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뇨, 야간뇨, 잔뇨감, 요절박, 소변주저 등 배뇨장애 호소 노인층 늘어
⊙ 이식형 금속실로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 벌려 요도 확장… 90세 이상도 시술 가능
⊙ 2010년 유럽 CE, 2013년 美 FDA 정식 허가, 2015년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등재
⊙ 이식형 금속실로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 벌려 요도 확장… 90세 이상도 시술 가능
⊙ 2010년 유럽 CE, 2013년 美 FDA 정식 허가, 2015년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등재
- 사진=조준우
중장년층 남성 중에 전립선 질환을 앓는 이가 많다.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되고 화장실을 나오고도 잔뇨감을 느낀다. 밤에도 몇 번이나 깨야 한다. 삶의 질이 점점 떨어진다.
과거 어르신들은 불편하나마 죽는 병은 아니니 그냥 안고 살았다. 그러나 100세 시대다. 80~90대 넘어서도 만족할 만한 성(性)생활을 원한다.
전립선 비대증을 경험하면 대개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경우가 많다. 또 병원에서 처방받아 약을 복용하고 심하면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약은 평생 복용해야 한다. 몇 주일, 몇 개월 복용한다고 말끔히 낫는 병도 아니다. 혈압약처럼 하루도 거르면 안 된다. 약에 의한 부작용도 만만찮다.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는 수술 방식도 있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으나 이 역시도 출혈이나 부작용 우려가 상존한다.
이에 새로운 방식의 전립선 비대증 시술인 ‘전립선 결찰술’이 각광받고 있다. ‘결찰(結紮)’이란 쉬운 말로 ‘동여맨다’는 뜻이다. 끈이나 실 따위로 꽁꽁 묶는 방식. 호주에서 개발된 유로리프트(UroLift)라는 기기를 이용한 비침습(非侵襲)적인 수술을 말한다. 비침습이란 신체를 절개하거나 상처를 내지 않고 행하는 수술이나 검사(예를 들어 초음파 검사)를 말한다.
기자는 유로리프트 국내 최고 권위자 중의 한 사람인 자이비뇨의학과병원(서울 서초동 소재) 변재상(卞在祥) 원장을 만났다. 국내 유일 병원급 비뇨의학과 단일 의료기관이다.
변 병원장은 지금까지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를 이용해 1500례(例) 이상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했다. 작년 한 해 350~400회 가까이 수술을 했으니 거의 하루 한 번 이상 ‘동여맨’ 셈이 된다. 정확하게 횟수를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국내 의료진 가운데 가장 많이 하지 않았을까. 유로리프트뿐만 아니라 30여 년간 전립선 관련 수술 및 치료를 1만례 넘게 진행해왔다. 기자는 지난 1월 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병원을 찾았다.
스테이플러로 집는다는 개념
― 겨울이 되니, 전립선 비대증과 관련한 미디어 광고가 상대적으로 눈에 많이 띄던데 계절적 요인이 있나요.
“겨울에 기온이 떨어지니까 방광도 수축되고 비대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다른 계절보다 환자가 더 많았어요.
그러나 요즘은 워낙 고령층 어르신이 많아서 사시사철 다 불편하시니까 예전처럼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진 않아요.”
― 유로리프트, 혹은 ‘결찰술’에 관심이 높아요. 쉽게 이 수술 방식을 설명한다면?
“‘결찰술’이라는 네이밍이 마뜩지 않은데 ‘묶는다’ ‘동여맨다’는 뜻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스테이플러(호치키스)로 집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돼요.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좌우로 벌려 요도(오줌을 방광으로부터 몸 밖으로 배출하는 관)를 확장합니다. 시술 후 막혔던 요도 내 공간이 확보돼 시원하게 소변을 볼 수 있습니다.”
― 인체 내에 스테이플러로 장기(臟器)를 묶으면 몸에 스트레스를 주진 않을까요.
“예를 들어 치아에 보철을 하면 처음 하루 이틀은 약간 불편하죠. 유로리프트로 동여매면 처음엔 약간 소변 마려운 느낌이나 자극 증상이 한 2~3일 정도 있는데 이후엔 거의 의식을 못 하게 되죠. 불편하면 시술 자체를 못하죠.”
