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7월 28일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는 79세의 노인이 미국 상하 양원 의원들을 상대로 사자후를 토해내고 있었다.
“전 세계 자유 시민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우리 한국인들이 알고 있는 오직 하나의 길-은 평화롭지 않은 때에 평화를 애타게 소망하는 방법이 결코 아닙니다. 소련 정부를 어떻게든 설득해서 극악무도한 세계 정복 노력을 포기하도록 할 수 있다고 믿는 방법도 아닙니다. 악의 힘에 굽실거리고 유화적인 방법도 아닙니다. 그 유일한 길은 세계의 세력 균형을 공산주의자들에게 불리하게 움직여서 설사 그들이 전멸 무기를 소유하더라도 감히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이 노인의 이름은 이승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휴전협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에도 여전히 ‘통일’을 부르짖는 이승만을 달래기 위해 그를 워싱턴으로 초청했다.
하지만 이승만은 앞에 소개한 의회 연설에서는 물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 대학·참전용사 단체 등에서의 연설을 통해 공산권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장했다. 미국 조야(朝野)는 이를 ‘핵전쟁’ ‘제3차 세계대전’을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겁했다.
1954년 공보처에서 펴낸 《이승만 대통령 미국방문기》를 바탕으로 해설을 단 이 책에는 당시 이승만의 연설이 다수 실려 있다. 공산주의의 실체를 꿰뚫는 통찰력은 날카롭고, 의기는 충천하지만, 그 뒤에는 약소국 대통령의 비애(悲哀)가 묻어 있다. 이승만은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신생 조국의 생존을 위해 그렇게 기를 쓰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그런 이승만이 부담스럽기만 했다. 결국 1960년 4·19가 일어나자 미국은 이승만에게 압력을 가해 하야(下野)시켰다. 이승만은 자신의 명성과 자리를 조국의 생존과 맞바꾼 것이다.⊙
“전 세계 자유 시민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우리 한국인들이 알고 있는 오직 하나의 길-은 평화롭지 않은 때에 평화를 애타게 소망하는 방법이 결코 아닙니다. 소련 정부를 어떻게든 설득해서 극악무도한 세계 정복 노력을 포기하도록 할 수 있다고 믿는 방법도 아닙니다. 악의 힘에 굽실거리고 유화적인 방법도 아닙니다. 그 유일한 길은 세계의 세력 균형을 공산주의자들에게 불리하게 움직여서 설사 그들이 전멸 무기를 소유하더라도 감히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이 노인의 이름은 이승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휴전협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에도 여전히 ‘통일’을 부르짖는 이승만을 달래기 위해 그를 워싱턴으로 초청했다.
하지만 이승만은 앞에 소개한 의회 연설에서는 물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 대학·참전용사 단체 등에서의 연설을 통해 공산권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장했다. 미국 조야(朝野)는 이를 ‘핵전쟁’ ‘제3차 세계대전’을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겁했다.
1954년 공보처에서 펴낸 《이승만 대통령 미국방문기》를 바탕으로 해설을 단 이 책에는 당시 이승만의 연설이 다수 실려 있다. 공산주의의 실체를 꿰뚫는 통찰력은 날카롭고, 의기는 충천하지만, 그 뒤에는 약소국 대통령의 비애(悲哀)가 묻어 있다. 이승만은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신생 조국의 생존을 위해 그렇게 기를 쓰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그런 이승만이 부담스럽기만 했다. 결국 1960년 4·19가 일어나자 미국은 이승만에게 압력을 가해 하야(下野)시켰다. 이승만은 자신의 명성과 자리를 조국의 생존과 맞바꾼 것이다.⊙
