흐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건네주었다고 뻐길 것도 없고, 받아들인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감출 일도 아니다. 문화도 물처럼 오래 고이면 썩는다. 밖에서 새로운 문화가 들어와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마련이다. 우리 문화가 일본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처럼, 근대 이후 우리는 일본 및 서양 문화의 그늘에서 살고 있다.”
 
  한일 양국의 고대 사서(史書)에서 길어 올린 건국 신화를 비롯한 이야깃거리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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