― 그러니까 2~3일 지나면 몸이 회복된다는 말이군요.
“조직에 손상을 주는 게 아니니까 회복이란 표현은 맞지 않아요. 2~3일 따끔한 거랑, 이물감이랄까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 외에 특별하게 회복할 게 없어요.”
― 반영구적인가요.
“맞습니다. 특수 금속실인 결찰사(絲)가 끊어진다든지 (설치된) 튜브가 변형됐다고 보고된 사례가 없거든요.
굉장히 안정적이기에,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나서 골반이 골절돼도 이 결찰사는 멀쩡합니다. 전립선이 크면 충격을 받지만 작으니까 그럴 일은 거의 없어요.”
어르신의 90% 이상이 전립선 치료받아
정상적인 남성의 전립선은 호두알 크기다. 15~20g 정도다.
“아이가 태어날 때는 전립선 크기가 콩알만 해요. 사춘기를 지나 변성기가 오면 남성 호르몬 때문에 생식기가 커지듯 전립선도 커져 20g 정도가 됩니다. 이게 정상 사이즈인데 나이하고 남성 호르몬 영향으로 조금씩 커져요.
평균적으로 60대 초반이나 중반이면 35~40g 정도가 됩니다. 작은 귤 크기 정도? 혹은 호두알 2개 사이즈가 됩니다.”
전립선 크기가 비대해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 길이 좁아지게 된다. 더 심해지면 배뇨장애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전립선 비대증’이다.
계속된 변 병원장의 설명이다.
“전립선이 비대해져 요도를 누르니까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해지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런 이유 때문에 빈뇨, 야간뇨, 잔뇨감, 요절박, 소변주저 등이 생기는데 이게 다 방광 자극 증상입니다.”
― 다시 정리해서 유로리프트란?
“비대해진 전립선을 결찰사 이식을 통해 영구적으로 묶어줌으로써 요도를 넓혀 요도 폐색(閉塞·막힘)을 치료해주는 최소 침습적 수술입니다.”
― 말은 어렵지만 개념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보통 전립선 비대증은 60대에 생기고, 빨리 오면 50대에 오고, 늦게 오면 이제 70대에 오는데, 예전에는 배뇨에 약간 불편함을 느끼다가 돌아가시니 크게 문제 되진 않았어요.
그러나 요즘 70대는 노인정에 가면 심부름을 해야 하는 나이거든요. 아파트 노인회관이나 복지관, 노인대학에 가보세요. 막내가 70대입니다.
다들 오래 사시니까 어르신의 90% 이상이 전립선 때문에 치료받거나 불편하게 돼 있어요.”
외과적 수술은 전립선 부작용 우려 있어
변재상 병원장은 “전립선 크기가 40g(정상 크기 20g) 내외면 문제를 일으켜 약을 먹든지 치료를 하게 된다. 요즘은 크기가 100g 이상인 경우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전립선 비대증은 식습관하고 연관이 있는데 육류를 많이 먹으면 비대증이 일찍 옵니다. 흔히 말해 농구선수 ‘서장훈’급인 분이 더러 있어요.
제가 레지던트 시절에는 100g이 넘는 전립선을 1년에 2~3건도 보기 힘들었어요. 지금은 100g 이상이 되는 환자를 한 달에 2~3건씩 봅니다.”
물론 전립선 결찰술(유로리프트) 외에 약물 복용이나 외과적 수술도 있다. 하나 외과적 수술의 경우, 조직을 절개하거나 태우거나 깎아내는 방식이라 출혈 및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물론 내시경이나 수술기구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부작용은 덜해졌다.
“수술은 통상적으로 메스를 들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누룽지 긁어내듯이 다 긁어내는 겁니다. 그러나 수술 후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같은 부작용이 있고, 특히 사정(射精)장애가 거의 대다수 환자에게 생깁니다.”
―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는군요.
“거의 80% 이상 (부작용이) 생깁니다. 예전에는 그게 문제가 안 됐어요. 왜냐하면 60대 중반이 넘으면 성관계를 갖는 이가 별로 없었거든요.
