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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서평

미중 양대 강국이 충돌할 때, 한국의 선택은?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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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이룩한 커다란 성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지정학적(地政學的)으로 여전히 고단한 처지에 놓여 있다. 4강에 둘러싸여 있고 북핵 위협이 현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형세를 제대로 분석하고 조율할 수 있는 전략적 안목이 한국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을 따라가거나 중국에 “셰셰(謝謝)”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지정학의 귀환’ 시대에 이런 초라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번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
 
  ‘강대국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부제(副題)가 인상적인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의 《세 개의 전쟁》은 과거, 현재, 미래의 3개 전쟁을 다루고 있다. 일본제국주의가 일으켰던 태평양 전쟁,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조만간 벌어질 수도 있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다. 이 세 개의 전쟁은 시대도, 배경도 다르지만, “세력권과 이익선을 둘러싼 갈등”, 즉 강대국이 자국의 세력권이 침범받았다고 판단되었을 때 벌어진 전쟁들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대만 전쟁’이다. 앞으로 현실이 되어 나타날 경우 대한민국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중국이 대만을 장악한다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위는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미국이 중국과 핵전쟁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켜야 할 만큼 ‘사활적(死活的) 이익’이 걸린 곳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한다. 미국에 있어 대만은 한국·일본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 아니며, ‘포기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만 전쟁이 벌어질 경우,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사활적 이익’ vs ‘국가핵심이익’
 
  미국이 말하는 ‘사활적 이익(vital interests)’, 즉 전쟁을 감수하면서까지라도 지켜내야 할 이익에 상응하는 개념이 중국이 주장하는 ‘국가핵심이익’이라는 개념이다. ‘국가핵심이익’은 중국이라는 신흥 강대국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다. 이민규 박사의 《국가핵심이익》은 중국에서 이 개념이 어떤 과정을 통해 형성되어 왔고 실제 중국의 대외관계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후진타오 정권 시절 본격적으로 등장, 시진핑 정권하에서 정립된 ‘국가핵심이익’이라는 개념은 국가주권, 국가안보, 국가발전이익이라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홍콩·대만 문제나 남중국해 해양 영유권 분쟁, 중국 사회주의 체제 흔들기는 국가주권의 문제이자 국가안보의 문제이다. 트럼프 정권 이래 미중 무역갈등이나 신에너지, 전기차, 빅데이터, 반도체 문제 등은 ‘국가발전이익’의 문제이다.
 
  중국에 있어 ‘국가핵심이익’은 절대 양보와 타협이 불가능한 문제이다. ‘국가핵심이익’이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중국은 상대방을 길들이려 들거나 전랑(戰狼)이 되어 사납게 물어뜯는다. 한국이 사드(THAAD) 배치를 허용했다가 봉변을 당한 것은 그 한 예일 뿐이다.
 

  미중이 지정학적으로 충돌할 때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김정섭 부소장은 대만은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달린 곳이 아니기 때문에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유사시 한국의 대만·미국에 대한 지원 역시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시사(示唆)한다. 《국가핵심이익》의 저자 이민규 박사는 “기정사실화된 중국의 강대국화 과정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명민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중이 ‘세력권과 이익’, 태평양에서의 지위를 놓고 맞붙었을 때, 한국이 박쥐처럼 그런 계산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미중이 용인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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