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종이 쪼가리에서 사람의 인생이 좌우되기도 해.”
《관 속에 누워 미국 가기》는 주인공 ‘소피 블라인드’의 이혼 이야기다. 남편 ‘에즈라’와 함께 하는 파리 생활은 늘 다툼의 연속이다. “당신을 한때 사랑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어”라는 말은 소피가 남편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말이다. 그녀의 행복은 미국 뉴욕에 사는 애인이 보내온 편지를 읽는 것뿐.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연애소설 정도로 보인다. 그런데 소피의 꿈이 이 소설을 특별하게 만든다. 꿈은 소피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여준다.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나치의 침공, 2차 세계대전과 유럽 탈출 과정, 미국 정착 과정과 ‘유대계 미국인’으로서의 심경이 마구 뒤엉켜 있다. 이 대목을 읽고 있으면 마치 현대사의 장면 장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자전과 판타지의 모호한 경계 위에 있다. 소설 속 소피가 경험한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탄압 그리고 미국 뉴욕으로의 이주는 작가 수잔 타우브스가 실제로 겪은 현실이었다. 소피처럼 수잔도 미국에 정착한 뒤로 새로운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를 뒤섞은 서술 방식은 판타지 소설의 줄거리 형식과도 닮았다.
한편, 소설에서 소피는 “나는 죽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데, 이 또한 수잔이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던 고백일지 모른다. 수잔은 책 출간 직후 마흔한 살의 젊은 나이로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1969년 ‘Divorcing(이혼하기)’이라는 다소 밋밋한 제목으로 출간됐었다. 그러나 작가가 원했던 제목은 ‘관 속에 누워 미국 다녀오기’였다고 한다. 기파랑은 작가의 뜻을 받아들여 《관 속에 누워 미국 가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번역·출간했다.⊙
《관 속에 누워 미국 가기》는 주인공 ‘소피 블라인드’의 이혼 이야기다. 남편 ‘에즈라’와 함께 하는 파리 생활은 늘 다툼의 연속이다. “당신을 한때 사랑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어”라는 말은 소피가 남편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말이다. 그녀의 행복은 미국 뉴욕에 사는 애인이 보내온 편지를 읽는 것뿐.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연애소설 정도로 보인다. 그런데 소피의 꿈이 이 소설을 특별하게 만든다. 꿈은 소피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여준다.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나치의 침공, 2차 세계대전과 유럽 탈출 과정, 미국 정착 과정과 ‘유대계 미국인’으로서의 심경이 마구 뒤엉켜 있다. 이 대목을 읽고 있으면 마치 현대사의 장면 장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자전과 판타지의 모호한 경계 위에 있다. 소설 속 소피가 경험한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탄압 그리고 미국 뉴욕으로의 이주는 작가 수잔 타우브스가 실제로 겪은 현실이었다. 소피처럼 수잔도 미국에 정착한 뒤로 새로운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를 뒤섞은 서술 방식은 판타지 소설의 줄거리 형식과도 닮았다.
한편, 소설에서 소피는 “나는 죽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데, 이 또한 수잔이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던 고백일지 모른다. 수잔은 책 출간 직후 마흔한 살의 젊은 나이로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1969년 ‘Divorcing(이혼하기)’이라는 다소 밋밋한 제목으로 출간됐었다. 그러나 작가가 원했던 제목은 ‘관 속에 누워 미국 다녀오기’였다고 한다. 기파랑은 작가의 뜻을 받아들여 《관 속에 누워 미국 가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번역·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