지금은 70대 후반도, 우리가 자체 조사를 해보면, 60~70% 정도가 성관계를 유지하는 어르신이 많거든요. 체력도 좋아지고, 약(정력제)이 개발됐으니까요. 85세 이상 어르신이 유로리프트 수술을 하고서 ‘언제부터 성관계를 가지면 되는지’ 물어보시니까요.
외과적으로 전립선 비대증 수술 후 사정장애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굉장히 많은데, 전립선 결찰술은 이런 (사정)장애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 사정장애라면….
“사정하는 느낌은 있는데 (정액이) 몸 밖으로 나오지 않는 거죠. 역행성 사정이라고 해서 정액이 (체내) 거꾸로 올라가는 그런 부작용이 생기거든요.”
“性생활 희생시키기 싫어”
― ‘역행성 사정’을 하면 건강이 나빠지나요.
“건강에는 해(害)가 없는데, 남자는 사정으로 성적인 쾌감을 느낍니다. 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니까, 수술 후 사정장애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죠. 소변 자주 보고 밤에 서너 번 깨는 불편이 따르는데 성생활마저 희생시키기가 싫은 거예요.”
― 전립선 복용 약은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인가요.
“그렇죠. 아주 강력한 남성 호르몬 차단제예요. 먹으면 성욕도 떨어지고 발기력도 떨어집니다. 그런데 몸에 좋은 정력제를 찾아 먹어도 시원찮을 판에 꺼져가는 모닥불에 찬물을 끼얹을 순 없겠죠.
또 전립선 약물의 단점이 혈압약, 당뇨약처럼 평생 먹어야 해요. 전립선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약을) 끊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은 대개 약물로 다스린다. 변 병원장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을 외과적 수술로 치료하는 이는 전립선 환자의 3% 내외다. 나머지 60% 환자가 약물 치료를, 37%는 별다른 대처 없이 관찰만 한다.
“전립선 약을 먹으면 약에 내성(耐性)이 생기고 약을 먹어도 방광 기능의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거든요. 물론 약을 안 먹는 것보다 훨씬 낫지만….”
자이비뇨의학과병원 변재상 병원장은 유로리프트만 1500례 이상 시술한 국내 대표 전문가다.
2018년 국내 비뇨기과 의사로는 처음으로 유로리프트를 개발한 호주 네오트랙트(현 Teleflex)사의 초청으로 학술연구 및 연수를 다녀왔다. 변 병원장은 그곳에서 초기 유로리프트 개발자이며 세계 최초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술을 시행한 피터 친(Dr. Peter Chin) 박사와 만났다. 그와 교류를 통해 “시술 테크닉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로 많은 경험을 갖게 됐고” 직접 노하우를 전수받았다고 한다.
90세 이상 超고령자, 뇌혈관 질환 마비 환자도 가능
― 유로리프트 시술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외과적 수술은 입·퇴원까지 3박 4일 정도가 걸리는데, 유로리프트는 당일 입·퇴원이 가능해요. 다음 날 골프 치러 가는 사람들도 있다니까요.
시술 준비는 한 5~10분이면 되고 국소 마취로도 가능해요. 살짝 재우는 수면 마취 정도? 시술시간은 20분이 넘지 않고요.”
다만 회복이나 경과를 살펴보기 위해 1박 2일 입원하는 경우는 있다고 한다.
― 비용이 비싸다고 하던데….
“아직 보험 적용이 안 돼 일반 수술의 2~3배 정도? 여담인데요, 60대 중반까지는 실비보험이 있어서 크게 문제가 안 됩니다. 과거엔 자녀들이 십시일반 모아 부모의 수술비를 댔지만 요즘엔 그런 경향이 없거든요. 돌아가실 때까지 유산 정리를 하는 경우가 잘 없잖아요. 어느 정도 노후자금이 있어서 자녀 도움 없이 병원을 찾습니다.”
― 환자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요.
“50대 이상 전 연령층인데 70~ 80대는 물론, 90대도 시술받는 환자가 느는 추세입니다.”
