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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관종의 순례 (우원재 지음 | 양문 펴냄)

한 편의 로드무비 같은 ‘우파’ 산티아고 순례기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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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밀밭의 우원재’라는 이름으로 나름 탄탄한 팬층을 갖고 있는 유튜버이자 인터넷 논객인 우원재씨가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온 후 펴낸 소설.
 
  한때 유튜브 인플루언서로 대성을 꿈꾸다가 30대 중반을 앞두고 문득 자신이 아무것도 이룬 게 없음을 깨달은 ‘관종(관심 종자)’ 최용석은 충동적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다. 우연히 만난 40대 후반의 소심한 남자 정소망씨, ‘깨시민병’에 걸린 미국 아가씨 안나가 그의 순례길에 동행한다.
 
  이들은 작취미성 상태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고, 광막한 메세타 평원을 걷고,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이 발 냄새 풀풀 풍기는 알베르게(순례자용 공용숙소)에서 잠을 청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800km에 달하는 순례길을 극복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최용석은 조금씩 자신이 살아온 목적 없는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기왕에 많이 나온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청년 우파 논객답게 우리 시대의 민감한 쟁점을 소설 속에 천연덕스럽게 녹여 넣는다. ‘PC충’ 안나는 기회만 있으면 여성·차별·역사·국제문제 등에 열변을 토하지만, 정소망씨와 최용석은 번번이 ‘팩트’를 가지고 안나를 ‘교육’시킨다. 미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에 질려서 ‘딥스테이트(deep state) 음모론’에 빠져든 미국인을 만나서는 연민의 눈길을 보내고, 생태주의적 공동체에 들어갔다가 그 속에 내재해 있는 궁핍과 독재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메시지 전달에 급급한 설익은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마치 잘 만든 한 편의 로드무비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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