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힐(倉頡)이 문자를 만들자 귀신이 밤새 울었다.’ 전한(前漢) 시대의 유안(劉安)이 편찬한 《회남자(淮南子)》 속 한 구절이다. 인간이 문자를 사용해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자 자신의 권위가 떨어질 것을 염려한 귀신이 슬퍼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승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저서 《한자의 풍경》을 통해 한자의 탄생과 5000여 년의 발전 과정을 연대기순으로 서술했다. 바위와 도기에 새겨진 원시 한자는 갑골문을 거쳐 초기 형태가 완성됐다. 그림 형태에서 문자로 전환된 것이다. 이후 청동기를 지나 진(秦)나라에 이르는 동안 한자는 교육과 의사소통의 매개체가 됐다. 나아가 지배층의 권력을 상징하는 도구이자 백성들을 통치하는 수단으로 재탄생했다. 한자 한 글자가 품고 있는 서사는 이다지도 깊고 넓다.
이 책의 진정한 묘미는 한자뿐만 아니라 방대한 인문학적 교양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책은 단순히 한자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문자학, 중국 고전, 뇌 과학, 동서양의 철학, 미술 이론 등 여러 학문과 상상력을 동원해 한자를 재해석한다. 여러 가지 흥미로운 예시를 들어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기도 한다. 이를테면, ‘法(법)’자의 원래 글자는 ‘灋’자로, 전설 속의 동물 해치가 죄를 지은 사람을 들이받는 모습을 표현했다는 부분이다.
혹자는 굳이 한자를 알지 못해도 살아가는 데 별 지장이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지적(知的) 사유(思惟)는 대부분 한자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오늘날의 한자는 서구 사회에서 라틴어가 가지는 위상과 비슷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은 왜 문자를 창조했을까’ ‘그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라는 존재론적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과연 《한자의 풍경》은 어떤 답을 제시할까?⊙
이승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저서 《한자의 풍경》을 통해 한자의 탄생과 5000여 년의 발전 과정을 연대기순으로 서술했다. 바위와 도기에 새겨진 원시 한자는 갑골문을 거쳐 초기 형태가 완성됐다. 그림 형태에서 문자로 전환된 것이다. 이후 청동기를 지나 진(秦)나라에 이르는 동안 한자는 교육과 의사소통의 매개체가 됐다. 나아가 지배층의 권력을 상징하는 도구이자 백성들을 통치하는 수단으로 재탄생했다. 한자 한 글자가 품고 있는 서사는 이다지도 깊고 넓다.
이 책의 진정한 묘미는 한자뿐만 아니라 방대한 인문학적 교양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책은 단순히 한자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문자학, 중국 고전, 뇌 과학, 동서양의 철학, 미술 이론 등 여러 학문과 상상력을 동원해 한자를 재해석한다. 여러 가지 흥미로운 예시를 들어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기도 한다. 이를테면, ‘法(법)’자의 원래 글자는 ‘灋’자로, 전설 속의 동물 해치가 죄를 지은 사람을 들이받는 모습을 표현했다는 부분이다.
혹자는 굳이 한자를 알지 못해도 살아가는 데 별 지장이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지적(知的) 사유(思惟)는 대부분 한자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오늘날의 한자는 서구 사회에서 라틴어가 가지는 위상과 비슷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은 왜 문자를 창조했을까’ ‘그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라는 존재론적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과연 《한자의 풍경》은 어떤 답을 제시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