80~90세 이상 초(超)고령자나 뇌혈관 질환으로 마비 증상이 있어 거동이 불편한 경우, 심장스텐트나 만성심부전, 부정맥 등으로 항응고제를 쓰고 있고 중단이 위험한 환자, 만성신부전 등으로 혈액 투석을 하고 있는 환자 등 정상적인 전신마취나 척추마취가 불가능한 고위험군 환자도 결찰술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의 말이다.
“무엇보다 항응고제(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약물 중단 없이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시술이고 성생활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노년층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죠.”⊙
과거 어르신들은 불편하나마 죽는 병은 아니니 그냥 안고 살았다. 그러나 100세 시대다. 80~90대 넘어서도 만족할 만한 성(性)생활을 원한다.
전립선 비대증을 경험하면 대개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경우가 많다. 또 병원에서 처방받아 약을 복용하고 심하면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약은 평생 복용해야 한다. 몇 주일, 몇 개월 복용한다고 말끔히 낫는 병도 아니다. 혈압약처럼 하루도 거르면 안 된다. 약에 의한 부작용도 만만찮다.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는 수술 방식도 있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으나 이 역시도 출혈이나 부작용 우려가 상존한다.
이에 새로운 방식의 전립선 비대증 시술인 ‘전립선 결찰술’이 각광받고 있다. ‘결찰(結紮)’이란 쉬운 말로 ‘동여맨다’는 뜻이다. 끈이나 실 따위로 꽁꽁 묶는 방식. 호주에서 개발된 유로리프트(UroLift)라는 기기를 이용한 비침습(非侵襲)적인 수술을 말한다. 비침습이란 신체를 절개하거나 상처를 내지 않고 행하는 수술이나 검사(예를 들어 초음파 검사)를 말한다.
기자는 유로리프트 국내 최고 권위자 중의 한 사람인 자이비뇨의학과병원(서울 서초동 소재) 변재상(卞在祥) 원장을 만났다. 국내 유일 병원급 비뇨의학과 단일 의료기관이다.
변 병원장은 지금까지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를 이용해 1500례(例) 이상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했다. 작년 한 해 350~400회 가까이 수술을 했으니 거의 하루 한 번 이상 ‘동여맨’ 셈이 된다. 정확하게 횟수를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국내 의료진 가운데 가장 많이 하지 않았을까. 유로리프트뿐만 아니라 30여 년간 전립선 관련 수술 및 치료를 1만례 넘게 진행해왔다. 기자는 지난 1월 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병원을 찾았다.
스테이플러로 집는다는 개념
― 겨울이 되니, 전립선 비대증과 관련한 미디어 광고가 상대적으로 눈에 많이 띄던데 계절적 요인이 있나요.
“겨울에 기온이 떨어지니까 방광도 수축되고 비대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다른 계절보다 환자가 더 많았어요.
그러나 요즘은 워낙 고령층 어르신이 많아서 사시사철 다 불편하시니까 예전처럼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진 않아요.”
― 유로리프트, 혹은 ‘결찰술’에 관심이 높아요. 쉽게 이 수술 방식을 설명한다면?
“‘결찰술’이라는 네이밍이 마뜩지 않은데 ‘묶는다’ ‘동여맨다’는 뜻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스테이플러(호치키스)로 집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돼요.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좌우로 벌려 요도(오줌을 방광으로부터 몸 밖으로 배출하는 관)를 확장합니다. 시술 후 막혔던 요도 내 공간이 확보돼 시원하게 소변을 볼 수 있습니다.”
― 인체 내에 스테이플러로 장기(臟器)를 묶으면 몸에 스트레스를 주진 않을까요.
“예를 들어 치아에 보철을 하면 처음 하루 이틀은 약간 불편하죠. 유로리프트로 동여매면 처음엔 약간 소변 마려운 느낌이나 자극 증상이 한 2~3일 정도 있는데 이후엔 거의 의식을 못 하게 되죠. 불편하면 시술 자체를 못하죠.”
― 그러니까 2~3일 지나면 몸이 회복된다는 말이군요.
“조직에 손상을 주는 게 아니니까 회복이란 표현은 맞지 않아요. 2~3일 따끔한 거랑, 이물감이랄까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 외에 특별하게 회복할 게 없어요.”
― 반영구적인가요.
