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김정은과 김여정 (마키노 요시히로 저 | 글통 펴냄)

비극의 종말과 백두혈통의 끝

  •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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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권력의 전면에 나선 김여정은 김정은의 후계자인가? ‘톱 스페어(예비품)’인가?
 
  《아사히신문》 기자이자 히로시마대학 객원 교수인 마키오 요시히로가 쓴 《김정은과 김여정》을 관통하는 물음이다.
 
  2009년 초 김정일은 자신의 후계자로 김정은을 지명했다. 김정일은 그 반년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아 살아 있는 동안에 권력 승계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때 김여정은 “자신도 정치의 세계에 몸담고 싶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김정일은 평소 총명한 김여정을 사랑했고, “여정이가 남자라면 뒤를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일 사후에 인맥도 경험도 부족한 김정은은 김여정에게 의지했다. 김여정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일하기 시작했다.
 
  김여정은 붉은 귀족(3층 서기실, 당 조직지도부)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제정세 관련 문제도 주도적으로 관장하는 북한의 실질적 2인자로 비친다.
 
  이 책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는 대외적으로 ‘애민정치’를 주장하지만 실은 인민 억압적 체제에 가깝다. 김정은은 김여정이 기획한 서방 지도자 흉내 내기에 열연(熱演) 중이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2022년 8월 10일 김여정의 13분 육성 연설은 매우 흥미롭다. 김여정을 ‘최고지도자의 스페어’로 키우고 있는 북한 당국의 속셈이 배어 있다. 방송에서는 리영길 국방상 등의 토론 소개를 아예 생략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후계자가 그의 자식이건, 김여정이건 그 누구든 백두혈통인 한에서는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비(非)백두혈통 조선노동당의 1인자가 등장해야만 비로소 희망이 보일 것이다. 중국이 덩샤오핑의 등장으로 정권 교체(regime change) 없이, 리더 교체(leader change) 만으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듯이…. 그때가 언제쯤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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