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연필 끝’은 띄어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붙여 썼다. 제목에도 과감히 달았다. 이유를 묻자 “연필이라는 도구의 끝이 아니라 고유명사처럼 다루고 싶었다”고 했다.
정면에서 본 연필은 둥근 원 속 까만 점이다. 그러나 측면으로 돌리면 길게 이어진 심이 드러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한 각도에서만 판단할 수 없다. 가령 무표정으로 매일같이 동네 계단에 앉아 있는 노인이 있다고 치자. 사람들 눈엔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 같지만, 사실 그가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그때일 수도 있다. 저자는 그 점에 주목했다. ‘연필끝’은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삶의 단면이자, 총체인 셈이다.
이 책은 열두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백만장자와 청개구리〉는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한 청년의 어린 시절과 단짝에 대한 이야기다. 〈계단 밑의 노인〉은 얼핏 CCTV 기록처럼 건조하지만, 사실은 ‘기다림’이라는 담론을 담고 있다. 〈윤재 이야기〉에서는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믿던 소년이 글쓰기를 통해 목소리를 찾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저자는 “다른 이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장면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극일 수도 있다”면서 “거창한 사건보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 저마다의 절정을 발견하고 싶었다”고 했다.
《연필끝》은 자가출판(POD) 서적이다. 164쪽 분량으로, 3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 9월 첫 주에는 출간 한 달 만에 교보문고 POD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법학과 무역을 전공하고 지금은 전시 회사를 운영 중이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는 게 취미다. 사람을 오래 바라보고 기억하며, 기억하기 위해 기록한다. 그는 “전시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에게 받은 인상을 다른 무대에 옮겼더니, 열두 편의 이야기로 거듭났다”고 했다.⊙
정면에서 본 연필은 둥근 원 속 까만 점이다. 그러나 측면으로 돌리면 길게 이어진 심이 드러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한 각도에서만 판단할 수 없다. 가령 무표정으로 매일같이 동네 계단에 앉아 있는 노인이 있다고 치자. 사람들 눈엔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 같지만, 사실 그가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그때일 수도 있다. 저자는 그 점에 주목했다. ‘연필끝’은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삶의 단면이자, 총체인 셈이다.
이 책은 열두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백만장자와 청개구리〉는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한 청년의 어린 시절과 단짝에 대한 이야기다. 〈계단 밑의 노인〉은 얼핏 CCTV 기록처럼 건조하지만, 사실은 ‘기다림’이라는 담론을 담고 있다. 〈윤재 이야기〉에서는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믿던 소년이 글쓰기를 통해 목소리를 찾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저자는 “다른 이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장면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극일 수도 있다”면서 “거창한 사건보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 저마다의 절정을 발견하고 싶었다”고 했다.
《연필끝》은 자가출판(POD) 서적이다. 164쪽 분량으로, 3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 9월 첫 주에는 출간 한 달 만에 교보문고 POD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법학과 무역을 전공하고 지금은 전시 회사를 운영 중이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는 게 취미다. 사람을 오래 바라보고 기억하며, 기억하기 위해 기록한다. 그는 “전시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에게 받은 인상을 다른 무대에 옮겼더니, 열두 편의 이야기로 거듭났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