“맞습니다. 특수 금속실인 결찰사(絲)가 끊어진다든지 (설치된) 튜브가 변형됐다고 보고된 사례가 없거든요.
굉장히 안정적이기에,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나서 골반이 골절돼도 이 결찰사는 멀쩡합니다. 전립선이 크면 충격을 받지만 작으니까 그럴 일은 거의 없어요.”
어르신의 90% 이상이 전립선 치료받아
정상적인 남성의 전립선은 호두알 크기다. 15~20g 정도다.
“아이가 태어날 때는 전립선 크기가 콩알만 해요. 사춘기를 지나 변성기가 오면 남성 호르몬 때문에 생식기가 커지듯 전립선도 커져 20g 정도가 됩니다. 이게 정상 사이즈인데 나이하고 남성 호르몬 영향으로 조금씩 커져요.
평균적으로 60대 초반이나 중반이면 35~40g 정도가 됩니다. 작은 귤 크기 정도? 혹은 호두알 2개 사이즈가 됩니다.”
전립선 크기가 비대해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 길이 좁아지게 된다. 더 심해지면 배뇨장애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전립선 비대증’이다.
계속된 변 병원장의 설명이다.
“전립선이 비대해져 요도를 누르니까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해지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런 이유 때문에 빈뇨, 야간뇨, 잔뇨감, 요절박, 소변주저 등이 생기는데 이게 다 방광 자극 증상입니다.”
― 다시 정리해서 유로리프트란?
“비대해진 전립선을 결찰사 이식을 통해 영구적으로 묶어줌으로써 요도를 넓혀 요도 폐색(閉塞·막힘)을 치료해주는 최소 침습적 수술입니다.”
― 말은 어렵지만 개념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보통 전립선 비대증은 60대에 생기고, 빨리 오면 50대에 오고, 늦게 오면 이제 70대에 오는데, 예전에는 배뇨에 약간 불편함을 느끼다가 돌아가시니 크게 문제 되진 않았어요.
그러나 요즘 70대는 노인정에 가면 심부름을 해야 하는 나이거든요. 아파트 노인회관이나 복지관, 노인대학에 가보세요. 막내가 70대입니다.
다들 오래 사시니까 어르신의 90% 이상이 전립선 때문에 치료받거나 불편하게 돼 있어요.”
외과적 수술은 전립선 부작용 우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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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재상 병원장은 30여 년간 전립선 관련 수술 및 치료를 1만례 넘게 진행해왔다. 유로리프트 또한 1500례 넘게 시술한 전문가다. 사진=자이비뇨의학과병원 |
“전립선 비대증은 식습관하고 연관이 있는데 육류를 많이 먹으면 비대증이 일찍 옵니다. 흔히 말해 농구선수 ‘서장훈’급인 분이 더러 있어요.
제가 레지던트 시절에는 100g이 넘는 전립선을 1년에 2~3건도 보기 힘들었어요. 지금은 100g 이상이 되는 환자를 한 달에 2~3건씩 봅니다.”
물론 전립선 결찰술(유로리프트) 외에 약물 복용이나 외과적 수술도 있다. 하나 외과적 수술의 경우, 조직을 절개하거나 태우거나 깎아내는 방식이라 출혈 및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물론 내시경이나 수술기구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부작용은 덜해졌다.
“수술은 통상적으로 메스를 들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누룽지 긁어내듯이 다 긁어내는 겁니다. 그러나 수술 후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같은 부작용이 있고, 특히 사정(射精)장애가 거의 대다수 환자에게 생깁니다.”
―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는군요.
“거의 80% 이상 (부작용이) 생깁니다. 예전에는 그게 문제가 안 됐어요. 왜냐하면 60대 중반이 넘으면 성관계를 갖는 이가 별로 없었거든요.
지금은 70대 후반도, 우리가 자체 조사를 해보면, 60~70% 정도가 성관계를 유지하는 어르신이 많거든요. 체력도 좋아지고, 약(정력제)이 개발됐으니까요. 85세 이상 어르신이 유로리프트 수술을 하고서 ‘언제부터 성관계를 가지면 되는지’ 물어보시니까요.
외과적으로 전립선 비대증 수술 후 사정장애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굉장히 많은데, 전립선 결찰술은 이런 (사정)장애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 사정장애라면….
“사정하는 느낌은 있는데 (정액이) 몸 밖으로 나오지 않는 거죠. 역행성 사정이라고 해서 정액이 (체내) 거꾸로 올라가는 그런 부작용이 생기거든요.”
“性생활 희생시키기 싫어”
― ‘역행성 사정’을 하면 건강이 나빠지나요.
“건강에는 해(害)가 없는데, 남자는 사정으로 성적인 쾌감을 느낍니다. 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니까, 수술 후 사정장애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죠. 소변 자주 보고 밤에 서너 번 깨는 불편이 따르는데 성생활마저 희생시키기가 싫은 거예요.”
― 전립선 복용 약은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인가요.
“그렇죠. 아주 강력한 남성 호르몬 차단제예요. 먹으면 성욕도 떨어지고 발기력도 떨어집니다. 그런데 몸에 좋은 정력제를 찾아 먹어도 시원찮을 판에 꺼져가는 모닥불에 찬물을 끼얹을 순 없겠죠.
또 전립선 약물의 단점이 혈압약, 당뇨약처럼 평생 먹어야 해요. 전립선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약을) 끊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은 대개 약물로 다스린다. 변 병원장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을 외과적 수술로 치료하는 이는 전립선 환자의 3% 내외다. 나머지 60% 환자가 약물 치료를, 37%는 별다른 대처 없이 관찰만 한다.
“전립선 약을 먹으면 약에 내성(耐性)이 생기고 약을 먹어도 방광 기능의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거든요. 물론 약을 안 먹는 것보다 훨씬 낫지만….”
자이비뇨의학과병원 변재상 병원장은 유로리프트만 1500례 이상 시술한 국내 대표 전문가다.
2018년 국내 비뇨기과 의사로는 처음으로 유로리프트를 개발한 호주 네오트랙트(현 Teleflex)사의 초청으로 학술연구 및 연수를 다녀왔다. 변 병원장은 그곳에서 초기 유로리프트 개발자이며 세계 최초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술을 시행한 피터 친(Dr. Peter Chin) 박사와 만났다. 그와 교류를 통해 “시술 테크닉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로 많은 경험을 갖게 됐고” 직접 노하우를 전수받았다고 한다.
90세 이상 超고령자, 뇌혈관 질환 마비 환자도 가능
― 유로리프트 시술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외과적 수술은 입·퇴원까지 3박 4일 정도가 걸리는데, 유로리프트는 당일 입·퇴원이 가능해요. 다음 날 골프 치러 가는 사람들도 있다니까요.
시술 준비는 한 5~10분이면 되고 국소 마취로도 가능해요. 살짝 재우는 수면 마취 정도? 시술시간은 20분이 넘지 않고요.”
다만 회복이나 경과를 살펴보기 위해 1박 2일 입원하는 경우는 있다고 한다.
― 비용이 비싸다고 하던데….
“아직 보험 적용이 안 돼 일반 수술의 2~3배 정도? 여담인데요, 60대 중반까지는 실비보험이 있어서 크게 문제가 안 됩니다. 과거엔 자녀들이 십시일반 모아 부모의 수술비를 댔지만 요즘엔 그런 경향이 없거든요. 돌아가실 때까지 유산 정리를 하는 경우가 잘 없잖아요. 어느 정도 노후자금이 있어서 자녀 도움 없이 병원을 찾습니다.”
― 환자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요.
“50대 이상 전 연령층인데 70~ 80대는 물론, 90대도 시술받는 환자가 느는 추세입니다.”
80~90세 이상 초(超)고령자나 뇌혈관 질환으로 마비 증상이 있어 거동이 불편한 경우, 심장스텐트나 만성심부전, 부정맥 등으로 항응고제를 쓰고 있고 중단이 위험한 환자, 만성신부전 등으로 혈액 투석을 하고 있는 환자 등 정상적인 전신마취나 척추마취가 불가능한 고위험군 환자도 결찰술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의 말이다.
“무엇보다 항응고제(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약물 중단 없이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시술이고 성생활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노년층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